9월 20일 목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0시 59분, 바깥 기온은 19도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은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쓰는 페이퍼입니다. 실은 오후에 쓸 생각이었는데, 오늘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계속 조금씩 생기면서 이렇게 늦었어요. 10시가 조금 넘어서 집에 오긴 했지만, 점 저녁 모두 먹지 못해서 일단 조금 먹고 나니까 시간이 이렇게 됩니다. 11시가 지나면 마음이 급해지는게 그러다 하루를 넘기게 되잖아요. 오후에 쓸 시간이 조금 있긴 했는데, 잠깐 나갔다 와서 해야지, 하고 나서 부터 조금씩 그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이어지는 바람에, 실은 조금 바빴습니다. 하지만 밀린 일들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오늘 오후와 저녁과 밤 시간 같기도 합니다.
오늘이 목요일이고, 내일은 그러니까 당연히 금요일이네요. 내일 오후부터는 추석연휴가 시작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추석이 휴일이라서 대체휴일이 하루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해서 대체휴일로 지정된 26일까지 하게 된다면 토일월화수까지 5일간의 휴일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긴 연휴가 시작되는 것이 좋기는 한데, 명절 연휴는 어른들에게는 5일간 공휴일이라고 보기는 할 일이 무척 많아서 힘든 시기라는 것을 요즘은 생각하게 됩니다.
아직 휴일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오늘 오후에 집 근처 시장에 지나가는데, 튀김과 전, 송편 같은 명절 음식과, 선물용 박스로 포장된 과일들이 키보다 높이 쌓여있는 것을 보았어요. 사과와 배도 많지만, 오늘은 포도 상자가 많이 나와서 거봉도 있고, 머루포도나 캠벨 같은 새로 나온 포도가 많았습니다. 자두나 복숭아 같은 과일도 있었지만, 오늘은 포도가 조금 더 잘 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작은 포도를 한 상자 사서, 그동안 좋은 선물 주셨던 분께 추석선물을 드렸습니다.
오늘 저녁에 엄마가 하신 것을 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단색 원단에 작은 원단을 꽃과 가지 모양으로 붙인 거예요. 일종의 퀼트 아플리케 라고 봐도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도안을 그리고 나서 자르고 붙이는데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많이 큰 편은 아니지만, 아주 작은 편도 아니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원단에 장식된 상태니까, 앞으로 가방이 될 지도 모르고, 파우치가 될 지도 모르지만, 일단 여기까지 다 되었으니까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 오후, 그리고 저녁에도 비가 조금씩 내려서 투명한 비닐 우산을 썼습니다. 우산이 투명하니까 우산을 쓰고 있어도 앞이 잘 보여서 좋은데? 하면서 신기하다, 하는 기분으로 좋아하고 있었는데, 잠깐 사이에 어쩐지 기시감이 들어요. 낯설지 않은, 하지만 잘 설명하기 어려운. 그러고보니, 지난 일요일에도 그 우산을 썼어요. 그리고 그 때도 그 생각을 했더라구요.
어쩌면 그 전에도 저 우산을 쓴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도 그랬을 것 같은, 어쩐지 예상하지 못했던 처음의 낯선 것과는 또다른 낯선 기분이 찾아옵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중간에는 당황스럽고, 조금 지나니까 어쩐지 기분이 조금 이상해졌어요. 이럴 때 가끔씩, 이런 건 별 것 아니지만, 다른 것도 이러면 어쩌지, 같은 일종의 불안한 마음, 그런 것이 올 때도 있는데, 오늘이 다른 날과 다른 점이라면, 그런 것들은 없었다는 점일지도 모르겠어요.
생각나는 이유는 없는 것 같고, 오늘은 다른 날보다 조금 바빠서 그랬던 것 같긴 합니다. 거기까지 생각하니까,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 같은 마음이 되어서, 들고 있던 과자 봉지를 쓰레기통에 넣듯이 그런 생각들도 거기서 그냥 끝났습니다. 네. 그냥 그렇게 끝나는 게 잘 되는 것이 오늘은 조금 마음에 들어요. 별 건 아니지만, 작은 것은 작게, 중요한 것은 중요하게, 그리고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잘 고르는 것, 그런 것들이 조금 잘 되는 것만 같은, 그런 게 좋았습니다.^^
저녁에 잠깐 시간이 있을 때, 하루의 시간으로는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오늘 지금부터 할 것들을 조금씩 메모지에 적어보았는데, 그 때부터 지금은 거의 5시간이 지나서, 그 때는 별 일이 아니었고, 그 때는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지금은 할 수 있을까, 하는 상태가 되는 것도 생기게 됩니다. 이제 오늘은 30분 남았으니까, 9월 20일 24시까지 해야 하는 것이라면 할 수 있는 것들도 한계가 생깁니다. 만약 1시간 걸리는 거라면 21일이 되어버리니까요. 21일에 해도 되는 것들이라면 조금늦어도 할 수 있고요. 가끔은 그런 것들이 별 것 아니지만, 시간이 얼마 남았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리면 긴장하게 되는 그런 느낌을 되살립니다.
오늘은 특별한 건 아닌데, 같은 일들이 조금 더 많았어요. 조금 더 시간이 걸리고, 조금 더 미루어지고, 앞에서 밀리면 계속 밀리는, 그런 것들이요. 도로에 조금씩 차가 밀리기 시작하면 한참 지루하게 조금씩 움직이다가 갑자기 막히던 구간을 지나가면 빠른 속도로 매끄럽게 도로를 빠져가게 됩니다. 밀리는 구간에서는 차멀미도 조금 더 하고, 피곤함도 더 커지지만, 소통이 좋은 구간을 지날 때에는 내 발로 걷는 건 아닌데도,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좋을 때도 있어요. 이 이야기를 쓰다가 생각해보니, 한동안 막히는 구간을 지나왔는데, 이제는 빠르게 지나가는 구간이 시작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같은, 그냥 가보면 잘 알겠지만, 지금은 아직 가보지 않은 순간이라서 궁금해지는, 그런 느낌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을 때로는 길에 표현할 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이라고 표현할 때도 있고, 다양한 표현이 있지만, 길이라고 한다면, 포장이 잘 되어 있는 아스팔트에 막히지 않고 매끄럽게 지나갈 수 있는, 그리고 같은 도로를 지나가는 앞뒤 옆의 차들도 안전한 운전을 하는 것처럼, 편안하고 좋은 느낌으로 운전해서 가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운전실력도 좋았으면 좋겠고, 길도 잘 찾았으면 좋겠어요.^^
비오는 밤입니다.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