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리포트 - 인생 제2막을 위한 융 심리상담
대릴 샤프 지음, 정여울 옮김 / CRETA(크레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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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북서˝ 출판사의 [생의.절반에서 융을 만나다]와 동일한.내용인데 출판사와 제목만.달리해서 새로 나왔나봐요. 모르고 두 권을 다 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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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6-02-1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정판 낼 때 제목 안 바꾸면 좋겠어요 ㅠㅠ
 
죽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 후회 없는 삶을 위한 56가지 문답
최준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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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많은 책을 펴내셨어도 좀체 당신의 이야기를.안해오셨다는 교수님께서, 다른 세계_보이지 않고 증명하기.어려운 세계_에.대한.호기심과 열렬한.탐구욕때문에 부적응한 외톨이셨단 말씀도 해주시네요. 말 걸듯 카톡 대화체로 써주신 책이.많은 사람에게 위안이 되어 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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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미래가 도착했다 - AI시대 인간의 조건
우숙영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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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머털도사'에서 도술로 두 명이 된 머털이 중 진짜를 찾아내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무려 36년 전 작품이다. [어느 날 미래가 도착했다: AI 시대 인간의 조건]에서 '디지털 도플갱어digital doppleganger'니 '디지털 페르소나persona' 개념을 접하면서 내적 소름을 느꼈다. 한때 황당무계하다고 여겨졌던 그 설정이 2025년, 디지털 세계에서는 현실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

'인공지능 미디어 아티스트'라는 이색 직함으로 소개되는 저자 우숙영은 AI 시대를 "현실적이고 실존적"(9) 차원에서 탐색한다. "마음 가는 부분부터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10)는 저자의 너그러운 안내에도 불구하고 맨 앞장부터 차근차근 책장을 넘겼다. '상실과 애도' '존재와 기억' '대화와 관계' '믿음과 신뢰' '추천과 선택' '위임과 책임' '고용과 일' '배움과 교육' '생산과 윤리' 그리고 마지막 10장, '죽음과 삶'까지...읽어 나가면서, 나는 이 책이 단순한 기술 논의가 아니라 AI 시대를 살아가는(또는 살아갈) '인간실존'에 대 정면으로 질문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만약 저자가 최신 AI 산업 지형도와 국제 규제, 국가 정책 등 기술적 이슈에만 주력했다면, 독자로서 나는 저자가 제기하는 질문을 '남의 일, 먼 미래의 일'로 흘려보냈을지 모른. 하지만 우숙영은 한 줌의 AI 전문가나 엘리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AI 시대를 새로운 존재론으로 살아내 하는 보통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는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 "죽은 사람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것이 남아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20)

  • "디지털 도플갱어를 정말 나의 영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62)

  • “인공지능과의 대화는 … 나만을 위해 존재한다. 모든 대화에서 나의 발화와 욕망이 우선시된다. 우리의 삶에 이런 종류의 대화가 보편화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98쪽)

  • "인공지능이 생각해낸 것을 내가 생각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162)

  • “인공지능이 내린 판단은 정말로 인간의 기대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할까?”(179쪽)

  • “무엇을 자동화하고 무엇은 자동화하지 않을까?”(218쪽)

  •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은 어떤 역량을 말하는 걸까?"(240)

이 질문들은 인류의 실존과 삶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그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물음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예술 전공생을 가르치는 동시에 언어·데이터·AI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기획해온 이력만큼이나 앞선 질문을 답하기 위해 다채로운 자료를 끌어온다. 근미래 디스토피아 대표 드라마인 [Black Mirror]를 비롯해, [1984]의 '빅 브라더Big Brother와 [멋진 신세계]의 '작은 누이들 Little sisters',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After Yang](2022), [Her](2013)을 인용한다. 또한 AI 시대 인간이 마주한 실존적 문제를 보여주는 현실의 구체적인 사례를 적절히 배치하여 읽는 이론적 논의를 삶의 문제로 끌어와준다. 예를 들어, 챗봇 앱과 6주 동안 대화를 나누다가 결국 챗봇의 유도로 생을 마감한 벨기에의 한 남성, 암투병 중인 아버지의 챗봇, Dadbot을 만든 제임스 블라호스, 딥페이크 성착취물의 피해자가 되었던 테일러 등 현실의 예는, "어느날 미래가 도착했다"는 책 제목을 실감나게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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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하던 19살부터 인연을 이어가는 친구와 반나절을 보냈다. 도토리묵냉국에 해물전을 나눠 먹으며 "막걸리" 조합이 떠올랐지만, 우아한 외관의 4층 대형 카페를 찾았다.




막걸리 대신 커피를 마셨다. 저수지 조망의 핫플 답게 창가에 자리가 없었다. 엘리베이터 바로 옆 구석, 제일 인기 없을 통로 자리에 앉았지만 친구와 함께해서인지 그 자리가 최고 명당 같았다.



청재킷에 블랙 원피스 차림에 호리호리한 체형, 자기계발서 탐독하던 친구의 열아홉 살이 눈에 선하다. 친구는 살집이 붙었지만 여전히 가식 없이 소탈하고 욕심 내려놓고 가볍게 산다. 그래서 더욱더 복福이 친구를 따라다닐 것 같다^^


일 년에 반나절 정도는 같이 보내는 사이이지만 우리의 동심원은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다. 친구는, 나와 몇 시간을 보내도 내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자신의 평소 관심영역과 겹치지 않다 했다. 그래도 우리는 만나면 즐겁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칼 융 이야기를 친구에게 꺼냈다.


순간, 이렇게 썰렁한 농담을 하던 친구가 아닌데 왜 이러지? 싶었다. 하지만 내 친구가 진정 "칼륨K", 영양소 칼륨으로 생각하며 말했다는 걸 깨닫자마자 우리 둘 다 폭소를 터뜨렸다.



영양제에 관심이 많은 가족원 덕분에 친구는 영양제라면 빠삭하게 알고 "Carl Jung"을 "K"로 여길 만큼 관심도 컸나 보다. 반나절을 친구랑 놀았지만, 헤어질 무렵까지 친구 놀릴 거리가 생겨서 오늘 무척 득을 본 느낌이었다. 보람차다. 두고두고 '칼륨' 써먹어야지!ㅋㅋㅋ

사실 커피 마시다 칼 융 이야기를 꺼낸 나, 나름의 맥락이 있었다.

"머리를 안 쓰고 사니, 기초대사량 떨어졌다. 그런데 칼 융 책이 너무 어려워서 몇십 쪽만 읽었는데 배가 고파졌다. 신기하다. 머리를 쓰면 열량 소비가 큰가 보다. 칼융 책은 평범하지 않다. 정신노동이다." 이것이었다. ㅋㅋㅋ 그런데 '영양소 K'으로 전환된 것이다. ㅎㅎㅎㅎ 아 유쾌해^ ^

이 카페는 해 질 무렵, 사랑하는 사람과 와서 연분홍과 주홍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 보기에 딱이겠다는 질투를 뿌려놓고 옥상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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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5-06-20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제목때문에!
카페 어디예요? 넘 멋있어요~~

2025-06-20 1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5-06-20 19:3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갈 수 있는 거리예요~♡
한소반 옆이었네요 ㅋ

반유행열반인 2025-06-21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칼륨? 요즘엔 포타슘이라 하라고 대한화학회가 바꿔놨어요...칼융? 겔포스 말이야? 하는 것 같은 배신감... 소중한 친구야...하면 뭐 소듐? 소돔이라고? 싸우자 친구야....(일절만...)
 

직업도, 마감일도 없이 살다 보니 책 읽는 패턴이 "충동 따르기"형으로 바뀌어 간다. 예정에 없던 책을 손에 쥐면, 그냥 읽어버리기가 부지기수.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는 400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 두꺼운 에세이다. 반납일이 많이 지나서 도서관에 고이 보내드리려고 모시고 나왔다. 하지만 앞 몇 페이지를 읽는 순간 저자 김범석의 필력에 반해서 4시간을 꼬박 읽었었다. 아. 이런 충동성은 자제해야 하는데, 책 앞에서는 특히 안 되네.

  


"서울대학교 의예과 96학번"임으로 미루어, 김범석 교수는 50세 일 듯하다. 열일곱 살에 아버지를 폐암으로 여의고 가정이 풍지박살나고 사람들에게 배반 당하는 쓴 경험을 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책상 의자의 방석이 너덜너덜해질"(13) 때까지 공부하여 의대에 들어갔으니 얼마나 정신력이 강한 사람인지 가히 짐작이 간다.

내가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를 손에서 못 놓은 이유, 읽자마자 다만 몇 줄이라도 기록하려는 이유는 사실 이 책의 키워드- #암, #진화 #죽음 #삶 #자아 #피아 #self와non-self-보다도 저자의 학문하는 자세 때문이다. 김범석 교수는 학문, 특히 암 연구를 위해 만들어진 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소명의식, 암을 골자로 발산형으로 뻗어가는 철학적 사유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아버지를 잃고 삶의 고통을 처절하게 겪던 고등학교 2학년 소년은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 '암'이라는 병에 대해 알아야만 했다." (13) 처음에는 '암'이라는 실체 모를 적을 향한 증오심으로 공부했으나 공부가 깊어갈수록 그는 '암'이라는 비정상 세포(들)보다는 정상세포, 죽음보다는 삶, 적보다는 나를 성찰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암은 변절된 나(암세포)를 죽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나를 죽여야 내가 사는데, 나를 죽이지 못해서 내가 죽는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146쪽

의 인식에 이른다. 이는 단순히 시적 낭만이 아니라 이십여 년 환자를 돌보며 생사生死 과정을 관찰하고 치열하게 연구한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인식이다. 김범석은


암세포도 처음부터 암세포는 아니었고, 범죄자도 처음부터 범죄자가 아니었다. (257)

내가 이해하건 이해하지 않건 고정불변의 나는 처음부터 없다. 내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살아 있지만 끊임없이 죽어가고 있다... 내 몸은 고정된 실체라기보다 모래성과 같은 존재다. 바닷가에서 조금씩 무너지는 모래성을 조금씩 다시 쌓듯이 내 몸도 없어지고 생기기를 반복하며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317)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라며 "직선이 아닌 죽음"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가 본과 1학년 때, 크리스마스에 또래 스무 살들은 혜화동 대학로에서 연인의 허리를 감싸안고 데이트를 할 때, 창경궁 위로 내려앉는 석양을 보면서 의학논문을 읽고 연구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크리스마스이브에 혼자 실험실을 지키고 있자니 왠지 궁상맞게 느껴졌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붉게 물든 창경궁을 바라보며 그렇게 혼자 실험을 했다... 그날 읽던 논문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태아는 암과 같은 생존 전략을 이용한다

이 한 문장은 나를 온전히 사로잡았다... 온몸에 전율이 찾아왔다... 그때, 확신했다. 아, 나는 평생 암을 연구할 팔자인가 보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225쪽


전문의료인으로서 학자로서 더 크게 성장한 후에도 김범석의 지적욕구와 소명의식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이름 없는 수많은 연구자가 한 편씩 논문을 내며 자기 어깨를 다음 사람에게 빌려주었고, 그 어깨를 딛고 다음 사람은 또다시 자신의 어깨를 내어"(101) 준 학문공동체에서 그는 더 가열하게 연구했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모인 학회 건물 남자 화장실을 상상하게 했던 다음 페이지에서 나는 빙긋 웃었다.

논문에서만 보던 이름들이 내 앞에 걸어 다니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기뻤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거장들과 나란히 오줌을 누었다. 오줌을 누며 거장들을 힐끗 보면 생각했다. 저 사람들이 했으면 우리라고 못 할 것도 없지. 우리도 한번 해봐야지.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105쪽

나는 단순히 생의학의 시선에서 "암" 그 자체를 분석하는 데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암에서 출발하여 "자아와 비자아, 삶과 죽음, 내몸과 세계"의 경계를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김범석에게 놀랐다. 그리고 이 분이 계속 좋은 글과 말로 자신의 깨달음에 사람들을 동참시켰으면 좋겠다.


김범석 교수에게 배우던 서울대 의예과 학생이 어찌보면 매우 무례한 말을 교수에게 했다. "교수님은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힘드셨던 경험이 있어서 환자들과 가족의 입장을 누구보다도 잘 헤아릴 수 있어서 좋으시겠어요."(239) 부모님 모두 의사에게다 강남에서 유복하게 자라 불행한 자의 처지를 공감하기 어렵다는 그 학생의 말에 독자로서 나는 다소 불쾌해졌지만, 직접 그 말을 들은 김범석 교수는 오히려 대인배 마음으로 대응한다.

나의 어려웠던 환경과 내가 겪은 고단함이 30년 뒤 누군가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뒤집어 보면 좋은 환경은 나쁜 환경이고, 나쁜 환경은 좋은 환경이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240쪽

참 좋은 의사, 참 열린 어른이다. 앞으로도 김범석 교수가 좋은 글을 많이 써주시기를 다시금 (독자로서) 부탁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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