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끊어진 날 라임 어린이 문학 31
마크 우베 클링 지음, 아스트리드 헨 그림, 전은경 옮김 / 라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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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방에서 중국 우환의 상황을 가늠이라도 해볼 수 있는 것은 인터넷 덕분이죠. 먼 중동에서 생일을 맞은 아빠께 영상통화로 인사를 전할 수 있는 것도 물론 인터넷 덕분이고요. 전문가들이 비밀스레 꽁꽁 싸매두었던 지식이 대방출되어 앎의 통로가 크게 열린것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종종 "디지털 디톡스"를 (말로만이라도) 꿈꿔보지 않던가요? 인터넷 안 되는 깊은 산 속에서 불안함과 동시에 해방감을 느끼는 심정도 그렇고 말이에요. 





[인터넷이 끊어진 날]이라는 제목의 동화 표지를 보고, 저는 딱 알았지요. 인터넷이 어느날 불시에 끊어진다. 사람들이 처음엔 당황하지만, 이내 인터넷이 없던 시절 인간 공동체에 소중했던 활동들을 하며 흡족해한다. 다시 인터넷 연결이 복구되어 사람들은 여느 때처럼 스크린 앞에 대기 상태로 돌아간다. 예, 실은 그렇습니다. 예측과 어쩌면 이렇게 딱 맞는 줄거리라니. 다만, [인터넷이 끊어진 날]에서는 컴맹 할머니가 실수로 전세계의 인터넷을 끊기게 한 것으로 설정이뤄집니다. 뭐 이 소식은 구식의 라디오에서 접했습니다. 



짐작한대로 '인터넷이 끊긴' 시간에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모입니다. 업무 마비로 직장에서 일찍 퇴근한 엄마 아빠, 오빠, 언니, 할머니, 할아버지, 심지어 피자 배달원까지 함께 놀았습니다. 이야기도 만들어보고, 피자도나눠먹고, 연주를 직접 하고 춤도 추고요. 가상의 접촉이 대면 접촉으로 전환된 셈이지요. 


물론, 인터넷은 영구적으로 끊어진 게 아닌지라 다시 복구되어서 친밀한 대면접촉의 시간도 끝났어요. 주인공은 다시한번 인터넷이 끊기기를 소망해봅니다. [인터넷이 끊어진 날]을 통해서 "스마트폰 하지마! 온라인 접속 시간 줄여!' 식의 훈계가 아니라, 진정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야할 때가 언제인지를 아이와 이야기해볼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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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 시대의 타임캡슐, 고인돌 우리 얼 그림책 6
박윤규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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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청보리밭 축제, 많이들 다녀와보셨죠? 매년 4~5월에 열리잖아요. 저도 청보리밭에서 "청"이 왜 한국어에서는 Green과 Blue를 다 지칭하는지 궁금해하면서 사진 찍고 왔더랬죠. 하지만, <선사 시대의 타임캡슐, 고인돌>을 읽고나니 후회가 되는군요. 고창에 다시 들리면 고인돌 답사를 1순위로 놓아야겠다는 뒤늦은 결심도 합니다. 박운규 작가에 따르면 전 세계에 분포한 6만 여개의 고인돌 중 무려 1/3에 해당하는 2만 여개의 고인돌이 고창에 있다고 하네요. (작가님, 아이들 그림책이긴 하지만, 이런 정보를 실을 땐 꼭 출처를 밝혀주면 좋겠어요. 궁금해서 자료를 더 찾아보고 싶어할 꼬마들이 있으니까요.) 




제목만 보면 <선사 시대의 타임캡슐, 고인돌>이 역사교과서 보조 그림책 같죠? 정보 전달이 주 목적이기에 줄거리의 가지가 앙상한 여느 이야기책말이예요. 전혀 아니랍니다. 박운규 작가는 "가장 오래된 인류의 발자취, 신성한 장소"로서의 고인돌을 어린이에게 알리기 위해 웅장하면서도 품격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냅니다. 신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지명과 인명도 창조해냈고요. 

산꼭마을의 청년이 보름달 뜬 날 '핑매바위' 앞에서 '마고 할머니'께 기도를 올립니다. 제사장이신 할아버지가 쾌유하시기도록, 청년은 메기를 잡아 와 고아드리죠. 하늘이 그 정성에 감복했는지 할아버지께서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마을을 다스리셨요. 집터를 닦고 움집을 더 지었어요. 그덕에 마침 홍수로 살터를 잃을 뻔한 가람마을 사람들을 도울 수 있었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남기신 유언으로 산꼭마을의 청년 푸르메가 가람마을의 여울이와 '가시버시(부부)'가 되고요. 사람들은 제사장을 기억하기 위해, 두 마을이 하나로 합침을 기념하기 위해 고인돌을 세웁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만큼이나 백대승의 일러스트레이션이 고인돌의 신비하고도 신성한 느낌을 잘 살려냈네요.  



이처럼  <선사 시대의 타임캡슐, 고인돌>은 "누가, 왜, 어떻게?" 고인돌을 만들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상상력을 빌어 상당히 해소해줍니다. 흥미로운 스토리로 어린이 독자의 관심을 유발했다면, 책 후반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이 귀중한 인류의 타임캡슐, 고인돌에 대한 자료를 소개합니다. 만드는 과정, 고인돌의 종류, 고인돌의 분포 등, 어린이 독자라면 궁금해할 질문들에 답을 실려 있으니, 후반부도 꼼꼼하게 읽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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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인물 중국사 : 한비자.진시황 Who? 인물 중국사
권용찬 지음, 정병훈 그림, 중국을읽어주는중국어교사모임 정보글, 중국사학회 감수 / 다산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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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교육 받은 세월이 몇 년인데, '중국역사'하면 '만리장성,' '삼국지,' '대약진운동' 뭐 이렇게 맥락 없이 톡톡 끊겨 나뒹구는 단어만 떠오릅니다. 모르고도 졸업 잘 했고, 사는 데 지장이야 없다지만 심히 빈곤합니다. "Who? 인물 중국사" 에 반색합니다. 이 시리즈를 펴낸 출판사가 "다산어린이"이고, 만화책인 걸 보면 이 시리즈의 주요 타겟은 분명 어린이인데 되레 어른인 제가 더 고마워합니다. '이 참에 중국역사 굵은 가지라도 훑어보자'는 심정으로.  



총 30권 예정으로 지속 출간 중에 있는 "Who? 인물 중국사" 시리즈 중 제 5권은 <한비자, 진시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한비자는 전국시대 약소국이었던 한나라의 학자이며, 진시황은 말그대로 진나라의 황제입니다. 요즘말로 치면, 국적과 유명세가 현격히 다른 두 인물인데, 과연 어떤 공통분모가 있을까요? 이 책에서는 '법가 사상'을 공통분모 삼아 두 인물을 조명합니다. 동시에, 긴박하게 굴러갔던 전구시대의 수레바퀴 흔적을 알기 쉽게 드러내줍니다. 


'중국역사에 사전 지식 없는 독자도 쉽게 이해하도록 만든 비결이 뭘까?' 이 질문의 답을 생각해보니,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저자는 한비자를 무한긍정합니다. 애국심과 학자정신의 화신으로 말입니다. 다시 말해, 한비자를 독자가 자기동일시하거나 추앙할 인물로 설정하였습니다. 그와 대비하여 이사(진나라 재상)은 야비한 인물로 그렸습니다. 학문적 재능과 포부의 면에서는 한비와 마찬가지로 큰 인물이었을지는 모르나, 결과적으로는 친구인 한비를 견제하고자 독약을 내렸으니까요. 일단 독자, 특히 어린이 독자는 '같은 편, 착한 편' 주인공을 설정하고 나면 이를 중심으로 책을 읽게 마련이니 내용이 쏙쏙 들어올 수 밖에요. 한비는 국력 약한 한나라를 초지일관 걱정하고, 나라의 부국강병을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어요. 출세할 수 있는 기회가 와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요. 영웅적 모습으로 그려냈습니다. 비록 친구이자 같은 스승(순자)의 제자였던 이사의 손에 죽게 되었건만, 한비자의 법가사상은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는 데 초석이 되었다지요. 



이 책에서는 진시황에 대한 평가도 긍부정 모두 소개합니다. 무리한 토목공사, 분서갱유 사건으로 대변되는 절대권력의 휘두름, 반면 '하나의 중국, 중화'라는 사상을 처음으로 중국인들에게 심어준 주인공으로 평가하네요. 



학습만화인만큼, 본문의 만화 컨텐츠에 더해서 공부할 역사적 사실들, 토론거리, 생각할 거리에 활동지 형식으로 지면을 할애했습니다. 이 만화책, "Who? 인물 중국사"를 통해 굵은 줄기를 세웠다면, 이후 가지치기는 각 독자의 몫! 아직 가지치기 할 수준으로 중국 역사를 알지 못한다면, 한비자 & 진시황 편 외, 인물 중국사 시리즈의 다른 권을 두루 다 읽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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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s (Paperback, Reprint)
레이나 텔게마이어 / Graphix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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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본 그래픽 노블 목록 


영어 회화 문장 잊지 않으려는 목적에서 "그래픽 노블"을 찾았습니다. 원서를 먼저 읽고 번역본을 읽던지, 혹은 거꾸로. 나름 가벼운 투자로 쏠쏠히 얻어가는 어학 학습법이라 생각합니다. 데이비즈 위즈너의 [Fish Girl], 꼬마들 사이에 인기 TOP5안에 들 [DOG MAN], 우연히 발견한 좋은 책 [Sunny Side Up], 그리고 [캡틴 언더팬츠].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자나, 일러스트레이터가 공통점이 아니라 한국 출판사가 같다는 거죠. 새 책 안에 홍보 팜플렛이 끼어들어와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팜플렛에서 소개 받아, 오늘 읽은 책이 [Ghosts]입니다. 수상 목록이 꽤 길던데, 표지만 보고 그냥 여느 귀신, 혹은 유령 이야기인줄 알았죠. 



저자 레이나 텔게마이어가  ‘아이스너 상’을 무려 세 번이나 받았다는데 [Ghosts]는 수상작 중 하나입니다. 원어로 'Cystic Fibrosis,' 낭포성 섬유증에 걸린 동생 Maya의 요양 차, 익숙했던 삶터를 버리고 CA북부 해안가로 이사온 소녀와 그 가족 이야기입니다. 표지 그림만 보아서는 이 자매가 멕시코 이민자 3세대 인줄 몰랐는데, 책을 읽다보면 멕시코 이민자 혈통이 이 책에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Ghosts"라는 타이틀, 소재 모두 멕시코다움을 연상시키는 키워드고요. 



 [Ghosts]를 읽으면서 내내 영화 'Coco' (2017)과 'the Book of the life' (2014)가 떠올랐습니다. [Ghosts]의 하이라이트 에피소드가 바로 멕시코의 전통 행사인 "죽은 자들의 날"이거든요. 

물론 살아 있는 자들이 먼저 세상 떠난 자들, 특히 가족과 친척들을 기억하고 그 기억으로 하나 되는 방식이 중요한 내용입니다. 여기에 더해, "멕시코인의 전통" "문화지킴" "세대간 문화 계승" "이민자 1 / 2 세대간 갈등과 화해" 등의 내용이 근간을 이룹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인 카트리나의 어머니는 이민자 2세대로서 이민 1세대인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고 충돌했던 10대 시절을 후회합니다. 멕시코 전통 요리 레서피 배우기를 거부하며 냉동음식으로 어머니에게 저항하고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배우지 않아 어른이 되어서도 스페인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없음을 뒤늦게 후회하거든요.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상징적이면서도(굉장히 진부한 설정이지만) 화해를 암시합니다.


카트리나의 할머니 유령이 슬며시 와서 딸(그러니까 카트리나의 어머니)을 위해 멕시코 전통 요리를 한 상 차려 놓고 가셨거든요. 물론, 책 속에서는 유령이 요리하는 장면은 안 나오지만 정황상 그렇습니다. 비물질로서의 영혼이 물질로서의 음식을 통해 산자에게 사랑을 전한다는 상상, 과감하며 비현실적인데 참 감동적이지 않나요? 꽤 진부한 설정인데도, 마지막 페이지에서 뭉클 했습니다. 




레이나 텔게마이어가의 다른 책들도, 차차 읽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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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K-POP IU(아이유) Who? K-POP
유경원 지음, 신영미 그림, 김윤하 감수 / 다산어린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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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면에 'FM 모범생 스탈'이라는 평을 듣고 '욱' 올라올 뻔했지만,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되어야 한다. ~해야 한다"로 천겹 만겹 멘탈리티 무장하며 10대를 지내왔으니  "FM"스러울만 합니다. "위인"전 전집을 읽으며 "위인다움"이 별 거라고 생각해왔으니 "FM"스럽긴 하네요. 반면, 요즘 꼬마친구들은 "위인"이라는 말보다 "큰 인물," "멘토"라는 말을 많이 쓰더라고요.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서태지와 아이들' '김연아' 의 전기가 인물의 동시대에 나오는 걸 상상하기 어려웠을 텐데요.


서두가 길었네요. K-pop 스타 "아이유IU"를 다룬 WHO?시리즈 최신간을 읽었습니다. 해외 이민가면서 WHO?시리즈 전집 들고 나가는 한국 부모님들(한국 되돌아오면서 중고로 현지에 팔고 온다는) 많다는 말은 들었어도, 도대체 WHO?시리즈 왜 이리 인기인가는 잘 몰랐어요. <WHO?>시리즈 최신간 "아이유"를 읽으니 감이 오네요.




우선, 그림이 넘 예뻐요. 다이아몬드 박힌 커다란 눈망울의 캐릭터에, 딱 어린이 만화스러운 만화인지라 긴 문장 못 참아내는 요즘 꼬마들이 소화시키기 딱 좋겠네요. 


둘째, 인물의 장점, 캐릭터를 구체적인 사례로 드러내기에 독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친근하고 접근가능하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아이유가 연습생 시절 가짜 기획사에 사기 당한 이야기나, (저도 한 때 팬이었던) 코린 베일리 리와 한 무대에 섰던 에피소드 등이 그렇습니다. 



셋째, 읽고 나면 단순히 그 인물의 성품뿐 아니라 인물이 활동하는 분야의 잡 마켓(JOB) 상황에 대해서도 알 수 있고, 인물이 구체적으로 어떤 멋진 일을 했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유]를 읽고 나면, '씽어송라이터'가 어떤 사람인지, 아이유가 어떤 노력으로 씽어송라이터가 되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지요.


요새 [90년대생이 온다] 등, 여러 책과 매체에서 "꼰대자가진단법"을 소개하던데, 저도 하나 소개해볼까요?

WHO?시리즈 최신간의 인물들 중 모르는 이가 혹시라도 있다면? "유애나"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면? 어허!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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