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피터 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나를 변화시키는 독후행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
이남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리포터와 피터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독서력'이라는 표현에 살짝 반발심도 든다. '독서 인증제' 1등급와 5등급의 간극도 여전히 모르겠다. 금수저를 이겨내려면 아이에게 '책수저'를 쥐어줄 수 밖에 없다는 처절한 목소리도 부담스럽다. 실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경쟁적으로 독서록을 채워간다. 아이의 경쟁이 엄마의 경쟁이다. 너희 아이는 17권,  내 아이는 19권..... 하지만 '많이 빨리' 읽기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며 페이지를 넘길 때 책읽기가 더 달콤하지 않을까?  <해리포터와 피터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의 저자 이남석 역시 니체를 인용하여 독서가 "되새김질의 예술"임을 강조한다. 그 자신이 되새김질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책의 부제인 "나를 변화시키는 독후행" 역시 그런 되새김질로 촉진된다. 여기서 잠깐, '독후행?'이라니 익숙하지 않다. 저자에 따르면 독후행이란 책에 담긴 의미를 발견하고 독후감을 쓰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교훈과 감동을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것이다.

 

저자 이남석 박사가 어떤 방식으로 독서행을 훈련하는지 살짝 엿볼까? <해리포터와 피터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에서는 그는 누구나 읽어보았을 책 7권을 독자에게 되새김질하도록 유도한다. 그 첫번째 작품이 바로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워낙 유명하고, 많이 읽기에 작품의 내용이나 상징하는 바를 대강이라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갔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으로 깊이 읽는 방법을 보여준다. 모리스 샌닥은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지? 괴물은 누구를 나타내는지? 왜 아이는 괴물들과 놀다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왔는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의 내면에도 적용할 수 있는 심리 기제가 아닌지? 등등. 독자는 익히 알고 있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이남석 저자 덕분에 깊이 다시 읽는다.

<인어공주> 역시 마찬가지로 독특한 렌즈로 다시 본다. 두 딸을 둔 아버지로서의 저자는 딸들에게 사랑 이야기를 유도하며 <인어공주>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예상 밖으로, 인어공주의 선택과 사랑에 대해 딸들과 자신이 다른 태도를 보이는 이유를 저자는 독서 전문가답게 구체적으로 탐색해본다. 저자에 따르면 해석의 차이는 결국 '공감의 차이' '인물과의 거리'의 차이인 1인칭 시점의 독서법이라 한다.  <인어공주>를 1인칭 시점인 인어공주의 입장에서 다시 쓰고 읽어보는 저자는 <심청전> 등 우리가 익히 아는 고전 역시, 시점 비틀기로 다시 읽기를 권유한다. 이런 방식으로 <해리포터와 피터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은 고전 하나씩 다시 읽어나가며 '독서행'의 스킬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책읽기에서 배경지식, 특히 역사와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예로 강조한다. 교통, 통신 수단이 발달하지 않던 그 시절 괴짜 영국 신사는 어떻게 80일만에 세계를 돌 수 있었을까?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은 왜 까탈스런 영국 신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저자는 주인공이 제국주의의 최선두에 서있던 영국 국민이었음이 큰 몫을 했다는 해석을 내린다. 추상적으로 이해하던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과 '제국주의'에 한 발짝 다가간 느낌. 

이 고마운 책은 청소년을 주요 타겟으로 집필되었지만, 성인이 읽으면서도 굉장한 성취감을 느끼게 해줄 책이다. 식상함에서의 탈피해서 세상 깊이 보기의 가이드를 받는 기분을 느낄테니, 청소년은 물론 '나 책 좀 읽어봤어' 하는 우쭐 성인에게도 함께 읽자고 권유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인주의 가족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개인주의 가족

20160407_154230.jpg
 

프랑스 소설 좋아한다면서, 몇 년전부터는 아예 프랑스 베스트 작가 TOP10의 목록에서 이름을 내린 아멜리 노통브만 들먹이기도 민망하던 차이다. 부끄럽지만 이제야 새로 알게된 이름이 있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Grégoire Delacourt). 그의 <개인주의 가족>(원제: L'écrivain de la famille )을 읽으며 깡마른 체구의 30대 초반 작가를 상상했는데 찾아보니 지성적 이미지가 강한 중장년층 작가이다. 카피라이터 출신이던 그를 혜성처럼 프랑스 문단에 데뷔시켜준 이 작품을 한국 독자에게 소개한 문학테라피 출판사에서는 진달래색 표지를 썼다. 그래, 그 노랑만큼 시니컬해서 재미난 구석도 있다. 동시에 묘하게 우울하고 묘하게 늘어진다. 노랑색인데...... 마지막 결말에서 '그것은 사랑이었네'의 아름다운 인생관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가족의 해체, 이상적인 가족에 대한 낭만화를 깨는 이야기인 것 같다.

*

<개인주의 가족>의 원제 <L'écrivain de la famille >에서 가족의 소설가는 바로 주인공인 에두아르이다. 일곱 살 나이에 운율을 맞춘 시를 읊어서 문학계의 조르디(Jordy)를 예견한 가족들이 축배를 들게 한 기특한 꼬마이다. 하지만 열번째 생일이 다가올 무렵, 꼬마의 지위는 영재에서,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학습 부진 유급생으로 전락한다. 아버지는 에두아르를 기숙사로 떠나보낸다. "글을 쓰면 아문다"는 아리송한 말씀과 함께. 날개 제대로 펴보지도 못했던 문학 꼬마 에두아르는 혀를 내두르고 싶을 만큼 조숙하다. 커가면서 점차 자기 가족의 균열과 상처를 꿰뚫어보고, 그 균열을 글로써 봉합시켜달라는 가족의 무언의 기대를 감내한다. "네가 쓴 글을 읽었으면 좋겠구나."하며 에두아르의 처녀작 출간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시는 부모님.  여기에 더해 열 여덟살 난 동갑내기 아가씨 모니크는 우렁 색시를 자처하며 에두아르의 소설창작에 채찍질을 해댄다.  "아빠, 사람이 자기 인생을 선택하는 건가요 아니면 인생은 운명처럼 정해져 있는 건가요?"(61쪽)하고 묻던 에두아르는 모니크에게 이끌려가듯 결혼해버렸다.

*

이혼한 부모님, 정신병원에 들어간 남동생, 소설가로서 잘 안 풀리는 자기 인생, 에두아르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빈대처럼 살다가 어느 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계시처럼 알게된다. 바로 광고 문구 제작. 그는 비록 소설가는 아니었으나 카피라이터로 성공을 거둔다. 이번에는 '무늬만 아내'인 모니크가 그의 빈대를 자처하며 그가 벌어온 돈을 흥청흥청 대신 써주니 물질적으로는 여전히 빈자였지만. 백만프랑을 받는 고액 연봉자였지만 인생은 고독했고 주머니 역시 텅 비어 있었다. 하룻밤 즐기려고 그를 따라 숙소에 왔던 여자 인턴이 "광고 기획 부서장이 이런 방에서 썩어 지내다니 도대체 뭐 하는 놈이냐,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질 정도면 당신 인생도 참 얼마나 고달팠을까?"하며 에두아르를 능멸하는 장면은 에두아르의 균열적 인생을 압축적으로 드러내준다. 알제리 전투에 참여했다 총기사고로 무고한 원주민을 죽인 이후 우울증, 급기야는 치매를 겪는 아버지. 첫 경험은 친 오빠 에두아르와 했지만 백마탄 왕자를 만나려했던 여동생, 그 미혼모 여동생이 낳은 손녀를 돌봐주면서도 연애에의 욕구를 포기하지 않은 매력적인 엄마, 요양원에서 뛰어내려 달팽이 구경하던 꼬마의 생명을 굳게하고 자신의 생명도 포기한 남동생, 자기 핏줄인지도 모를 딸아이들의 사치스런 양육을 위해 어마한 양육비를 지급해야하는 에두아르.

암 울 할 까? 그래도 <개인주의 가족>의 마지막 장면은 노랑이다.

 
 
 

 

"아빠, 나는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한번 배워 볼게요, 약속해요. 어떤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고, 원칙을 익혀 볼게요. 그런 뒤에 사랑 이야기를 쓸게요.

우리 가족의 사랑 이야기 말이에요." (91쪽)

 

족의 해체를 이야기한 많은 문학 작품이나 영화가 텁텁한 황토빛으로 마무리된다면 이 이야기는 맑은 노랑이다. 그래서 앞으로 더 그레구아르 들라쿠르란 작가의 책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이 되겠다는 말이지.


64567-l-lecrivain-de-la-famille-r-de-gregoire-delacourt-langoisse-de-la-page-blanche-622x0-1.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퇴직연금 100% 활용하기
유판영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퇴직 연금 100% 활용하기

 


20160131_141129.jpg
 

한국 사회에서 '환갑 잔치'라는 행사가 슬금슬금 자취를 감춰가는 이면에는 '평균 연령 100세'를 내다보는 시대 흐름이 있다. 이제 60세는 인생 주기에서 '노인' 범주에 포함시키기도 애매한 나이가 되었다지만, 늘어난 수명에 즐거운 마음만큼이나 걱정이 앞서는 이가 많을 것이다. '뭘 먹고 살까? 어떻게 살까?'하는 근원적인 질문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대한민국 상위 10%의 고소득자일테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퇴직 후 어떻게 씀씀이를 유지하면서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할 것이다.

*
그. 런. 데. 잘. 모. 른. 다. <퇴직연금 100% 활용하기>의 저자이자 연금관련 세무컨설턴트인 유판영은 '모른다'의 태도에 따끔한 충고를 던진다. "'노후가 불안하지만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십중팔구 자신을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6쪽)이라며 은퇴 준비는 입사 초기부터 미리미리, 구체적으로 하라고 자극한다.


20160131_141158.jpg

<퇴직연금 100% 활용하기>은 '연금의 이해'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연금의 구조와 종류,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을 소개한 후 연금 알차게 활용하는 법을 제시한다. 연금은 ‘나누어 받는 돈’이기에 월급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일 하지 않고도 받고, 정기적으로 받는 돈이다. 연금은 다시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크게 나뉜다. 강제성이 있는 국민연금은 '마을의 공동 우물'과 같은 개념이라, 불입한 만큼 수령하지 못할 수 있는 불안감을 남긴다(저자 유판영은 "정부는 국민연금에 자신감을 잃었다"(25쪽)며 사적연금을 활성화시키려는 대한민국 정부의 전략 이면에서 어두운 함의를 읽어낸다). 반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가입의 임의성'을 특징으로 하지만 가입 절차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개인연금이 가입과 탈퇴가 모두 자유로운 비해, 퇴직연금은 탈퇴가 쉽지 않기에 '반강제성'을 가진다고 보면된다. 다시 말해, 퇴직을 하지 않는 한 은퇴 준비용 재산을 강제적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

20160131_141217.jpg

퇴직연금이란 퇴직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퇴직 전 미리 금융기관에 예치시켜 퇴직금의 지급 가능성을 강화시키는 제도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국민 연금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도록 유도하려는 저의를 가지고 2015년부터는  일시금 수령에 비해 세금 측면에서 연금 수령이 유리하도록 소득세법을 바꿔버렸으니 퇴직연금이 활성화되리라 예측된다. 퇴직연금이라해도 다 같지 않다. 회사책임형인 DB(Defined Benefit)형이냐 근로자책임형DC(Defined Contribution)형이냐에 따라 운용 수익률과 혜택에 차이가 있다.  이 외 퇴직금을 연금으로 바꿔주는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은 가입 자격에 제한이 있지만 요건이 갖춰진다면 개설 계좌에 제한이 없으므로 이직률이 높은 근로자는 특히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퇴직연금은 놔두면 그냥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라 운용하기에 따라 받는 혜택에 차이가 있으므로, 직장인이라면 퇴직연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전략적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혼자서는 자신 없다면, <퇴직 연금 100% 활용하기>의 저자 유판영이 도와줄 것이니, 책을 읽어보도록.  


20160131_141236.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
이요셉.김채송화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



20160223_172605.jpg
 
  꽤 오래전 '웃음 명상'을 경험했다. 흙 내음 나는 시골의 움막같은 공간에서 수십 명의 참여자가 갑자기 하하호호 깔깔껄껄 웃어제꼈다. 심지어 땅바닥을 구르며 웃는 이도 있었으니, 집단 환각 상태같은 부자연스러움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몇 년이 흘러, '웃음 치료' 수업을 받는다는 지인이 함께 웃기 훈련을 권유했다. 자연스레 터져나오는 웃음이 아니라, 마치 발성 연습하듯 의식적으로 소리내어 웃다보면 절로 웃음이 몸에 익숙해진다는 논리였다. 그 때도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마치 작년에 인기몰이를 한 만화영화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는 한국 웃음연구소의 공동 소장이자 부부인 이요셉과 김채송화가 지었다. 저자들의 목소리가 직접 묻어난다기보다는 그들이 운영하는 2박 3일 '행복여행'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가 저자들을 관찰자 시점에서 기술한 형식이다. '행복여행'프로그램은 '웃음치료'를 목적으로 지난 십 수년간 많은 수료자를 배출하였다. 암 환자 등 몸이 불편한 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 마음이 불편한 이,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많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웃음과 행복을 찾았다고 한다.
*
자칫 '그들만의 이야기'로 공허하게 끝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는 참여자의 시점을 빌어와 지독할만큼의 솔직함으로 내면의 변화를 기술하고 있기에 그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호응을 이끌어낼 수가 있다. '웃음치료'를 주도하는 전도사가 애초부터 웃을 조건의 사람이었다면 많은 이들을 감화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요셉은 160cm되지 않는 단신인지라, 어려서부터 땅꼬마 놀림을 받았고 키에 대한 열등감이 심했다고 한다. 게다가 구타하는 아버지 밑에서 불우하게 자랐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암 병동에서 암 환자들을 상담해주다가, 인도의 웃음 치료 프로그램을 접했고, 이후 웃음 전파를 사명으로 삼아 한국에서 열심히 활약하고 있다. 청와대, 서울시청 등 정부기관과 국내 여러 기업과에 출강하고 심지어 말 통하지 않는 LA까지 진출해서 웃음전파를 하였다고 한다.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는 2박 3일 여정 동안 구체적으로 웃음 치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참여자들의 내면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웃음과 긍정적 사고가 왜 중요한지를 쉽게 소개한다. 절절한 사연이 많기에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는 자칫 '그들만의 이야기'나 '웃으며 삽시다'의 구호로 공허하게 끝날 소재를  참여자의 시점을 빌어와 부담스러울만큼의 솔직함으로 내면의 변화를 보여주기에 그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호응을 이끌어낼 수가 있다. '웃음치료'를 주도하는 전도사가 애초부터 웃을 조건의 사람이었다면 많은 이들을 감화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요셉은 160cm되지 않는 단신인지라, 어려서부터 땅꼬마 놀림을 받았고 키에 대한 열등감이 심했다고 한다. 게다가 구타하는 아버지 밑에서 불우하게 자랐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암 병동에서 암 환자들을 상담해주다가, 인도의 웃음 치료 프로그램을 접했고, 이후 웃음 전파를 사명으로 삼아 한국에서 열심히 활약하고 있다. 청와대, 서울시청 등 정부기관과 국내 여러 기업과에 출강하고 심지어 말 통하지 않는 LA까지 진출해서 웃음전파를 하였다고 한다.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는 2박 3일 여정 동안 구체적으로 웃음 치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참여자들의 내면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웃음과 긍정적 사고가 왜 중요한지를 쉽게 소개한다. 절절한 사연이 많기에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20160223_172620.jpg

 
마치 다이어트 before & after의 논리처럼 웃음 치료 이전과 이후의 삶과 자기 정체성이 확 달라지는 듯 묘사한 부분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지만, 웃음이 얼마나 삶에서 중요한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얼굴이 펴야 인생이 편다"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를 읽고 난 후에 자꾸 굽은 허리와, 경직된 얼굴을 펴게 된다. 고마운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음식을 끊다 - 단식, 자신을 찾는 여행
스티븐 해로드 뷔흐너 지음, 박준식 옮김 / 따비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음식을  끊다


 

20160223_172123.jpg


<음식을 끊다>는 제목이 다소 과격하다고 느낄 미식가들이 많을 것이다. '음식을 끊느니 차라리 SNS수다를 끊겠다'고 할만큼 먹방,쿡방 전성시대의 사람들은 음식 의존도가 크다. 이 책의 번역자 최준식은 "단식에 관련해서도 국내에서는 건강, 다이어트의 측면에서 주로 이야기하고 있을 뿐, 단식의 영적* 감정적 측면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바로 이런 점에서 이 책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8쪽)고 말한다.

그렇다. 보통 '단식'이라 하면 '날씬함의 성취,' '의지력의 과시,' 혹은 광화문 광장에서의 정치적 저항수단으로서의 단식을 떠올리기 쉬운데,<음식을 끊다>에서 이야기하는 단식은 좀 다른 차원이다. 저자 스티브 헤로드 뷰너는 이를 '심층적 단식'이라고 표현한다. 저자 스티브 헤로드 뷰너는 이를 '심층적 단식'이라고 표현한다. 1970~80년년부터 야생지 체험, 약초학 등 힐링(healing) 분야에서 전방위로 활약해온 그 답게 구는 단식을 "신성과의 소통을 신화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로 본다. 즉 단식은 "비물질세계를 인간이 더 민감하게 느끼도록 하고, 자신과 우주의 신성함을 직접 경험하도록 도우며, 삶의 방향성과 목표를 다시 확립하도록 돕는 수단 (22쪽)"이라는 것이다.

 


e.jpg

요요 (Yo-yo Syndrome) 부작용 없는 단식의 비법을 취해서 날씬해지고싶은 이라면 <음식을 끊다>를 읽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삶에서 비물질세계, 즉 영적 세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심층적인 자아와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스티브 헤로드가 언어와 국경을 넘어 당신의 구루(guru)가 되어 줄테니까.  이 책에서 단식 (fasting)은 브래드 필론이 열풍을 일으킨 '간헐적 단식 (Irregular Fasting)'도,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의  '1일 1식' 류의 단식과 그 목적과 방법론 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중적으로 보다 인기 있을 이 단식법들이 건강이나 체중감량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면, '심층적 단식'은 "얄팍한 음식이 남긴 독소와 부작용들이 자아의 가장 깊은 속에서 솟아나서 밖으로 배출"(64쪽)시킴으로써 영적 디톡스(spiritual detox), 궁극적으로는 영혼의 활력찾기를 목표로 한다.
*
감정적 단식
단식 과정에서 두려움, 화, 슬픔, 기쁨 등 감정의 파동을 거의 항상 겪는다 하니, 단식 중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응시하면 좋겠다.  단식은 인간 정신의 근원적 외로움, 즉 취약점과 대면하여 자신을 돌이켜보게 해준다.
화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에너지이다. 화는 우리의 기본 본성이 침해되었음을 알려 주는 신호인 경우가 많다.
*
두려움은 무언가 우리 생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려 주는 신호이다.
*
슬픔은 무언가를 놓아주는 것이다.
*
기쁨은 우리의 살아 있는 자아가 건강하게 기능하는 데 따른 자연스런 반응이다.
(88쪽)
단식을 통해 문화적 메세지의 폭격에서 벗어나 몸이 가진 내적 지혜를 회복, 신뢰한다. 즉 '날씬해야 한다. 오메가3며 칼슘 보충제를 챙겨 먹어야 한다. 탄 음식은 피해야 한다' 등등 먹기와 음식에 관한 메세지로부터 잠시 판단을 중지하고 몸의 소리에 귀기울이라는 의미이다. 이로써 우리 자신이 부족하고 혐오할 존재가 아닌, 사랑받을 소중한 존재임을 (재)자각하게 된다.
신체적 단식
 
단식 동안 일어나는 주된 신체 변화로서 케토시스를 대표적 예로 들수 있다. 이는 인슐린이 거의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질 때 인체가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는 변화를 말한다. 이 때 생산되는 케톤으로 인해 단식하는 이의 정신 기능에는 미묘한 차이가 생겨난다. 일반인의 상식에서 의아하게 여겨지는 신체 변화는, 바로 단식 중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 자연스런 신체 복구 메카니즘으로 인한 것으로서, 콜레스트롤이 손상된 혈관을 복구하며 코팅한다. 이 외에도 단식의 효과로는 피부 개선, 간질 완화, 비만 치료 등을 들 수 있다. 단식에는 동시에 부작용도 있는데, 현기증, 근력과 체온의 저하, 구토, 두통, 설태와 구취, 체취 증가, 통풍, 감정적 고통, 명현 현상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특히 평소 카페인 중독 수준으로 커피를 들이키던 이라면 극심한 두통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에, 단식 시작 몇 주에 걸쳐 카페인 섭취량을 점차 줄이기 권장한다.  

단식 준비와 과정 
스티브 헤로드 뷰너는 가장 먼저 자신이 단식할 준비가 되었는지를 판단하라고 조언한다.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단식의 종류와 기간을 결정한다. 본격적 단식에 들어가기 전 10주 동안 저지방 강화 식단을 따르는데, 이 때 유제품, 달걀, 감미료, 튀긴 음식, 소금을 절대적으로 피한다.
물 단식보다 난이도가 낮은 쥬스 단식의 경우, 유기농 재료로 해독용 혼합 쥬스, 신선한 녹즙을 확보한다. 비트나 샐러리, 당근, 사과, 케일, 시금치, 무, 생강, 레몬, 고추 등이 주로 쓰인다. 쥬스 단식은 일상적인 환경에서도 행할 수 있지만, 단식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피정의 공간을 확보한다. 중요한 점은 만약 물 단식을 선택했다면 다소 지루해지더라도 일이나 격렬한 운동을 절대 하면 안 된다. 단식의 영적 목표도 세워야하는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라는 의미이다.
 
 마음 먹기 
<음식을 끊다>를 읽다보면, 물질 세계에 경도되어 영혼의 가꿈에 소홀한 삶을 '딱딱함'이라는 감각에 빗댄 표현을 종종 발견한다. 예를 들어 205쪽에는 "우리에게는 사회, 가족, 경력, 젊은 날의 오해 등으로 인한 압력 떄문에, 자신의 날개 달린 부분을 딱딱함 속에 묻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우리의 날개 달린 생명은 동면에 들어가고, 우리 삶의 딱딱함 속에 가둬진다. 우리는 때때로 이를 느끼고, 삶이 '꽉 막힌' 듯하다고 이야기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딱딱한 층이 견디기 어렵게 두터워질수록 우리는 내면에서 심층적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자신을 꺠우는 불길의 열기가 더 뜨거워짐을 느낀다. 지금, 그러하다면 미루지 말고 단식에 조용히 도전해보기를. 비겁하게도, 난 아직 먹고 있다. <음식을 끊다>의 첫 페이지를 읽은 그 날부터 '음식 끊어보리'라는 말을 수십 번 되뇌였으나, 아직 먹고 있다. 조만간 준비 기간을 거쳐 쥬스 단식을 해야겠다.


20160223_172143.jpg

20160223_172147.jpg

20160223_172253.jp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