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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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사건이 결국 우리의 인생을 변화시킨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작은 거짓말을 하게 마련이다. 자기도 모르게 하는 거짓말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데 그런 사소한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결국 우리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은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사소한 일에서 시작해서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정말 세밀하게 나타내고 있다.

 

예비 초등학교에 아이를 등장시키게 된 세 명의 여인이 있다. 지기라는 아이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는 제인, 이혼한 전남편과 한동네에 사는 불편을 감수하며 애비게일를 키우는 재혼녀 매들린, 부와 명성을 가진 남편과 맥스라는 쌍둥이를 키우는 셀레스트는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간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는 일을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여성 특유의 세밀한 심리묘사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량이 상당하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죽게 되는 사건이 일어난 퀴즈 대회 전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었다. 이걸 보면서 부자 동네든 아니든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이런저런 말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게 절실하게 느껴졌다.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는 미국에서도 그렇게 이웃집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데, 우리나라라면 얼마나 옆집 얘기를 떠들어 대면서 얘기하고 있을지 보기만 해도 골치가 아파오는 것 같았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비싼 옷과 가방으로 치장하고, 자녀를 이웃집 애기와 비교하며 비싼 학원에 보내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이 책에서 핵심은 '폭력'이었다. 요즘에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내 폭력 등에 대한 문제이다. 이러한 폭력은 우리의 자녀들이 똑같이 배워서 다른 약한 아이를 괴롭히며 폭력이 대물림 된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특히, 데이트 폭력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자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인권이 억압되는 측면이 매우 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의사에 반해서 일어나는 데이트와 비슷한 행위가 강간이나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일 것이다.

 

그리고 가정 내의 폭력 사건은 어떠한가. 가정에서의 폭력은 처음에는 우연히 일어나고 그것이 점차 흐지부지 지나가 버리면 폭력이 만성화 될 위험도 있다. 나중에는 창피해서라도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 도움을 요청할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도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가정 내 폭력을 일상적으로 당한다. 마음에서 울분이 차오르지만 그것을 밝히기 힘들어하는 여성 특유의 감성이 세밀하게 그려지고 있다.

 

하나의 사건은 단순한 한 사건에서 발생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여러 사건들이 거듭 일어나야 문제의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우리의 아주 일상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는 부자이고 행복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 돈이 많다고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웃기면서도 웃을 수 없는 묘한 세계라는 게 씁쓸하게 느껴졌다. 어쨌든 그래도 우리는 열심히 삶을 살아가려고 애쓴다.

 

 

* 네이버 책좋사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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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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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에서 실제로 일어난 슬픈 사건

 

 

'도가니'의 뜻은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이 책이 지금도 슬픈 이유는 이러한 비인권적인 일이 아직도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한 도시, 광주의 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씌인 책이다. 처음에 그 사건이 일어났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일이었다고 하니,,, 이렇게 책으로 쓰여지지 않았다면 그냥 잊힐 사건이었다는 것이 더 슬프게 다가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건이 일어났어도 장애인들이 그 학교를 계속 다녀야 했다니,,, 이게 무슨 말도 되지 않는 일일까? 이렇게 말도 되지 않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는 너무나 쉽게 일어나고 있고 그것에 대해 문제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주변 일에 대해 관심이 없는 우리 자신의 삶이 너무나 각박해진 것이 너무나 슬픈 일이다.

 

강인호는 한 장애인 학교에 기간제 교사가 되어 무진시로 내려간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의 '무진'이 이렇게 상징적으로 쓰이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특수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강인호는 이사장의 연줄을 통해 기간제 교사 자리를 얻게 된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쨌든 서울에서 밀려나도 일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게 된다. 청각장애 학생들과의 소통에 애를 먹지만 말이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중요한 이유는 마지막 결말에서의 강인호의 선택에 기인하는 면도 있다. 이유는 다르지만 선택하는 것은 결국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내에게 떠밀려 가기 싫은 '무진'이라는 곳에 내려오는 설정도 같고 말이다. 이러한 안개는 대체 언제 걷히게 될 것인지,,, 몇 십 년이 흘러도 알 수 없는 불투명하고 불안한 현재를 그리고 있었다.

 

처음에 강인호는 말이 통하지 않는 청각장애 학생들과 관계 맺기를 힘들어 한다. 그런데 조금씩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교장과 행정실장이 쌍둥이라는 점이나,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규율로 다스리고 말썽부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 지상 과제라는 것을 느낀다. 당연히 뇌물을 바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학생 한 명이 죽었다고 한다. 대체 무슨 일이었던 걸까? 강인호는 사회와 학교 자체의 불합리하고 비겁함에 치를 떨지만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그런 복잡한 일은 잊어버리고 학생들과의 교류에 힘써 보기로 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들,,, 추악하고 더럽다. 이런 어른의 세계로 정말 순수하고 연약한 아이들의 세계를 망가뜨리고 있다.

 

얼마 전에도 한 마을에 있는 장애인 여성을 몇 십 년 동안 그 마을 어른들이 성폭행을 가해 왔다는 기사를 보았다. 가장 보호받고 존중되어야 하는 연약한 장애인 여성이 너무나 쉽게 밟혀 버리는 현실이 아직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말을 못하고 저항하지 못하는 여성, 특히 장애인들에게 가하는 어른 남성의 폭력이 너무나 비겁하게 느껴졌다. 왜 우리 사회는 장애인 여성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결국 사회 운동을 포기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강인호처럼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우리 자신들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왜냐면 우리에게 직접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 관심을 갖거나 사회 운동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민주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의 자발적이고 꾸준한 관심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금방 뜨거워지고 식어버리는 냄비가 되지 말고 꾸준하게 뜨거움을 발산하는 뚝배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이런 아픈 사건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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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리 어딨지?
마이클 그레니엣 글.그림, 최용환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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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꼬리를 찾는 올챙이

 

 

우리는 흔히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을 못 한다고 말할 때가 있다. 개구리가 되면 올챙이 시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개구리가 되기 전 꼬리가 사라진 올챙이가 멋진 꼬리를 갖고 싶다고 생각할 줄은 몰랐다. 예전에 올챙이송이 생각나면서 특이하고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챙이가 자신의 사라진 꼬리를 찾아 떠났다. 호랑이 꼬리나 원숭이 꼬리, 물고기 꼬리 등에 매달려 꼬리를 가지려고 한다. 그런데 각자의 동물들이 자신들의 꼬리를 좋아해서 올챙이가 꼬리를 갖는 건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 책에서 좋은 점은 바로 글씨가 무지 무지 크다는 것이다. 다른 그림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동화책의 한쪽 구석을 채우던 글자들이 한쪽 면 전체를 채우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특히, 아이들이 무척 좋아해서 조카들과 재미있게 읽었다. 동물의 꼬리만으로 어떤 동물일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챙이는 자신의 꼬리가 될 만한 것을 드디어 찾고 말았다. 바로 도마뱀의 꼬리!! 도마뱀은 위험이 닥쳤을 때 자신의 꼬리를 자르고 도망친다고 한다. 그러한 습성을 활용하여 올챙이는 도마뱀의 꼬리로 자신의 멋진 꼬리를 만들게 되었다.

 

 

도마뱀의 꼬리를 붙인 올챙이를 보고 다른 올챙이들이 축하한다며 함께 웃는다. 놀리는 게 아니라 하하하와 함께 기뻐하는 것이다. 친구들과 즐거운 일을 공유하며 함께 즐거워 한다는 사실이 정말 즐거워 보여 좋았다. 나도 따라 하하하 웃고 싶었다.

 

 

* 네이버 책콩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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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저울 - 수평사회, 함께 살아남기 위한 미래의 필연적 선택
김경집 지음 / 더숲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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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한국 사회를 위한 제언

 

 

김경집의 강연을 읽은 적이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강연이었는데, <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라는 책으로 출간이 되었다. 그 책을 읽으며 김경집의 강연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래서 그가 쓴 책이라는 걸 알고 읽게 되었다. 그의 프롤로그를 읽으며 정말 글을 논리적으로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의 강연 책을 읽으면서도 논리적인 사고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참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에서도 그것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짧은 주제가 아닌,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그의 사고를 엿볼 수 있어서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필자의 주장에 많은 공감이 되기도 했지만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현재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서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었다.

 

필자의 주장에 대해서 동의하지 못한 부분은 먼저 학생들의 교복에 대한 생각이었다. 필자는 교복이 학생들의 개성과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한때 교복이 없어졌다가 다시 부활한 것이 어른들의 고정관념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학생들의 교복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은 가장 먼저 보호 받아야 할 존재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옆에 끼고 살지만, 중·고등학생이 되면 자신만의 자유를 찾아 집을 떠나려고 한다. 이때가 가장 사회적 유혹에 쉽게 휩쓸리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의 교복은 그런 유혹을 조금은 차단해 주고, 본인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학생들의 개성과 자유를 추구하다가 유명 브랜드의 옷을 사느라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겉에 입는 옷도 비싼 걸 사서 '등골브레이커스'나 옷의 가격에 따라 등급을 매기기도 하면서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처음에 그런 과도기를 거쳐서 자정 작용을 거치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필자의 생각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1997년 IMF 사태 이후에 우리 사회의 균형의 추가 점점 기울어지게 되었단다. 특히, 보수가 집권하는 시기에 자살률과 살인사건이 많이 발생한 게 자료 분석으로 나와 있는 사실이라니, 관심을 가져 볼만한 이야기였다. 그는 이러한 '보수'를 정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로서 바라보고 경제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교육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특히, 수시 입학이 소수를 위한 특례를 만들 뿐이라는 날 선 비판은 구구절절 옳은 얘기였다. 또한, 교사가 다양한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부분은 나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사학법 파동 문제에 대해 우리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수평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새로운 노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새로운 노인상은 바로 세시봉 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자신들만의 기득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자손을 위한 의견을 제시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보았다. 나도 노년층과 젊은층이 점점 세대 간 갈등이 첨예해 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필자의 주장이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에필로그에 검찰들에게 당부하는 말이 있는데,,, 속이 시원할 정도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었다. 권력의 개,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검찰이 스스로 개혁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 네이버 책콩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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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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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구의 종말에서 살아남은 인간들의 삶

 

 

<엔더스>는 <스타터스>의 후속작이기 때문에, <스타터스>의 세계관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스타터스>는 생화학 전쟁이 일어나서 십대 이하의 스타터스들과 고령층의 노인들인 엔더들만 남은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당시 미등록 미성년자였던 켈리는 아픈 동생을 살리기 위해, 불법으로 신체 대여를 운영하던 회사인 '바디 뱅크'를 찾아갔다. 부유한 엔더에게 스타터스의 젊고 건강한 몸을 고가의 비용을 받고 대여해 주던 바디 뱅크에서 켈리는 생각지도 못한 음모를 만나게 되었다는 내용이 바로 <스타터스>였다.

 

<스타터스>에서 켈리는 바디 뱅크를 파괴하고 더 이상 엔더들에게 몸을 대여해 주지 않아도 되어 자유를 찾은 듯 했다. 하지만 <엔더스>에서는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이 남긴, 뇌에 칩을 이식한 스타터들인 메탈을 추적하여 모으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리고 켈리에게 올드맨이 나타나 강렬한 경고를 남긴다. 프라임을 파괴했다고 자신이 파괴되었다는 것은 아니라고. 올드맨은 여전히 어떤 칩이라도 접속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칩을 파괴하거나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기까지 해서 하나의 무기로도 만들 수 있었다.

 

<엔더스>에서 켈리는 자신의 몸을 잡아가려는 올드맨을 피해 달아나면서 올드맨의 아들인 하이든을 만난다. 켈리는 하이든과 함께 메탈들을 모으는 한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서 머리에 이식된 칩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켈리의 칩이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켈리가 가진 칩은 대여자가 유일하게 살인을 할 수 있도록 허용된 것이었다. 그리고 여러 명의 대여자가 동시에 칩에 접촉할 수 있었고, 접촉을 할 때 켈리는 자신의 정신을 유지할 정도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켈리는 특별하게 취급되어 돈 많은 엔더들에게 비싼 값에 팔릴 수 있는 상품이었다.

 

하이든은 이러한 기술을 팔려는 자신의 아빠에 반대하여 그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아주 특별한 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피부가 너무나 예민해져 있어서 보통 사람의 접촉도 하이든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런 감각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하이든과 켈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었다.

 

솔직히 <스타터스>를 읽지 않아도 <엔더스>를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엔더스>에서 조금씩 나오는 세계관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조금씩 드러난 단서로 <스타터스>의 내용을 추리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세대 전쟁'이라는 말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세대 간의 갈등이 드러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세대 간의 단절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일자리의 경쟁과 세금이나 연금 수령, 노인을 부양하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화학 전쟁으로 중간 세대가 사라진 것이지만 말이다.

 

나이든 엔더들은 돈이 많지만 젊음이 없다. 나이 어린 스타터스는 돈이 없지만 젊음이 있다. 서로의 돈과 몸을 교환하는 것이 과연 물물교환이나 공정한 경제 사회일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어쨌든 <스타터스>나 <엔더스>의 세계를 창조한 필자의 상상력이 공감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스타터스로 대변되는 전형적인 모습의 묘사라든지, 중간 세대인 미들만 사라진 이유라든지, 정신이든 영혼이든 자신의 의식을 칩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이라든지,,, 이러한 세계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지구가 종말을 맞든 맞이하지 않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될 것이다. 그때는 어떤 도덕이나 윤리의 가치가 남지 않고 경제적인 이유로 모든 것이 판단 될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러한 세계 속에서도 사람은 어쨌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을 친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구나,,, 이게 우리 인류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 네이버 블로클 황금가지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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