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관 1
콜린 맥클로우 지음 / 교원문고 / 199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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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승리자를 위한 풀잎관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중 2부가 나왔다. 전에 교유서가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1부의 <로마의 일인자>를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이후에 출판사인 교유서가의 서평단 참여 제안 메일을 받고 이렇게 <풀잎관>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로마의 일인자>를 읽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콜린 매컬로는 인간의 다양한 군상들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았다. 특히나 권력과 명예에 대한 욕심과 그것을 채우기 위한 돈에 대한 욕심은 로마시대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 게 없었다. 그렇다면 옛날 로마시대가 행복할까, 아니면 지금이 더 행복할까? 로마시대의 정치가들도 지금에 못지않게 돈에 대한 욕심은 많았다. 하지만 지금과 다른 점은 '로마'라는 나라에 대한 애국심은 투철했다는 점이었다.

 

로마시대의 정치인들은 '로마의 시민'이라는 사실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았다. 로마의 시민으로서 정치적인 선거에서 1표를 행사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며 재산을 불리고 용기를 내어 전쟁에 나갔다. '로마의 시민'으로서 권리를 누리기 위해 그들은 먼저 자신들의 나라를 위해 행해야 할 의무는 철저하게 지켜야만 했다. 전쟁에 나갈 갑옷을 사비로 마련해야 했고 선거에 나가기 위해 개인의 재산을 국가에 내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정치판은 어떨까? 어떤 장관이나 국회의원 등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청문회를 보면 본인들이 먼저 위장전입이나 군대 면제, 세금 탈루 등의 문제가 발견되고는 한다. 그에 대한 변명으로 지금 세금을 내면 된다, 죄송하다, 잘 하겠다는 사과 한 마디로 면죄부를 받는다. 그리고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이 남는다. 그러면서 우리는 범죄 행위에 대해 점차 가볍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우리들의 생각은 어느새 청소년들에게도 전염된 것 같다. 범죄 행위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을 때, 돈만 많이 받을 수 있으면 범죄도 상관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어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을 때,,, 우리 사회는 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어쨌든 이번 <풀잎관>에서도 루키우스 모르넬리우스 술라는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권력욕과 함께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자 하는 욕구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로마의 일인자>에서부터 그런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그래도 술라보다 더 강렬한 캐릭터가 등장하였는데, 그게 바로 카이피오의 큰 딸인 세르빌리아였다. 세르빌리아는 '어린 악마'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내가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세르빌리아는 자신만의 굳건한 세계를 구축하면서 아빠를 배신하는 엄마에게 죽어버리라고 저주를 하며 상처를 준다. 엄마가 아빠에게 매를 맞는 상황에서도 잘했다며 죽이라고 소리치는 아이를 보며 대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에 저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정작 아빠는 세르빌리아를 친자식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세르빌리아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당연하다며 기쁘게 받아들였다. 어떻게 이런 아이가 있을 수 있을까? 이 아이는 대체 어떤 어른이 되어갈까,,, 궁금하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린 매컬로는 복잡한 로마사를 생동하는 캐릭터로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상당히 재미있게 읽혔다. 권력과 명예욕에 사로잡힌 로마인들의 모습을 보며 그 시대나 지금이나 전혀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인생무상이 느껴지기도 했다. 왜 우리는 그런 물욕에 사로잡혀 불행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고단한 인생살이를 돌아보며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를 다시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어쨌든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아픈 몸을 이겨내고 7번째 집정관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술라가 풀잎관을 받고 권력의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을지,,, 천재적인 면모를 보이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2세가 어떤 활약을 벌이게 될지 다음 책이 무척 기대가 되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가 7부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 머나먼 여정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집중력, 필력에 대해서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 문학동네 교유서가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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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
김홍탁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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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이 쓴 우리 사회의 본질에 관한 단상

 

 

먼저 김홍탁이라는 저자의 약력이 화려했다. 국내 최초로 글로벌 광고 무대에 뛰어든 주역으로서 칸 국제광고제, 런던 국제광고제, 원쇼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 등등 세계 유수의 광고제에서 수상 및 심사를 했다고 한다. 책에는 100가지 이야기와 함께 100가지 사진이 담겨 있는데, 그것이 모두 필자 본인이 직접 쓰고 촬영했다고 하니,,,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며 필자는 낯선 상황과 공간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에 자신의 모든 인생을 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필자는 "일단 나가라!"고 외쳐대고 있었다. 10대나 20대 때 해외로 나가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필자는 요즘 시대에서는 늦었다고 할 수도 있는 30대에 나갔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것 같았다.

 

이 책에는 사회나 사물에 대한 단상이 드러나 있다. 시간이 없다면 100가지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적은 사진에 적힌 글만을 읽어도 좋을 듯 했다. 그리고 광고인이라서 그런지 사진이나 내용에 적힌 글들이 간단명료하고 간결해서 읽기 쉬웠다. 내용이 상당히 많을 수도 있지만 단상들이라 짧은 시간에 읽기에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많이 드러내고 있어서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많았다. 우리의 광고계에 흑인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는 것도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다른 민족을 존중하지 않는 면이 보여서 씁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중소상공인들이 피를 팔아서 피를 버는 악순화에 빠져 있는 상황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있기도 했다. 최근 대출 이자가 높은 돈을 빌려서 빚에 허덕이는 사태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것 같아서 우려가 되었다. 이것 외에도 다시 살펴볼 문제가 많았다.

 

무엇보다도 '금반지의 본질은 구멍이다'라고 하는데, 공모전 심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부분이 마음에 다가왔다. 예전에 광고 천재 이제석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외국에서 그렇게 많은 상을 받고 인정을 받은 사람이 같은 작품을 우리나라 공모전에 냈을 때 한번도 상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했을 때 놀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광고 공모전의 심사위원의 말을 직접 들으니,,, 정말 이래서 이제석이라는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한 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보다 빨리 해외에 나가 활동하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어쨌든 필자의 의견에 공감이 되는 내용도 있었고, 전에는 알지 못했던 내용을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부분도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이 나중에 광고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사회를 다르게 바라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일반인들에게는 사회를 바라보는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사이에 나는 20세기와 공룡이 서식하는 6천5백만 년 전을 오고 갔던 것이다. 신석기시대의 추상문형과 신라시대 화랑들이 새긴 글귀가 나란히 박혀 있는 천전리 암각화 앞에서는 수평으로 흐르던 시간이 수직으로 멈춰 선 느낌을 받기도 했다. 시간이란 어딘가로부터 흘러와 어딘가로부터 흘러와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흘러가다 잠시 나를 스치는 바람과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다. 결코 내가 소유할 수도, 나를 소유할 수도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309쪽)

 

 

가장 큰 의미에서의 자존은 자기를 넘어서는 일이다. 틀에 갇혀 자꾸 안일해지는 자신과 결별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과의 불화를 수반한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쉬운 것, 편한 것, 익숙한 것만을 좇아가던가. 세상에 족적을 남긴 모든 위인이 끊임없이 자기 성찰을 하면서 자기와의 불화에 시달렸다는 것은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 인간이기에 이루기 힘든 일이면서 동시에 인간이기에 할 수 잇는 가장 위대한 일임을 보여주는 생생한 예다. (366쪽) 

 

 

* 네이버 책콩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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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암 치료의 기적 - 서양의학에서 포기한 암 환자에게 주는 마지막 희망
호시노 에쓰오 지음, 조기호 옮김 / 리스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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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극복할 수 있다면 그 무엇이든!!!

 

 

자신이든, 내가 아는 그 누구든 암에 걸렸다면, 나을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다닐 것이다. 병이 나을수만 있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의료 기술이 많이 발달해서 암에 걸렸다고 해서 꼭 죽는 건 아니다. 그래도 '암'이라는 단어에서 주는 절망감이나 충격은 어떻게 극복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 아무리 생존률이 높아졌다고는 해도 완치되기가 힘든 병이기 때문이다. 치료가 되었다고 해도 다시 재발하거나 전이될 확률도 높기 때문에 계속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고 운동과 식습관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병이다.

 

그래도 어쨌든 낫기만 한다면 그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이 책은 어떤 종류의 암이든,,, 그것을 극복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특히, 그 방법을 활용해서 실제로 병이 나은 사람들의 실제 사례까지 제시하고 있어서 더욱 신빙성을 높이고 있었다. 그 방법이라는 것은 '한방치료'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방, 한의학은 몸에 좋은 재료들을 섞어 보약을 만들어 몸을 보호해 주는 기능을 하는 것이라 알고 있다. 어떤 병이 나타나기 전까지 몸의 기운을 북돋워 주는 것에 포인트를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것에만 멈추지 않고 암의 세포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높은 점을 입증하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책을 쓴 호시노 에쓰오는 무조건 한방치료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양의 외과적 치료와 동양의 한방 치료, 민간 치료 등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는 주의였다.

 

이 책에서 중요한 부분은 암 환자에게 어떤 음식이 좋은지 정리해 놓은 부분이었다. 솔직히 앞 부분은 아픈 부위에 따른 보약제로서 어떤 한방약이 좋은지 제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한의학이나 의학 관련 쪽으로 배경지식이 많이 없는 나로서는 여기에 나오는 용어들이 거의 새로워서 이해하는 것이 힘들었다. 어쨌든 암 종류에 따라 자기에게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복부의 징후에 따라 어떤 한방약이 좋은지 나오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복부의 징후를 그려놓은 기호가 어려운 암호문을 보는 것처럼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 있었다. 여기에 나오는 복부징후를 나타내는 기호를 조금 더 설명해 줬으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암에 좋은 건강기능 보조식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항암효과가 뛰어난 회화나무버섯과립이라는 것이었는데,,, 특히, 암이 나았던 실제 사례에서도 나오고 있어서 눈여겨 볼 만했다. 실제 사례에서는 복용하고 난 이후 2개월 만에 폐에 전이된 암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조금씩 복용한다면 암을 막아주는 데에도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최근에 어떤 일본인이 출판한 책에서 몸의 온도를 1'c를 올리면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내용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을 보면 몸의 온도를 높이는 것도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먹는 음식도 따뜻한 음식을 찾아 먹는다면 조금 더 건강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실제 사례자들의 수기가 있었는데,,, 읽으면서 정말 암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암은 나았다고 해도 재발과 전이되는 점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그래서 암에 걸리기 전에 몸의 면연력을 높여 놓을 필요가 있었다. 암에 걸렸다고 해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몸관리를 해서 더 오래 살아간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평소에 건강관리도 열심히 하고,,, 어떤 병에 걸리더라도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긍정적 마인드를 놓지 말아야겠다. 내가 걸리든, 내 주변 사람이 걸리든 말이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병이 없이 지낸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 네이버 책콩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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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쟁탈기 보름달문고 63
천효정 지음, 한승임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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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아이의 영악한 사랑 쟁탈기

 

 

사춘기에 들어서면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어느새 사춘기가 빨라지다 못해 초등학생들이 사춘기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 동화의 세계 속에서도 연애 얘기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게 되었다. 게다가 일반적인 동화에서와 달리 쎄라는 어른처럼 영악하여 자신의 의도대로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쎄라는 사립 명문 학전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쎄라는 전학 첫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계산된 옷차림에 인사, 말투, 행동거지 등을 모두 계산하여 움직인다. 그리고 반에서 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눈치 빠르게 알아내서 그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그렇게 쎄라의 학교 생활은 평탄하게 흐를 것이라 생각되었다. 쎄라는 여기에다가 예쁘기까지 했던 것이다.

 

쎄라의 가족은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아빠와 얼굴이 예쁜 엄마가 있었다. 그들은 한달에 한번은 클래식 음악을 듣거나 전시회를 관람한 이후에 유명한 레스토랑에 가서 비싼 음식을 시켜 먹는 시간을 보냈다. 서로에게 그때가 되어서야 서로에게 형식적으로나마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한마디로 겉으로는 너무나 멋지고 화목한 가족으로 보이는 쇼윈도 부부였던 것이다. 쎄라가 시니컬한 소녀가 되었던 것도 이런 부모님의 허울 좋은 관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동화책 속의 여주인공 같지 않게 쎄라는 정의롭지도 유쾌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첫눈에 반한 '명구'의 마음에 얻기 위해 노력하는 소녀의 감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명구 곁에 있어 왔던 다른 여자의 존재를 알고 그녀를 떼어내기 위해서 조금 모자란 명구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그런 행동을 부끄럽게 여기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한다. 쎄라가 자신이 모든 인간관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여기면서 영악하게 굴지만 결국은 친구 문제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울기도 하면서 다른 사라에게 의지를 하는 등의 여린 면모도 보인다.

 

그래도 쎄라는 '사랑'에 있어서 당당하다. 그래서 자신의 첫사랑을 '쟁탈'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성 간에 서로 호감을 보이며 설레는 풋풋한 감성이 판을 치던 옛날의 세계관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옛날 동화에서는 서로 첫만남에 호감도 보이고 숨기도 하고 부끄러워 하기도 하고 수줍어 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요새는 "사귀자!"라는 말에 바로 사귀고 헤어지기도 금방이다. 어린 아이들의 '사랑'은 LTE급 속도를 보이는 것 같은데,,, 이성 친구든 동성 친구든 서로 투닥투닥거리며 성장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쎄라의 사랑은 어린이들만의 풋풋하고 수줍어 하는 귀여운 사랑은 아니다. 하지만 쎄라는 나름대로 여기저기 부딪치면서 자기만의 사랑의 방정식을 쌓아 나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쎄라는 부모님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게 되었다. 그리고 가족 문제에 있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 결말이 조금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가정의 불화를 속으로 삭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부딪혀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님과 쎄라의 모습이 훈훈해 보이기는 했다.

 

쎄라가 부잣집 소녀로서 드라마나 연애 소설의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기도 했다. 어쨌든 앞으로 조금 더 다양한 감정의 '좋아하다'가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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