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과 나누고 싶은 질문 25가지
정한욱 지음 / 정은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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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목회자, 교인들의 잘못과 실수들이 쌓여,

한국의 기독교는 강압적이고 배타적이며 소통 불가능한 종교로 비치는 듯하다.



기독교의 핵심인 사랑과 포용, 환대와 공감은 사라지고,

편견과 차별이 더욱 부각되는 종교 집단으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질문할 수 없는 경직된 문화는

더욱 깊이 하나님을 경험하고 누릴 수 있는 길을 차단했다.



무조건적 순종이 아름다운 미덕으로 여겨지고

다양한 의견은 묵살될 때가 많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소통은 불가능하고

탐욕과 이데올로기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가장 큰 문제는 현실에 대한 객관적 인식보다

현상 유지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십자가를 지고 가라는 명령은 무시된 채,

당장의 안전과 행복만을 추구한다.



성숙한 공동체는 어떠한 질문에도 열려있다.

무지를 인정하며, 함께 답을 찾아간다.



자유롭고 열린 대화는 정직한 사유로 이어지며

공감과 배려의 태도는 평온함과 안정감을 경험하게 한다.



기독교와 인생의 중차대한 질문은

새롭게 재해석되고 대답돼야 한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에서 길어올린 날카로운 딸의 질문.

따뜻하게 수용하면서 깊고 폭넓게 답을 찾아가는 아버지의 응답.



차이를 인정하는 텍스트의 해석으로 시작해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텍스트와의 끊임없는 만남으로 끝을 맺는.



그 사이에 촘촘하게 박혀 있는 기독교와 세상에 대한 질문들.

제자도와 영성에 관한 물음은 부활과 종말, 타 종교와 세계로 확대된다.



신학과 인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책과 치열하게 소통하며,

안과 의사로 세상에서 빛으로 사는 삶을 실천하는 저자.



아버지는 경청만을 말하지 않고 경청한다.

세상의 고통에 참여한다. 직접 뛰어들고 몸으로 대화한다.



이렇듯 앎과 삶의 열정은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소통과 배려, 포용과 환대, 섬김과 낮아짐.



다양한 신학자와 철학자들을 만나는 기쁨도 크다.

우리는 본회퍼와 한나 아렌트, C.S 루이스, 키케로, 칼 뢰비트 등을 만난다.



많이 아프고 힘든 이유는 한국 교회의 민낯을 마주함이며,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는 이유는 묵묵히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 성도가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며 마주할 수 있는 진지한 질문에

자신의 언어로 대답을 준비할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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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 설교 유혹하는 예화 - 100권의 책 100개의 문장
이재현 지음 / 선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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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본문과 상관없는 설교,

삶과 연결되지 않은 설교가 난무한다.



말씀과 삶이 사라진 곳에

설교자의 욕구, 자랑, 신념으로 채워진다.



치열한 고민과 준비 없이 내뱉는 말잔치에

청중은 답답하다. 속상하다. 병들어간다.



수없이 들어, 생명력이 사라진 예화는

말라비틀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반면 애쓰고 수고한 설교는 영롱하다.

본문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며, 삶과 잇대어 있다.



텍스트와 적절하게 버무려진 예화는

말씀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생기를 더한다.



하나의 예화를 위해 얼마나 애타게 찾았는가?

한 권의 책, 한 편의 드라마, 마음 다해 나눈 대화.



고이 쌓아둔 문장은

감칠맛을 내며 우리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한다.



공들여 수집한 아름다운 문장을

즐거운 마음으로 나눈 이재현 목사.



빛나는 문장에 저자의 마음과 통찰이 더해지니

그가 써 내려간 이야기 또한 우리에게 소중한 문장이 된다.



그렇게 선물처럼 다가온 이야기는 우리에게 들리어진다.

켜켜이 쌓인 문장은 넘어진 우리를 일으키고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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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서 세상을 향하여 - 본회퍼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삶 Christian Life 아바 크리스천 라이프 Series
스티븐 니콜스 지음, 김광남 옮김 / 아바서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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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희미한 미래는 소망을 앗아간다.



두렵다.

정의가 상실된 공포 가득한 세상은 기쁨을 빼앗는다.



원대한 비전으로 다가올 시간을 꿈꾸기보다,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불의에 맞서 싸우기 급급하다.



막막하고 힘겨운 순간,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를 꺼내든다.



힘겨움과 고뇌, 갈등이 있었겠지만,

앎과 삶을 일치시키기 위해 치열하게 애썼던 그의 흔적을 마주한다.



신앙조차 가벼이 소비되는 시대에

은혜의 무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다수의 전기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온전한 삶을 그릴 수 있게 해 준

스티븐 니콜스(Stephen J. Nichols).



저자의 글을 통해 더욱 입체적이고 통합적으로

본회퍼의 삶과 사상에 다가간다.



저자는 본회퍼의 삶과 사상을 폭넓게 소개하면서도

최대한 간명하게 정리해 준다.



본회퍼의 사상에 있어 가장 핵심은 그리스도론이다.

그의 기독론은 교회론과 이어지며, 교회론은 윤리학과 연결된다.



예수의 성육신과 십자가, 부활에 대한 묵상은

참 제자로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공한다.



본회퍼는 교리 자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신학적 사유가 삶으로 연결되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신학적 삶에 대한 자신의 몸부림과 더불어

교회(공동체)와 말씀, 기도에 대한 강조를 덧붙인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은 필연적으로

자아는 죽고 이웃을 사랑하며 섬기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참된 제자의 삶을 위해 끊임없이 애쓰며,

앎과 삶의 일치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본회퍼.



그의 삶과 신학을 통해

다시금 약함 가운데 강할 수 있는 비결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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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 하나님의 선물 - 개인과 교회와 사회적 성화의 방편 종교개혁 신학 시리즈 1
성민규 지음 / 다함(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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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과 삶의 괴리를 곳곳에서 발견한다.

현장에서 마주하는 실제적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교회 또한 복잡다단하다.

잘 정리된 교리가 시시각각 변하는 신앙생활과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혼란함은

다양한 은사의 무분별한 사용이다.



은사의 사용은 교단과 신학, 전통과 거의 무관하다.

특히 지도자의 개인 성향과 목회 철학에 따라 좌우될 때가 많다.



가령 보수적 신학을 추구하는 교단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강력한 성령의 은사를 기대하는 교회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낮아짐과 섬김을 추구한다 하면서

능력과 힘을 교묘하게 원하여 은사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회 공동체에서 경험하는 구체적 고민을

신학과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민규 목사.



저자는 교회와 신학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성령의 은사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고 정리하기 원한다.



칼뱅의 은사론을 중심으로 하여 펼쳐지는 저자의 은사론은

성경신학과 조직신학을 아우른다.



성경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은사론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책 곳곳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저자는 성령의 은사를 적절하게 설명하는 성경의 구절을 선택하여

칼뱅의 주석을 통해 은사를 이해하기를 원한다.



또한 칼뱅의 기독교강요에서 나타난 은사 이해를 통해

보다 더 통전적인 접근을 한다.



저자가 칼뱅을 통해 이해하는 은사론의 유용함은

연결과 소통, 확장에 있다.



저자는 먼저 성령의 은사론을 뛰어넘어 삼위일체 하나님의 은사론을 주장한다.

이를 통해 창조와 구속을 연결하고, 보다 균형 잡힌 은사론의 전제를 마련한다.



다음은 개인을 뛰어넘는 교회와 사회로의 확장이다.

성도는 은사를 통해 모든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드러내야 한다.



무엇보다 은사는 말 그대로 선물이다.

인간의 열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에 따라 사람에게 나누어진다.



삶이 앎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바른 앎의 초석 위에,

매 순간 위로부터 주어지는 은혜를 갈망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은사에 관한 그릇된 이해를 바로잡고

개인을 뛰어넘어 교회와 사회를 품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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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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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 중 하나는

성경이 아닐까.



하지만 저마다 다른 관점으로 그 책을 대한다.

때로는 가볍게, 혹은 너무 무겁게.



성경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의 반응을 결정한다.

대상을 새롭게 보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과 도구가 필요하다.



프랑스에서 문학과 역사를 공부하고, 교사로 재직한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philippe lechermeier).



저자는 성경의 주요 장면들을 모티브로 하여

희곡과 시, 우화와 노래 등으로 다양한 문학적 상상력을 펼친다.




성경의 서사에 자체에 집중함으로

우리는 이야기에 사로잡힌다.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과 사랑.

인간의 갈등과 선택.



섬세한 감정의 표현과 인물의 묘사는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더불어 프랑스의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인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은

저자의 글과 공명을 일으키며 이야기에 몰입되게 만든다.


성경 이야기에 빠져들고 싶다면

매우 매혹적인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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