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소품
김정태.정진형 지음 / 지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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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생애를 따라가는 교회력의 시작은 대림절입니다. 살짝 늦은 감은 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나와서 다행입니다. 이쁜 다이어리같이 아껴주고 싶은 모습입니다. 교제와 조직 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교회의 핵심은 예배이며, 예배여야 합니다.


교회력을 따라 행하는 예배는 의미 있고, 유익합니다. 여러 교회에서 교회력에 따라 예배를 진행합니다. 이는 한 교회(공교회公敎會)를 지향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공통된 신앙과 신학, 전통 위에 일체감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책 '예배 소품'은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설교와 찬양을 담았습니다. 독특한 점은 설교와 예배곡 묵상의 비율입니다. 교회력을 따른 설교는 예배곡 묵상과 동일한 비중으로 실렸습니다. 그만큼 예배곡 또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설교에 관한 자료나 본문 해석을 돕는 도구는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력을 따라 예배곡을 선정하고, 그 곡이 만들어진 과정이나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분석한 책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입니다.


설교 또한 핵심 메시지를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짧은 지면이지만 충분히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그 자체로 완성도가 있어 한 편의 설교를 들은 듯합니다. 이 책은 후다닥 읽을 수 있지 않습니다. 아니 그럴 수 없습니다. 두고두고 아껴 읽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예배에 구현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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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라는 세계
이종태 지음 / 복있는사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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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퍽한 일상에 치여 하늘 한번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작은 창을 통해서지만, 잠시 새벽하늘을 바라봅니다. 캄캄하여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신비로운 것을 품고 있는 듯합니다. 늘 새벽에 읽고 쓰지만, 새벽의 기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됩니다.



치열함에 가려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돌아봅니다. 여전히 헛헛한 마음 채울 길이 없어 보입니다. 더 알기 위해 애썼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저 고요함에 몸을 맡깁니다. 표현할 수 없는 신비에 잠시 나를 던집니다.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하나님의 충만함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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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이 책, 『경이라는 세계』는 쉼 없이 달려온 우리에게 안식을 줍니다. 우리네 삶 이곳저곳에 숨겨져 있는 경이로움을 맛보게 합니다. 우리가 잊고 잃었던 아름다운 세계를 다시금 보게 합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충만함과 사랑을 경험합니다.



그동안 번역을 통해 영성과 신비를 맛보게 해준 이 책의 저자 이종태. C.S 루이스(Clive Staples Lewis)와 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 파커 팔머(Parker J. Palmer), 알렌산더 슈메만(Alexander Schmemann)의 언어를 이제 자신의 언어로 들려줍니다.



먼저는 철학과 신학, 예술을 넘나드는 저자의 해박함에 감탄합니다. 탄탄하고 논리적인 내용을 문학적 언어로 감싸 안고 있음에 더욱 놀랍습니다. 우리말로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시적 언어가 이 책 곳곳에 베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장르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이라 칭해야겠습니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으로 유명한 막스 베버(Maximilian Weber)는 현대 세계를 기적이나 신비가 제거된 '탈주술화'된 사회라고 명명했습니다. 저자는 '탈주술화'된 세계에 다시금 '재주술화'가 필요함을 역설합니다. 가슴 뛰고 신나는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하여 저자는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경이'로 초대하기에 이보다 좋은 작품은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풍성함과 사랑을 맛봅니다. 그것은 관계로의 초대입니다. 삼위 하나님의 충만입니다. 경이 가운데 충만함을 맛보는 신비로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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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교회의 성경
후스토 L. 곤잘레스 지음,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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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성경만큼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 있을까요? 언어와 문화, 사회적 배경 등으로 인한 차이는 다양한 해석을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을 어떠한 책으로 규정하는가에 따라 성경에 관한 관점은 더욱 상이해집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그 논의는 매우 복잡해집니다.



『초기 교회의 성경』은 이러한 논쟁을 해결하고자 쓴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역사학자인 후스토 L. 곤잘레스(Justo L. González)는 특유의 객관적이고 간결한 글쓰기를 통해 명쾌하게 성경의 역사를 제시합니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첨예한 논쟁이 있을 수 있는 성경에 대한 관점을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저자는 그저 최대한 꼼꼼하게 초대 교회에서 형성된 성경의 역사를 살필 뿐인데도 말입니다.



저자는 고대 교회에서부터 형성된 성경이 오랜 세월 우리에게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그 과정을 세세하게 그려냅니다. 마치 고대의 시점으로 돌아가 정성을 다해 성경을 받아쓰는 필경사가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합니다. 우리는 초기 필사자들의 헌신을 목도합니다. 그들의 열정에 감사하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내고, 전하고, 나누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성경이 필사되고 번역되고 해석되는 과정에서 오류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자체는 진실하고 무오하나, 성경에는 오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겸손하게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성경 연구나 적용에 있어 항상 겸손함을 유지하는 자세는 필수입니다.



성경은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었습니다. 돌에 새겨졌던 말씀은 가죽으로 만든 두루마리에 쓰였습니다. 기독교가 널리 퍼지면서 성경은 파피루스나 양피지에 베껴졌고, 두루마리는 다시 코덱스 형태로 제작이 되었습니다.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성경은 종이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이제는 디지털 형태로 어디서든 성경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형이 아닙니다. 변화가 있을 때마다 불평의 목소리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자세로 성경을 대하는지가 핵심입니다.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살아내는지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동일합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으로 쉽게 성경의 역사를 톺아보는 이 책은 어떻게 성경을 대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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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날개 아래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 지음, 홍종락 옮김 / 복있는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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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본을 받아 그를 따라가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힘들고 고되지만,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입니다. 척박한 길을 걸어갈 때 넘어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목표를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힘을 북돋아 주고, 방향을 지시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깊은 묵상과 치밀한 연구, 타인을 향한 공감이 배어있는 설교를 들으면 머리가 번쩍이고 가슴이 뜁니다. 그러한 설교는 깨달음과 더불어, 태도나 행동의 변화까지 이어집니다. 결국 그런 설교를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갑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됩니다.



이 책의 저자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Jr.(Cornelius Plantinga Jr.)는 『우리의 죄, 하나님의 샬롬』, 『설교자의 서재』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그는 조직신학을 가르쳤고, 인문학 전반에 해박한 학자입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저자는 설교를 사랑한 설교자입니다.



플랜팅가는 성경 본문을 다른 시각으로 보려 합니다. 흔히 우리가 접하는 설교와는 다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자신의 글을 묵상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묵상은 반추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와 함께 본문을 묵상하다 보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을 맛보게 됩니다.



스무 편의 묵상과 짧은 기도문을 통해 우리는 저자와 함께 본문을 항해합니다.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았던 본문을 새롭게 탐색합니다. 저자는 본문 자체의 문맥과 배경뿐만 아니라 성경에서 본문이 차지하는 위치를 파악하여 더 깊은 세계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살아간다는 것은 신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누구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외롭고 고독한 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은 우리에게 필수입니다. 이 묵상집을 통해 홀로 있는 것만 같을 때 여전히 함께 하시며 손 내미시는 하나님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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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신학 수업
강영안 지음 / 복있는사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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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으로서 철학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학'은 하나님의 계시를 최우선으로 합니다. '철학'은 합리적 사고와 철저한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렇듯 신학과 철학은 정반대의 모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주어진 계시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철저하게 비판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것들을 내려놓고 집요하게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우리는 우리를 드러내고 살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철학'과 '신학'은 다르지만 같습니다. 어디로부터 시작하는지는 다르지만, 끊임없이 질문함에 있어 비슷합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 신앙과 이성의 관계, 세상과 우리의 관계에 대해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반복된 질문으로 인해 우리가 찾는 그 무엇은 보다 더 섬세해지고 정교해집니다. 더 따뜻하고 넓어집니다.



철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신앙을 철학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강영안 교수. 저자는 오랫동안 동서양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에 대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더불어 꾸준히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철학적으로 모색하는 글을 써왔습니다.



이 책 『철학자의 신학 수업』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신학과 철학의 대화를 모색합니다. 저자는 체스터턴과 파스칼, 아우구스티누스, 에라스무스, 함석헌 등의 다양한 철학자를 통해 '하나님과 인간, 이성과 신앙, 세상과 그리스도인'이라는 신학적 질문에 대답하고자 합니다.



이 책을 써 내려가는 저자의 글쓰기는 독특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알아왔던 명제가 실제로는 잘못 알려졌음을 밝힙니다. 예를 들어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라는 말이 테르툴리아누스의 말이라고 대부분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여러 텍스트를 면밀하게 살핀 뒤에 그러한 주장은 테르툴리아누스의 말이 아니라고 밝힙니다.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오랫동안 잘못 알려졌던 명제의 근원을 살펴서 교정함과 동시에 그 명제의 깊은 뜻을 헤아려 봅니다. 또한 그 문장을 주장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진의에 주목합니다. 독자들은 그릇된 명제를 알게 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전후 문맥을 통해 더욱 풍성한 가르침을 얻게 됩니다.



더불어 이 책은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입니다. 이 책은 2021년 3월에 출간된 책입니다. 한참 코로나 팬데믹 상황 가운데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우왕좌왕하는 때였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비판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일상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쳐 줍니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행동해야 할지를 비판적으로 되물어봅니다. 철학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현상을 분석합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제안합니다.



여전히 이 책은 유효합니다. 아직도 거짓 뉴스는 확대 재생산됩니다. 지금도 자신들의 사고와 세계관에 갇혀 편을 짓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주어진 진리에 우리를 드러내고, 과감하게 우리를 내려놓고, 우리를 나누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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