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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갔다 우산아저씨 ㅣ 청년사 고학년 문고 2
공진하 지음, 변병준 그림 / 청년사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들고 앉아 삽시간에 다 읽어버렸다 . 읽으면서 나는 울었다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 홍근이가 떠올랐다 .
나에게도 상처가 있다 . 중고등학교 때 한 번도 싸운 일이 없이 친하던 벗, 개구리. 착하고 귀여우며 노래 잘하던 그애와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겼다 . 나는 사회에 뛰어들어 뭔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개구리는 안락한 결혼을 했다 . 그애는 당연히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느날, 그애를 만났다 . 그애는, 우리 아이가 좀 아파...라고 그늘이 잔뜩 묻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딸보다 한 살 적은 내 친구의 둘째 아이. 어디가 아픈 걸까 ?어느날 드디어 홍근이를 만나게 되었다 . 홍근이를......
홍근이는 얼굴이 하얗고 이목구비가 또렷하니 잘 생긴 도련님이었다 . 그런데 그 도련님은 끝없이 손뼉을 치며 거실을 왕복달리기 하는 자/폐/아/ 였다 .홍근이는 기분이 좋으면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웃는다 . 길고 달콤한 음식을 좋아한다 . 그러나 음식을 먹기 전에는 반드시 코에 갖다 대고 킁킁, 냄새를 맡는다 . 변기 뚜껑이 열려있지 않으면 화장실에 들어가서도 오줌을 싸버린다, 선채로 ......
나는 친구가 어떻게 살아왔을지 이해를 한다 . 그래서 친구를 만나면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느라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나온다 . 왔다갔다우산아저씨에 나오는 장애인 아이들은 전부 홍근이의 이야기나 다름없다 . 거기 나오는 어미들은 전부 내 친구의 다른 모습들이다 . 거기 나오는 장애인의 가족들은 홍근이의 아버지이며 누나이다 . 나는 친구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으며 그저 가끔 문자메시지 보내고 만나서 맛있는 거나 함께 먹어준다 .그런데 문제는...친구의 그 고통은 친구가 죽을 때까지 지속된다는 것이다 .
내가 생각하기에 장애인 문제는 그 가족이 안고 가야할 선물이다 . 선물이란 ...그런 짐을 짊어지면서 가지게 되는 고통스런 그러나 빛나는 자기 성찰을 이르는 것이다 .하지만 아주 해결책이 없는건 아니다 . 이번에 홍근이가 중학교엘 갔다 . 아니,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이제는 더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특수학교로 간 것이다 . 그런데 친구는 그 학교를 보고와서 며칠 울었다고 한다 .시설이 너무나 뒤떨어졌다는 것이다 . 하다못해 시설이라도 깨끗하고 첨단이었다면 친구는 마음이라도 편했을 것이다 . 국가(혹은 정부) 는 뭘하고 있는 것일까 ? 장애인문제는 가족들이 알아서하라는 것인가 ? 나는 이것은 적극적으로 정부가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가족은 설혹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선천적이건 후천적이건 )자녀가 장애인이라 하더라도 아, 국가가 다 알아서 해주지, 라고 안심해도 될만큼 복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 비장애인은 즤들이 노력하거나 어찌해서 다 먹고 살 수 있다 . 하지만 장애인의 경우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주어야만 한다 . 그래야 안심하고 세금내면서 불행한 일을 당하더라도 거기서 더이상 두 배의 고통을 당하지 않아야 제대로 된 사람사는 사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래서 나는 " 왔다갔다 우산아저씨"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 사람들이 다 외면하는(고정욱 작가가 다루기도 하지만 )소외된 아이들에 대한 사실적인 아름다운 이야기들...사람사는 사회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
하지만 ..난 이 책을 홍근이의 어미, 내 친구에겐 차마 못 권할 것 같다 . 그애의 고통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
(공진하작가님! 메일 주소 좀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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