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쥐 이야기
토어 세이들러 지음, 프레드 마르셀리노 그림, 권자심 옮김 / 논장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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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뉴욕 쥐 이야기를 읽고

몬터규는 뉴욕시 근처의 하수구에 산다. 몬터규 가족은 낮은 계급의
쥐들이다. 몬터규 가족은 앞발로 일을 한다. 몬터규는 엄마에게
딸기와 깃털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가끔 이모가 가져다주는
조개껍데기에 그림을 그린다. 어느 날, 비가 내려서 하수구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어떤 예쁜 쥐가 넘어진 것을 보았다. 몬터규는
 그 쥐를 구해주었다. 그 쥐의 이름은 이자벨 모벌리렛이었다. 
그 쥐를 만나고 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모벌리렛 씨가 연설을
했다. 쥐들이 살 터전을 잃지 않기 위해서 부두 임대료 인상
(부·임·인) 운동을 하지는 것이었다. 몬터규는 자신이 그린
조개껍데기 그림을 가져다주었으나 모벌리랫 씨는 필요 없다고
하였다. 이자벨은 그 그림이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사람들과 거래하는
무디에게 가져간다. 둘은 사람들에게 그림을 팔고 몇 만 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파란연기를 뿜으며 돈을 다시 빼앗으려고
했다. 이자벨과 펨은 빠져나왔으나 무디 삼촌은 냉방실에
얼어있었다. 몬터규는 삼촌을 찾아가 구했다. 쥐들은 몬터규와 무디를
 영웅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무니는 죽는다. 몬터규는
삼촌의 죽음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사경을 헤메다가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자벨과 사랑을 한다.
몬터규가 비록 쥐이지만 남들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사람보다 나을
것이다. 돈을 받기 위해 사람들은 쥐들에게 협박을 한다. 그래서
쥐들이 돈을 주자 사람들은 쥐약을 놓지도 않았고 부두를 주차장으로
만들지도 않았다. 돈만 있으면 다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돈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훨씬 밝고 명랑해질 것이다.쥐들의 세게이지만 사람의 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 뉴욕은 어떤 도시일까 ?쥐들의 갈등이 인간의 갈등이고 쥐들의 행태가 인간의 행태다 . 쥐를 통해서 인간을 비웃고 있다 . 인간은 이제 어디로 가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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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된 인생
김하경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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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는 파출부를 다니는 여자와 파출부를 쓰는 여자가 공존한다 .
"우렁각시" 라는 호칭으로 다니지만  하는 일은 역시  파출부다 . 그런데 이 두  계층은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같다 . 우렁각시는 79평
 넓디넓은 집을 청소하느라 골빠진다 하고  사용자는 우렁각시가 별로 일도 안 하고
돈만 꼬박꼬박 챙기는 것 같아 눈을 흘긴다 .
그래서 "우렁각시' 가  그만 두던 날 , 점심값이나 하라고   주인 여자가 준 봉투에
단 돈 만원이 들어있었다고  눈시울을 붉힌 여자 얘기를 듣고 나는 함께 마음 아팠다 .
그동안 수고했다고 일당 말고 준 돈 , 만 원.

"속된 인생" 에 나오는 윤수녕은 50 대에도 파출부를 한다 . 즉  도시빈민 여성의 길을 
별 수 없이 걸어왔다 . 하지만 수녕은 젊은 시절 ,일하러 가기 위해 아가를 놀이방에 맡기면서
"잘난 여자에 대한  강한 반발심과  질투가 샘솟듯 솟았다 . 내가 그토록 되고싶은 여자 , 그러나
나는 결코 될 수 없는 여자 , 그 여자가 바로 임보배 (20쪽 )"를 만난다 . 그리고 놀이방교사
임보배와 친구가 되어 "변화의 가능성 , 이 변화의 가능성이야말로 미래를 밝혀줄 나의 희망 (25 쪽 )"
이라고 느낄 책을 접한다 . 보배가 권해준 책은 지금은 황광우가 된  정인의
" 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 였다 .


"보배는 나를 통해서, 나는 보배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씩 허물을 벗고 새롭게 거듭났다 (29쪽 )"
하는 진술처럼 두 사람은 친구가 되어 연대한다 . 그리고 철거민 투쟁을 한다 . 그 와중에
남편이나 남성들은 굉장히 비겁하거나 소심한 모습을 보여준다 .  . 여성들은  거의 혈육애와 같은
동지애로 뭉쳐서 싸운다 . 그러나 연대의 끈은 끝없이 시험당한다 . 그리고  핍박받으며
나중에는 절망한다 . 보배는 최선을 다했지만 철거민들은 살아온 전철을 훌쩍 뛰어넘지 못하고
약하게 무너지고 만다 . 보배를  희생양으로 삼아. 주민들은 보배를 솎아낸다 . 그러나 그건
그 사람들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그것을 조종한 수구의 마수이며 자본의 잔인한 승리였다 .

보배가  끔찍한 비극을 당하는 동안
수녕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 보배에게 돌아갈  길은 막혀버렸다 .
수녕은 절망한다 .

"보배가 남편과 나를  한통속으로 본다는 사실에 큰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고 "
"보배의 입가에 언뜻 야릇한 냉소가 스쳐 지나갔고"
"보배와의 사이에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
"우정은 모래알을 씹는 것처럼  서걱거리며 "(37 쪽 )
두 사람은  멀어졌다 .
"눈물이 핑 돌았다 .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41 쪽 )
그리고 의심하고 그 불신에 상처를 받으며 수녕은 긴 세월 "속된 인생"을  산다 .
20년이 흘렀다 .
수녕은 진술한다 .
 "현실이 꿈이 되고  꿈이 현실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보배에게 현실이자 꿈이었고
보배는 나에게 꿈이자 현실이었다. 이제는 알 것 같다 .
산다는 건  꿈과 현실을 함께 엮어나가는 것이다 . "(44 쪽 )

그리고 보배는 '주연희변호사' 가 되어 '직장내 성희롱 방지 교육'을 하러 수녕의 딸
진희의 직장으로 강연하러 온다 . 수녕은 여전히 파출부로 살지만
" 혼자 꿈을 꾸면  몽상에 불과하지만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54 쪽 )다는 사실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 그렇다 . 수녕과 보배가 연대하고
철거민과 의식있는 지식인이 연대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해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

이 소설에는 애들 말로 '럭셔리하고 그레이스하며 반따스틱한 ' 연애와
해외여행과 신데렐라와 스타먹스 커피향은 없다 .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마음쓰며 살아가야할 현실이고 꿈이다 .
소설이  허구이고 드라마가 허구인걸 알지만
땅에 발붙이지  않고 사는 사람들 얘기만 듣다가
이 소설을 읽고 숙연해졌다 .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치열하고 눈물 흘리며
살아야하는 현실에 대해 새삼스럽게 눈뜨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이  척박한 현실을 꿈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는 모두 눈물로 연대해야 한다 .
언제 어디서건 수녕이을 만나면  뜨겁게 손잡을 수 있는 한 우리는  모두 동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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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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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지금은 돌아가셨을  할아버지는 개성 사람이다 .  정확하게는 ‘개풍군’ 사람인데 아버지는 자신이 고려의 도읍이었던  개성사람이라는 걸  꽤 자랑스러워했다 . 그리고 할아버지가  인삼 농사와 각종 채소 농사를 짓던 채농이었음을  돌아가실 때까지 자랑스러워 하셨다 . 그 지난한 일제 시대에도 할아버지는 쉬지 않고 농사를 지어 열둘이나 되는 자식들을 키웠음을  아주 오랜 세월 잊지 않았다 . 그리고 늘 자랑스러워 하셨다 .
- 우리 아버지는  농림부 장관상 감이셨지.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하셨던지.....

아버지는 삼 년 전   결국  고향땅을 밟지 못한 채  안타깝게 생을 마치셨다 . 이제는 고향에  맘대로 가셔서 그 그립던 산하를 혼으로나마 보셨을 것이다 .

지금 우리 사회는  일하지 않고도 돈 많이 벌고 호화롭게 사는 사람을 숭앙하는 기형적인 풍조가 가득하다 . 모든 능력은 자본으로 환치되고 ‘부자 아빠’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한 아비들은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괴상한 종족으로 취급받는다 .

미국 버몬트에 살던 소년  로버트와 그의 가족은 셰이커 교도로 살아 간다 .  지금 미국 사회가 보여주는 물량과  황량함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인다 . 셰이커교도는  절제된 삶을 몸소 실천하며 산다. 유행을 따르거나 사치를 부리지 않는다.  1930 년대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개성에서 그렇게 살았듯이 .

로버트네는 5년 후 은행 빚을 다 갚으면 농장과 가축이 자기네 것이 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산다 . 이들은 가축을 기르고  농사를 지으며  정성을 들여 천지 사물과 조화로운 삶을 추구한다 .

어느 날 로버트는 우연히 옆집 태너 아저씨네 소 '행주치마'가 새끼를 낳으려는 걸 본다.그래서   행주치마가 새끼 낳는 걸 돕고 목에 걸린 혹까지 떼어내 주어 상처를 입는다 . 하지만 . 그 대가로 태너 아저씨한테서 새끼 돼지를  상으로 받는다 . 돼지를  받은  로버트는 핑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모든 정성을 다해 키운다 .

그러나 로버트네는 가난하다 . 가난하지만 비참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 가난 때문에  핑키를 도살해야했지만  로버트는 일하는 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
아빠 손에서 냄새가 나는 걸  싫어하지 않는다 .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아주 퀴퀴한 냄새였지만 그게 아빠가 정직한 노동을 한  결과라는 걸 잘 안다 .
그래서 “...아빠의 온 몸에서는 열심히 일한 냄새만 가득할 뿐이.” 라고 생각한다 .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도 아이들이 이런 인식을 갖도록 하는 일이 아닐까 ?

 아이들이 몇 평 아파트와 권상우폰과 몇 시시 자동차, 어학 연수 , PDA, 놀이공원에서 놀아주는 아빠 같은 걸로 자신의 부모가 지닌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아무래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  물론  아이들에게 그런 인식을 심어준 것은  아마도 어른들 일 것이다 . 아니,  더 정확하게는  상업 자본이 지배 하는 미디어이겠지만 그 모든 것이 다 생각 없는 어른들 책임이다 .

이  문제는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다 . 머잖아 아이들이 자라면 여전히  ‘부자 아빠, 예쁜 엄마’가 되기 위해 애쓸 것이고 그것은 영원히 자본만이 발언권을  갖는 참담한 사회가 도래한다는  어두운 예단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 나는  부자  엄마도 예쁜 엄마도 아니기에 우리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일하는 삶이 아름답다 ’ 는 걸  깨닫길 바랐다 .   아비와 어미가 힘들게 일하고 어렵게 벌어온 돈을  아껴 쓰고 가치 있게 쓰기를 기대 한다 . 이 시대 모든 아이들이  핸드폰과 PDA와 디카, 전자수첩을 갖고 있더라도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욕망을 자제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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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나무 우리시대의 논리 5
김진숙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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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른들은 자식을 많이 낳으면서 각자 저 먹을 걸 갖고 태어난다고 했다 .

아마도 그건 농경시대 혹은 수렵시대에 제 몸으로 먹을 걸 만들어야 하니까

오랜 경험을 통한 당연한 진리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

 

그런데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어떨까 ? 지금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 할 것같다 .

부모를 잘 만나면 좀 더 먹고 살기가 좋고

아주 잘 만나면  이제는 父情이 넘치는 아비가 된 누구처럼

29 세에 대기업 회장도 될 수  있으며

잘 못만나면 이 책 '소금꽃나무 ' 저자 김진숙처럼 처녀 용접공이 되어야 한다 .

 

나도 지금까지 예닐곱가지 직업을 거쳤지만

김진숙이 어린나이부터 겪어야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

아, 공통되는 부분도 없잖아 있긴하다 . 그러나 이렇게 치열하게 살지 못한 것,

절박하게 살지 못한 것, 기막히게 살지 못한 걸 반성하며

아는 사람에게 물어봐서 저자 전화번호를 얻고 싶었다 .

저기요 , 제가  언제 한 번 만나서 맛있는 밥도 사드리고 싶고요 ,

원피스 입고 삼랑진 딸기밭도 함께 가보고 싶고요 ,

혹시 우리 동네 오시면 집회 끝나고  아무 때나 저희 집에서 자고 가세요.

그런 말을  하고 싶어서 .......

 

<하나/이 땅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 >을 읽으며 나는 가슴을 자꾸 쓸었다 .

이  부분은 이 강철소녀(내게는 소녀로 보인다 ^^)가 우뚝 선 노동자로 진화하기까지 겪어야 했던

그 숱한 세월들, 아픔과 슬픔, 그리고 각성이 고귀한 보석으로 정련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

-어차피 니가 여기 온 건 아무도 몰라 . 니 하나 죽으면  돌멩이 매달아 바다에 던지면 그뿐야 .

순순히 불어  . 여기서 살아나간 사람 벨로 없어 .(28쪽)

민주노조를 만들려고 했다가 잡혀가서 소녀는  이런 공포를 맛본다 .

그리고 지금도 16 년이 지나서도 꿈을 꾼다 .

-시퍼렇게 멍든 채 퉁퉁불은 내 시체가  바다에 둥둥 떠있고 , 고기들이 뜯어먹고 ,

내가 네모난  쇠 상자 안에 갖혀있고 , 밖에서는 두런두런 말소리, 같이 용접했던 허 씨

아저씨 목소리, 내가 갖힌 상자를 용접하는 불꽃....... 아저씨, 나에요, 나 진숙이에요,

하지 마세요 ,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입은 막혀있고 불꽃은 번쩍인다. 두 팔다리가

한꺼번에 뒤로 묶여 버둥거릴 수도 없는데 일류 용접사 허씨 아저씨의 용접 불꽃은 번쩍이고 ......(31쪽 )

 

이렇게 가위눌린 청춘을 보내면서 김진숙은 말한다 .

--국민의 대표로 국회에도 들어가고 정부요직에도 들어가고 언론에도 들어갈 만치 

 그들은 개과천선한  걸까 ?그들이 반성하는 말이나 사죄하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도대체 누가 그들을 용서한 걸까 ?(32쪽 )

 

내가 김진숙을  처음 본 것은 김주익열사가 사망한 추모식을 하는 민주노동당대회였다 .

그때는 김진숙이 누구인지 몰랐는데 웬 마르고 짱짱한 여성이 한 명 나와

검은 옷을 입(었다고 기억한다 )고 추모사를 했다 .

<셋/더이상 죽이지 마라 >에 나오는 김주익 열사 추모사를 현장에서 들었다 .

그때 김진숙은 사자가 울부짖는 것 같았다 . 우리는 김진숙의 포효를 들으며

소리내어 울었다 . 같이 못 죽은 게 죄악같았다 . 김주익이 129 일간 크레인에 매달려있을 때

거기 한 번 못가본 것이 마음 아파 뜨거운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절망스러웠으면 그 어린 것들을 두고

몸을 버렸을까 싶어서 눈물콧물을 흘리던 게 떠오른다 .

아니, 지금도 김주익열사를 생각하면 춥고 외롭고 절망스럽던 그의 마음을 느낀다 .

그를 그렇게 만든 , 수많은 김주익을  만드는 이 자본주의라는 괴물에

공포를 느낀다 .

 

-노예가 품었던 인간의 꿈. 그 꿈을 포기해서 박창수가, 김주익이가, 그 천금같은 사람들이,

그 억만금같은 사람들이 되돌아올 수 있다면 , 그 단단한 어깨를, 그 순박한 웃음을,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다시 볼 수 있다면, 용찬이 예란이에게, 준엽이, 혜민이,

준하에게 아빠를 다시 되돌려 줄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

 자본이 주인인 나라에서 , 자본이 천국인 나라에서, 어쩌자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감히 품었단 말입니까 ?어쩌자고 그렇게 착하고,

어쩌자고 그렇게  우직했단 말입니까 ?(121 쪽 )

 

 

그리고 김진숙은 묻는다 .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

-우리들의 연대는 얼마나 강고합니까 ? 비정규직을, 장애인을,농민을, 여성을, 그들을 외면한 채

우린 자본을 이길 수 없습니다 . 아무리 소름 끼치고 , 아무리 치가 떨려도 우린

단 하루도 저들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 저들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우리가 연대하지 않으므로

깨지는 겁니다 . (123 쪽 )

 

김진숙뿐만이 아니다 . 이 땅의 숱한 노동자들은 그들의 땀으로 소금꽃을 피우는

나무가 되어 밥을 벌었던 것이다 .

-중학교 2 학년 때 학교를 포기하고 '뭔가 있을 것 같은 ' 서울로 무작정 가서 종이 공장부터

시작했다는  노동자 생활이 30 년 (76 쪽 )

강석용씨...

-소련이 망하고 동구 서회주의가 무너졌던 그 날도 변함없이 용접가스를 마시고 ,

쇳가루에 밥을 섞어 먹으며 신나냄새를 공기보다 더 많이 마시면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 절막한 생존권의 벼랑 끝에서 나무뿌리를 부여잡듯

그렇게 노동조합이라는 희망을  붙잡고 버텨 온 사람들...한 번도 앞서거나 빛나지 않은 채

30여년을 그렇게 살아왔고 수 십 년을 그렇게 살아 갈 사람들(77 쪽 )

 

그런 보석같은 사람들에게서 우리는 전망을 찾아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

하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아직도 그런 사람들은 칼바람을 맞으며 싸워야

하는 걸까 ?우리가 연대하지 않으면 곧 불어닥칠 한미 FTA광풍 속에서

나와 우리 자식들은 가차없이 비정규직이 되어 다시 칼바람 속에 서야 할 거라는

무섭고도 현실적인 데자뷰를 본다 . 무/섭/다......

 

그런가하면 <일편단심 상집>에 나오는 '대우조선 노동조합 권동기' 노동자는

각성한 노동자가 보여주는 전형을 매우 즐겁고도 풍자 , 해학 가득한

언어로 보여준다 .

 

- 나가 사십 펭상을 살아 봉께일펜단심으로 질게 나가먼 이게 빙신 취급하는 시상이라 ......

87 년엔 말허잘 것도 없고 그 후로도 ‘V 년 동안  대우 조선에도 앞장š섦?잘난 사람

겁나게 많어라. 그 사람덜 지끔은 설탕물 뽈아묵겄다고,회사쪽으로 줄을 바까 서 붕께

내 겉은 기 다 빛을 보지라. 회사에서 설탕물을 자꾸 중께 언놈이 산삼꽃 따 묵겄다고

첩첩산붕 헤매고 댕길 것이요, 안 그려라 ? (80 쪽 )

 

그래서 김진숙은 이렇게 일편단심 상집 활동을 하는 그를 보고

굴종의 강을 건너 본 사람만이, 그 강물이 다디단 꿀물이 아니라

빠져들수록 깊디깊은 오욕의 수렁임을 알 것 (92쪽 ) 이라고 생각한다 .

그렇게 노동자들은 더 큰 단결로 투쟁하는  법을 배우는 것일 게다 .

 

그런데 내가 가장 마음 아팠던 부분은 <여섯/ 상처 >다 .

이 책 전체가 김진숙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진정성을 보여준다 . 하지만

부모와 형제, 친지들에 관한 이야기는 그가 딛고 선 현실을

얼마나 칼날같은가를 증명하며 그래서 강철소녀 김진숙이 더욱 아름다워보인다 .

그는 분명 럭셔리한 의상과 소품을 일상으로 가질 수 없었을텐데도 아름답다 .

그것은 내면에서 우러나는  진실의 정수다 .

그는 삶 전체를 불꽃으로 태워 주위를 밝히고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아, 아무리 단단해도 그는 머리 올리지 않은 소녀이겠지만

그 숱한 상처를 딛고 살아온 걸 보고 나는 진실로 숙연해졌다 .

내가 살아온 게  가식과 위선과 동의어처럼 느껴졌다 .

부끄러웠다 .

나도 평생 일하면서 살았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했지만

나는 비겁했기 때문이다 . 나는 도망자였기에......

 

아름다운 강철소녀 김진숙, 그가 피운 소금꽃나무,

수많은 노동자들이 피운 소금꽃나무,

그 소금꽃나무들이 부르짖는 노동해방을 이루기 위해서 이 책이 어느 정도라도,

 퍼지는 그만큼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가질 거라고 확신한다 .

 

노동자가 사람답게 사는 것처럼 사는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이라는 건

만고의 진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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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Emma 6
카오루 모리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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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이후로 재미있는 순정만화를 별로 읽지 못했다 .

엠마는 조용히 그리고 깊게 생각하는 지성이 느껴지는  메이드다 .

사실 메이드라고 하면 시녀나 하녀 정도로 번역하지만

2006 년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 시점으로 보면 그냥 고용인이다 .

물론 그 흔한 사무직으로 PC앞에 앉은 건 아니지만 .

말하자면 메이드는   요즘  새롭게 인식하는 파티쉐나

푸드스차일리스트나  플라워디자이너 혹은  청소대행업, 세탁물 관리자,

의상코디네이타 , 전문 비서같은 직업군일 것이다 .

19 세기 영국 사회를 보여주는 게 일본 여성 작가라는 게 좀  이율배반적이지만

캔디캔디나 베르사이유의 궁전도 영국이나 프랑스를 무대로 했으니 뭐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

여기 나오는 엠마의 주변 풍경은 마치 영화 '오만과 편견' 에 나오는 것과 흡사하다 .

엠마는 그 누구보다도  매력적이지만 조용한 아름다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며 터무니없는 신데렐라 판타지를 가지지 않은 소녀다 .

엠마에 비해 윌리엄은 무슨 매력이 잇는 건지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이런 신분 차별에 대해 메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

 

 ..7 권에선 ...미국으로 간 엠마가 자신이 가진 영민함   덕분으로

새로운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 여성이 되길 바란다 .

사실 보수적인 사회에서 엠마는 윌리엄과 결혼을 한다해도

사교계나 뭐 그런 주변 환경 때문에 제대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

그러나 저러나 의문은 ..그렇게 오랜 세월  메이드 생활을 했는데

자식도 없는 케리 선생이 유산을 한 푼도 주지 않았는지  이상하다 .

또한 하킴의 역할은 무엇인지 ?

엘레노아는 나쁜 여성은 아닌데 귀족가 따님은 그렇게  하는 일도 없이

맹하게 사는 건지 좀 이해가 안 간다 .

맨날 놀고 먹고 예쁜 옷 입고 지내는 귀족 딸 생활이 부럽기도 하고

지루할 것 같기도 한  무수리 출신 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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