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통권 176호 - 2021년 1월~2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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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2021년 첫 번째 녹색평론을 읽었단다. 코로나와 함께 시작한 2021, 올해는 과연 코로나 없는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까. 올해 말이 되면 녹색평론 창간 30주년을 맞는다고 하는구나. 아빠가 처음 녹색평론을 보기 시작한 지도 10년이 다 되었구나. 30년 동안 외길을 걷고 있는 녹색평론. 30년에 걸맞지 않게 찾는 이가 너무 적은 것 같구나. 아빠 지인 중에 이 책을 보기는커녕 알고 있는 이를 찾기도 드무니까 말이야.

녹색평론은 30주년을 맞이하는 올 한 해 연간 특집으로 그 동안 녹색평론에 다루었던 주제들을 다루기로 했다는구나. 괜찮은 기획인 것 같구나. 그 첫 번째가 바로 민주주의란다. 많은 정치 시스템이 생겼다가 사라졌다 했지만, 오랫동안 가장 나은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란다. 하지만 민주주의국가라고 하는 여러 나라들, 우리나라도 포함해서 그 국가의 국민들이 느끼는 민주주의 시스템은 그리 좋다는 생각은 안 할 것 같구나. 그 이유는 잘못된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어서 그렇단다. 말로만 민주주의이지, 실제로 들어다 보면 과두정과 같은 권력이 국가를 차지하고 있는 시스템이 최근 대부분 나라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민주주의란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이번 녹색평론은 민주주의가 유일한 대안이다. 라는 제목의 좌담을 문을 열었단다. 세 분의 패널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들이 이야기한 내용 중에 괜찮은 글들만 발췌해 보았단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가 가장 잘 안다는 점에서, 직접 참여는 민주정치가 필요하다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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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그 전문성을 취사선택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된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전문가를 뽑는 게 아니라 어떤 전문적 의견이 나한테 좋은가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시장에 가면 구두 장인들이 여럿 있지만 내 발에 맞는 구두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은 내가 제일 잘 안다는 거예요.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정책 중에 내가 선택해야 된다, 최종적으로는 탁월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이 결정해야 된다는 것이요. 우리가 말입니다. 법률이든 정책이든 결국 내가 혜택을 입고 내가 피해를 입으니 내가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접근해서 설명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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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국민들이 어떻게 다 참여해? 그래서 직접 민주주의는 어렵고, 대의 민주주의가 대안이야..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더 가까운 직접 민주주의 방법이 있단다. 녹색평론에서도 줄곧 이야기하고 있는 숙의민주주의나, 시민의회, 그리고 추첨민주주의 등이 있단다. 선출된 정치인들도 이런 것을 모르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싫은 거지. 권력의 단맛을 본 그들이 굳이 그런 걸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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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

숙의민주주의나 시민의회를 가장 싫어하는 건 제가 보기에 관료집단인 것 같아요. 그로 인해 권력이 가장 줄어드는 것이 관료이니까요. 행정관료는 물론이고 판사, 검사도 결국 관료입니다. 물론 선출직 정치인들도 자기 권한이 침해 당한다고 생각하지만 관료집단보다는 덜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넘어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한국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시민들에게 권력을 진정으로 돌려주는 것입니다. “대신해서 잘 결정해주겠다가 아니라요. 그런 측면에선 진보적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몹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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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대의 민주주의는 제대로 되고 있는가. 그들이 정말 국민들을 잘 대변하고 있는가. 국민들이 등을 돌리게 하는 것이나 잘하지, 그래서 자신들의 이익에 갖게 정책을 내 놓으려 하지, 국민들의 말을 귀 기울이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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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대의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으니까. 정치체계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정당이 하나의 이익집단이 되어버렸어요. 자기들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어요. 스포츠로 치면 링 위에 복서 두 명이 엉켜서 서로 껴안거나 반칙만 하고 있는 거예요. 심판이 나와서 떼어놓고 경기를 제대로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에서 선거 매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어요. 시민들이 나서서 떨어져라, 공정하게 경기를 하라고 명령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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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민주주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국민들밖에 없는데,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도록 하는데 선수잖니그리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되기란 정말 로또보다도 힘들지 않을까 싶구나. 아빠가 너무 정치인들을 비난했지만, 아빠가 좋아하는 정치인들도 여럿 있단다. 그들은 아빠가 보기에 국민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걸 바탕으로 정책을 만드는 이들이었어. 그런 이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지만 그건 욕심이고, 그들이 앞으로도 마음 변치 말고 국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겸손한 정치인이 되길


1.

불편한 녹색평론. 지구의 위기를 알려주는 것은 좋은데, 그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기차가 낭떠러지로 달려가고 있는데, 딱히 방법은 없는 그 상황그냥 언제 떨어지는지 모르는 게 속 편할 수도 있는데, 녹색평론은 그 사실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더 두렵게 만드는구나. 그렇다고 아빠가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는데 말이야.

이산화탄소 농도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의 주범이 이산화탄소라고 하는데, 그것은 책임 회피인 것 같구나.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의 주범은 우리 인간들이란다. 그들이, 그들이 만든 기계가, 그들이 키우는 가축이 내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농도…. 이번 녹색평론에서 이산화탄소의 농도의 변화량을 알려주었는데, 알고 싶지 않은 수치로구나. 매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돼. 그러다 보면 지구의 온도는 뜨거워지고지구의 종말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구나. 이젠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기후를 자주 겪을 텐데, 놀라지 말고 잘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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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1958 3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세계 최초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313ppm이었다. 1992년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평균은 357ppm,. 산업화 이전 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략 280ppm. 산업화의 엔진에 발동이 걸리고 200여 년 동안 33ppm이 높아졌는데, 관측이 시작되고 리우회의까지 34년 만에 44ppm이 증가했다. 2013 5월 마침내 마우나로아 이산화탄소 측정값은 400ppm을 넘어섰다. 리우회의로부터 20여 년간 43ppm이 증가한 것이다. 마우나로아 관측소가 발표한 2020 11월 평균 이산화탄소 측정값은 412.89ppm, 2019 11 410.25ppm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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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경 문제도 전 지구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려면, 민주주의가 중요한데, 붕괴된 민주주의 시스템으로는 환경을 되돌리기 역부족인 듯 보이는구나.


2.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숙의민주주의, 시민의회, 추첨민주주의를 살려내야만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는데 아빠도 동의한단다. 선출직 정치인이 아닌 추첨직 정치인이 당연한 사회 시스템으로  생각하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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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지금부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어느 날을 그려보자. 우편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우리 공동체에 봉사하도록 선택되었습니다.”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운 좋게도 우리는 추측할 필요가 없다. 시민의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그 경험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한다. 배심원 의무와 마찬가지로 압도적 다수의 시민들이 사안의 무게를 인식하고 자신의 책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어느 집단에나 가끔 있기 마련인 미치광이도 잘 제어한다. ‘평민들에게 의사결정을 맡기는 일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주장들(민중의 무지하다, 민중은 비이성적이다, 민중은 쉽게 조종당한다!)은 과거에 흑인, 여성, 무산자 백인 남성들에게 투표권을 주어선 안된다고 했던 이유와 정확히 같다. 그런 주장은 그때에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사람은 어름으로 취급하면 어른처럼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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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줄어드는 것 같단다. 그건 비단 우리나라의 일만이 아니야.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가 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인 것 같구나. 자본주의 국가의 최고가 무엇? 바로 돈이란다. 돈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자본주의와 역행하는 환경 정책을 선출직 정치인들이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까. 어려울 거야.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국민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말이야. 이렇게 어려운 난제를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풀어낼 수 있는 유능한 인재가 있는가. 없단다. 그리고 유능한 인재들은 정치인이 아닌, 자본가의 길을 선택한다는 거야. , 슬프지만 심하게 공감이 가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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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1)

요컨대,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처음에는 권력이 통합되어 있었지만 정치적 영역과 경제적 영역으로 나뉘게 되었고, 그리고 1970년대에 브레턴우즈체제가 종식된 이후에는 경제영역도 산업영역과 긍융영역으로 나뉘고 또 증식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권력은 금융역역의 손에 남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제가 했던 질문 기억하세요? 왜 정치인들이 20, 30, 40년 전보다 무능해 보이는 것일까요? 그 답은 정치영역이 완전히 힘을 잃었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제 힘을 갖고 있는 영역은 경제영역이고, 특히 금융영역입니다. 젊고 유능하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라면 (이념이나 역사관은 그다지 없다고 한다면) 어떤 길을 밟을까요? 미국 대통령이 되려고 할까요, 골드만삭스 CEO가 되려고 할까요? 후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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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오늘날 민주주의가 문제투성이 시스템인 것은 맞는데 단 기간에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구나. 그것도 자본주의라는 폭주기관차가 낭떠러지로 달려가고 있는데 말이야. 어려운 수학 난제들보다 어려운 이 난제를 어떻게 하면 풀어낼 수 있을까. 답은 있을까.


PS:

책의 첫 문장 : 올해 말이 되면 <녹색평론>은 창간 30주년을 맞는다.

책의 끝 문장 : 우리를 구원할 수 없는 과학에게 역할을 떠넘기면서.


그러므로 생태주의가 오늘날의 환경운동을 넘어서서 혁명적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카스토리아디스에 따르면, 현대인들의 삶에 대한 심리사회적 태도에서 심원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삶의 목적이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는 것밖에 없다는 사고방식-터무니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모멸적인-은 기각되어야 한다. ‘합리적’이라고 하는 자본주의적 가정들, 무한한 확장이라는 개념은 폐기되어야 한다. 특히 그런 심오한 변화는 풀뿌리 수준에서만 성취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개별적 개인이나 단체들은 기껏해야 가능한 방향을 그려 보여주고 사회가 변화하도록 자극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생태주의적, 즉 본질적으로 혁명적인 운동은 사회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70

그저 정말로 문제가 되는 사안들에 대해서 민중이 모여 진정한 토론을 하는 세상-바로 이것이 시민의회가 약속하는 것이고, 이것은 세계 전역에서 가속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들 의회는 투표가 이니라 추첨을 통해서 구성된다. 이들은 미디어 앞에서 가식적으로 행동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비열한 비판을 일삼고, 로비스트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대신, 진정한 숙의기구로서 기능한다. 이 아이디어는 엉뚱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서구문명 그 자체만큼 역사가 긴 정치제도이다. 그리고 이것이 시행된다면 역사상 가장 민주적인 시대가 열릴 것이다. - P74

<역사 정치 교육 및 학교 교육의 목표, 목적 및 실천으로서의 민주주의> 권고안을 살펴보면 독일 학교는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장소’로서 ‘서로의 존엄성을 자원으로 하여, 타인에 대한 관용과 존중이 행해지고, 시민적 용기가 강화되고, 민주적 절차와 규칙이 지켜지고, 갈등이 비폭력적으로 해결되는 곳’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독일의 학교에서는 지식도 민주적으로 배워야 하며, 학교에서 겪는 다양한 경함 역시 민주주의를 익히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긴다. 그래서 학교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은 독일 기본법에 근거하여 경쟁과 성취에 따른 비교보다는 민주주의의 장점과 혜택을 경험하고 자유, 정의, 연대 및 관용과 같은 민주주의의 기본가치가 경시되거나 무시되어선 안된다는 것을 체험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자유와 의견을 존중함에 있어 무조건적인 중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P119

패전국 일본의 처지는 전혀 달랐다. 유럽과는 달리 동아시아의 전후처리는 미국이 독주했다. 전승국들이 대등하게 분할해서 점령한 독일의 경우와는 달리 일본은 미국이 사실상 단독으로 점령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일본도 독일처럼 분할 지배하자던 소련의 요구를 물리쳤고, 대신 민주 쪽으로 남하해 오던 소련군에게 한반도 38도선 이북을 마음대로 떼어주며 무마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남북 분단이 거기서 시작됐고, 일본 패전의 짐을 엉뚱하게 일제의 피해자인 한반도와 오키나와가 뒤집어쓴 형국이 됐다. 한반도 주변에는 영국도 프랑스도 없었다. 장제스 국민당의 중국도 연합국 대접을 받긴 했으나 아무런 힘이 없었고, 그마저 국공내전에서 밀리면서 공산화됐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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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오디세우스는 고개를 숙인다. “맞는 말일세. 하지만 명성이라는 게 희한한 물건이란 말이지. 죽고 난 다음에 영예를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희미해지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이 세대에서는 존경의 대상이었던 것이 다른 세대에서는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그는 넓은 손바닥을 편다. “기억의 대량학살 속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야.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그는 미소를 짓는다. “나중에 내가 유명해질지도 모를 일이지. 자네보다 더 유명해질지.”

글쎄요.”

오디세우는 어깨를 으쓱한다. “아무도 알 수 없지 않겠나. 우리는 잠깐 타오른 횃불의 불길과도 같은 인간에 불과하지 않은가. 후손들은 자기들 내키는 대로 우리를 추켜세우거나 깍아내리겠지. 파트로클로스도 나중에는 추앙을 받을지도.”


(423-424)

당신은 케이론이 그를 망쳐놨다고 했죠. 냉정한 여신이라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그를 망쳐놓은 사람은 당신이에요. 그가 이제 어떤 식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 됐는지 보세요. 헥토르를 죽이고 트로일로스를 죽이고. 비통한 마음에 저지른 잔인한 일들로 기억되잖아요.

그녀의 얼굴은 돌과 같다. 꼼짝하지 않는다. 해가 뜨고 저문다.

신들 사이에서는 그런 것들이 미덕으로 간주될 수 있겠죠. 하지만 남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 어떻게 영광스러운 일이 될 수 있겠습니까? 인간들은 워낙 쉽게 목숨을 잃는 것을요. 그를 또 한 명의 피로스로 만들 작정입니까? 그의 이야기는 그보다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세요.

더 풍성하게라니?” 그녀가 묻는다.

이제는 그녀가 두렵지 않다. 그녀가 내게 또 무슨 짓을 할 수 있겠는가.

헥토르의 시신을 프리아모스에게 돌려줬잖습니까. 내가 말한다. 그것도 사람들에게 기억되어야죠.

그녀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리라를 연주하는 솜씨가 훌륭했죠. 목소리도 듣기 좋았고요.

그녀는 계속 기다리는 눈치다.

그리고 여자들. 다른 왕들 손에 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그들을 데려왔잖습니까.

그건 네가 한 네가 한 일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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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3 (양장) - 바스커빌 가문의 개 셜록 홈즈 시리즈 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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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너희들이 보는 명작 동화 중에 코난 도일의 <바스커빌 가문의 개>라는 책이 있더구나. 우리 공주님이 그 책을 읽고 재미있다고 해서, 아빠도 그 책의 완역본이 있어서 이번에 읽어보았단다. <바스커빌 가문의 개>. 이 책은 아빠가 어렸을 때도 읽었던 기억이 있어. 하지만 정확한 스토리는 생각나지 않아서 새로 읽는 기분이었어.

범인이 누구일까? 한참 고민하면서 읽고 있었는데, 우리 공주님이 친절하게 스포일링을 해주고 갔어….ㅠㅠ 너는 스포일링이 아니라고 했지만, 딱 한 사람을 지목해서 물어봤으니, 그 사람이 범인이겠거니 생각할 수밖에….


1.

모티머라는 의사가 자신이 주치의로 있었던 찰스 바스커빌 경의 죽음이 좀 이상하다면서, 셜록을 찾아왔단다. 찰스가 지병인 심장병이었기 때문에 심장마비로 죽은 것은 맞지만, 주변의 커다란 사냥개 발자국이 있었다는 거야. 그런데 바스커빌 가문은 예전부터 괴물이라고 부를 만큼 커다란 사냥개에 대한 전설이 있었대. 마치 그 전설적인 커다란 개나 나타난 것 같다는 느낌. 그래서 놀라서 심장병에 영향을 주어서 죽은 것은 아닌지더욱이 생전에 찰스도 그 전설을 믿고 있었고 말이야.

그 전설이란 것은 바스커빌 조상 중에 휴고라는 못된 사람의 이야기란다. 휴고가 이웃 농장의 처녀를 납치했고, 그 처녀가 몰래 도망을 갔고, 그 처녀를 쫓아가다가 커다란 짐승에 물려 죽은 일이 있었거든그 이후에는 바스커빌 집 근처에 그 짐승에 대한 소문이 돌았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찰스가 죽기 전에 그 괴물 같이 빛을 내는 큰 짐승을 보았거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단다. 찰스는 바스커빌 저택에 식구들 없이 혼자 살고 있었고, 배리모어 부부가 집사와 가정부 일을 해주고 있었어. 이런 내막을 들은 셜록은 흥미로운 사건이라며 자신이 조사해 보겠다고 했어.

식구 없이 살던 찰스가 죽고 나니 그가 살던 저택은 조카이자 유일한 상속자인 헨리 바스커빌이라는 사람이 상속을 받게 되었어. 헨리는 외국에 살고 있었는데, 연락을 받고 영국으로 돌아왔어.

호텔에서 잠시 묵고 있었는데, 헨리에게 경고 편지가 한 장 날라왔어. 신문의 글자들을 오래 붙여 만든 편지였는데, 내용은 바스커빌 저택이 있는 데번에 오지 말라고 하는 내용이었단다. 그리고 헨리는 신발 두 켤레를 한 짝씩 잃어버리는 이상한 사건도 있었단다. 그뿐만 아니라 헨리를 미행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셜록은 그 미행하는 사람을 태워준 마부를 찾아내어 미행하는 사람의 이름을 물어봤는데, 셜록 홈즈라고 했어. , 그러니까 누군가 셜록 행세를 하면서 다녔다는 거야.

헨리가 바스커빌 저택에 혼자 가는 것을 우려한 셜록은 왓슨이 동행해서 가도록 했단다. 왓슨은 바스커빌 저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셜록에게 알려주기로 했단다. 왓슨과 헨리가 바스커빌 저택에 도착한 첫날밤 한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그것은 바로 가정부 배리모어 부인의 울음 소리였어. 왜 울었지? 그것은 나중에 밝혀지게 된단다. 배리모어 부인이 찰스의 죽음과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왓슨은 바스커빌 저택의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어. 주변을 돌아보다가 스태플턴이라는 박물학자를 만나게 되었어. 스태플턴은 여동생 베릴과 함께 살고 있었어. 베릴은 왓슨이 헨리인 줄 알았는지, 왓슨에게 무서운 저주가 있으니 이 곳을 떠나라고 이야기를 했단다. 헨리도 스태플턴과 베릴을 알게 되었는데, 헨리는 베릴을 한눈에 반하여 사랑에 빠졌단다. 그런데 스태플턴이 헨리와 베릴이 함께 있는 것에 화를 냈고, 베릴을 집으로 데려가기도 했단다. 약간 황당한 시추에이션인데, 스태플턴도 나중에 다시 헨리를 찾아와서 자신의 행동을 사과했단다...


2.

바스커빌 저택 주변에 대습지 지역이 있는데, 그곳에서 음산한 짐승 울음 소리가 들리기도 했어. , 그 전설 속에 짐승이 진짜 있는 것인가. 집사인 배리모어 씨는 밤에 몰래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하다가 왓슨에게 걸렸어. 배리모어 씨가 범인인가? 의심을 해서, 그를 추궁하자, 그는 이유를 이야기했단다. 배리모어 부인의 동생이 노팅엄 살인범으로 감옥에 있었는데, 최근에 탈옥을 해서 황무지에 숨어 있었다는 거야. 그가 먹을 것이 없어서 밤에 그에게 먹을 것을 갖다 준다고 했어. 그럼, 배리모어 부인의 동생이 범인인가? 왓슨과 헨리는 황무지 안에 들어가서 그를 쫓다가 놓치게 되었단다. 그리고 멀리 바위 위에서 어떤 사람을 봤는데, 셜록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이였어. 전에 보았던 헨리를 미행하던 그 사람인가?

왓슨은 조사를 하면서, 한가지 단서를 알게 되었어. L.L이라는 사람이 찰스 바스커빌이 죽기 전에 만나자는 편지를 보낸거야. 그러니까 찰스 바스커빌은 L.L이라는 사람이 만나러 나갔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것이었어. L.L이라는 사람은 로라 라이언스로 밝혀졌단다. 로라는 찰스의 이웃에 살고 있는 프랭클랜드의 딸인데,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 아버지 프랭클랜드의 집에 와 있었고 이혼 직전이었어. 그는 찰스에게 어떤 도움을 청하려고 했다가 일이 해결되어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았다고 했고, 찰스가 자신을 만나러 왔다가 죽었다는 사실에 두려워서 그와 한 약속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어. 로라의 말은 거짓말 같지는 않았단다. 로라도 용의선상에서 제외.

왓슨은 멀리 바위에서 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갔어. 황무지에서 두리번거리는 사람이라면 이 사건과 관련 있는 사람일수도 있으니 말이야. 그곳에는 다름 아닌 셜록이 있었단다. 멀리서 봤을 때 셜록 닮은 사람이라고 했는데, 닮은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셜록이었던 거야. 그는 그곳에서 몰래 이곳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었다고 했어. 그래서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게 되었다고 했단다. 빙빙 안 돌리고 범인을 바로 이야기하면그 범인은 바로스태플턴이었어. , 너희도 읽었으니 범인을 말해도 되지?

스태플턴도 사실 찰스의 조카였단다. 헨리가 유일한 상속자라고 했지만, 또 한 명이 있었어. 죽은 찰스 바스커빌에게는 동생이 두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이 바로 헨리의 아버지였고, 한 명은 집안의 망나리로 불리며 버려지다시피 한 로저 바스커빌이었어. 그는 자식도 없이 남미에서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단다. 그런데 그에게 아들이 있었던 거야. 스태플턴. 그의 본명은 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로저 바스커빌. 로저는 학교 사업을 망해서 도망을 다니고 있었단다. 그러면서 이름도 스태플턴으로 바꾸고, 아내였던 베릴도 여동생이라고 속였던 거야. 그러니까 헨리가 베릴에게 관심을 보였을 때 화낸 이유를 이제 알겠지? 동생이 아닌 자신의 아내에게 관심을 보이니 화를 낸 거지.

그는 찰스가 죽으면 재산이 자신의 것이 된다고 생각했고, 찰스가 심장병이 있는 것을 알고, 사냥개로 그를 놀라게 하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찰스는 바스커빌 가문의 전설의 사냥개를 믿고 있었거든스태플턴은 커다란 사냥개를 사서 개의 얼굴에 빛이 나는 물질을 묻혀서 밤에 보면 괴물인 것처럼 꾸몄어. 그리고 로라를 꼬득여서 로라가 찰스에게 만나자는 편지를 쓰게 했단다. 찰스가 약속 장소에 나왔다가 괴물같이 생긴 거대한 사냥개를 보았고, 그것에 놀라 도망을 가다가 심장마비에 걸려 죽고 만 거야. 스태플턴의 작전은 성공한 것이지.

이제 재산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 스태플턴. 하지만 그때 헨리가 나타난 것이란다. 스태플턴은 이번에는 헨리를 죽여야 했어. 이번에는 사냥개에 물려 죽는 시나리오를 짜야 했지. 사냥개에게 어떤 사람을 알려주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그 사람의 체취가 가득 담긴 것이어야겠지. 예를 들어 신발 같은 것 말이야. 헨리가 호텔에서 신발을 잃어버린 것도 바로 그 이유였단다.

하지만 그런 작전들이 제대로 먹히기는 쉽지 않았지. 셜록 홈즈가 이 사건에 관여를 했으니 말이야. 그리고 아내 베릴도 도와주지 않으려고 했어. 이 사건이 진상이 밝혀지자, 스태플턴은 아내 베릴을 집안에 묶어두고 늪지대로 도망을 갔는데, 그만 늪지대에 빠져서 빠져 나오지 못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권선징악으로 말이야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재미 있는 소설 한 편 읽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것 같더구나. 아빠가 읽은 것은 완역본이라서, 너희들이 읽기에는 아직인 것 같구나. 조금만 더 크고 나서 읽으면 될 것 같구나. 8권짜리 전질인데, 이제 3권까지 읽었으니 이데 5권 남았구나. 쉬엄쉬엄 읽어야지.


PS:

책의 첫 문장 : 밤을 샌 날이 아니라면 으레 느지막이 일어나는 셜록 홈즈가 식탁에 앉아서 조반을 들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가는 길에 마르시니에 들러서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하도록 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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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0 07: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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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0 09: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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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0 09: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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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완벽하게 승리한 역사였다면, 우리 스스로 완전한 독립을 이뤄냈다면, 일제가 패망하기 전에 광복군의 국내 진입작전이 이뤄졌다면 아마도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을 거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걸었던 길을 좇으면 좇을수록 아쉬움이 계속 커졌다. 항일 독립운동에 모든 것을 바쳤던 애국지사들은 너무나도 힘겹게 투쟁을 이어갔겄만, 끝내 영광을 잇지는 못했다. 영광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했다. 숱한 애국지사들이 도리어 억울하게 살다가 안타깝게 죽어갔다.

(51)

효창공원 입구부터 거대한 축구장(효창운동장)이 있습니다. 반세기 넘게 김구 선생과 삼 의사 묘역 남쪽을 막고 있습니다. 효창운동장 때문에 숨이 턱 막힐 지경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9 <2회 아세아축구선구권대회> 개최를 구실로 독립운동가의 표를 이장하고, 운동장 건설을 밀어붙였습니다. 특히, 이승만 전 대통령은 김구 선생이 돌아가신 다음, 효창원에 경찰을 배치해서 시민들의 참배를 막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만행이 이 전 대통령이 쫓겨난 뒤에도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1969, 박정희 정권은 김구 선생과 삼 의사 묘역이 능선으로 이어진 머리 쪽에 느닷없이 <북한반공투사위령탑>을 세웠습니다. 일본군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 때 만들어진 건데, 이 역시 반세기 넘게 김구 선생의 묘역과 삼 의사 묘역 머리 쪽에 버티고 있습니다.

(55)

김구 선생이 1946년 고국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당시 재일본조선거류민단 단장 박열 선생을 통해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수습해서 국내로 모셔오게 한 것이다. 의거 이후 십수 년이 지났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을 위해 국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긴구 선생께서 몸소 보여주셨다. 지금 우리는 어떨까?

(70)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이 탄생한 곳 서금이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탄생한 장소다.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라 명명된 국가가 만들어진 곳이며, 지금 우리가 향유하는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이 정립된 곳이다. 우리 헌법이 세계만방에 공표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반복되는 건국절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99)

선생(예관 신규식)의 집을 나오니 빗줄기는 더욱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더 아쉬웠나 봅니다. 임시정부의 기틀을 마련했고, 외무총장과 국무총리 대리까지 맡으셨던 분의 거처치고는 너무나 초라했습니다. 운 좋게 선생의 집에 거주하는 중국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집 안을 자세히 살필 수 있었지만, 선생의 거주지 역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첫 번째, 두 번째 청사처럼 아무런 표식조차 없었습니다.

(136)

한번 상상해보자. 이름만 알던 지인에게 무려 현상금 200억 원이 걸렸다. 정권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다. 결코 가까운 사이도 아니다. 오히려 남남에 가깝다. 만에 하나 그 사람을 숨겼다 발각당하기라도 하면 내 몸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런데 지인이 갑자기 나를 찾아와 숨겨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대부분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혹자는 거절에 그치기는커녕 현상금 200억 원에 눈이 멀어 오히려 적극적으로 신고할지도 모른다. 1932, 중국인 주푸청 선생에게 찾아온 선택의 갈림길이었다. 그리고 선생은 200억 유혹을 뿌리쳤다.

(142-143)

김철 선생은 1932 1, 이봉창 의사 일왕 저격 사건, 같은 해 4 29일 윤봉길 의사 의거 당시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무장을 역임하며 김구 선생과 같이 대업을 주도하였다. 이후 일제의 핍박이 더욱 거세지자, 1932 5 10,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청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김구 선생 등 임정 주요 인사들이 자싱에 피난처를 마련하는 동안 김철 선생은 자신의 숙소인 청태 제2여사 32호실에 임시정부 판공처를 설치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지속함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178)

난징 <리지샹 위안소 유적진열관> 2015 12 1, 정식 개관했다. 위안소를 주제로 한 전시관 중 압도적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평안도 출신 박영심 할머니가 이곳 두 번째 건물 19번 방에서 3년 동안 위안부 생활을 했다. 2003 11 21, 박 할머니가 현장을 찾아 내가 있던 곳이 여기라고 증언하자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난징 중심부에 유적 진열관을 마련했다. 3,000m^2 규모로 1,600여 점의 전시물과 680장의 사진이 생생하게 보존돼 있다. 진열관 가운데에는 마당이 있는데, 한쪽 벽면이 70명의 할머니 얼굴 사진으로 구성돼 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70명 할머니 중 다수가 한국 출신이다. 광장 가운데 박영심 할머니가 위안부 시절 임신했을 당시 모습이 동상으로 서 있다.

(215)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일제에 부역했던 친일 인사들이 그대로 미 군정에 부역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러난 일제의 자리를 미 군정이 채운 상황, 한평생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정정화 여사의 형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어렵게 서울에 자리를 잡았지만, 믿고 의지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김구가 1949 6 26일 암살당했다. 이후에 시련의 연속,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40년 지기이자 독립운동 동지였던 남편 김의한이 납북되었다. 남한에 남은 정정화 여사는 부역죄로 끌려가 투옥당하는 등 잦은 고초를 겪었다. 여사는 1991년 사망할 때까지 세상에 나서지 않고 조용한 삶을 이어갔다. 그러나 그의 의지와는 별개로, 일제 강점기와 미 군정, 이어진 독재정권이 그들을 가만히 두지않았다.

(230)

황포군관학교는 항일 애국지사 청년들이 군사 간부 훈련을 받던 학교다. 1924 6 6, 1차 국공합작의 산물로 설립되었다. 소련의 자금과 무기를 지원받아 설립한 소련식 사관학교이며 정식명칭은 중국국민당 육군군관학교였다. 그러나 주강의 황포 장주도에 위치한 탓에 흔히 황포군관학교라고 부른다. 당시 장제스 총통이 황포군관학교에서 피압박민족 후원으로 조선인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며 대우하자, 지망생이 증가했다. 조선 청년들은 신식군관학교인 황포군교에서 새로운 정치와 군사를 배우고자 모여들었다. 의열단 의백 김원봉과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도 그 중 한 명이다. 김원봉 장군을 비롯한 의열단 간부들은 군관학교 4기로 대거 입학했다. 학생명단에서 확인한 인원만 73명이다. 무한분교까지 따지면 무려 200명이 넘는다. 이들은 황포군교 졸업 후 <조선혁명간부학교>로 이동, 조선 청년들의 군사간부 양성에 힘썼다. 결과적으로 1938 10 10, <조선의용대>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335)

조명하 선생, 아마 처음 들어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처음에 조명하 의사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 거짓말인 줄 알았다. 마치 무협지 주인공처럼, 혼자 무공(?)을 연마했다. 단도 한 자루를 던져 의거에 성공했다. 그것도 당시 히로히토 장인이자 육군 대장 구니노미야를 없애 버린 것이다. 1928 5 14, 대만 타이중에서 의거한 스물네 살 청년 조명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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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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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을 보고 책 디자인이 낯설지가 않았단다. 아빠가 예전에 읽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의 디자인과 비슷했거든. 책 소개를 보니 같은 시리즈더구나. <서가 명가 시리즈>로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들을 책으로 엮은 시리즈인 것 같았어. 외국에서는 유명 대학의 인기 있는 강의가 책으로 많이 엮이고,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강의를 책으로 엮는 경우가 있고, 아빠도 그런 책을 몇몇 읽은 적이 있단다. 서가 명가 시리즈가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들을 엮었다고 책 소개를 함으로써 서울대라는 프리미엄으로 은근슬쩍 책 광고도 하는 것처럼 보이더구나.

아빠가 이 책을 고른 것은 서울대에서 강의한 내용이 궁금한 것은 아니고, 아빠가 좋아하는 장르인 과학 관련 서적이고, 같은 시리즈에 있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라는 책의 이미지가 좋게 남아 있었고, 먼저 읽은 이들이 평이 괜찮아서 골랐던 것이란다. 이 책은 어땠냐고? 누군가에게 강력하게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었단다. 책을 덮고 난 다음 책 뒷면에 적혀 있는 가격표 보고도 조금 놀랬단다. 페이지랑 책가격이랑 매칭시키면 안되겠지만, 페이지에 비해 책가격이 꽤 되네이런 생각도 했단다. 그럼 책 내용에 대해 몇몇 소개를 해줄게.


1.

영어로 별이 Star잖아. 그런데 처음에 번역할 때 좀 잘못했다고 하는구나. 왜냐하면 Star라고 하면 태양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만 말하거든. 나중에 과학 시간에 배울 텐데, 그런 태양 같은 것은 항성, 우리말로 붙박이별이라고 해.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별이라는 것은 원래, 태양 같은 붙박이별뿐만 아니라 행성도 별이라고 했거든. 영어로는 planet이라고 하고, 순 우리말로는 떠돌이별이라고 하지. 그런데 Star를 별로 번역을 해 놓는 바람에, 어떤 이들은 금성이나 화성 같은 행성은 별이 아니라고들 한단다. 이 책을 들어가면서 그런 지적을 지은이가 해주었단다.

==========================

(12)

서구권에서는 붙박이별과 떠돌이별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예 다르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붙박이별을 스타(star), 떠돌이별을 플래닛(planet)이라고 구별해 부른다. 이런 서구의 관례를 따라 스타라는 단어를 별이라고 부주의하게 번역해오다 보니 오늘날 한국에서 별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붙박이별에 국한되어 사용되곤 한다. 서구의 플래닛으로는 한자 용어인 행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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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시절부터, 인류가 생겨난 다음부터, 하늘의 정체에 대해 궁금했을 거야. 해가 하루에 한번씩 하늘을 가로지르고, 밤에면 달과 별이 하늘을 가로지르고, 어떤 별들은 한 곳에 머물러 있고 말이야. 당연히 보이는 대로 믿었겠지. 하늘이 움직인다고아주 오랫동안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하늘이 움직이는 천동설을 믿었어. 그런데 몇몇 별들이 한쪽방향으로 돌다가 반대방향으로 갔다가 다시 원래 방향으로 가는 등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새로운 가정을 세워서 꿰어 맞추면서 오랫동안 이어져왔단다.

르네상스 시대가 되면서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들이 생겨나면서, 코페르니쿠스와 브라헤에 의해서 지동설이 주장되기 시작했단다. 브라헤라는 사람은 아빠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인데, 그는 천문대를 설치해서 별을 관측하고 신성을 발견하기도 했대. 그의 제자 중에 유명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케플러라는 사람이란다. 케플러는 지동설을 넘어 지구가 태양 주변을 원궤도로 돈다고 주장을 하였어. 그 주장을 토대로 관측과 연구를 했는데, 그 원궤도가 맞지 않는 거야. 그는 자신이 강력히 주장했던 원궤도를 포기하고, 타원궤도라는 질서를 발견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유명한 케플러 제3법칙을 발견해 낸단다. 아빠가 학창 시절 때 케플러의 1법칙, 2법칙도 분명 배운 것 같은데, 그건 잘 기억나질 않고, 3법칙은 아직도 기억이 나는구나. 시험에도 많이 나와서 그렇겠지만, 그만큼 유명한 법칙이란다. 행성의 공전 주기의 제곱은 궤도의 긴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하는 내용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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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2)

비록 원궤도를 포기하는 아픔은 있었지만, 케플러는 새로운 우주의 질서를 발견한다. 그는 관측 데이터로부터 행성의 타원궤도가 찌그러진 정도, 즉 타원의 반지름 중 길이가 긴 쪽과 짧은 쪽의 비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긴반지름과 공전주기 사이에 서로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아낸다. 긴반지름의 세제곱이 공전주기의 제곱에 비례함을 보인 것이다. 이 관계는 케플러의 제3법칙으로 알려져 있고, 흔히 조화의 법치(harmonic law)이라 부르기도 한다. 타원궤도라는 추함 이면에 숨겨져 있던 신성한 하모니의 발견은 분명 케플러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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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주 관측의 발전은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더 발전하게 되는데, 망원경 발명이라고 하면 아빠는 갈릴레이를 떠오르게 되는데, 그보다 더 일찍인 1608년 네덜란드의 안경장인 한스리페르헤이라는 이름도 어려운 이가 처음 발명했다고 하는구나.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든 것은 1609년이었대. 망원경이 발명되어 이후 천문학은 크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별들도 많이 발견하게 되었어.

천문학 역사에 있어 어두운 면도 소개하면서 여성 천문학자에 대한 홀대에 대한 이야기도 했어. 천문학뿐만 아니라 과학의 많은 분야에서 여성 과학자들이 능력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었단다. 그런 사람들을 이야기하면 헨리에타 리비트라는 사람도 소개해주었어. 이 사람은 예전에 아빠가 팟캐스트에서 알게 되어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에 대한 책도 샀거든.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그 사람에 대한 소개가 이 책에 실려 간단히 리비트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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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그중 한 명이었던 헨리에타 리비트는 주당 10.5달러라는 박봉의 인건비를 받으며 1903년부터 1908년까지 마젤란은하에 있는 1777개의 변광성 관측 자료를 분석했다. 변광성이란 빛의 세기나 밝기가 시간에 따라서 변하는 별을 말하는데, 별빛의 밝기가 이처럼 변하는 이유는 별의 크기가 팽창했다가 줄어드는 진동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리비트는 이 변관성들 중에서도 세페이드 변광성이라 불리는 별들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이 변광성의 최대 밝기와 진동 주기 사이에 깔끔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다시 말해, 진동 주기가 짧을수록 어둡고 주기가 길수록 밝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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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오면서 우주의 중심인줄 알았던 태양도 사실은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변방이란 것을 알게 되었어. 신비로운 우주의 비밀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갔고, 그러면서 우주는 상상 그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허블이라는 과학자는 우리 은하 밖에 또 다른 은하를 발견하게 된단다.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은하로 안드로메다 은하인데, 가깝다고 했지만 14만 광년이란다.  빛으로 가도 14만년이니까 인류가 가기에는 지름길을 발견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거리지하기야 태양계 밖도 나가기 어려울 테니 말이야.

그런 도대체 우주의 크기는 얼마일까.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465억광년이고, 은하의 개수는 2조개라고 하는구나. 우주를 생각하고 있다 보면, 우리의 존재가 너무 미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왜 이리 아등바등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더구나. 그래서 아빠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무한한 우주를 생각하곤 한단다. 그러면 그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지.


3.

우주는 어떻게 시작할까? 이제는 빅뱅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단다. 예전에는 우주라는 것이 멈춰 있는 것 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빅뱅 이후 우주는 아직까지도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들 있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작스러운 빅뱅 이후 시간이 생기고 우주라는 공간이 생긴 것이야. 그렇다 보면 잇달아 나오는 질문.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리고 빅뱅에 의한 우주의 팽창은 언제쯤 멈출 것인가? 멈추기는 할 것인가? 멈춘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주의 신비는 아직도 우주의 크기만큼 무한하구나. 그런데, 아빠는 아직도 빅뱅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단다. 거의 無에 가까운 점에서 폭발에 의해 이 우주가 생겨났다는 사실이... 그 안에 어찌 이 많은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을까, 말이야. 사실 우리도 모두 그곳에 있던 물질이 변해서 생겨난 것이야. 그러니까 지은이가 제목을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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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빅뱅은 우리의 미래에 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준다. 아주 먼 미래의 우주의 모습은 어떨까?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생명도, 지구도, 별도, 은하도 모두 생기를 잃고 죽어갈 것이며 결국 빛이 없는 암흑의 공간이 될 것이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나중에는 허무하게 죽어갈 우주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

..

우주의 팽창하는 속도를 측정함으로써 우주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데 약 138억년이라고 한단다. 감이 오지 않는 숫자란다. 그 오랜 동안 계속 팽창하고 있다니 말이야. 참고로 빅뱅의 증거를 잠시 하나 소개하자면 우주배경복사란 것이 있단다. 우주배경복사라는 간단히 이야기해서 먼 과거 빅뱅 직후 발생한 복사에너지가 남아서 전파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을 이야기한단다.

..

그 우주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단다. 빅뱅에 의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와중에 태양 같은 빛나는 별들은 왜 생겼을까. 세실리아 페인이라는 영국사람이 있었단다. 1919년에 19살이었는데, 그는 당시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이론을 증명한 에딩턴의 강연을 듣게 되었는데, 그것에 감명을 받고 천문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하버드에 입학 후 1925 25살에 천문학 박사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가 별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온도와 별의 색깔 관계를 알아냈고, 그것을 통해 태양에는 수소가 70%, 헬륨이 28%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는구나. 이것은 태양뿐만 아니라 우주도 수소와 헬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였어.

원자 1번 수소, 2번 헬륨태양이나 붙박이별들이 빛을 내는 이유는 수소 두 개가 결합하여 헬륨 1개가 되는 수소핵융합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태양도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그러면 걱정 많은 이들은 수소가 헬륨으로 모두 변하고 나면 어쩌나 할 텐데,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구나. 아직 100억년도 더 빛날 수 있다고 하는구나. 100년이 아니고 100억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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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태양의 밝기는 3.84x10^27와트(W). 수소 핵융합으로 이 정도의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초당 6.4x10^14킬로그램의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어야 한다. 매우 많은 양처럼 느껴지지만 태양 전체 질량은 무려 2x10^30킬로그램에 달한다. 100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태양이 지금처럼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유지시킬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수소 연료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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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무한하고 거대한 우주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외계 생명체란다. 칼 세이건이 이야기한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살고 있다면 지나친 공간 낭비라는 것에 아빠도 동감한단다. 확률이 낮겠지만,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있을 거야. 그리고 그 생명체는 우리의 모습과 유사할 것이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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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수렴진화는 심지어 분자단위에서도 발견된다. 외계에 생명체가 있다면 지구와 같이 탄소를 기반으로 했을 가능성은 거의 100퍼센트에 가깝다. 탄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 중 하나이고 탄소처럼 화학적 다양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소는 없기 때문이다. 중력이 전 우주에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법칙이듯, 지구에서 적용되는 화학법칙이 외계에서 다르게 적용될 이유 또한 없다. RNA DNA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자들의 조합 방식에도 생명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은 매우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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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말 우주에 지구의 생명체들만 있다면 이상할 것 같구나. 특히 나중에 인류가 멸종하거나 태양도 시간이 다 되어 태양과 지구가 사라져서, 이 우주 상에 아무런 생명체가 없어서 이 우주의 존재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우주는 왜 존재하는 걸까? 아빠는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영화에서처럼 우주라는 것이 어떤 존재가 만들어내거나, SW 프로그램 상의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단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고 우주를 만든 그 존재들의 세상은 또 어떤 세상일까? 그들의 세상은 유한할까? 무한할까? 정말 끝이 없는 질문이로구나. 아빠의 생각이 더 꼬리에 꼬리를 물기 전에 오늘은 이만 해야겠다.


PS:

책의 첫 문장 : 별과 행성의 차이는 무엇인가?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이렇게 이어지는 질문은 과연 어디에서 멈출 수 있을까?


플라톤은 주의 본질이 수라고 생각한 피타고라스의 영향을 받아, 순수하고 영원하며 완전한 우주의 속성이 다섯 개의 정다면체에 담겨 있다고 생각했다. 엠페도클레스 이후 고대 그리스에는 우주가 흙, 물, 공기, 불로 이루어져 있다는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는데, 플라톤은 각각을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와 연결시켰다. 나머지 하나인 정십이면체는 신성한 영역인 우주를 채우고 있는 에테르(ether)에 대응시킨다. 이에 따라 세계는 지구를 중심으로, 그 바깥에 순차적으로 물, 공기, 불이 위치되었다. - P27

중세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천동설에 기반한 우주관이 계속 이어진다. 중세인들도 지구와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신이 인간을 위해 창조한 중세인의 우주 또한 그다지 크지 않았다. 별들은 하루라도 짧은 시간 동안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했으므로, 별들이 무한한 거리에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았다. 별들이 박혀 있는 천구는 가까운 곳에 있어야 했다. 다만 무한한 신의 속성을 반영하기 위해 천구 밖에는 무한한 신의 영역이 있다고 믿었다. - P42

외부 은하의 후퇴속도와 거리 사이의 상관관계는 허블의 관측 이후 오랜 기간 허블의 법칙이라 불려 왔었다. 하지만 이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사람은 르메트르였고 많은 천문학자들이 르메트르에게도 합당한 크레딧을 주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왔다. 결국 2018년 국제천문연맹은 이 법칙을 공식적으로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아인슈타인, 에딩턴, 허블 등 당대 학계 스타들의 그늘에 가려 과소평가 받아왔던 르메트르가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해진다. - P99

우리의 핏속을 흐르는 철, DNA를 구성하는 원소들은 모두 과거 언젠가에 별 속에서 생성되었다. 별들의 먼지로 구성된 우리 몸은 별의 탄생, 별의 진화, 별의 죽음과 초신성 폭발의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구와 같은 행성도 만들어졌고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들이 지구에 마련되었다. 우리 모두 아주 먼 과거에는 별 속에 있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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