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177)

그 나이쯤 되면 말입니다, 카툴루스, 원로원의 우위를 무너뜨리는 게 당신들 극단적인 보수 세력과 그 고양이 똥구멍 같은 입이라는 걸 당신도 깨달을 줄 알았습니다.” 카이사르는 냉정하게 말했다. “저는 로마를 믿고 원로원을 믿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당신들의 무능함으로 인해 필요해진 변화마저도 반대함으로써 문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430)

선거운동은,” 카이사르는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단지 뇌물을 쓰고 안 쓰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저 꽉 막힌 멍청이들은 아무도 그걸 모르지만요. 설령 제게 그러고 싶은 마음이나 돈이 있다고 해도, 뇌물은 제가 사용할 엄두를 낼 수 없는 수단이지요. 제가 어떤 선거의 후보라고 하면 제 피를 노리고 으르렁댈 원로원의 늑대가 반백 명은 될 테고, 투표수나 기록이나 관료나 하나도 예외 없이 조사 대상이 될 겁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뇌물 말고도 여러 책략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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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31 0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면서 로마인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이 지금과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어요. 그기 전 그렇게 신기하고 재밌더라고요

bookholic 2021-03-31 00:59   좋아요 1 | URL
네, 많이 다르더군요.. 시대가 다르고 장소가 다르니...
그런데 원로원에서 싸우는 모습은 똑같아요.. 시대가 다르고 장소가 다름에도 불구하고요...^^
하루 남은 2021년 3월 마지막 하루, 행복한 하루 되시길~~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책이 생겨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단다. 너희들도 글을 깨치고 난 이후 책들을 읽잖니, 책을 읽는 이들 중에는 자신들이 읽은 책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단다. 그래서 독서 모임이나 동호회 같은 것도 있어. 그런 오프라인이 어려운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해서 책의 이야기를 나누곤 한단다. 아빠도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온라인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곤 받곤 하지. 다른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새로운 책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아. 그리고 그런 사람들 중에는, 그런 책이나 자신만의 책 읽는 방식에 대한 글을 책으로 엮는 이들도 있단다. 아빠도 그런 종류의 책을 가끔 읽곤 하단다. 그들로부터 독서법을 배우기도 하고, 아빠가 몰랐던 책을 알게 되기도 하고 말이야. 이번에 읽은 <이동진 독서법>이라는 책도 그런 종류의 책이란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동진이라는 분이란다. 직업이 참 다양한 사람이야. 텔레비전 방송에서 나오시고, 기자 일도 하시고, 영화 평론가로도 유명하단다. 그리고 책에 관한 팟캐스트 <빨간 책방>의 진행자로도 유명하단다. 아빠가 <빨간 책방>을 즐겨 듣는 것은 아니지만, 아빠가 읽은 책 중에 좀 어렵게 읽은 책들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기 위해 들어본 적이 있단다. 이번에 읽은 그의 책을 읽어 보니, 그가 엄청나게 많은 책들을 가지고 있는 장서가이기도 하구나.  1 7천여 권을 가지고 있다니 말이야. 물론 그 책을 다 읽지는 않았다고 했어. 이 말에 위안을 삼아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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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저의 서재에는 물론 다 읽은 책도 상당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서문만 읽은 책도 있고 구입 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도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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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그 분만큼 책이 많지는 않지만,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꽤 되고, 그러면서도 또 책을 사니까 말이야. 심지어 읽지 않고 있다가 책이 변색이 될 정도로 시간이 흐른 것도 있어.


1.

이동진 님은 책을 좋아하는 부모님들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많은 책들을 읽었다고 하더구나. 그렇게 오랫동안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책 읽는 방식이 생겨난 것 같아. 이 책에 그런 자신만의 책 읽는 방식을 이야기해주는데, 몇 가지 인상적인 것을 알려줄게. 먼저 책을 사려고 살펴볼 때 3분의 2 지점을 들쳐본다는 점이야. 보통 사람들은 책을 사려고 하면, 가장 먼저 보는 곳이 책의 앞부분일 텐데, 3분의 2 지점일까? 바로 그 부분이 지은이의 필력이 가장 떨어지는 부분이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그 부분도 재미있으면 책 전체가 재미있다는 이유야. 오호, 수긍이 가더구나. 아빠도 그런 적을 느낀 적이 많거든.. 책의 앞부분을 좋은 글이 많다가 뒤로 갈 수록 적어지는 느낌...

=====================

(77)

왜 하필이면 3분의 2 지점을 보는 거냐면, 저자의 힘이 가장 떨어질 때가 바로 그 부분입니다. 무슨 책이든 시작과 끝은 대부분 나쁘지 않습니다. 저도 책을 낼 때 그렇습니다. 원고를 배열할 때 잘 쓴 걸 앞에 둡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앞쪽부터 읽어나갈 테니까요. 한편 맨 뒤부터 슬쩍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맨 뒤에 넣죠. 바로 그래서 3분의 2쯤을 읽으면 저자의 약한 급소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부분마저 훌륭하다면 그 책은 정말 훌륭하니까 그 책을 읽으시면 됩니다.

=====================

...

그리고 이동진 님뿐만 아니라, 독서 전문가들이 가끔 이야기하곤 하는 어려운 책 읽기. 남들이 어렵다고 그냥 외면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 보라고 하는구나. 아빠도 어려운 책은 어려운 책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을 하는 경우가 있어. 100퍼센트 이해를 하지 못해도, 아주 조금이라도 그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거든. 누군가는 그런 이야기를 했지. 책은 제목만 읽어도 도움이 된다고 말이야.

=====================

(68)

독서를 즐기는 것과 어려운 책에 도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려운 책을 통해 지적인 성취감을 얻는 동시에 독서력에도 도움을 받는다면 그다음에 다른 책을 훨씬 더 즐겁게 읽을 수 있거든요. 가끔은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의 책에 도전해보세요. 일단 시작해보면 생각했던 것만큼 아주 힘든 일은 아닐 겁니다.

=====================

...

이동진 님이 약간 후회를 하는 것이 중고등학교 때 책 읽기에 있어 편식을 했다는 점이야. 십대 때에 과학 분야에 대한 책 읽기를 소홀히 해서 나중에 커서 과학 분야의 책을 이해하는데 좀 힘들었다고 했어. 그러면서, 십대에서 이십 대는 책을 깊이 읽는 것보다 책을 넓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구나.

=====================

(98)

과학 분야 같은 것도, 중고등학교 때 기본적인 책을 재미있게 읽었더라면 나중에 책 읽기 훨씬 좋았을 텐데 싶어요. 지금은 독서에서 넓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상대적으로 한창 책에 깊이 빠져든 중고등학교 때 저는 깊이를 더 중시했던 것 같아요. 그게 좋기도 했지만, 특히 십 대에서 이십 대는 책을 넓게 읽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


2.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들을 많이 한단다. 소소한 행복이 자주 있는 것이 좋을까? 큼지막한 행복이 가끔 있는 것이 좋을까? 아빠는 소소한 행복이 자주 이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이동진 님도 그런 소소한 행복이 이어질 수 있는 방법으로 책 읽기를 권하고 있단다. 책 읽기가 습관이 되면 행복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이야. 아빠도 공감한단다. 아빠가 책을 제대로 읽기 시작한 지 20년이 되었구나. 아빠도 늘 작은 행복의 물결이 아빠의 영혼을 치는 것 같았어. 앞으로도 날마다 책을 읽어볼 생각이란다.

=====================

(143)

낮 동안에 일하느라 힘들었으니까 오늘 저녁은 한 번도 안 가본 곳에 간다거나 그런 게 우리는 행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습관 부분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오히려 쩔쩔매는 시간이에요.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거죠. 그런데 패턴화되어 있는, 습관화된 부분이 행복한 사람이 있다고 해보세요. 그러면 그 인생은 너무 행복한 거죠. 시공간 속에서 매번 판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이 실존적으로 세상을 향해서 갑옷을 두르는 게 최상의 행복 기술인데 그 습관 중에 독서가 있다면 너무 괜찮은 거죠. 예를 들어 매일매일이 습관으로 빼곡한데, 모처럼 이번 달 말일에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생겼다. 그러니 책을 한번 읽어보자. 그러면 책 읽는 게 행복이 아니라 쾌락인 거예요. 그런데 습관화되어 매일 책 읽는 사람이 있다고 쳐보세요. 저녁 먹기 전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있으면 책을 자동적으로 펼치는 거예요. 그건 행복인 거예요. 똑같이 책을 읽어도 쾌락이 될 수도, 행복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쾌락은 지속 불가능하죠.

=====================

...

이 책의 마지막은 이동진 님이 분야별로 추천해준 책 500권의 목록이란다. 500권의 추천리스트를 뽑을 수 있다니 대단하시구나. 그 목록에는 아빠가 이미 읽은 책, 읽으려고 재워둔 책, 어려울 것 같아서 알지만 읽지 않으려고 한 책, 제목조차 모르는 책들로 나눌 수 있겠구나. 아빠가 뭘 읽어야 할 지 모를 경우에 참고하면 좋겠지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읽으려고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너무 많아서 지금은 그 추천목록이 도움은 안되겠구나. 나중에라도 참고를 해야겠어.

...

각자 나름의 독서법이 있단다. 아빠도 아빠 나름이 독서법이 있고, 너희들도 아마 너희들 나름대로 독서법이 있을 거야. , 생각해 보니 아빠의 독서법을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없는 것 같구나. 이제 너희들도 어느 정도 자랐으니, 책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을 어떻게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나눠야겠구나. ,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 책을 펼쳐 들면 순식간에 나만 남습니다.

책의 끝 문장 : 선택을 하려면 나머지 것들을 포기해야 하니까요.

책을 펼쳐 들면 순식간에 나만 남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찬 한낮의 카페 한가운데 좌석에서든, 시계 초침 소리만이 공간을 울리는 한밤의 방 한구석에 홀로 기대 앉아서든, 모두 그렇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독한 경험이지만, 그 고독은 감미롭습니다. - P5

토마스 아퀴나스라는 중세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다." <독일인의 사랑>을 썼던 막스 뮐러는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이다."라고 말했어요.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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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30 0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았습니다. 이책 보고 독서법을 따라한 기억이^^ (추천 도서중 안읽어본게 대부분이었던..)

bookholic 2021-03-30 08:26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잘 읽었습니다^^
새파랑 님의 정성스런 리뷰도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어떤 독서법이시길래 저리 책을 빨리, 많이 읽으실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오늘도 미세먼지가 장난 아니던데, 미세먼지 피하시면서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파이버 2021-03-30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대 20대에 책을 넓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건 정말 맞는 말 같아요:-) 북홀릭님의 독서법도 궁금해집니다^^!

bookholic 2021-03-30 20:43   좋아요 1 | URL
그런데 그때는 재미있는 책들만 찾는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아예 책과 담을 쌓았지만요^^
저의 독서법 1순위는 알라디너님들이 재미있다는 책들 쫓아가기입니다~~
즐거운 3월의 마지막 이틀 되세요~~^^
 
에티오피아 구지 지게사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알라딘에서는 커피 원두를 처음 사 봤는데, 대만족입니다.
베란다에서 한 잔 마셨는데,
마시기 전 원두를 가는 손의 즐거움,
마실 때 커피를 맛 보는 입의 즐거움,
마신 후 베란다에 가득 찬 커피 향을 맡는 코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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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3-28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리브레 중이고
알라딘오 평들이 너무 좋으셔서
다음 콩은 알라딘 해보겠습니다!

bookholic 2021-03-28 23:41   좋아요 0 | URL
즐거운 커피 타임 되십시오~~^^
행복한 책과 함께요~~^^
 

어떤 순서로 읽으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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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3-27 23: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서평 기다려 집니다 :-)

bookholic 2021-03-28 11:32   좋아요 1 | URL
지금 읽고 있는 책부터 열심히 달리고,
잔뜩 밀려 있는 리뷰들도 열심히 달리고, 그래야겠네요...^^
초딩님, 즐겁고 행복한 2021년 3월 마지막 일요일 되세요~~

Redman 2021-03-28 01: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마 저라면, 백석 평전을 읽으며 중간중간 백석 시집을 펼쳐 백석의 생애의 특정 순간과 관련 있는 시를 읽고, 마지막에 일곱해의 마지막을 읽으며 다시금 백석의 문학과 작품 세계를 음미해볼 것 같아요! ㅎㅎ 저도 bookholic님의 서평 기대하겠습니다

bookholic 2021-03-28 11:34   좋아요 1 | URL
네, 조언 고맙습니다~~~
예전에 아이들과 백석이 지은 동화책 읽은 전부인데,
이번에 한번 백석 시인에 대해 자세히 읽어봐야겠어요~~^^
즐거운 일요일 되시고요~~

바람돌이 2021-03-28 01: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위의 김민우님 의견에 동감입니다.
저 3권을 모두 읽었는데요. 시집과 백석 평전은 같이 읽는게 좋아요. 백석이 살았던 시대와 시집이 같은 시기고 겹치는 부분도 많고요. 김연수씨의 소설은 백석이 제대로 활동할 수 없었던 후반기 생애를 다루고 있기에 백석 평전을 읽고 난 이후에 읽으면 시인으로서의 그의 절망이 와닿을듯해요.

bookholic 2021-03-28 11:36   좋아요 2 | URL
제가 동시에 책을 여러 권 읽지 못하는 스타일인데,
김민우 님도 그렇고, 바람돌이 님도 그렇고,
백석 평전과 시집은 같이 읽는 게 좋다고 하니,
백석 평전과 시집을 한 권이다 생각하고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김연수 님의 소설도 기대가 됩니다~~~
남은 일요일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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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키르케>의 전작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읽었으니, 이제 <키르케>를 읽어야겠지, 하고 책을 폈단다. 이 두 책을 연달아 읽다 보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가 저절로 떠오르게 된단다.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파트로클로스가 본 <일리아스>라면 <키르케>는 키르케가 본 <오디세이아>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아빠도 오래 전에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읽긴 했는데, 그 책보다 너희들과 함께 본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가 더 생각이 나는구나.

아빠가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너희들이 뭐 읽냐고 물어봐서, 키르케 읽는다고 했다니우리 공주님도 키르케 안다면서, 처음에는 나빴는데 나중에 오디세우스를 사랑하면서 좀 착해졌다고 했잖아. 그러면서 키르케가 실려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을 들고 왔지. 아빠도 다시 한번 읽어 봤단다. <아킬레우스의 노래>에서는 왜 아킬레우스가 그런 행동들을 했는지, 그의 친구이자 연인인 파트로클로스가 이야기해주는 것이고, <키르케>는 키르케가 왜 그렇게 했는지, 키르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구나.


1.

그리스 로마 신화의 첫 부분에 보면 티탄 신족들과 제우스가 이끄는 올림푸스 신들과의 한바탕 전쟁이 일어나잖아. 그 티탄 신족들의 리더격인 태양신 헬리오스. 그 헬리오스와 님프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난 신이 키르케란다. 키르케의 뒤를 이어 연이어 여동생 파시파에와 남동생 페르세스가 태어났단다. 그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서 그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기도 했어. 그리고 이어 태어난 그 아랫동생 아이에테스와는 친하게 지냈단다. 그런데 아이에테스는 좀 크자마자 그들을 떠나 콜키스 왕국을 다스리러 갔단다. 키르케가 가지 말라고 좀 잡아보려고 했지만, 아이에테스는 야심이 많은 동생이었단다. 여동생 파시파에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와 결혼했어.

여전히 집안에서 외톨이 키르케. 바닷가 산책 중에 한 인간 글라우코스를 사랑하게 된단다. 글라우코스도 키르케를 사랑하는 듯 했어. 물론 신인 것을 모른 채. 키르케는 글루우코스를 사랑한 나머지 그를 신으로 만들기도 결심한다. 하지만, 인간을 신으로 만드는 것이 쉽나. 그런데 알고 보니 키르케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단다. 자신은 약초를 이용해서 글라우코스를 신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키르케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었던 거야. 사람을 다른 존재로 만드는 능력. 그렇게 글라우코스는 신이 되었어.

이제 불행 끝, 행복 시작인줄 알았는데, 신으로 변한 글루우코스는 다른 여자인 스킬라를 사랑하였단다. , 이 배신자. 화가 난 키르케는 어떤 약을 이용해서(어떤 약인지 까먹었어 ㅠㅠ) 스킬라를 괴물로 만들었단다. 화나 많이 난 신이라면 그럴 만 하지마음에 걸렸는지, 키르케는 벌을 받겠다고 아버지를 찾아가 자백했단다. 그런데, 키르케가 지금까지 한 일들글라우코스를 약초를 이용하여 신을 만든 일. 스킬라를 어떤 약을 이용하여 괴물로 만든 일. 이런 일들이 모두 그런 약초와 약과는 관련이 없다는 거야. 그 약초와 약에는 그런 효능이 없다고 했어. 글라우코스를 신으로 만들고, 스킬라를 괴물로 만든 것은 순전히 키르케 자신의 능력이라는 거야. 그러니까 키르게는 마법의 능력을 갖고 있는 마녀라고 아버지 헬리오스는 이야기했어.

그런 마법을 함부로 썼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헬리오스는 제우스와 협의하여 키르케를 아이아이에라고 하는 무인도에 혼자 갇혀 사는 벌을 내렸단다. 그날로 키르케는 아이아이에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단다. 좀 억울할 것 같구나. 자신은 마법인 줄도 모르고 썼고, 용서를 빌려고 자신의 잘못을 자백을 했는데 말이야. 키르케가 불쌍하구나. 이제 소설 초반부인데 키르케를 이해하는 마음은 벌써 잔뜩 생겨났단다.


2.

아이아이에 섬에서 혼자 지낸 첫날밤은 외롭고 무서웠단다. 하지만 이내 적응을 해서 마법 연습을 했단다. 마치 무인도에서 홀로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처럼그 장면을 상상해보니 은근 멋있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그 곳에 어느 날 헤르메스가 찾아왔단다. 다양한 능력이 있는 신인데, 제우스의 전령으로 유명한 신이란다. 헤르메스는 가끔씩 그 섬에 와서 바깥 소식을 전해주었단다. 스킬라는 바다 괴물이 되어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아 먹으며 지내고 있다고 했단다. 그 마법을 다시 푸는 방법은 없었나 보구나. 스킬라도 불쌍하긴 한데, 원래 성격은 좀 않아서 그런지 괴물이 되어서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구나.

어느 날 여동생, 파시파에, 크레타의 왕 미노스와 결혼한 그 파시파에의 부하 다이달로스가 찾아왔단다. 파시파에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도와달라고 와달라고 한 거야. 별로 친하지 않은데 무슨 꿍꿍이가 있나? 이런 생각을 가졌지만, 아이아이에의 섬을 정말 오랜만에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기로 했단다. 가는 길에 스킬라가 지키는 바다를 지나가야 했는데, 키르케의 재치로 한 사람도 죽지 않고 통과했단다. 이 일로 다이달로스는 키르케를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었지. 나중에 감사의 마음으로 베틀을 만들어 주기도 했어.

크레타에 도착을 해서, 파시파에의 아기를 낳는 것을 도와주었는데, 아기가 아니고 괴물을 낳았단다. 파시파에가 괴물과 정을 통하고 낳은 것이었고, 그 아기가 그 유명한 미노타우로스였단다. 미노타우로스는 다이달로스가 만든 복잡한 미로 같은 우리에 갇히게 되었고, 키르케는 다시 아이아이에로 돌아왔단다.

다시 지루한 시간의 나날이었단다. 누군가 왔다가 가곤 했지어린 시절 좋아했던 남동생 아이에테스의 딸 메레이다가 이글코스 왕국의 후계자 이아손과 함께 아이에테스를 피해 도망 왔다가 다시 가기도 했어. 그리고 그들을 따라 아이에테스도 왔었는데, 그 옛날 다정다감한 동생의 모습은 볼 수 없었어. 도망 간 딸을 찾으러 고리타분한 아버지의 모습이랄까. 딸이 없다는 것을 알고 금방 돌아갔어.

어느 날은 알케라는 님프가 왔어. 알케가 온 이유는 인간을 사랑했다는 죄로, 1년간 아이아이에 머무르는 벌을 받았다는 거야. 알케를 시작으로 벌을 받는 님프들이 아이아이에로 오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길 잃은 선원들도 왔어. 혼자 사는 키르케를 겁탈하려는 선원들을 키르케가 처단하기도 하고, 그냥 돌려보기도 하고이런 일이 잦았어. 그래서 키르케는 어느 날부터는 마법을 써서 그런 선원들을 돼지로 바꿔 버렸어. 이제 아이아이에 섬은 그 옛날 외롭고 조용한 섬이 아닌가 보구나.


3.

한 무리들의 선원들이 또 와서, 저녁을 잘 먹이고 모두 돼지로 바꿔 버렸단다. 뒤늦게 한 남자가 왔어. 자신의 부하들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찾아온 거야. 그 남자는 그 동안의 남자들과 사뭇 달랐단다. 욕정에 사로잡히지도 않고, 황금에 욕심부리지도 않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베틀에 관심을 있었어. 그리고 고향에 있는 자신의 아내에 대한 애정 표시를 했어. 이 남자가 바로 오디세우스야. 이런 오디세우스의 모습에 키르케도 급호감을 갖게 되었단다. 그리고 먼 옛날 헤르메스의 예언도 생각이 났어. 오디세우스라는 자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이야. 오디세우스의 부탁으로 키르케는 그의 부하들을 다시 사람으로 만들었단다. 그들은 부서진 배를 고치는 동안 섬에서 머무르기로 했어. 그러면서 키르케와 오디세우스는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하지만 오디세우스는 떠나야 할 사람. 키르케는 쿨하게 오디세우스를 보내주었고,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이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주의를 주기도 했어. 특히 소를 먹지 말라고 했어.

오디세우스가 떠나고 나서 얼마 안 있어 키르케는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단다. 섬에서 혼자 아이를 낳고 이름을 텔레고노스라고 지었단다. 그 아이가 순하고 착한 아이였으면 좋았겠지만, 온갖 말썽을 다 부리는 아기여서, 키르케의 육아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단다. 그래도 키르케는 정성을 다해서 아이를 키웠단다. 아테나가 와서 기분 나쁜 예언을 하고 갔어. 텔레고노스는 죽을 운명이라는 예언을 한 거야. 그 이후 키르케는 한 시도 자신의 눈 밖에 아이를 두지 않았어. 늘 자신이 보호할 수 있는 곳에 텔레고노스가 있게 했단다.

시간은 흘러 텔레고노스가 어느덧 열여섯 살이 되었어. 텔레고노스는 아버지는 만나고 싶다고 했어. 아버지를 만나러 이타케에 가겠다고 했어. 키르케는 허락을 하면서도 죽음으로부터 그를 보호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단다. 키르케는 위험을 무릅쓰고 바닷속 괴물 트리곤을 찾아가 독을 얻어와서 독창을 만들어 왔어. 그것을 텔레고노스에게 주고 자신을 보호하라고 했어. 말이야. 그런데 텔레고노스는 아이아이에를 떠난 지 얼마 안되어 울면서 다시 돌아왔단다. 그것도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켈레마코스와 같이 말이야.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4.

텔레고노스는 그간 여정을 이야기해주었어. 이타케에는 잘 도착해서 오디세우스도 만났어. 오디세우스는 만나자마자 텔레고노스를 적으로 생각하고 싸움을 걸어왔어. 텔레고노스는 자신이 아들이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오디세우스는 텔레고노스에게 싸움을 걸어오면서 텔레고노스의 창을 손으로 잡아 쥐었어. 그래, 그 키르케가 만들어준 독창 말이야. 그 독창에는 아주 강력한 독이 묻어 있어서 살짝 스치기만 해도 죽을 수 있었어. 오디세우스는 그렇게 죽었단다. 죽기 전에 간신히 텔레고노스는 자신이 온 이유를 이야기할 수 있었지.

이 장면을 멀리서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보았단다. 하지만, 텔라마코스는 텔레고노스를 원망하지 않았어. 그 사건은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고 이해했단다. 이 사건의 소식을 들은 페넬로페도 크게 슬퍼하거나 텔레고노스를 원망하지 않았단다. 사실 이타케에 돌아온 오디세우스가 벌인 행동들이 페넬로페를 힘들게 하고 오디세우스에 정이 떨어졌을 거야. 고향에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페넬로페에게 청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남자들을 죽였는데, 그 수가 엄청 났단다. 이타케 남자들의 절반이라는 소리도 있었어. 그리고 구혼자들에게 겁탈을 당한 페넬로페의 시녀들도 모두 죽였어. 시녀들을 죽일 때 텔레마코스도 함께 했는데, 오디세우스가 시키니까 억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어. 오디세우스는 날마다 이타케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싸움이나 하고 지냈어. 옛날의 남편이 아니었어.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보였어. 이런 남편을 누가 좋아하겠니

그리고 이타케 사람들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같이 전쟁에 참가했던 다른 이타케 사람들은 모두 죽고 혼자 살아 돌아왔거든아이아이에를 떠날 때는 그래도 부하들이 많았는데, 어찌 된 일이냐고? 그들은 키르케가 알려준 주의를 잊고 행동하다가 칼립소에게 붙들려 7년 동안이나 억류되어 있었고, 다른 선원과 부하들은 모두 죽고, 혼자 간신히 이타케에 도착을 했던 거였어. 그런데 오자마자 한 짓이 이타케 사람들을 죽인 것이니, 누가 그를 좋아하겠니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이 읽은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라는 소설이 생각나는구나. 페넬로페 입장에서 쓴 오디세이아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소설에서도 오디세우스는 맹비난의 대상이었거든. 아무튼 오디세우스가 죽고 난 다음 이타케에 남아 있을 일이 없었어. 이타케 사람들이 다들 오디세우스를 원망하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는 텔레고노스와 함께 아이아이에로 온 것이었단다.

이해할만한 일들이 일어나긴 했는데 지금 이 상황은 조금 이상한 상황이 되고 말았구나.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와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 오디세우스가 바람을 핀 키르케와 그의 아들 텔레고노스. 그들 넷이 한 섬에서 지내게 된 거야. 하지만 생각보다 그들의 마음이 잘 맞았단다. 잘 지냈어. 페넬로페는 베틀로 길쌈에 푹 빠져 있었고, 텔레마코스와 텔레고노스도 형제처럼 잘 지냈단다. 그리고 가끔 섬 밖으로도 다녀오고 그랬어. 어느 날 아테나가 찾아와 텔레고노스가 죽을 운명이라고 한 예언도 풀어주었단다. 이제 텔레고노스는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었어. 그리고 키르케와 텔레마코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단다. 오늘날 윤리로 봤을 때는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주 먼 옛날 신과 사람 사이에 일어난 일이니 이해해야지.... 페넬로페는 아이아이에의 섬을 지키고, 다른 이들은 섬을 떠나기도 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그렇게 행복한 생활을 했단다....

아빠는 솔직히 키르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단다. 오디세이아를 읽긴 했지만 아주 오래 전이라서 조연에 불과했던 키르케를 잘 기억하지도 못했고, 너희들의 만화책을 읽어보긴 했지만, 그런 신이 있었지, 이름은 정확히 기억을 못했거든. 그렇게 비중 있는 신은 아니었으니 말이야. 이 책을 통해 잊지 못할 신이 되었구나, 키르케지은이 매들린 밀러가 키르케의 원한을 잘 풀어준 것이 아닐까 싶구나. 키르케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잘 설명해 주었어. 그리고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라고 하는 오디세우스는 말년에는 만인의 적이었구나. 앞서 이야기한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에서도 그랬고, 이번 <키르케>에서도 다시 한번 고발을 당한 것 같구나.

이상. .


PS:

책의 첫 문장 : 맨 처음 태어났을 때 나에게는 걸맞는 이름이 없었다.

책의 끝 문장 : 나는 찰랑거리는 사발을 입술에 대고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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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1-03-28 00: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설에서 키르케의 마지막 선택이 좋았어요 결국은 이렇게 되었구나 납득이 가더라구요ㅎㅎㅎ bookholic님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bookholic 2021-03-28 11:30   좋아요 2 | URL
그 오랜 시간 외로운 섬에서 혼자 보내고, 그 정도 살짝(^^) 나쁜 짓은 이해해 주어야죠.
비록 사랑하는 사람이 바뀌긴 했지만, 이후에는 행복했기를....
파이버님도 남은 일요일,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