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헨리 - 휘멘의 지침서 외 55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8
오 헨리 지음, 고정아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드디어 오 헨리를 읽었단다. <크리스마스 선물> <마지막 잎새>만 알고 있던 오 헨리. 아빠가 두어 해 전에 키두니스트 님의 <고전 리뷰튠>을 읽고 그 책에서 소개해 준 책 중에 가장 흥미를 끈 책이 바로 오 헨리 단편선이었단다. 왜냐하면 그 책에서 소개해준 오 헨리의 소설들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었어. 오 헨리는 평생 단편만 쓴 단편 덕후였다고 했단다. 무려 270여 편을 썼대.

지은이 약력을 보니, 안타깝게도 48살에 병사하고 말았더구나. 그의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 은행공금횡령혐의로 기소되었다가 해외로 도피하기도 하고, 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귀국했다가 체포되어 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했대. 그의 삶 자체가 소설 같은 삶을 살았구나. 그는 교도소의 병원에서 약제사로 일하면서 딸의 부양비를 벌기 위해 오 헨리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대. 하지만 평생 금전적인 압박을 받으며 살다가 말년에는 간경화, 당뇨병으로 세상을 등졌다고 하는구나. 줄곧 단편만 쓰던 그는 장편 소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만 장편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고 말았단다. 그의 삶은 고난의 삶이었지만 그의 소설들은 유머와 위트가 가득 담겨 있어. 읽다 보면 잔잔한 미소가 절로 나온단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의 소설들은 반전을 가지고 있어서 마지막까지 긴장을 하지 말고 읽어야 한단다.

키두니스트 님이 왜 오 헨리 소설들을 극찬했는지 알겠더구나. 인터넷 서점에서 오 헨리 단편선을 검색하면 정망 많은 소설들이 나온단다. 아빠는 그 중에 키두니스트 님이 추천한 현대문학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을 골랐단다. 이야기도 많이 실려 있어. 무려 56개가 실려 있단다. 아참, 이 책을 지금 읽은 이유는 Shwan이 학원에서 다른 출판사의 <오 헨리 단편선>를 읽어야 한다고 해서 아빠도 같이 읽으려고 이번에 읽게 되었단다. 그럼 책 속에 실린 소설들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볼게.

 

1.

아빠가 이 책에 실린 모든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느낌과 줄거리를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 먹고 메모를 하면서 읽었는데, 게으름이 발동하여 몇 편은 적지 못했단다. 기억력이 가물하고, 다시 읽기에는 아빠가 게으르니, 아빠가 빼먹은 작품들은 나중에 너희들이 채워 넣는 것으로 하자. 근데 몇 편 안 빼먹었어…^^

 

1) 동방박사의 선물

이 소설은 읽다 보니, 익숙한 스토리….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어. <크리스마스 선물>의 원래 제목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닌 <동방박사의 선물>이었구나. 너무 유명한 이야기라서 줄거리 소개는 패스.

2) 카페의 세계시민

출신지를 묻는 걸 싫어하는 세계시민 코글린. 세계일주를 13번이나 하고 지구를 자신의 거처라고 생각하는 코글린. 그는 자신을 스스로 세계시민이라고 이야기했어. 그런데 누군가 그의 출신지에 대해 욕을 하는 듣자마자 주먹다짐 했단다. 말과 몸이 따로 노는 사람이었구나.^^

3) 중간 휴식 시간

하숙집을 하는 매카스키 부부.. 늘 격렬한 부부싸움을 하는 부부였어. 그 날도 한창 싸우고 있는데, 아래층에서 머피 부인의 어린 아들(6) 마이크가 사라진 소동이 일어났어. 매카스키 부부도 싸움을 멈추고 그 소동을 구경했어. 그러면서 육 년 전 낳을 뻔 아이에 대해 이야기도 했어. 아래층 마이크 실종 사건은 침대 밑에서 발견되는 해프닝으로 끝났단다. 그리고 매카스키 부부는 다시 부부싸움에 돌입했지.

4) 지붕창이 있는 방

가난한 세입자들이 들어 사는 집. 시나리오 작가 스키더 씨도 그곳에서 살고 있었어. 어느날 리슨 양이 그 집의 다락방으로 이사를 왔는데 남자 세입자들이 다들 그녀를 흠모했어. 그녀는 별에게 빌리 잭슨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 별과 밤마다 대화를 했단다. 그런데 가난했던 리슨 양은 결국 영양실조로 쓰러졌고 응급차로 온 의사는 그녀를 품에 안아 병원으로 갔는데, (의사도 리슨 양을 첫눈에 반했던 모양이야.) 그런데 그 의사 이름이 빌리 잭슨이었다고 하는구나. 리슨 양이 별에게 이름 붙여준 그 이름.

5) 사랑의 헌신

조는 미술지망생이었어. 딜리어는 음악지망생이었고. 서로 연인을 위해 일을 했는데 연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했어. 조는 그림을 팔아 돈을 번다고 했고, 딜리어는 음악교습을 해서 돈을 번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그들은 우연히도 한 세탁소에서 일하고 있었지.

6) 매기의 고백

외모 때문에 한번도 댄스파티에 남자친구을 데리고 가지 못한 매기의 작전이 펼쳐진다. 비록 그 작전은 실패했지만 첫 데이트 신청을 받게 되는 훈훈한 이야기

7) 경찰과 송가

이 이야기도 좀 유명한 이야기란다. 주인공 이름은 소피. 소피가 여자 이름인줄 알았는데, 주인공은 남자. 추운 겨울을 따뜻한 교도소에서 보내려고 경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데 마음처럼 안되고 교회에 갔다가 다시 마음을 잡고 살려고 하는데 경찰에 붙들려 3개월 즉결심을 받고 겨울을 따뜻한 교도소에서 보내게 된 소피의 이야기

8) 누렁이의 회고록

개의 관점에서 인간세상을 바라본 소설.

9) 아이키 쇼엔스타인의 사랑의 묘약

약국에서 일하는 아이키 쇼엔스타인. 자신의 짝사랑 하는 여인의 애인 맥가원이 찾아와 사랑의 묘약을 찾길래, 사랑의 묘약 대신 수면제를 주었는데, 맥가원은 상대 여성 로지의 아버지에게 일렀어. 그런데, 맥가원이 장인어른에게 인정받고자 그 약을 장인어른에게 주어 장인어른은 잠들게 되었고, 그 사이 맥가원은 로지와 둘은 계획대로 비밀결혼을 했단다.

10) 맘몬과 사랑의 궁수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없다는 아들에게 큰 돈을 써서 차가 막히게 하고 그래서 짝사랑하는 여인과 많은 시간을 갖게 하여 아들의 사랑을 이루어지게 한 아버지의 이야기. 아들은 그것도 모르고

11) 메뉴판의 봄

세라는 사랑하는 이의 편지가 끊게 걱정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바뀐 주소로 보낸 편지가 도착하지 않은 것이었어. 세라를 찾아온 월터는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월터를 그리워한 나머지, 식당 메뉴에 월터의 이름을 쓰게 되었고, 그 메뉴를 보고 그녀를 찾아왔단다.

12) 승합마차 마부석에서

제리는 승합마차 마부. 술취한 상태에서 여자 손님 노라를 태우고 운전. 그런데 노라가 돈이 없어 경찰서로 데리고 갔는데, 자신이 술 먹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임기응변으로 경찰서를 떠나고 노라에게 돈은 못 받고...

13) 끝나지 않은 이야기

주급 6달러를 버는 덜시는 돈을 쪼개 간신히 살고 있다. 뚱뚱하고 돈만 많은 피기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았지만, 외출 직전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된 사진 속 남자를 배신할 수 없다며 거절했단다. 소설의 형식이 소설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이 이어지면서 끝나지 않게 순환하기 때문에 제목을 <끝나지 않는 이야기>라고 한 것 같다.

14) 황금 반지의 자매

관광버스를 탄 제임스 윌리엄스 씨와 그의 신부. 갓 결혼한 신부는 가장 아름다운 관광거리. 윌리엄스 부인은 버스 안에서 어떤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경찰이 핑키라는 강도를 잡으러 왔을 때, 윌리엄스 부인은 자신의 남편이 그 핑키인 척 연기를 계속 하게 되었어. 나중에 오해가 풀려났고, 남편은 부인에게 이유를 물어보았어. 버스 안에서 만난 여인의 남편이 바로 핑키. 그런데 그들은 오늘 아침 결혼했다고 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을 겪는데, 경찰에 체포하게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들이 도망갈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단다.

15) 바쁜 주식 중개인의 로맨스

너무 바쁜 주식 중개인 맥스웰은 속기사로 일하던 레슬리에게 청혼했는데, 레슬리가 말하길 이미 어제 저녁에 둘이 결혼했다고너무 바빠서 자신이 결혼한 사실마저 잊고 일하는

16) 가구가 딸린 셋방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뉴욕의 셋방들을 찾아다니는 주인공. 드디어 12번째 방에서 그 여자의 체취를 맡고 방을 뒤져보았지만 그녀의 흔적을 찾지 못했어. 하지만 그녀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신했단다. 집주인에게 그 방에서 살던 사람들을 쭉 물어보았지만, 자신의 찾는 여자는 없어서 실망하고 말았어. 사실 집주인이 자살한 아가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이란다. 가슴 아픈 이야기로구나.

17) 틸디의 짧은 데뷔

아름다운 종업원 에일린은 남자 손님들에게 인기 만점이었어. 그에 반하여 못생긴 틸디는 전혀 인기가 없었단다. 틸디와 에일린은 절친이었고, 틸디는 에일린을 질투하지 않았단다. 어느날 한 남자가 틸디의 허리를 않고 기습 키스를 했어. 틸디는 자신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뿌듯해하며 있었던 일을 자랑했어. 며칠 뒤 그 남자가 찾아와서 며칠 전 행동이 술 취해서 한 행동이라고 사과했단다. 틸디는 오히려 실망하여 서럽게 울었고, 에일린이 위로해주었어.

18) 휘멘의 지침서

그린과 아이다호는 폭설로 갇힌 오두막집에서 겨울을 났단다. 둘만 지내니 3주가 지나고 둘을 말다툼만 하게 되었고, 오두막 집에 있는 책을 하나씩 나눠 갖는데, 그린은 <허키머의 필수 정보 지침서>, 아이다호는 시집을 가졌어. 그린은 책을 통해 많은 상식을 쌓고, 나중에 그 책의 지침대로 큰 화재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구해내어 결국 사랑까지 얻게 되었단다. 그래도 아빠는 실용서보다는 소설~

19) 손질한 등불

낸시는 적은 주급으로 백화점에서 일하지만, 백만장자와 결혼할 것을 꿈꾸는 여자였어. 그래서 적당한 부자의 청혼도 거절했단다. 백만장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보수가 적더라도 백화점에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루는 주급이 많은 세탁소에서 일하면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지내는 여자였단다. 루는 적은 보수로 일하는 낸시가 이해가 가지 않았어. 루는 댄이라는 남자 노동자와 사귀고 있었어. 그런데 나중에 어찌 어찌하여 루가 백만장자와 결혼하게 되고, 낸시는 댄과 결혼하게 된다는 이야기.

20) 시계추

존 퍼킨스와 케이트는 2년차 부부. 존 퍼킨스가 집에 오자, 케이트는 엄마가 위중하여 간다고 메모만 남겼어. 존 퍼킨스는 결혼 후 처음으로 혼자 집에 있게 되었단다. 존은 무엇을 하면서 놀까 생각만 해도 흥분되었단다. 물론 한편으로 케이트에게 미안함도 있었지. 그런데 케이트가 바로 돌아오고 말았어. 역에서 만난 오빠로부터 엄마 상태가 걱정할 상태가 아니라고 하여 다시 집으로 돌아온 거야. 존 퍼킨스는 그 이야기 듣자마자 친구와 술 마실 거라면서 외출해 버렸단다. 많은 남편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기도…^^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신기하게도 이 소설에 압록강이 언급됨.

21) 벽돌 가루 거리

블링커는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은 억만장자였어. 어느 날 증기선에서 첫눈에 반한 플로렌스란 가난한 여자(목장에서 일함)를 만났어. 하지만 자신이 부자라는 사실은 말하지 않고 그녀에게 접근했단다. 그리고 늦기 전에 블링커는 사랑 고백을 했단다. 하지만 플로렌스는 그런 남자들이 많다면서 거절했고, 블링커가 부자라는 말해도 거짓말로 치부했어. 자신은 교회에서 남자들을 많이 만난다며 거절했단다. 알고 보니 플로렌스는 블링커의 건물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단다.

22) 잃어버린 비법

콘은 여자 앞에 서면 얼굴이 빨개지는 남자였단다. 캐서린이라는 여자를 짝사랑을 하고 있었어. 어느날 캐서린이 먼저 말을 걸고결국 콘이 (우연히 술을 먹고) 용기 있게 청혼을 하게 된단다.

23) 할렘비극

캐디시 부인은 남편이 자신을 때린 후 선물, 위로 주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고 이를 친구에게 자랑했어. 핑크 부인도 남편에게 맞고 선물을 받으려고 남편한테 대들었지만 안 때려 자신이 남편을 때렸단다. 그렇게 남편이 맞으면 자신을 때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이야. 그런데, 남편은 미안한지 빨래를 하기 시작했단다. ㅎㅎ

24) 마지막 잎새

너무 유행해서 패스. 등장 인물만 소개. 수와 존시는 친구. 폐렴 걸린 존시. 낙엽을 그린 화가는 아마추어 늙은 화가 베이먼.

25) 백작과 결혼식 하객

앤디 도너번과 콘웨이 양은 같은 하숙집에서 살았어. 콘웨이는 사랑을 얻기 위해 백작을 꾸며 이야기를 했는데 가짜로 보여준 백작의 사진은 앤디가 알고 있던 사람. 앤디는 콘웨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앤디도 콘웨이가 마음에 들어 모른 척 하고 들어주고, 미안했는지 콘웨이는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고 솔직히 이야기를 하고 나서 앤디도 그제서야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듣는 방법에 대한 교훈.

26) 인간 자력술사 제프 피터스

불법 의료 시술과 약으로 돈을 버는 제프란 사람이 있었어. 시장이 아파서 호출되어 갔는데 정신적 요법이라며 250불을 받고 치료해 주었단다. 이것은 불법 시술로 돈을 버는 제프를 잡기 위한 시장의 덫이었어. 시장이 탐정이 증거품인 돈과 함께 판사에게 넘기고 판사가 제프를 보안관에게 넘기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 판사도 가짜. 제프의 동업자였던 앤디였단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의 진수.

27) 결혼의 정밀과학

피터스와 앤디는 재벌 여자를 광고하여 구혼자를 찾는 사업을 했어. 편지를 재벌 여자에게 전달하는 수수료로 2달러로 벌었단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멀었단다. 짧은 시간에 거금을 버는 사기꾼들의 이야기...

28) 철저하게 사업적

밥 하트와 체리는 연극배우로 동업하여 연극계에서 큰 히트작을 만들었어. 그런데 사실 첫 무대에서 체리가 너무 긴장하여 총으로 밥 하트의 목에 관통상을 입히고 말았단다. 다행히 중상이 아니었지만, 체리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밥 하트를 애타게 찾았지. 동업자가 이야기하면서 밥을 찾아와 체리가 사랑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러나 그들은 이미 2년전에 결혼한 사이였단다. 사업적으로 일해서 아무도 그들이 부부 사이였던 것을 몰랐어.

29) 시인과 농부

농부가 뉴욕에 왔는데 추레하게 옷을 입어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뉴욕 사람들. 뉴요커처럼 옷을 입자마자 전재산을 강도에게 당했단다. 농부와 시인을 통해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이야기로 이해함. 그리고 지은이가 던진 두 가지 교훈 : 농장을 떠나지 마라. 시를 쓰지 마라

30) 인생은 연극

헬렌 18살에 프랭크 베리와 결혼했어. 헬렌을 짝사랑하던 존 델레이니가 결혼식 날 헬렌을 찾아와 다짜고짜 자신과 도망가자고 했고,  헬렌은 당연히 거절했단다. 헬렌은 손등에 작별의 키스만 허용했는데, 우연히 이걸 본 프랭크가 오해하고 뛰쳐나갔는데, 이후 프랭크의 소식 끊어지고 헬렌은 20년간 혼자 배리 부인으로 살았어. 그 동안 많은 구애를 받았지만 자신은 결혼했다며 거절했단다. 어느날 라몬티라는 바이올린 연주가가 찾아왔는데 자신의 남편과 비슷한 용모였어. 라몬티는 20년 전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고 했단다. 그런데 얼마 후 존이 찾아와 청혼했단다. 그리고 20년 전 프랭크와 있던 사고를 이야기해주었어. 프랭크가 자신을 쫓아와 싸우다 넘어져 머리를 돌에 박고 죽었다고... 헬렌은 그제서야 라몬티가 프랭크가 확실하다고 그를 찾아 다시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었다는 훈훈한 이야기

31) 어느 도시의 보고서

잡지사의 부탁으로 네슈빌에 가서 기고자와 싼 값에 계약을 하라고 해서 네슈빌에 오게 된 주인공. 그 기고자는 술꾼과 결혼한 50살 여자로 영양실조로 정신을 잃어버렸단다. 주인공은 그녀를 도와주려고 계약도 좋게 하고 선금으로 50달러도 주었어. 그런데 남편이 그 돈을 빼앗아 가버렸는데, 남편은 의문의 죽음의 죽음을 당했단다. 아빠가 적은 메모의 마무리가 좀 이상한데?^^

32) 마녀의 빵

마흔 살의 빵집 주인 마사. 늘 묵은 빵을 사는 남자에 호감을 갖게 되고.... 가난해서 늘 묵은 빵만 사는 것이 불쌍해서 그 몰래 빵 속에 버터를 넣어주었어. 얼마 뒤 그가 찾아와 화를 냈단다. 동료가 이야기해주길 내일까지 내야 할 설계도의 지우개 용도로 묵은 빵을 산 것인데, 하필 하루 전에 버터 들어간 빵으로 지우다가 몇 달 동안 공들인 설계도를 다 망쳤다고 했어.

33) 율리우스와 개지기

매일 아내의 개를 의무 산책시켜야 하는 남자의 이야기. 집에서도 개에게 서열이 밀렸는데 그 놈을 늘 외출시켜야 하다니.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와 술을 마실 때도 그 개를 데리고 와야 했어. 결국.... 남편은 개는 혼자 버려두고 전직 개지기는 친구와 함께 뉴욕을 떠나 덴버로 향했단다.

34) 모르페우스에 맞서

빌리는 실수로 모르핀을 먹은 톰을 보살펴 주고 있었어. 의사의 말에 따르면 한 시간 동안 재우지 않는 일인데, 약 때문에 자꾸 자려는 톰을 깨우는 것이 쉽지 않았어. 빌리는 톰을 화나게 해서 잠을 자지 못하게 하려고 이런저런 모욕적인 말들을 해서, 간신히 성공했단다. 다음날 톰은 다행이 어제 일을 기억 못하는 듯했어. 그리고 빌리에게 고맙다고 했어. 그러면서 어젯밤 이야기한 여자에게 전보를 치겠다고 했단다. ㅎㅎ 다 기억하고 있었어.

35) 기회의 유령

한 숙소에서 냉혹한 유령을 봤다는 부인의 말에 주인은 기분이 안 좋았단다. 아들을 이용하여 착한 유령이 출연하게 연출하여 반전을 계획했단다.

36) 하그레이브스의 가면

한 하숙집에 탤벗 소령과 딸 리디아가 묵고 있었어. 그 하숙집에는 극장에서 일한 하그레이브스라는 사람도 있었어. 텔벗 소령은 글을 쓰고 있고. 탤벗과 하그레이브스는 친해져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 하그레이브스는 탤벗 소령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연극 캐릭터를 만들어 크게 성공했단다. 탤벗은 그 연극을 보고 모욕적이라 생각했어. 자신을 모델한 연극이었거든. 탤벗은 하그레이브스와 관계를 끊었어. 하그레이브스는 감사의 표시로 돈을 주려 했지만 거절했단다. 그 한낱 자존심 때문에 돈이 떨어져 집세를 못 내고 있는데, 예전에 풀어준 노예가 탤벗을 찾아와 당시 빌려준 300달러라면서 주고 갔단다. 알고 보니 하그레이브스가 흑인으로 변장하여 연기한 것이었어. 하그레이브스가 그렇게 고마움을 전달했단다.

37) 운명의 갈림길

다비드는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양치기였어. 그는 시인이 되고자 길을 떠나는데.. 먼저 왼쪽 길... 사랑하는 이를 위해 결투를 신청했다가 죽고 말았어. 이번에는 오른쪽 길...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운 여인에 속아서 반란에 빠져들고 결국 죽고 말았어. 원래길... 떠나지 않고 양치기를 하며 결혼도 했어. 시를 쓰며 목장에 신경 쓰지 않아 양들의 수가 줄어들고, 자신의 시를 전문가에게 평가를 받는데 혹평을 받고, 그날 집에 와서 자살을 했어. 시인으로 살 수 없을 바에야 살지 않겠다면서.. 그의 운명은 어디로 가나 단명.

38) 매혹의 옆모습

베이츠라는 미모의 속기사가 있었어. 매기 브라운이라는 부자가 있었는데, 작은 여관에서 지내면서 검약한 생활을 했어. 돈을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이었지. 브라운이 베이츠를 좋아했던 이유도 은화의 새겨진 여인의 옆모습과 닮아서였단다.

39) 기사 옆 광고

저드스 테이트라는 사람이 있는데, 얼굴은 못생겼지만 언변이 뛰어난 약장수 이야기.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40) 블랙 이글의 실종

도적대에 들어왔다가 그 능력을 인정 받아 도적대 대장까지 추천을 받은 블랙 이글. 자신의 정체가 드라날까봐 혼자 사라져 버린 이야기.

41) 되찾은 새 삶

지미 밸런타인이라는 사람은 4년형을 받고 감옥에 갇혔다가 10개월만에 출소했단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은 무죄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가 출소한 이후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금고털이 사건이 계속 발생했어. 경찰 벤 프라이스는 지미를 의심했어. 지미는 스펜서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새생활을 하고 결혼도 했단다. 벤 프라이스가 지미를 찾아왔는데, 그날 하필 새로 생긴 은행 금고를 구경하던 아이가 실수로 금고에 갇히고 말았어. 다들 당황하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금고 안에서 오래 있으면 아이가 죽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어. 결국 지미가 능숙하게 금고를 해체하여 아이를 구했단다. 벤이 의심한 대로 지미가 금고털이범이 맞았어. 지미는 벤에게 자신을 체포하라고 했는데, 벤은 사람을 잘못 보았다면서 그 자리를 떠났단다. 이거야 말로 지미를 진정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42) 가짜 부자 애인

백화점 점원 메이지는 억만장자 카터의 청혼을 받지만, 가짜 부자라고 생각하여 거절했단다. 그 이유는 신혼 여행을 코니 아일랜드로 가자고 해서코니 아일랜드, 의문의 1. 참고로 오 헨리의 소설 속에 코니 아일랜드가 자주 등장한단다.

43) 자동차가 기다리는 동안

공원의 한 여자. 자신은 늘 갑부라고 생각하는 여자였어. 파켄 스태거라는 계산원과 만나게 되어 자기 자랑을 하며 식당 밖에 세워진 고급차를 자신 것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차는 파켄 스태거의 차이고, 파켄 스태커 씨는 억만장자였음.

44) 고무 희극

구경을 좋아하는 한 남녀 커플의 이야기.. 자신의 주인공인 결혼식에서도 하객들 틈에 끼어 결혼식을 구경하느라 자신의 결혼식에 불참한 커플의 이야기.

45) 천 달러

질리언은 숙부로부터 상속으로 1000달러를 받게 되었고, 어떻게 썼는지 변호사에게 전달해야 했어. 숙부가 후원하는 헤이든은 고작 10달러만 받았단다. 숙부는 질리언이 씀씀이가 심한 것을 알고 일단 1000달러만 준 것이었어. 애매한 돈 1000달러는 질리언은 헤이든에게 주었단다. 헤이든을 사랑하기 때문에그리고 변호사에게 천 달러를 쓴 경위를 전달했는데, 변호사는 숙부의 유언을 들려주었어. 1000달러는 유용하게 쓴다면 5만 달러를 더 준다고, 그렇지 않다면 5만 달러는 헤이든에게 전달한다고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질리언은 천 달러 보고서를 찢어버리고 경마로 날렸다고 거짓말하면서 그 곳을 떠나갔단다. 그 돈이 사랑하는 헤이든에 가도록 한 것이었겠지? 사랑의 힘은 당연히 돈보다 강하군.

46) 운명의 충격

밸런스는 숙부로부터 받던 용돈을 중단되었어. 한편 숙부는 오랫동안 상속에서 배제되었던 아이드에게 상속권을 주었어. 이 소식을 들은 아이드는 돈 받기 전에 죽으면 어쩌나 불안했단다. 그런데 얼마 후 숙부는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면서 아이드의 상속권을 다시 취소하게 되었고, 그제서야 아이드는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고 다시 편안해졌어. 한편 다시 용돈을 받게 되었다는 밸런스는 그 소리를 듣고 기절하고 쓰러졌단다. 돈이란

47) 블랙잭의 거래

패스.

48) 목장의 보피프 부인

대령 남편이 파산한 후 죽고 유일하게 남긴 재산인 목장으로 이사를 온 옥타비아. 그런데 목장을 관리하고 있는 이가 어른 시절 친구였던 테디였어. 테디는 옥타비아를 주인집 마님으로 생각하고 철저하게 거리를 두었어. 두 달 뒤, 옥타비아는 그 목장의 주인이 이미 테디에게 넘어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 동안 테디가 모른 척하고 있었던 거야. 그제서야 테디는 옥타비아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했단다.

49) 붉은 추장의 몸값

빌과 샘은 지역 유지의 외동 아이를 유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어. 그 아이가 붉은 추장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유괴당한 후에도 아이는 계속 인디언 놀이를 하는 중이라고 생각했어. 빌과 샘은 그 아이에게 계속 공격 당하는데 마치 영화 <나홀로 집에>를 보는 듯 했단다. 빌은 아이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어. 샘과 빌은 아이의 아빠 도싯에게 돈을 요구했지만, 도싯은 오히려 돈은 자신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 결국 빌과 샘은 돈을 주고서야 아이를 떠 넘길 수 있었단다. 덤 앤 더머도 아니고

50) 도시의 목소리

도시가 말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뉴욕의 목소리를 찾아 다니는 이야기

51) 피미엔타 팬케이크

52) 아르카디아의 나그네들

53) 녹색의 문

54) 학교와 학교들

55). 늑대 벗겨 먹기

56). 추수감사절의 두 신사

51)번부터 56)번은 모두 패스

힘들다오늘은 오타 점검도 안하고 끝.

 

PS,

책의 첫 문장: 1달러 87센트.

책의 끝 문장: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네요.


신부, 인생과 사랑에서 그보다 더 빛나는 말은 없다. 꽃들의 향기, 벌의 선물, 샘물의 첫 모금, 종달새의 서곡, 창조의 칵테일에 얹힌 레몬 껍질-신부란 바로 그런 것이다. 아내는 신성하고, 어머니는 위대하고, 여름 여자는 눈부시다. 하지만 신부는 남자가 인간의 운명과 결혼할 때 신들에게 받는 결혼 선물 가운데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다. - P124

"나는 이 도시의 목소리가 무엇인지 찾아야 해." 내가 말했다. "다른 도시들은 목소리가 있어. 이건 과제야. 나는 찾아야 해." 내 목소리가 커졌다. "뉴욕은 내게 시가나 건네면서 ‘친구, 나는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어’ 하면 안 돼. 다른 도시들은 그러지 않아. 시카고는 주저 없이 ‘내가 하겠어’ 해. 필라델피아는 ‘내가 해야 돼’ 해. 뉴올리언스는 ‘나는 전에 했어’ 해. 루이빌은 ‘해도 상관없어’ 하지. 세인트루이스는 ‘미안해’ 하고 말해. 피츠버그는 ‘다 말해’라고. 그런데 뉴욕은……" - P567

조용한 눈보라의 군대는 공기의 나룻배를 타고 음울한 이스트 강 너머에서 도시를 공격했다. 눈은 이미 도로를 30센티미터 두께로 덮었고, 눈 더미는 포위된 도시의 성벽을 기어오르는 접이사다리처럼 차곡차곡 쌓여 올라갔다. 대로는 폼페이 거리처럼 조용했다. 이따금 마차들이 흰 날개의 갈매기처럼 달빛 어린 대양을 스치고 날아갔다. 그보다 수가 적은 자동차들은 –비유를 계속하자면- 유쾌하고 위험한 여행에 나선 잠수함처럼 거품 이는 물결을 헤치고 나아갔다. - P6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6-37)

이 문제와 관련해 과거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구의 대기권은 정확하게 구분되는 경계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차츰차츰 대기의 밀도가 옅어질 뿐이니까요. 그래서 이 밀도의 변화에 따라 고도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표적인 고도 100km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100km로 정했을까요? 그 이유가 일반인에게는 의외라고 여겨질 수 있는데요, 그냥 100이 딱 떨어지는 편한 숫자라는 것이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85)

달은 1년마다 대략 3.8cm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이 재미있게도 지구에 있는 바다 때문입니다. 달은 거대한 중력으로 바닷물을 끌어당깁니다. 달이 가까워서 바닷물을 많이 끌어당기면 썰물이 되고 해변이 넓게 드러나죠. 반대로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면 중력이 약해져 바다가 평평해지면서 밀물이 되고 해변 끝까지 바닷물이 차오릅니다. 그 속도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어서 우리나라 서해안에서는 뻘에 있던 사람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107)

외계 행성을 지구화해서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걸 테러포밍(Terraforming)’이라고 부르는데요. 일론 머스크처럼 핵폭탄을 이용하겠다는 것 말고도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있긴 합니다. 화성의 우주 궤도에 어마어마한 반사경을 올려 인간이 거주할 지역에만 햇빛을 집중적으로 쏜다거나 화성에 탄소가스를 내뿜는 공장을 대량으로 지어 온실 효과를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지금 현재 과학 기술로는 많은 한계가 있는 주장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아이디어들을 실제 추진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생각하면, 현재 지구가 직면한 심각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도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각자가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더 사랑한다면 굳이 화성에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요?


(140)

인류의 진화 과정을 추론해봐도 왜 부정적 사건을 더 강하게 기억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원시 인류가 새로운 거주지에서 식용 가능한 식물을 찾는 과정을 떠올려봅시다. 낯선 열매들을 살펴보다가 먹어도 될 것 같은 외관을 가진 열매 하나를 따서 살짝 맛을 봅니다. 운 좋게도 달콤한 맛이 느껴집니다. 그러면 그다음에도 따 먹을 수 있게 기억해둡니다. 그러다가 다른 열매의 맛을 봤는데 이번에는 쓴맛이 나며 혀가 얼얼해지고 복통에 시달립니다. 이번에도 다음번에 실수하지 않기 위해 기억에 남겨둡니다. 생존을 위해 어떤 기억을 더 오래 남겨둬야 할까요?


(208)

물리학자 중에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리사 랜들이라는 유명한 분이 있습니다. 이 물리학자가 <주기적 운석 충돌의 방아쇠로서 암흑물질>이라는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리사 랜들은 원반 형태의 우리 은하 근처에 거대한 암흑물질이 이중 원반을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우리 은하의 태양계를 포함한 모든 별은 수평으로만 원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회전목마처럼 위아래로 진동하면서 돌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한 번의 진동이 완성되는 데 총 주기가 6,000만 년입니다. 그러니까 딱 3,000만 년마다 위로 한 번 지나가고 아래로 한 번 지나가고 하는 거예요.


(259)

핵융합은 다릅니다. 만약 인류가 핵융합 반응을 안정적인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말 그대로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가 인류에게 최초로 불을 건네준 이후, 최대의 사건이 되겠죠. 핵융합의 원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물질로서 고갈될 염려가 없고 핵분열과 달리 부산되는 방사성물질이 적어 훨씬 안전합니다.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영구적인 에너지원이 되겠죠. 이렇게 인류의 모든 에너지 문제가 해결된다고 상상해보세요. 도대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저는 짐작이 잘 가지 않을 정도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키드 2 - 서쪽 마녀 이야기
그레고리 머과이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위키드 2권이야기를 해줄게. 부제는 <서쪽 마녀 이야기>란다. 위키드 시리즈가 모두 6권인데, 위키드 1권과 2권은 엘파바에 관한 이야기란다. 1권 이야기할 때도 이야기했지만,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 많이 각색되었기 때문에 원작 소설은 원작 소설 나름의 재미가 있더구나. 엘파바가 단순히 서쪽 마녀로만 기억되기에는, 진취적이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사회운동가의 활동이 더욱 돋보였단다. 1권에서도 보면, 동물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시즈 대학으로 돌아가지 않고 에메랄드 시에서 비밀조직에서 활동하면서 모담 모리블 암살을 준비 했었잖니. 그 거사가 실패하고 말았지만 말이야.

이제부터 <위키드> 2권의 이야기를 하긴 할 건데, 아빠의 기억력과 메모가 잘못되어 줄거리가 잘못된 부분도 있을 거야. 그걸 감안해서 들어주길 바란다.

2권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7년 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엘파바는 수녀원에서 은둔하며 환자들을 돌보며 지냈단다. 모담 모리블의 암살 계획이 실패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엘파바는 불륜이긴 하지만, 자신의 연인이었던 피예로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단다. 이후 엘파바는 세인트글린다 수녀원에서 7년을 보내고, 리르라는 소년 한 명을 데리고, 길을 떠난다. 리르의 나이로 봐서는 엘파바의 아들로 추정되는데, 명확하게 엘파바의 아들이라고 지은이도, 엘파바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엘파바는 피예로의 죽음 소식을 그들의 가족에서 알려주기 위해 키아모코로 향한단다. 가는 길에 코끼리 여왕인 나스토야 여왕을 만나서 까마귀 세 마리를 선물 받고, 벌들과 킬리조이라고 부르는 개, 목숨을 살려준 원숭이 치스터리가 엘파바와 리르를 동행하게 된단다. 키아모코에 도착해서 엘파바는 피예로의 아내인 사리마를 만난다. 사리마는 다섯 명의 여동생과 세 명의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어. 엘파바는 피예로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이야기하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용서를 받으려고 했지만, 사리마는 듣지 않겠다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막았단다. 그래서 나중에 사리마의 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동생들도 언니에게 단단히 명령을 받았는지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했어. 사리마와 동생들도 피예로가 에메랄드 시에서 부적절한 일, 그러니까 불륜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그 대상이 그린다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았어.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엘파바의 말을 막은 것 같았단다. 엘파바도 나중에 다시 기회 있을 때 사실을 이야기하려고 했단다. 사리마와 가족들은 엘파바와 리르를 환대해주었고 사이 좋게 지냈단다. 엘파바가 키아모코에 머물면서 사리마와 친해지고, 리르도 사리마의 아이들과 어울려 지냈단다.

 

1.

사리마의 아이들은 엘파바를 마녀 아줌마라고 불렀단다. 사리마의 아들 마넥이 장난으로 리르를 우물 속으로 들어가게 했는데, 그곳에서 정신을 잃었는데 마넥은 그 일을 어른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아서 하루가 지나서야 리르는 발견되었어. 다행히 죽지 않고 깨어났고, 리르는 우물에 스스로 들어갔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엘파바는 마넥의 짓이라고 의심했단다. 엘파바가 마넥을 의심하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데, 우연히 커다란 고드름이 마넥의 목에 떨어져 마넥은 고드름에 찔려 그만 죽고 말았단다.

키아모코에 엘파바의 유모가 찾아왔어. 이제 유모도 많이 늙으셨어. 유모는 고향인 먼치킨랜드의 소식도 전해주었어. 먼치킨랜드의 영주는 모계로 이어졌는데, 엘파바의 엄마가 돌아가시고 어린 엘파바와 네사로즈를 대신하여 엘파바의 아버지 프렉스가 맡고 있다가 딸들이 커서 영주 자리를 물려주게 되었단다. 그러면 첫딸인 엘파바가 영주의 일순위였지만, 엘파바가 잠적하였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먼치킨랜드의 영주는 네사로즈가 맡게 되었단다. 네라로즈는 오즈로부터 먼치킨랜드를 분리 독립하려고 했단다.

어느날 군대들이 키아모코에 몰려와 숙영을 하게 되었어. 엘파바는 그들이 이곳에 머무르는 것을 반대했지만, 사리마는 그들도 손님이라면서 머무르게 했단다.

사리마의 딸 노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어느날 엘파바의 빗자루를 가지고 청소를 하다가 빗자루가 날아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어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녔단다. 빗자루를 타고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엘파바도 이때 처음 알게 되었단다. 그 빗자루를 수녀원에서 야클이라는 하는 노수녀로부터 받은 거야. 엘파바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것을 연습했단다. 처음에는 제어가 잘 안되었어.

점점 연습을 하니 빗자루를 제어하면서 날 수 있게 되었단다.

….

어느날 아버지 프렉스로부터 연락이 와서 아버지를 찾아갔단다. 빗자루를 타고 십 수 년 만에 고향인 먼치킨랜드에 찾아갔단다. 아버지를 만났는데 아버지가 말씀하시기를, 네사로즈가 위험한 시도를 한다면서 엘파바에게 네사로즈를 도와 주라고 이야기했어. 엘파바는 네사로즈도 십 수 년 만에 다시 만났단다. 네사로즈는 다리가 불편하여 설 수 없었는데, 아버지가 준 보석구두에 그린다가 마법을 걸어 주었는데, 그 보석구두를 신고 이제 설 수 있게 되었단다. 네사로즈도 언니와 다시 만난 것에 기뻐했지만, 먼치킨랜드 독립이라는 자신의 뜻을 굳히지는 않았어. 네사로즈는 자신이 죽으면 보석구두는 언니에게 주겠다고 했단다. 네사로즈가 시민들의 뜻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통치를 해서 그런지, 사람들은 네사로즈를 동쪽의 사악한 마녀라고 불렀어.

....

먼치킨랜드에서 동생의 뜻을 굽히도록 설득하지 못한 엘파바는 다시 키아모코로 돌아왔단다. 그런데 유모와 리르를 빼고는 모두 사라져버렸어. 군대가 사리마와 가족들을 끌고 갔다고 했어. 엘파바가 그들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어디로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단다. 엘파바는 키아모코에서 유모와 리르와 동물들과 지내게 되었단다.

 

2.

7년이 흘렀어. 키아모코에서 지내고 있는 엘파바를 사람들은 서쪽 마녀라고 불렀어. 어느 날 먼치킨랜들에서 슬픈 소식이 전해졌단다. 동생 네사로즈가 죽었다는 거야. 회오리 바람과 함께 날아온 집에 깔려 죽었다는 아주 허망한 소식이었단다. 이 부분부터는 <오즈의 마법사>의 이야기와 많이 중첩이 되는데, 두 이야기가 크로스되어 더 재미있었단다. 엘파바도 네사로즈의 장례식에 참석을 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정말 오랜만에 그린다를 만났단다.

그린다가 그곳에 온 이유는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서였어. 네사로즈의 유품인 보석구두가 있었는데, 그린다는 그 보석구두가 먼치킨랜드에 있으면 분쟁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여 도로시에게 주고 도로시를 에메랄드 시로 보냈다고 했어. 엘파바는 그 구두는 자신의 것이라고 했어. 네사로즈가 7년 전에 이야기했다고.. 자신이 먼저 죽으면 보석구두는 언니가 가지라고 말이야. 엘파바는 도로시를 쫓기 위해 에메랄드 시로 향했단다. 에메랄드 시에서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게 되고, 뜻밖에도 사리마의 딸 노르가 오즈의 마법사에게 잡혀 있었어. 엘파바는 노를 구하려고 애를 썼지만 실패하고 말았단다.

엘파바는 시즈 대학에 아직 마담 모리블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키아모코로 돌아가기 전에 시즈 대학에 들렀단다. 십 수 년 전에 죽이지 못한 마담 모리블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마담 모리블을 만나기는 했는데, 마담 모리블은 엘파바를 만나기 불과 몇 분 전에 죽고 말았단다. 엘파바는 자신이 마담 모리블의 목숨을 끊지 못한 것에 억울해하며 이미 죽은 마담 모리블을 트로피로 내려쳤단다. 그리고는 자신이 마담 모리블을 죽였다는 소문을 내기도 했어. 엘파바에게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기면서 이성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기도 했어.

키아모코에 돌아온 엘파바얼마 후에 도로시와 친구들이 자신이 죽이러 온다는 소문을 접했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엘파바는 피예로가 죽지 않고 않고 허수아비로 변장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단다. 그래서 엘파바는 그들이 자신을 죽이러 온다는 소문을 듣고도 피예로를 만날 생각에 그들을 빨리 환대하려고 했단다. 그래서 그들을 안내해줄 개들을 보냈는데, 도로시 일행은 개들이 자신을 죽이러 오는 줄 알고 그 개들을 죽였단다. 까마귀들과 꿀벌들을 보냈을 때도 마찬가지로 도로시 일행은 자신을 죽이러 오는 줄 알고 모두 죽였단다. 꿀벌들이 도로시 일행에게 올 때 허수아비는 자신의 몸을 모두 해체하여 막아냈는데, 이것을 엘파바가 모두 지켜보고 허수아비가 피예로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크게 실망을 했단다.

도로시 일행은 결국 성에 도착을 했단다. 도로시는 엘파바를 보자마자 사과를 했어. 자신과 함께 날아온 집에 의해 본의 아니게 동생 네사로즈가 죽었다고 하면서 자신은 이곳에 용서를 구하러 온 것이라고 했단다. 하지만 엘파바는 흥분하여 빗자루에 불을 붙여 도로시 일행을 위협했는데, 잘못하여 그 불이 엘파바의 옷에 붙고 말았어. 이 때 도로시는 그 불을 꺼서 엘파바를 구해주려고, 양동이의 물을 엘파바에게 끼얹었어. 그래서 불이 꺼지긴 했는데, 엘파바도 그 물에 그만 녹아서 사라지고 말았단다. 엘파바에게 최대의 적이 물이었다는 것을 도로시가 몰랐던 거야. 그래서 허망하게 서쪽 마녀 엘파바도 죽고 말았단다.

도로시는 의도치 않게 동쪽 마녀와 서쪽 마녀를 모두 죽이게 되었어. 엘파바의 소유물인 초록색 약병을 들고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갔단다. 그 초록색 약병을 보고 오즈의 마법사는 깜짝 놀랐단다. 그것은 자기 것이었어. 그러니까 엘파바는 바로 오즈의 마법사의 딸이었던 거야. 하지만 너무 늦게 알아버렸구나얼마 후 오즈이 마법사는 오즈를 떠났단다. 그리고 얼마 후 도로시도 오즈에서 사라지고 소문만 무성하게 남았다고 하는구나.

여기까지가 <위키드> 2권의 이야기란다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아빠가 이 책을 읽은 지 두어 주 지나서 일부 잘못된 기억력으로 적은 부분도 있을 거야. 나중에 너희들이 읽으면서 아빠가 잘못 기억하는 부분을 알려 주길 바래. 아빠가 소설 <위키드>를 읽은 것이 뮤지컬 영화 <위키드> 2편을 기다리면서 원작 소설을 읽는 재미로 읽은 것인데, 몇 번 이야기했듯이 각색이 많이 되어 등장인물만 같은 다른 이야기를 읽은 기분이구나. 나중에 영화 <위키드> 2편을 볼 때 소설과 어떻게 다른지 구별하면서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구나.

<위키드> 3권의 부제를 슬쩍 봤더니 <리르 이야기>더구나. 리르는 엘파바의 아들로 강력하게 추정되는 소년이었는데,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조만간 이야기를 해줄게.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7년차 수녀가 떠나던 날, 버사 수녀는 품에서 큼직한 쇠로 된 열쇠를 꺼내어 창고 문을 열었다.

책의 끝 문장: “아직 못 나왔어.”


"그리고 여자 애들한테는 차가운 분노가 있어야 해요. 여자 아이들은 싸늘하지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 사그라지지 않는 원한, 용서하지 않는 재능과 협상을 회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무슨 얘기를 할 때는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 물러서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야 하지요. 그건 세상에서 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살아야 하는 데 대한 보상이에요. 남자에게 맞서 싸움을 해 이기면 자기 방식대로 계속 가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 거죠. 여자한테 맞서면 온 우주가 다시 한번 다 바뀌어요. 왜냐하면 차가운 분노는 멸시와 모욕에 관한 한 어떤 문제에서든 언제까지나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경계를 풀지 않는 법이니까요." 사리마는 피예로에 대해, 리르에 대해 입 밖에 내지 않는 비난을 던지며 엘파바를 쏘아보았다. - P115

"약에 대한 진실은 여러분이 말한 것 중 그 어느 것도 아니야. 당신들은 악의 한쪽 면, 즉 인간적인 면만 발견했어. 영속적인 면은 그늘 속으로 들어가 버렸어. 아니면 그 반대이든가. 옛날 속담 같은 거지. 껍데기 속의 용이 어떻게 생겼을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지. 보려고 껍데기를 깨는 순간 용은 더 이상 껍데기 속에 없을 테니까. 악의 본질은 비밀스러움이기 때문에, 이 질문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어." - P257

종교라는 꼬챙이가 몸 전체를 꿰뚫고 있다면, 움직일 때마다 의식할 것이다. 그런 사람의 정신적, 도덕적 체계에서 종교라는 언월도를 뽑아낸다면 제대로 서 있기나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초원의 하마가 섬유질의 소화를 돕는 유독한 작은 미생물들을 몸속에 품어야 하듯이 인간도 종교를 품어야 하는 것일까? 종교를 벗어 버린 사람들의 역사는 종교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설득력 있게 와 닿지 않는다. 그 진부하고 아이러니한 종교란 그 자체로 필요악인가? - P2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지스탕스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할 책은 이우 님의 <레지스탕스>라는 책이란다. 이우라는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제목 <레지스탕스> 때문이란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2차세계대전이 배경이 아니고, 오늘날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어떤 소년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단다. 책 소개도 제대로 안 보고 책 제목만 보고 선택한 아빠가 잘못이 있지만, 나름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그럼, 바로 책 이야기를 시작할게.

기윤. 미술 전공. 서른 살을 앞든 나이에 첫 전시회를 열었단다. 그러나 보기 좋게 망하고 지도교수 마저 혹평을 내놓았어. 미술에 소질이 없나, 접어야 하나, 싶었지. 전시회를 마치고 고향 집에 내려와 쉬고 있다가 옛 고등학교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단다. 다들 평범하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보였고, 자신만이 이루지 못할 꿈을 쫓는 기분이었어. 친구 수형이는 기윤에게 절친이었지만 한 동안 잊고 지내던 민재 이야기를 꺼내서 기윤은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게 된단다.

 

1.

기윤은 비평균지역에서 3순위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어 아버지와 심한 다툼까지 했어. 아버지는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라면서 고등학교 재수를 하라고 했지만, 누가 고등학교를 재수하겠니, 기윤은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그 3순위 고등학교에 입학했단다. 수형과 친했는데, 에어맥스 나이키 운동화를 계기로 일진에서 짱을 먹고 있는 상민과 친해지게 되었단다. 기윤은 일진 애들이 멋져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일진의 짱인 상민과 친해졌으니 기윤도 일진의 멤버가 되었어. 상민은 기윤에게 잘 해주어, 어려운 일이 있으면 일진의 힘으로 해결해 주기도 했어.

그런데 얼마 후 새로 나온 에어맥스 신상품을 샀는데, 그것이 상민의 심기를 건드렸어. 그 전에 에어맥스는 상민의 에어맥스보다 등급이 떨어지는 신발이었는데, 이번 에어맥스는 상민의 에어맥스보다 더 비싸고 좋은 것이었어. 이것이 상민의 심기를 건들인 것이었어. 이후 기윤은 일진에서 빠르게 왕따를 당하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어. 점심시간에 상민의 무리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식당에 가지 않고 도서관에 갔단다. 책을 읽는 것은 아니고 대출만 했다가 읽지도 않고 다시 반납했어. 독서왕은 되고 싶으나 책은 읽기 싫었거든

2학년이되고 인근 커다란 종합병원장 아들 서민재가 전학을 왔단다. 종합병원장 아들이 왜 이런 학교에 와? 다들 의문이 들었지만 사정이 있겠지? 라는 생각하고 물어보지는 않았어. 민재는 늘 책을 끼고 다니는 아이였어. 점심시간에 도서관에 짱 박혀 있는 기윤과 늘 책을 끼고 다니는 민재가 만날 확률은 무척 높을 수 밖에 없었어. 민재가 읽으려는 책을 기윤이 대출하고 있어서 그들은 처음 말을 섞게 되었단다.

이후 민재는 기윤에게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기윤은 읽지 않았으니 대충 얼버무렸단다. 그리고 난생 처음 책을 읽어 보았단다. 둘은 책 이야기를 하면서 절친이 되었고, 우연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둘이 갇히는 사고가 나서 좀더 친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어, 기윤은 인간 민재를 조금 알게 되었단다. 이 학교에 오기 전에 서울에 있는 과학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사고나 나서 크게 아픈 다음 다시 2학년부터 다시 학교를 다녔는데, 적응을 하지 못하고 이곳으로 전학을 온 곳이라고 했어. 그럼 형이라고 불러야 하냐고 하자, 생일이 빠른이라서 나이는 똑같다고 했어. 그냥 친구하자고그리고 민재는 시인이 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했어. 둘은 절친이 되었지만, 기윤은 여전히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냈고, 성적을 조작하다가 부모님과 선생님께 걸려 크게 혼나기도 했어. 반면 민재는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고 시험을 볼 때마다 일등을 했단다. 아무튼 둘은 엄청 친해졌단다.

 

2.

어느날 기윤은 민재의 집에 놀러 갔어. 민재의 집안 분위기는 무척 무거웠지. 민재의 아버지는 무서운 분으로 억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신대. 민재의 또 하나의 꿈은 아버지의 억제로부터 해방하는 것이었어. 민재의 어머니는 민재가 열한 살 때 암으로 돌아가시고, 지금은 새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민재는 이모라고 부르고 있었어. 딱 봐도 민재가 집에서는 그리 행복하지는 않을 것 같구나.

수학여행 때 친구들과 진실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민재의 이전 학교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알고 있던 친구가 있었어. 이에 민재는 크게 당황하고 충격을 받아 그 자리를 뛰쳐나갔어. 나중에 기윤이가 민재를 찾아왔는데, 민재는 그때 숨겨두었던 자신의 아픈 과거를 모두 이야기해주었어. 민재는 이전 학교에서 교생 선생님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둘은 비밀 연애를 했어. 그런데, 실수로 선생님과 함께 찍은 적나라한 사진이 유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단다. 모든 학생들이 그 사진을 보게 되었고, 민재는 놀림과 조롱을 당하게 되었어. 그리고 교생선생님은 그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만 자살하고 말았단다. 교생선생님이 죽고 민재는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다행히 죽기 전에 발견되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단다. 한참 입원을 하다가 학교에 갔지만 적응을 하지 못하고 전학 온 것이라고 했어. 민재의 아픈 과거까지 다 들은 기윤은 비밀을 공유한 사이가 되어 더욱 친해지게 되었단다.

..

기윤은 일진들에게 여전히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어. 기윤은 더 이상 당하지만 않겠다면서 상민에게 반항을 했어. 상민과 무리들은 기윤을 불러내어 일방적으로 때리고 있었는데, 이때 영화처럼 민재가 나타나 기윤의 편에 써서 싸웠단다. 얼마 후 민재가 오기 전에 부른 경찰들이 출동하면서 싸움을 끝이 났단다. 이 일로 학교에서는 징계 위원회가 열렸고, 상민의 친구 관석은 퇴학 당하고 상민은 전학을 가게 되었어. 기윤과 민재는 당한 입장이라는 것이 밝혀져 일주일 정학으로 마무리가 되었단다. 둘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몰래 학교 강당에서 둘 만의 파티를 하기도 했단다.

 

3.

3이 되었어. 새로운 선생님이 한 분 오셨어. 별명은 독사. 감 오지? 독사는 두발 규제를 엄격하게 하고, 학교 규범을 군대식으로 했어. 학생들은 독사의 압제에 아무 소리도 못하고 따라야 했어. 민재는 독사를 보고 있을 수만 없다면서 기윤에게 함께 저항하자고 했어. 레지스탕스, 저항 조직을 만들자고 했단다. 그들은 다른 친구들까지 설득하여 독사에 저항하는 레지스텅스 지하조직을 만들었어. 멤버는 모두 여섯 명. 먼저 게릴라 작전을 펼쳤어. 계란을 투척하고 벽에 독사에서 보내는 메시지를 적기도 했어. 그들은 은밀하게 일을 벌여 누가 일을 벌였는지는 아무도 몰랐어. 학생들은 반응은 좋았지. 선생님들도 의견이 나뉘어 독사 선생님의 규제를 비난하는 선생님들도 있어.

하지만 민재는 이런 게릴러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어. 아직은 모르지만 뭔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자고 했지만, 학생들의 호응을 크게 받아 기분이 좋아진 기윤은 게릴라 작전의 확대하자고 했어. 둘은 이 일로 말다툼도 했단다. 그리고 며칠 뒤, 학교에는 민재가 실명으로 쓴 대자보가 붙었어.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신문기자까지 불러서 학교의 실태에 대해 이야기했어. 결국 학교장이 나서서 민재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으로 해결했단다. 역시 펜이 칼보다 강했던 거야.

다시 기윤과 민재는 친해졌고, 둘은 함께 제주도 일주 여행도 다녀왔어. 그리고 고3답게 공부도 열심히 했단다. 민재는 당연한 듯 의대에 합격했어. 그런데 민재는 의대 입학이 아닌 모험을 계획하고 있었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북유럽까지 갔다가 아프리카와 중동을 거쳐 돌아오는 계획이었어. 하지만왠지 불안불안 하더니만, 지은이는 이 소설을 비극으로 끝을 내려고 마음 먹은 것 같구나. 출발을 위해 페리호를 타는 날, 페리호를 타기 전에 기윤과 약속을 했는데, 기윤을 만나러 오는 길에 그만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단다.

기윤은 통곡을 하며 슬퍼하였지만, 민재는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단다. 기윤은 자신만의 장례식을 한번 더 했단다. 민재가 남긴 시들을 모아 책을 만들고, 그 책을 고등학교 명예의 전당에 몰래 갖다 두었단다. 민재는 기윤에게 우상이면서 명예의 전당에 오를만하다고 생각했어.

….

소설은 다시 서른 살을 앞둔 기윤의 시간으로 돌아왔어. 과거를 회상하면서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지. 그러면서 지금까지 자신은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닌 모방을 한 것이라는 깨닫고,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소설이 재미있게 잘 읽히기는 하지만, 익숙한 플롯과 예상되는 줄거리가 다소 아쉬웠단다. 그래도 충분이 읽어볼 만한 소설이었다고 총평을 하고 싶구나. 지은이 이우 님의 다른 책들은 어떤 책이 있는지 한번 살펴도 봐야겠구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소복이 쌓인 눈 위에 어둠이 물들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그림 속 보잘것없는 사내는 이제 더 이상 민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너는 왜 구레나룻을 기르고, 통바지를 입고, 그렇게 요란한 신발을 신는 거야?"
"글쎄, 멋있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일종의 저항이라고나 할까. 그래, 멋으로 저항을 하는 거지. 이 재미없고 감옥 같은 학교를 향해서."
- P17

"이곳처럼 야생적이지 않았어. 이미 학생들도 학교를 초월한 어른들의 가치가 물들어 있었거든. 권력지향적이고 자본주의적이었다고 할까. 부모님이 어떤 직업이고 알만큼의 권력과 부를 소유했는지가 중요했어. 보다 중요한 건 권력과 부를 소유했는지가 중요했어. 보다 중요한 건 권력을 세습하고 부를 상속할 수 있는지의 여부였지. 그게 가능하다면 이미 무언가를 성취한 거나 다름없었거든. 또 어느 정도의 성적을 갖고 있으며 어떤 학교를 갈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인이었지. 이러한 잣대로 비슷한 조건을 가진 애들끼리 몰려다니며 어른들과 유사한 권력 놀이를 했어. 오히려 물리적인 힘에서 오는 권력은 야만스러운 것에 불과했지. - P1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0-31)

아무리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인간은 악한 수단을 사용한 데 따르는 정신적 고통을 벗어나지 못한다.” 도스토옙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죄를 지으면 벌을 면하지 못하는 게 삶의 이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다른 맥락에서 볼 수도 있다.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악한 수단으로 선한 목적을 이룰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나는 이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당성 여부를 따지기 전에, 악한 수단으로는 선한 목적을 절대 이루지 못한다고 믿는다. 이것은 어떤 연역적, 논리적인 추론의 산물이 아니다.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보고 체험한 끝에 경험적, 직관적인 판단이다.


(32)

스탈린과 히틀러 같은 비범한 사람들인류를 구원하려는 신념에 입각해 모든 종류의 폭력을 사용할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구축했던 사회체제를 가리켜 우리는 전체주의라고 한다. 이 체제는 인간의 생명과 권리를 학살하고 억압하는 제도화된 악이었다. 스탈린과 히틀러, 그리고 이들의 지시를 받아 대량 학살을 저질렀던 수많은 부하들이 전당포 노파 자매를 죽인 것 때문에 라스꼴리니꼬프가 겪어야 했던 끔찍한 정신적 번민과 고통에 시달렸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그러한 죄악을 저지름으로써 어떤 선한 목적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핟. (전체주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나치의 마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던 독일 출신 정치학자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추천한다.) 인류는 20세기의 전체주의 경험을 통해 나쁜 수단으로는 결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51)

너는 지식인이야. 너는 무엇으로 사느냐. 너는 권력과 자본의 유혹 앞에서 얼마나 떳떳한 사람이었느냐. 관료화한 정당과 정부 안에서 국회의원, 장관으로 일하는 동안 비판적 지성을 상실했던 적은 없었느냐. 성찰을 게을리하면서 주어진 환경을 핑계 삼아 진실을 감추거나 외면하지 않았느냐. 너는 언제나 너의 인식을 바르게 하고 그 인식을 실천과 결부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느냐.


(71)

19세기 유럽 자본주의국가의 노동 대중이 처했던 극단적 빈곤과 전적인 무권리 상태에 대한 마르크스의 분노에 공감한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그에 버금가는 고난을 겪는 것을 나는 보았다. 또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를 종식할 방법을 모색한 그의 집요한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우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노동권과 사회권은 마르크스와 같은 이상주의자 국유화를 핵심으로 하는 중앙 통제식 계획경제와 일당독재는 사회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되는 연합체를 만드는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없다.


(94)

다시 <인구론>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우리 모두는 갖가지 편견과 고정관념을 지니고 산다.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모든 종류의 통념이 논리적 경험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일일이 시험하고 검토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관념과 사고방식을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는 맬서스와 얼마나 다른가. 내가 옳다고 믿는 것, 내 신념을 받치고 있는 수많은 통념들 가운데 그릇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없을 것인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속에도 그런 것이 없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인구론>과 멜서스는 금이 간 거울이다. 내 생각도 그릇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일그러져 있지 않은지 경계하면서 나를 비추어 본다. 생각은 때로 감옥이 될 수 있다!


(113)

푸시킨은 200년 전 전제정치와 농노제도가 실시되던 동토(凍土) 러시아에서 자유를 노래했다. 인류가 오늘날까지도 온전히 실현하지 못한 휴머니즘과 민중에 대한 사랑을 문학으로 꽃피웠다. 당대의 현실에 대해 그가 느꼈을 분노, 환희, 절망, 그 모든 것이 생생하게 전해 오기에, <대위의 딸>을 읽으면 가슴 깊은 곳이 아려 온다. 푸시킨은 황제의 권력으로 모독할 수 없었던 고귀한 영혼이었다. 얼어붙은 땅에서 솟아오른 꽃이었다. 두꺼운 먹구름도 빛을 가리지 못한 밤하늘의 별이었다. 그 별은 오늘도 문명의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푸시킨!


(122)

맹자는 제후의 지위를 가진 자로서 왕을 죽이고 새 왕조를 세웠던 주 무왕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은나라 주왕이 폭정으로 인의를 해쳤고 간언하는 충신을 모두 죽였으며 백성을 도탄을 빠뜨렸으니 군주로서의 정당성 또는 정통성을 이미 상실했다고 본 것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무왕은 반역자가 아니며, 주나라의 정통성을 의심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왕조를 바꾸는 역성혁명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사상을 반길 왕이 있을까?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덕으로 선정을 펴라는 맹자의 왕도 정치 이론을 부국강병에 몰두하던 전국시대 왕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그 이후 여러 통일 왕조들에서도 맹자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의심해본다.


(134)

보수가 이념이 아니라 연속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전통적인 제도와 관습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면, 맹자는 정말 멋진 보수주의자였다고 할 수 있다. 흔히들 보수가 물질적 이익과 세속적 출세를 탐낸다고 하지만 진짜 보수주의자는 이익이 아니라 가치를 탐한다. 진짜 보수주의자는 다른 누군가와 싸우는 전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에 정체성의 닻을 내린다. 타인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성찰한다. 누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실의에 빠지지 않으며 깊은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빛난다.


(175)

권력을 스스로 일구어낸 사람은 이런 걱정을 피할 수 없다. 선거로 대통령이나 총리를 뽑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은 선거를 통해 권력을 차지한다. 선거에 이기는 데 큰 공을 세운 참모들이 있기 마련이다. ‘개국공신들은 높은 직위를 얻어 정권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선거전에 능한 사람이라고 해서 국정 운영이나 국가행정을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공은 있으나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자리를 주면 국정이 꼬이고 국민의 지지를 잃기 쉽다. 그러나 자리를 주지 않으면 불만을 터뜨리고 권력자를 원망한다. “술을 마시면 자신의 공을 다투고, 술에 취해서는 함부로 큰 소리를 지르고 칼을 뽑아 들고 기둥을 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중요한 자리를 주면 국정은 망가지고 최고 권력자는 민심을 잃게 된다.


(183)

정치는 위대한 사업이다. 짐승의 비천함을 감수하면서 야수적 탐욕과 싸워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는 일이다. 설사 한신과 유방이 빛을 좇는 불나방처럼 권력을 향한 본능에 이끌려 투쟁의 소용돌이에 뛰어들었다 할지라도, 그들은 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인의(仁義)를 존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만하면 충분하지 아니한가. 비록 성인의 반열에 오를 만한 덕성을 갖추지 못했다 할지라도, 때로 맹목적 욕망과 시기심에 휘둘렸다 할지라도, 그러한 마음과 능력을 발휘하여 결과적으로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었지 않은가. <사기>를 덮으며, 한신과 한고조가 겪었던 인간적 고통과 비극적 죽음에 대해, 이 모든 것들이 기록해 인류에게 선사한 역사가 사마천의 삶에 대해 깊은 존경과 높은 찬사를 바친다.


(200)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처음 읽은 후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솔제니친과 소련 국민을 가두고 죽였던 강제노동수용수와, 그런 야만적 장치를 불가결한 구성 요소로 보유했던 사회주의 체제는 사라졌다. 동서 이데올로기 전쟁의 포화 속에서 때로는 부당하게 비난받았고 때로는 터무니없이 이 찬양받았던 작가 솔제니친도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다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읽으면서, 엄청난 세상의 변화를 다 견디고 내 마음에 남는 것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결국 남은 것은 사람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혹독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는 사람. 땀 흘려 일하는 사람. 때로 보상받지 못하는 노동이라 할지라도 인간에게 유용한 것을 만드는 일에 즐거움에 느끼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런 사람의 모습에서 얻는 감명이 세월을 견디고 내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음을, 나는 알게 되었다.


(218)

곳곳에서 우생학회가 만들어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1926년 결성한 미국 우생학회였다. 이 학회는 부자와 권력자들이 우수한 유전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말할 것도 없고 유럽에서도 남부와 동부는 열등한 민족이 살기 때문에 이민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정신병, 발달 장애, 간질 환자들에 대해서는 강제로 불임 시술을 하자고 제안했다. 실제로 미국의 수많은 주들이 불임법을 도입했다. 독일 나치 정권은 미국의 불임법을 복제한 법률을 만들었으며, 우생학에 의거해 순수한 독일인 혈통을 보존하는 사업을 벌였고, 유대인과 유색인종과 동성애자 학살을 정당화했다. 진화론은 확실히 오남용의 위험이 큰 이론이다.


(258)

조지의 사상은 사실 그리 과격하지도 위험하지도 않았다. 토지소유권을 근거로 지주가 취득하는 지대를 공동체의 것으로 만들자고 했을 뿐이다. 그래서 조지의 사상을 가리켜 토지공개념또는 지공주의(地公主義)라고도 한다. 조지는 마르크스와 달리 사유재산제도의 폐지 또는 생산수단의 국유화를 주장하지 않았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폐기하자고 하지도 않았다. 토지를 국융화하자는 것도 아니었다. 조세 징수를 통해 생산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은 사람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근거로 진보의 경제적 과실을 독점하는 것을 막음으로써 진보와 빈곤이 동시에 존재하는 부조리를 해소하자고 했을 따름이다. 자연이 또는 하느님이 준 토지를 특정한 개인이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사회적 범죄라고 보았던 그의 사상은 전통적인 경제학의 울타리를 넘어 철학과 종교의 영역에 걸쳐져 있었다. 조지의 지대 이론은 논리적으로 명확하며 누구나 경험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 설명의 논리 구조는 리카도의 차액지대론과 똑같다.


(264-265)

조지는 사유재산제도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피에르 프루동과 샤를 푸리에, 카를 마르크스와 같은 19세기 유럽 사회주의자들과 달랐다. 하지만 한 가지,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만큼은 예외였다. 조지는 그 누구에게도 토지를 개인적으로 소유하면서 자식들에게 상속할 권리는 없다고 확신했다. 만인이 땅을 이용할 공동의 권리를 지닌다는 것이 그에게는 창조주의 뜻인 동시에 자연법의 당위적 요구였다.


(273-274)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신문 방송이 시시각각 전하는 뉴스와 인터넷에서 만나는 정보들은 과연 얼마만큼의 진실을 함유하고 있을까? 누구도 알지 못한다. 모든 정보의 진실성 여부 또는 진실 함유도를 정확하게 따지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웬만한 것은 다, 누가 특별히 허위라는 문제 제기를 하고 분명하게 입증하지 않는 한, 대충 어느 정도는 사실이려니 여기게 된다. 이것이 평범한 사람들이 언론 보도를 대하는 기본자세이며, 우리네 삶의 어찌할 수 없는 한계다. 우리는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정보를 숨 쉬고, 왜곡과 거짓을 마시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 내가 가진 생각은 정말 내 생각일까?


(279-280)

처음 읽었을 때 숨이 막혔다. <차이퉁>이 카타리나 블룸의 명예를 짓밟은 방식이 너무나도 리얼했기 때문이다. 내가 현실에서 보고 경험했던, 그리고 현재에도 목격할 수 있는 언론의 행태와 정말로 똑같았다. <차이퉁>은 주로 두 가지 방법을 썼다. 첫째는 검찰청 조사실에서 오간 이야기를 악의적으로 왜곡해 중계방송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문명국가의 형법이 금지하는 불법적인 피의 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다. 검사나 검찰 수사관 중에 누군가가 <차이퉁> 기자와 정보 밑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국가기관과 언론기관이 한통속이 되어 저지르는 불법행위는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결코 원치 않았던 S의 아파트 방문, 얼마짜리인지도 몰랐던 반지, S의 별장 열쇠 등에 관한 사항을 비롯하여 <차이퉁>이 내밀한 사생활 관련 정보를 왜곡 보도해 자신을 모욕하는 데 대해, 그리고 그런 일을 바로 잡을 방법이 사실상 전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카타리나 블룸은 절망감을 느낀다.


(313)

인생의 고비마다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이번이 여섯 번째인 것 같다. 다시 카를 읽으며 사회와 역사의 진보,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생각한다. 카의 말마따나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그런 의미에서 모든 시대의 역사는 현대사임에 분명하다. 고대사 연구 프로젝트인 소위 동북공정은 만족할 줄 모르는 오늘의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제어할 수 없는 영토 확장 욕망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낸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행동은 그들이 미래에도 침략 전쟁의 죄악을 부인하도록 역사 교과서 수정을 강제한 일본 정부 당국자들의 행동은 그들이 미래에도 침략 전쟁을 벌일 의사가 있음을 증명한다. 조선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미화하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 국가권력이 저지른 인권유린 범죄를 정당화하려한 형태는 그들의 마음속에 극우 파시즘 사상이 똬리 틀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시대의 역사는 현대사임에 분명하다.


(327-328)

여기서 핵심은 표현의 자유. 생각과 감정은 그 사람만의 것이다. 표현하지 않으면 남이 알지 못한다. 사회가 간섭하거나 침해할 수 없다. 하지만 글이나 말로, 행동으로, 혼자 또는 여럿이 함께 그것을 표현하면, 같은 생각과 감정을 가진 이들이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면 사회가 알게 된다. 이것을 억압하면 절대적 양심의 자유와 생각의 자유, 삶을 원하는 대로 설계할 자유를 해치게 된다. 그래서 모든 민주주의 문명국가의 헌법은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불가침의 기본권으로 보장한다. 우리나라 헌법도 마찬가지다. 밀의 견해를 받아들인 것이다. 조심하자. 밀 혼자만 또한 밀이 최초로 그런 주장을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와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를 비롯한 선각자들의 철학을 계승해 더 높은 수준에 올렸을 따름이다.


(346-347)

말은 1859년 그 옛날에 쓴 책에서 그런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했다. 어리석은 자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후 화나고 아프고 어이없는 일들을 견디고 이겨낸 이들에게, 계엄의 밤 국회에서 계엄군을 막아섰던 시민들에게, 남태령의 기적을 만든 젊은이들에게, 눈보라를 맞으며 헌법재판소 앞에서 밤을 지새웠던 남녀노소에게, 무한히 큰 감사의 마음을 얹어 그 말을 전하고 싶다.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 오늘 우리를 본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대들은 인간의 모든 자랑스러운 것의 근원을 보여주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