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詩 한 강
Miyo Nakojima
새벽만 되면 우는 아이.
안아줘도, 뉘워도, 젖을 물려도, 흔들어봐도, 음악을 들려줘도, 등을 두드려줘도,배를 문질러봐도
울음은 그칠 줄 모르고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를 끌어 안고 "아가 왜 그래? 아가 왜 그래?"
땀에 흠뻑 젖은채 지쳐 쓰러지길 여러 날
"정상입니다."
"영아산통이네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하지만, 뭐 때문에 그러는 건진 정확히 알 수없죠."
"다들 그렇게 키웠어"
"우리 아인 더 했어"
"양반이다 얘"
"이제 시작이야"
더워서 그런가? 추워서 그런가? 배가 아픈가? 배가 고픈가? 놀랬나? 어디 다쳤나? 감긴가?
병원에도, 인터넷에도, 책에도, 아기의 울음을 그치는 방법은 없다.
"아가 왜 그래? 아가 왜 그래?"
후비적거리며 방안을 돌아다니가 문득 떠오른
한강의 시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아가~ 괜찮아."
그리곤 훅~
아기 끌어안고 펑펑 울어버렸다.
"아가~ 힘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