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마음 알겠다. 나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경상도 쪽으로 내려오면 내려올수록 이런 경우가 엄청 많아요. 딸, 딸, 딸, 아들 이런 집도 많고요. - P147

합격했을 때 선생님이 전화 주셨는데 다른 가족들이 진짜 펄쩍펄쩍 뛰면서 환호성을 지르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그 순간 추락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허무하고 앞이 깜깜해지더라고요. 친척들이 집에 다 모여서 잔치를 했거든요. 그것도 기쁘지 않은 거예요. 아무 자원도 없는 상태에서 교사용 문제집 얻어서 풀고 그랬거든요. 나는 혼자서 외롭게 공부했는데, 사람들은 그게 자기들의 기쁨인 것처럼 저러고 있네. - P153

"할머니는 가족들이랑 계속 잘 지내보라고 하는데 알 바인가요? 제 인생 아니잖아요, 사실, 도망치는 것도 용기다. 피할 수 없으면 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서라도 피해라. 도망치는 것도 반복과 요령이 필요한 거니까 많이 배워두라고,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니까 갖다 버려라. 이 말이 하고 싶어요." - P155

사람들은 스캇 펙이 정의한 사랑의 개념을 받아들이기를 두려워한다. 그 정의를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 사회 대부분의 가정에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 셈이기 때문에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무서운 것이다. 따라서 학대나 모욕을 좀 당하더라도 그것이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믿게 만드는, 잘못된 사랑의 개념을 고수하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 P1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속신앙이라는 체계가 진짜 다 뛰어넘을 수 있잖아요. 인간 사회의 모든 고통들을 다 해석할 수 있고, 그 해석의 권위가 나한테 주어지니까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여성들에게 해석의 권위를 주는 종교도 흔치 않잖아요. 보통 하나님은 아버지이니까요." - P121

사람이 새로운 삶의 태도와 사고방식을 갖기란 매우 어렵다. 사람들은 낯선 행복보다는 익숙한 고통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 P131

"우울증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이 질문을 들은 여자들은 두가지 이유로 난처해했다. 첫째, 우울증의 시작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정신과에서 우울증을 진단받은 순간? 깊은 슬픔을 느낀 순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누구나 살아가며 슬픔과 좌절을 느끼는데, 당최 어느 정도를 병리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우울은 대체 어느 순간부터 ‘우울증‘이 되는 걸까? - P133

우울은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 감정이 전혀 분화되지 못하고 한데 뭉쳐 나를 난도질하는 상태이다. - P137

"열아홉 살 때까지 내 인생에서 엄마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회두가 너무 중요했어." - P138

이 말을 꼭 하고 싶어. 믿을 만한 병원을 찾아서 6개월 이상 꼭 치료를 받아보세요. 저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나아졌어요. 용기를 내서 가보세요." - P139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의 감정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감정을 수용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 P141

아빠는 그저 미워하기만 하면 된다. 엄마 또한 미워하기 쉬운 대상이지만, 엄마의 경우는 이해가 가기 때문에 더 힘들다. 엄마를 향한 감정은 복잡하다. 가족 구성원 중에서도 엄마에게 가장 이해받고 싶지만, 엄마와의 대화는 늘 평행선을 달린다. 계속 시도하고 계속 좌절한다. 내 고통을 말하면 엄마는 자신의 고통을 말한다. 엄마 역시 내게 이해받기를 원하고 내게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려 하기도 한다. - P144

다 크고 난 뒤에 왜 이렇게 내가 정신적으로 힘든가 많이 생각을 해보거든요. 아이 때… 애기들 말도안 되는 떼쓰잖아요. 그런 것처럼 누군가에게 완전히 받아들여져 본 경험이 없었던 것 같아요. - P1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까보 까보슈를 통해 동화작가라는 걸 알게된 다니엘 페나크.
오늘 도서관에서 발견한 까모 시리즈. 둘째 보라고 4권 빌렸다.
까모가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읽었다. 비결은 펜팔^^ 신기한 펜팔의 세계가 펼쳐진다. 작가의 재미있는 인터뷰는 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메이어는 우울증‘이라는 진단 역시 아주 미국적인, 독특한 형태라고 말한다. 그는 고통스러운 감정과 느낌을 낯선 사람에게 기꺼이 공개하고 마음의 고통을 의료 문제로 보는 성향을 지닌 것은 미국인이 유일하다고 지적한다. 다른 문화에서는 대체로 내적 고통에서 도덕적·사회적 의미를 찾기 때문에 공동체 내의 어른이나 영적 지도자들을 찾아가지 공동체 밖의 의사에게 도움을 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우울증을 호소하는 여성 중에서 연령대가 높을수록 무속신앙 등을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정신과를 찾아가는 일을 어려워하거나, 찾아갔더라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실망한 경우 무속신앙에 의지하는 경우가많다. - P55

진단은 해방인 동시에 억압이다. 진단은 정상과 비정상, 건강과 병리, 현실과 환각, 진짜 고통과 가짜 고통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다. 진단은 미스터리했던 증상들에 이름을 붙여주고 나와 같은 사람을 찾게 해준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 심지어 나조차도 승인하지 않았던 고통을 인정해 준다. 그러나 동시에 나를 멋대로 규정하고 낙인찍는다. 수치심을 준다. 삶을 재단한다. 과거를 멋대로 해석하고 현재의 정체성을 건들며 미래를 예언한다. - P62

이렇게 보면 우울증 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실제로 병을 앓는 환자가 많아진 것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 우울한 상태를. 병리적인 것으로 인식하면서 의학적 틀을 적용해 우울 증상을 이해하고 치료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기존에는 의학적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던 증상들이 의학적 문제로 정의되는 과정을 ‘의료화 medicalization’라고 부른다. 우울증은 알코올의존증, ADHD, 출산, 비만과 더불어 대표적인 의료화 사례이다. - P74

당사자에게 진단이란 나의 우울이 병이냐, 병이 아니냐 하는 문제라기보다 누군가 나의 고통을 알아주는가, 알아주지 않는가의 문제이다. 고통을 계속해서 호소하는데도 반응하지 않는 사회에서 오래 홀로 버티던 사람에게 누군가의 ‘알아줌‘은, 그것이 설령 신자유주의 시대 감정 관리의 결과이며 다국적 제약 회사의 자본주의적 책략이라 할지라도 소중한 것이다. 증상만 나아진다면, 고통만 경감된다면 무엇인들 못 할까?
‘알아줌‘은 너무도 중요한 문제이다. 어쩌면 전부이다. 누군가를 죽고 살게 한다. - P78

의사는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2주 정도 걸린다고 했다. 혈액는 내의 리튬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기다리는 2주 동안 죽을 맛이었다. 지금 당장 죽을 것 같은데 어떻게 2주를 버티라는 것인지. 산소도 빛도 부족한 심해에서 무척이나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점차 감정의 진폭이 잦아들었다. 효과가 있었다. 솔직히 그 이상으로 충격이었다. 마치 평생 초고도 근시로 살던 사람이 라식 수술을 하고 처음 눈을 뜬 기분이랄까. 배신감도 느꼈다. 모두가 이렇게 살았다고? 이렇게 인생이 쉬웠다고? 태어나서 처음느껴보는 평온함이었다. - P85

현대인이 겪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 속에서 우울증을 분석하는 연구들도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20세기 말 정신의학에서 형성된 우울증의 질병 개념은 당시 사회에서 올바르게 받아들여지는 개인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울증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무력한 사람들의 질병이다. 이들은 정신의학에서 정의하는 정상성의 기준이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자기관리에 철저한 현대인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 P102

지현은 병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관리 잘하는 우울증 환자‘ 이상의 무언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병원에 가면 대부분 저를 다독였던 것 같아요. 무리하지 말라고요. 그러면 저는 제 한계를 정해놓게 돼요. 그럴 때면 먹고 자고 배설이 잘되는 상태로 만족해야 하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평생을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을 텐데. 내가 가진 불안장애나 우울증이 어떤 면에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대단한 야심을 부리는 건 아닌데. 어떤 시도를 하고 싶을 때 병원에서는 리스크가 있으니까 그걸 말리죠. 더 안 좋아지면 어떡하려고요, 이렇게요. 임파워링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 P1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해지는 법, "행복"한 인생을 살아라 등등, 어떻게(How) 하면 행복해지는지를 말하는 책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자기계발서이거나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 그런 책 읽어도 행복해지는 시크릿을 찾지 못한다. 읽고나면 허무할 뿐이다.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은 "How"가 아니라 "Why"에 대해 묻는다. "왜 인간은 행복이라는 경험을 할까? 또, 이 경험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역할은 무엇일까?".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다분히 목적론적 행복관 - 행복은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최고의 선 - 을 너무나 당연시 하고 있는데, 행복은 목적이나 종착지가 아니라 과정이고 수단이다. 이 책에서는, 표지 부제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진화론적 관점에서 행복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진화의 산물이라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우리는 인간이 상당히 이성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인류의 시간을 1년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문명생활을 한 것은 365일 중 겨우 2시간이다. 우리는 아직도 여전히 100% 동물이다. 우리의 생각, 선택, 행동 등은 의식이 아닌 곳에서 이루어지며, 동물의 모든 특성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이다. 이러한 관점을 행복과 연결시키면 행복은 삶의 최종적인 이유도 목적도 아니고, 다만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신적 도구일 뿐이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껴야만 했던 것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거라는 말도 생각난다)

 

책에서 강조하는 것,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우리는 강한 성취를 하면 행복해 질 거라고 착각한다. 특히, 행복을 뒤로 미루는 한국인들, 학창시절 귀 따갑게 들었던 대학가면 하고 싶은 거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취업하면, 시험 합격하면, 승진하면, 집 사면,,,

그런데 모두들 경험하지만 목표한 것을 이루었다고 행복한 것은 한순간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한번의 성취로 행복의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생존에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흥미론적 관점!

 

그래서,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 행복의 나라에는 냉장고가 없으므로 행복이라는 아이스크림을 오래 쥐고 있을 수 없다. 녹아 없어진다. 아이스크림을 쥔 즉시 먹어야 하며, 조금씩 자주 사먹어야 한다!

 

이 책에서 알게 된 또 새로운 사실, 행복에는 유전의 영향이 크다는 것과 행복한 사람은 사람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 그래서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 (나는 하나도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심리학 책에는 주로 외국사례가 많은데, 이 책에는 서은국 교수가 연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사례도 많아 더 와닿는다. 책 뒷부분에 한국인의 특성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다. (지금 책이 없어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음^^)

 

200페이지의 분량에 행간도 넓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금방 술술 읽힌다. 서은국 교수의 썰렁한 농담도 내 취향!

 

이 책은 너무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12월말에 너무 바빠서 쓰다 말다 이제야 마무리.

 

2022년 계획 중 하나. 읽은 책은 100자평이라도 쓰자. 글쓰기 너무 싫어하고 능력도 없어(글쓰기라고는 초딩시절 일기숙제 이후 딱딱한 회사 보고서와 업무용 이메일만 주구장창) 그동안 책만 읽었는데 플친님들의 읽기 능력 뿐만 글쓰기 능력에도 감화되어 막 쓰고 싶네!(마음만;;)

 

여기서 책과 함께 놀고 계신 분들은 행복이 빈도라는 것을 알고, 책이라는 행복의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고 있는(과식!?) 분들이라고 장담한다. 모두 자주 행복하세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01-05 13: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은 어떻게든 기록을 남기는게 더 기억에 남고 책을 다시 돌아볼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저도 행복은 how 보다는 why가 방점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소소하지만 자주자주 행복하게~!!

햇살과함께 2022-01-05 13:52   좋아요 3 | URL
새파랑님의 부지런한 읽고 쓰기를 따라가보겠습니다 ㅎㅎ

mini74 2022-01-05 1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햇살과 함께님 글처럼, 책이란 행복의 아이스크림, 함께 맛있다 해주는 책친구들이 있어 북플의 행복지수는 높지 않을까합니다 ㅎㅎ 빈도, 작지만 소소한 행복이 쌓이면 큰 행복이 되는건가요. 뭔가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햇살과 함께님 좋는 글 고맙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2-01-05 17:28   좋아요 2 | URL
저도 북플하면서 조금 더 행복해진 거 같아요~~

scott 2022-01-05 16: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번의 성취로 행복의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은 생존에 위험]하다니 항상 행복해도 문제 ㅋㅋ!햇살님 리뷰에 희망을 얻어 갑니다 ^ㅅ^

햇살과함께 2022-01-05 17:33   좋아요 2 | URL
한번의 큰 사냥으로 행복감이 계속 유지되면 굶어죽는다는. 행복감이 사라져야 또 사냥해서 생존 가능하다고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