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 모임에 가면 알코올이 최고의 친구였다는, 그것도 가장 내밀한 의미의 친구였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 P151

그러나 알코올 중독이란 본래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 아닐까? 한편으론 알고 있으면서, 한편으론 전혀 모른다. - P1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많은 사람들이 사실 섹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섹스에 관한 의외의 진실인 셈이다. - P79

중독 없는 세계가 있을까? 나를 유지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반복의 안락함에 기댄다. 그렇다면 섹스 중계 중독자의 우화를 언뜻 보기에는 중독적이지 않은 우리의 일상 위에 겹쳐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한 삶은 하나의 중독에서 다른 중독으로 계속 이행해 가는 과정이고, 중 - P84

독이란 그저 삶의 또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이름일 뿐이다. 중독의 이러한 개념적 확장이 중독과 일상을 무분별하게 뒤섞어 버린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중독자의 우화를 일상의 서사로 취급하면 중독의 바깥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 P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이 대지를 흐르듯이 알코올은 가족의 핏줄을 타고 흐른다. 때로는 급류를 이루고 때로는 가는 물줄기가 되어 지나는 길의 지형을 변화시킨다. - P49

술에 빠진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까지는 안전하고, 바로 그다음 자리에 선 사람들부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 P51

"당신은 깔끔하고 조용한 알코올 중독자야. 얌전하고 지적인."
그 말은 맞았다. 나는 깔끔하고 조용한 알코올 중독자였다.
"하지만 짐작도 못 할 이야기도 있어."
나는 미소 짓고는 말했다. - P53

그때 와인이 나왔다. 한 잔, 그리고 두 잔, 두 잔째 마시던 중, 어 - P63

느 순간 스위치가 탁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몸이 스르르 녹아들었고, 머릿속이 따뜻하고 가볍게 느껴졌다. 내가 마시는 것이 술이 아니라 안온함 자체인 것 같았다. 안온함은 술병에서 쏟아져나와 아버지와 나 사이를 흘렀다. - P64

어머니는 그런 식으로 술을 마시지 않았다. 베카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식사 때 와인 한 잔을 마시면, 더 따라주려고 해도 술잔 입구를 손으로 막았다.
"아냐, 됐어. 이미 충분히 마셨어."
충분하다니? 알코올 중독자에게 그것은 생경한 미지의 언어다. 충분히 마시는 일이란 없다. 우리는 언제나 술이라는 보험을 찾고 또 찾는다. 첫 잔을 마시고 따뜻한 취기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다음에는 그 느낌을 지속시키는 것, 그걸 강화하고 증대하는 것, 그걸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P82

어떤 사람들은 일정량의 술에 만족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마셔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알코올 중독의 질병 이론(알 - P83

코올 중독자의 몸은 생리학적으로 술에 비중독자와 다르게 반응한다는)을 지지해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 나는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멈추는 방법을 모른다. 온몸에 강렬한 결핍감이 들어차서 그만 마셔야겠다는 생각 같은 것은 들지 않는다. - P87

우리 내면에 깊은 결핍감이 있다. 그에 대한 반응으로 우리는 외부의 뭔가에 탐욕적으로,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내면의 불편함을 달래줄 수 있다고 믿기에. - P87

내가 술에 취하는 방식은 조금 특이하고 미묘했다. 예전에 남편은 나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술에 젖으면 낸은 자기 마음속 골방으로 들 어가서 차양을 내린다‘ 라고. - P99

내가 아는 모든 알코올 중독자에게 공통되는 신념의 방정식이있다. 그것은 ‘불편 + 술 = 불편 없음‘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기 변화의 수학이 탄생한다.
"술을 마시면 내가 원하는 내가 되었어요." - P101

술을 마시면 해방된다. 맑은 정신일 때 우리 앞에는 심연이 놓여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그 위로 튼튼한 다리가 생겨난다. 우리는 그저 그 다리를 건너기만 하면 된다. - P102

여기에서 ‘두려움 + 술 = 용기‘라는 또 하나의 방정식이 생겨난다. - P104

또 하나의 방정식이 가동된다. ‘억제 + 술 = 해방‘ 알코올 중독은 결국 이런 방정식이 쌓이고 쌓인 끝에 생기는 것이 아닐까. 온갖 사소한 두려움과 허기와 분노, 영혼의 밑바닥에 쌓이는 미세한 경험과 기억들이 오랜 세월 술과 함께 출렁거리다가 단 하나의 치료약으로 변모하게 된 그런 것. - P112

그것은 알코올 중독의 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우리의 인격이 성장을 멈춘다는 것이다. - P113

알코올은 우리에게 보호막을 둘러쳐서 자기 발견의 고통이 다가오는 것을 막아준다. 그 보호막은 극도의 안온감을 주지만 극도로 교활한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완전한 허상이기 때문이다. 완전한 허상이면서도 진정한 실체처럼 간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P114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방정식은 더욱 강력하고 완전한 내용으로 바뀐다. ‘고통 + 술 = 자기 망각‘이라는. - P114

고등학생 시절의 나, 어떤 사내아이가 내 몸을 더듬는다. 충격과 호기심에 얼떨떨하다. 술기운으로 그런 감정을 막아낸다. 이제 대학생이 된 나, 비틀거리며 브루스의 기숙사로 올라간다. 너무 취해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파티에 가서 남자들에게 은근한 눈길을 던진다. 그러다가 멈출 지점을 놓쳐버린다. 내가 일으킨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이런 당혹감을 잠재우려고, 무너지지 않으려고 술을 마신다. 그리고 나 자신도 느낀다. 술이 이런 일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충격은 줄어들고 탐색의 호기심은 늘어간다.
‘자, 됐어. 문제없잖아. 난 할 수 있어.’ - P127

알코올 중독자들은 거의 자동으로 인간관계가 엉망이다. 우리는 자기 존재감을 느끼고 당당하게 관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지 못하고, 술에 취해 질척질척 흘러 들어간다. 우리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서, 우리 자신의 핵심 버전, 그러니까 우리가 본래 가지고 나왔고,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수 있게 해주는 버전의 자기 모습을 잃어버린다. 우리는 친밀한 관계를 극도로 불편해하는데 여기서 알코올은 그런 불편함을 막아주는 한편, 그것을 진실로 극복하는 길 또한 막아버리는 이중적 작용을 한다. 우리는 감정을 솔직히 대면하는 것보다 거기서 한 발짝 물러서는 데 훨씬 더 익숙하다. 갈등을 느끼는가? 마셔라. 불안한가? 마셔라. 울화가 치미는가? 마셔라. - P131

술은 거짓된 미혹이다. 알코올은 힘을 주지만, 준 만큼 그대로 앗아간다. - P1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서에 집착하는 이유는 인문학을 읽고 싶다, 읽히고 싶다는 출판업 종사자의 바람을 담았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언어내 번역 또는 바꾸어 말하기라는 방법은 글을 쓸 때, 타자와 대화할 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이 바꾸어 말하기라는 실천을 2022년 새해의 목표로 권한다. - P13

철학자 한병철은 "피가 흐르는 상처들"을 가진 사람들이 "공허한 자아를 잠시 동안 은폐"하려는 시도로 셀카를 찍으며, 따라서 셀카중독은 "고립된 나르시시즘적 자아의 공회전"과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셀카 촬영이자 기상해를 통해 공허한 자아를 처리하려 한다는 점에서 자살 테러와 견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 P23

인생샷은 여성들의 집단적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는 남성의 셀카 실천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남성들은 개인적으로 셀카를 찍을 뿐, 친구들과 함께 인생샷을 위한 여행을 기획하거나 서로의 보정된 사진을 검사해 주지 않는다. 반면 여성들은 셀카에 대한 공통적 감각을 공유하며 인생샷을 제작하는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셀카가 이처럼 ‘비성찰적’ 여성 ‘개인’의 특수한 실천이 아니라 여성 동성사회의 또래문화라는 점은, 따라서 젠더화된 방식으로 실천되는 셀카의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 P26

셀카에 공들이는 여성의 모습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셀카중독녀’ 이미지와 다르다. 스스로에 도취되어 인생샷을 올리기보다는 도취된 것처럼 보일까 전전긍긍한다. 완벽하게 연출된 인생샷을 올리되, 그 과정은철저하게 숨기고 싶어 한다. 이들은 아름다운 사진을 게시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전시하는 자신을 끊임없이 검열하며 분열에 시달린다. - P31

여기에 최근 그는 물질적 중독과 도박, 게임, 쇼핑 등에 대한 비물질적 중독이 모두 자본주의 산업이 초래한 문화적 진화의 산물이라고 보고, 새로운 쾌락을 끊임없이 제공해 중독에 빠지게 만드는 이 모든 "퇴보적인 비즈니스 체제"를 가리켜 "변연계 자본주의"라 이름 붙였다. - P62

어찌 보면 볼코의 지적처럼 사람들이 중독에 빠져 브레이크 없는 차를 몰도록 이 사회가 조장한다면, 현대인은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 브레이크를 빼 버리고 더 세게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지 모른다. 이 사회는 멈추지 못해 죽는 것이 아니라 속도가 느려 죽임을 당하는 사회에 가깝지 않을까. - P65

세상 누구도 그 결핍을 채워 주지 못했고, 그에게는 막막함, 억울함, 분노, 불면 그리고 우울함만 남았다. 나는 이것을 "삶이 초래한 금단 증세"라 불러 왔다. - P67

영국의 작가 요한 하리는 "중독의 반대는 깨어 있는 맑은 정신 상태가 아니라 연결"이라고 말했다. - P69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2-01-21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의료계통에 있으니 더 중독된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어쩌면 치매 다음으로, 아니면 치매처럼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불행한 상태가 중독된 상태가 아닐지... 요한 하리가 말한 대로 연결은 중독의 치료제라고 생각해요. 좋은 인용글 감사해요.^^

햇살과함께 2022-01-21 22:48   좋아요 0 | URL
라로님은 병원에서 정말 다양한 중독 경험자를 만나실 것 같아요.. 많은 중독이 이해받지 못함에서 발생하는 문제일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에겐 연결이 필요하겠죠 느슨할지라도~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가 한 번 밖에 쓸 수 없다고 언급한, 흥미진진한 결말! 범인을 알고 다시 읽어도 재밌을 것 같다. 푸아로에게 점점 빠져든다! 푸아로 셀렉션도 사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2-01-19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에 대해 분석한 피에르 바야르의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도 있어요. 바야르의 대표작만큼은 아니지만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좋으셨다면 대충 훑어보실만은 해요^^*

햇살과함께 2022-01-19 12:56   좋아요 1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찾아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