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과 사회의 ‘질‘은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과 지성의 용량(capacity)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 P85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각자의 몸이다. 이 모순, 아니 양면을 잊으면 안 된다. 이것은 고통의 문제를 다루는 데서 영원히 이슈이기 때문이다. - P86
착한 진보이고 싶은 이들은 "나는 소수자가 아니지만(즉 소수자와 소수자 아님은 내가 정하지만) 소수자를 존중하며, 그들은 내게 배움을 준다. 그들에게서 깨닫는 나는 얼마나 훌륭한가." 혹은 "나는 그들을 돕고 있고 그들에 대해 쓰고 있다."며 자기도취와 셀럽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 P94
안심결혼보험이라는 주제는 참신한데, 전개가 산만한 느낌. 너무 많은 곁가지 이야기들로 뻗어가는데 결말은 허무한 느낌. 윤고은 작가님 책 처음인데 내 취향이 아닌가. 밤의 여행자들 다시 도전해봐야 하나.그리고 현대문학 핀시리즈 책도 처음인데 폭이 좁은데 하드커버라 책이 활짝 펼쳐지지 않아 읽기 불편했다. 개인적으로 하드커버 안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문고판형으로 만들려면 소프트커버가 읽기 편할 것 같다는.
이런 설거지도 5호 상자에나 들어가던 거다."라고 했다. 아빠도 "그래, 2호상자에는 그게 안 들어간다고. "하며 거들었다."그건 결혼 어쩌고의 문제가 아니고요. 부모님이 요리를 해주셨으니 당연히 설거지는 밥을 먹 - P95
은 사람들이 해야 하는 거죠." 언니의 말에, 먹은 사람들 중의 하나였던 K는 조용히 일어나 싱크대의 고무장갑을 집어 들었다. K의 오빠가 빈 그릇을 싱크대 쪽으로 날랐고 설거지까지 함께 했다. 변화라면 변화였다. - P96
"사람은 뭐라도 키우게 되어 있는데." - P99
어느 밤의 도로에서 정우가 해준 말 위를 이제 안나는 흘러간다. 그 말은 겨우 한 문장 정도였지만 자꾸 불어나고 불어나 안나를 든든하게 채운다. 삶이 좋아하는 것으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님을 알아. 먹구름에 가려 일몰을 볼 수 없는 날도 생기고, 애써 준비한 마음이 오해되고 버려지는 경우도 생기겠고, 삶의 타이밍이 늘 한 발 늦을 수 있고, 내 경우엔 미련도 품을 수 없을 만큼 열 발쯤늦을 때가 많고, 시간 낭비 같은 산책도 많지. 회복불가능할 정도의 일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세계가 훼손되고 내 속도가 흔들릴 때도 울지 않을 거 - P258
라고 말할 자신은 없는데. 그렇지만 무언가를 누군가를 아주 좋아한 힘이라는 건 당시에도 강렬하지만 모든 게 끝난 후에도 만만치 않아. 잔열이, 그온기가 힘들 때도 분명히 지지대가 될 거야. - P259
그리고 둘은 세상에 오롯한 것이란 지금 이 순간뿐인 것처럼 뜨겁게 포옹하는 거라고, 안나가 말했다. - P269
2022년 2월 첫 책녹색평론 휴간에 맞추어 정기구독에서 후원회원으로 변경했다. 휴간기간 동안에는 녹색평론 대신 책을 보내준다는데 마침 1월에 녹색평론 서문집 개정증보판 나왔다고 바로 보내주었다. 귀한 창간호까지 덤으로! 과월호 6권이랑 도서 1권도 신청해서 곧 올텐데.. 밀린 책들 언제 읽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