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책방 두번째 방문.

간만에 집에 다녀왔다. 작년 11월에 아빠가 입원하셔서 당일치기로 병원에만 잠깐 다녀온 이후 - 설연휴는 놀러가느라 패스하고 - 아이들 봄방학이라 며칠 다녀왔다. 작년 4월에 처음 갔던 달팽이책방에도 가고.

백희나 작가님 신간도 사고, 둘째 취향 저격 야구책도 사고, 순천 책방에 없어서 못산 에린왕자 전라북도 버전도 사고(경상도 버전도 작년에 달팽이에서 삼^^), 미미님 페이퍼에서 표지 보고 반한 페미니즘 철학 입문과 남편이 고른 원본 없는 판타지도. 그 와중에 동생이 집에 두고간 잠깐 애덤 스미스씨~도 욕심내서 가져옴:; 집에 오니 민음사 스탬프 이벤트로 신청한 오이디푸스 왕도 도착했네. 열심히 책 파먹어야겠다.

작년에 황금모자님이 추천해주신 로열밀크티 마셨다. 15분 동안 우려낸 진한 맛의 밀크티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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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2-23 0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포항 다녀가셨군요. 아빠는 괜찮으신가요
달팽이책방 페미 도서 코너에 좋은 책들이 많더군요. 에린왕자 전라 경상 버전이 있나 보네요. ^^

햇살과함께 2022-02-23 00:54   좋아요 2 | URL
퇴원하시면 운동하시겠다고 하시곤 살만하신지 맨날 집콕 중이십니다 ㅎㅎ 달팽이책방 여러 분야 구색이 잘 갖춰져 있어 너무 좋아요~ 에린왕자 경상도 버전 나오고 전라북도 버전 두번째로 나왔어요 제주도 버전도 준비중이시라는?

페넬로페 2022-02-23 0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달팽이 책방을 검색해보려 했는데 프레이야님의 댓글로 포항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햇살과함께님은 책방에 자주 가시는 것 같아요^^
아버님 건강하시길 바래요**

햇살과함께 2022-02-23 08:03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 감사합니다~ 척박한 포항에 있는 유일무이한 독립서점일 것 같습니다. 도서관, 책방 구경 좋아해서, 알라딘도 온라인으론 잘 사지 않고 항상 중고서점만 가네요.

박균호 2022-02-23 04: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팽이 책방...제가 작년에 직장 도서 구입 예산 집행한 서점이군요..ㅎㅎ 정작 포항에 사는 저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ㅠㅠ 여튼 포항이라니 반갑네요.

햇살과함께 2022-02-23 08:06   좋아요 2 | URL
그러셨구나~ 올해도 예산 집행 많이 해주세요~ (관계자 아님) ㅎㅎ

책읽는나무 2022-02-23 0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달팽이 책방이 왜 이렇게 눈에 익지?? 생각했더니 포항에 있던 그 책방이었군요??
언제 포항까지 다녀가셨었어요?^^
전 작년 연말에 대구쪽에 볼일 있어 갔을 때 마침 달팽이 책방에서 여울님이 전시 하신다는 소식을 프레이야님께 들었던터라...가볼까? 하다가 일정이 안맞아 그냥 내려온 게 아쉬웠었어요ㅜㅜ
햇살님 이제 전국에 있는 독립책방 도장깨기 머지 않았습니다ㅋㅋㅋ
아버님 찾아뵙고 서점을 탐방하셨다면 친정이 포항이신가 봅니다?
암튼 아버님 괜찮으신 거죠?^^

햇살과함께 2022-02-23 08:10   좋아요 2 | URL
주말 껴서 다녀왔어요~
큰 수술은 아니셔서 괜찮으세요~ 감사합니다^^
3월엔 오랫만에 서울 독립서점 나들이 해야겠어요. 도장깨기! 재미집니다!

scott 2022-02-23 1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아버님 빠른 쾌유 바랍니다 ㅜ.ㅜ
햇살님 지역 책방 순례기
넘 ㅎ
좋습니다 ^ㅅ^

햇살과함께 2022-02-23 13:47   좋아요 2 | URL
네 감사합니다^^
봄에는 그 동안 소홀했던 서울 독립서점으로 고고!!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40여 년의 역사를 연도별로 주요 선수, 기록, 사건 사고, 우승팀 등의 핵심 내용을 정리한 만화다. 대단한 투수들, 타자들, 감독들을 볼 수 있다. 예전 투수들, 얼마나 가혹하게 많은 공을 던졌는지..

만화체가 맹꽁이서당을 그린 윤승운 만화가의 그림 스타일과 비슷하다. 작가의 말에 윤승운, 박수동 만화가를 오마주하는 내용이 있다고 언급되어 있다(어디서 오마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너무 아쉬운 점은 이 책이 2021년 9월에 출간되서, 프로야구 40년사가 아니라 39년사, 1982년부터 2020년까지만 언급되어 있다는 점이다. 2021년 타율왕에 등극한 이정후의 기록이 빠져서 아쉽다. 세계 최초 부자 타율왕이라는 기록이! 1년만 더 늦게 나왔다면 좋았을 걸... 출판사 2021년까지 반영해서 개정판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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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2022-02-23 07: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로야구 원년. OB베어스가 대전 연고일때 시골살던 저는 대전 고모님댁에 놀러왔다 오비 홈 구장인 한밭야구장으로 야구관람 왔는데 선수들 몸푸는중 폭우가 쏟아져 취소. 그 뒤로 야구장 한번도 안가봤네요ㅠㅠ. ㅎㅎ 신경식, 박철순, 김우열, 한대화 쟁쟁했던 선수들 또 누가 있더라..

햇살과함께 2022-02-23 10:59   좋아요 4 | URL
오~ 추억이네요 폭우와 함께한. ㅎㅎ OB베어스 대전에서 서울 올라온 뒷얘기도 있더라고요.

mini74 2022-02-23 15: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어릴 적 야구장 바로 옆에 살았던 기억이 나요 ㅎㅎ 삼성 라이온즈 어린이 야구단 신청하면 일기장 줬던 기억납니다 ㅎㅎ 저희 남편 이 책 보면 엄청 좋아할 듯 해요 ~

햇살과함께 2022-02-23 16:28   좋아요 3 | URL
전 회사와서 야구장 처음 가봤네요. 동기 여자친구가 LG계열사 다녀서 받은 초대권으로 두산팬 동기들 따라 두산 응원했다는 ㅎㅎ 야구장은 치맥과 응원인데 요즘 코로나로 응원 못해서 아쉽네요..
 

"웬일로 시원시원하게 답하네. 여자애들은 큰 소리로 말해야 돼, 우리가 뭐라건 어차피 아무도 안 듣거든." - P69

어째서 말하지 않은 거니? 난 모르겠다고 답했고, 수녀님은 읽고 쓰기처럼 "초월적인"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 말은 통찰력이 있었다, 내 안에는 글쓰기의 힘을 두려워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으니까. 초월적인 것이란 ‘너머‘를 뜻했고 내가 만일 ‘너머‘를 글로 쓸 수 있다면, 그게 정확히 무얼 의미하는 간에, 그럼 난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나은 곳으로 도망칠 수 있을 터였다. - P93

정치와 빈곤이 마리아를 자기 자식들로부터 격리시켰고 그 대신 돌봐야 하는 백인 아이들로 인해, 자기의 돌봄 아래 있던 모든 사람과 사물로 인해 마리아는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하루가 저물 무렵에야 그는 삶의 활력을 빼앗고 피로감을 안기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인품과 삶의 목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신화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쉴 곳을 찾을 수 있었다. - P100

나는 겉도는 존재였다.
글을 쓸 때 나는 내가 실제보다 더 지혜로워졌다고 느꼈다. 지혜롭고 슬픈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내게 작가란 그런존재여야 했다. 게다가 난 어차피 슬펐다. 내가 쓰는 문장들보다도 더 슬픈 애였다. 나는 슬픈 여자애를 연기하는 슬픈여자애였다. 그맘때 엄마와 아빠가 막 별거에 들어간 참이었다. 장롱에는 아빠의 옷가지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윗옷, 구두, 옷걸이 가득 걸린 넥타이) 책은 선반에서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욕실 벽장 안에 쓸쓸하게 남겨진 면도솔과 편두통 약의 모습이었다. 엄마와 아빠의 사랑은 영국에 와서 엇나갔다. 샘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었지만 우리로서는 손쓸 도리가 없었다. 사랑이 엇나갈때 우리는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 부모님은 노상 서로에게서 등을 돌려 멀어지고 있었다. 가족식탁에 같이 앉아서조차 따로따로인 외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 P110

우유 배달원이 문 앞 계단에 우유병을 그렁 내려놓는 소리가 들려온 순간, 난 불현듯 깨달았다. 우리 집에 꿀과 케첩과 땅콩버터 병뚜껑이 제자리에 있는 법이 없는 이유를, 뚜껑들도 우리처럼 제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한 나라에서 태어나 다른 나라에서 자랐고, 내가 어느 쪽에 속한건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것이었으나, 그럼에도 내가 아는 것이었다. 뚜껑을 닫는 것이 우리 엄마 아빠가 다시 합친 척을 하는 것 - P125

과 같다는 것, 틀어져 버렸는데도 여전히 한데 붙어 있는 양 흉내 내는 것과 같다는 것 말이다. - P129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서로의 이름을 아는 것은 우리가 알고 싶지 않은 것에 해당했다. - P127

얼마 후에 중국인 가게 주인이 산길을 올라 나를 호텔까지 데려다주면서 내게 다시 한 번, "살다 보면 간혹, 어디서 시작하느냐보다는 어디서 그만둬야 좋을지 알아야 할 때도 있기 마련이지요"라고 말했다. - P130

여성 작가는 자기 인생을 지나치게 또렷이 느낄 형편이 못 된다. 그리할 경우 그는 차분히 글을 써야 할 때 분노에 차 글을 쓰게된다.

차분히 글을 써야 할 때 그는 분노하며 글을 쓸 것이다. 현명히 써야 할 때 어리석게 쓸 것이다. 인물들에 대해 써야 할 때 자기 자신에 대해 쓸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신세와 전쟁 중인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 1929 - P135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가 지적했듯이, 실은 런던의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울음을 터뜨리던 순간에 이미 아프리카가 내게 돌아왔던 셈이었다. 과거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도 과거가 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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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아래서 싸구려 에스파냐산 담배를 피우며 앉아있는 편이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마음을 추스르려 아등바등하는 편보다 월등히 나았다. 안 그래도 인생길을 헤매고있던 시기에 정말로 길을 잃고 말았다는 사실이 묘하게도나를 위안했고 그날 밤은 산에서 잠을 청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한순간에 여러 가지 일이 벌어졌다. - P12

본인이 원하는 바를 소리 내어 말할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느끼라는 뜻이죠. 우리는 원하는 게 있을 때 기어이 주저하고말죠. 난 작품에서 그러한 머뭇거림을 숨기지 않고 보여 주고자 해요. 머뭇거림은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과는 달라요. 주저한다는 건 소망을 물리치려는 시도예요. 하지만 여러분이 그 소망을 붙들어 언어로 표현할 준비가 되면, 그땐 속삭여 말해도 관객이 반드시 여러분 말을 듣게 돼 있어요." - P19

‘사회 구조’가 상상하고 정치화한 ‘어머니’는 망상임을 미처 납득하지 못했던 것이다. 세상은 어머니보다 이 망상을 더 사랑했다. - P24

신가부장제는 우리에게 수동적이되 야심 찰 것을, 모성적이되 성적 활력이 넘칠 것을, 자기희생적이되 충족을 알 것을 요구했다. 즉 경제와 가정 영역에서 두루두루 멸시받으며 사는 와중에도 우리는 강인한 현대 여성‘이어야 했다. 이렇다 보니 만사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게 일상사였지만, 정작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 P25

마침 그 무렵 읽고 있던 아드리엔 리치는 이를 정확히 짚어 냈다: "남성 의식 슬하의 제도 안에 진정으로 인사이더인 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기이했다. 점차나는 ‘모성‘이 남성 의식 슬하의 제도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여기서 남성 의식은 곧 남성 무의식이었다. 남성 무/의식은여자이자 또한 엄마이기도 한 동반자가 자기 욕망일랑 밟아 끄고 그의 욕망을 시중들기를, 그런 뒤에 다른 온갖 사람의 욕망을 시중들기를 요했다. 우리는 욕망을 거두어 보려했고, 우리가 그리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음을 발견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삶의 활력 가운데 상당량을 아이와 남자 들을 위한 집을 꾸리는 데 투입했다. - P26

내가 모성 본능과 사랑의 가치를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아니다. 난 단지 여자들에게 진실하게 그리고 자유로이 이를 겪어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다. 종종 그렇듯 구실 삼아 그 안으로 도피했다가 막상 그 감정들이 고갈된뒤에야 피난처로 여기던 곳에 자신이 갇히고 말았음을 깨닫는 대신에 말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 『상황의 힘』 La Force des choses, 1963 - P29

두 눈이 머리통 깊숙이 숨어들려는 것처럼보이는 것도 어쩌면 본인이 맹목으로 동조하는 현실이 자칫하면 자기를 살해하고 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싫어서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는 내 눈은 어떻고? 에스컬레이터만 탔다 하면 단숨에 그렁그렁해지는 내 눈도 내 처지를 애써 외면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오 하느님, 달리 눈 둘 곳을 알았어야지. - P31

그가 실은 다른 걸 묻고 있는 느낌이었다. 하기야 나부터가 실은 다른 걸 묻고있는 건지도 몰랐다. 에스컬레이터만 탔다 하면 눈물이 나는 이유를 여전히 간파할 수가 없었으니까. - P36

작가가 되는 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그에 더해 주체가 되는 법을 터득하기란 무척이나 어렵고 진 빠지는 일이랍니다. - P38

백인은 흑인을 무서워했는데 이건 백인이 흑인에게 못된 짓을 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한테 못되게 굴면안전하지 못한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안전하지 못한 기분이 들면 정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남아공의 백인들은 정상이 아니었다. 내가 태어나고 1년 후에 일어난샤프빌 학살에 대해, 백인 경찰이 흑인 아이와 여자와 남자들을 총으로 쏜 일과 그 이후에 내린 비와 그 비가 피를 다쓸어간 이야기에 대해 나는 다 들어 알고 있었다. "이제 교실로 돌아가"라고 말할 즈음에 교장 선생님은 이미 숨을 몰아쉬며 땀을 흘리고 있었고 난 선생님이 정상이 아닌 기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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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바빌로프

니콜라이 바빌로프, 구 소련 식물육종학자
오로지 과학자로서의 신념으로 전세계 구석구석을 다니며(심지어 한국도..) 식물종자를 채집한 바빌로프와 전쟁 중 히틀러에 포위된 도시에서 굵주림 속에서도 그 식물종자들을 보존하고 후대에 남긴 바빌로프 연구소의 동료 식물학자들.

한참 뒤에야 얻을 수 있는 보상을 위해서 오랜 시간 집약적으로 노동해야 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살기 시작했다.
물론, 방랑이냐 정착이냐 하는 선택이 한순간에 내려지지는 않았다. 여러 세대에 걸쳐 내려졌다. 지금 우리에게는 수렵 채집인이었던 과거가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 일로 느껴지지만, 우주의 방대한 시간 규모로 보면 우주력에서 지금 이 시점으로부터 불과 30초 전도 안 되는 때였다. 우리 선조들이 동식물을 길들이기 시작한 시점은 우주력으로 25초 전도 안 되는 약 1만 년 전이었다. 식량 생산 방식의 변화는 우리와 자연의 관계를 결정적으로 바꿔 놓았다. 그전까지 인간은 자신을 새나 사자나 나무와 같은 자연의 한 구성원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 인간은 자신을 지구의 나머지 생명과는 다르게 창조된 존재로 여기게 되었다. - P140

그는 또 로디나에게 만약 자신이 사라진다면 로디나가 자기 자리를 대신 맡으라고 일렀다. 중요한 것은 과학을 제대로 하는것뿐이었다. 그것만이 이 기근을 끝내고 앞으로 올 기근을 막을 희망이었다.
"동지, 그들이 체포하러 올 겁니다!" 로디나가 말했다.
"그렇다면 더욱더 빨리 일해야겠군요." 바빌로프의 대꾸였다. - P162

바빌로프의 보물을 지키는 그들도 굶주림에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침침하게 밝혀둔 냉랭한 연구소에서 책상에 앉은 채 죽었다. 곁에는 땅콩, 귀리, 완두콩 표본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명예가 그것을 먹는 것을 허락하지않았다. 모두가 굶주림에 스러져 갔다. 그런데도 컬렉션에서는 쌀 한 톨 사라지지 않았다. - P170

여러분은 오늘 무언가를 먹었는가? 만약 먹었다면, 그 음식 중에는 아마그 식물학자들이 죽음으로 지켜냈던 종자에서 유래한 음식이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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