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피아노 - 모든 것은 건반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무튼 시리즈 48
김겨울 지음 / 제철소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삶의 모든 것이었다가, 순식간에 빠져나갔다가, 느릿느릿 돌아온’ 피아노 사랑에 대한 이야기. 소리에서 계이름이 들린다고요? 클래식에서 색이 보인다고요? 절대음감이란 어떤 느낌이죠?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피아노 한번 배워보지 못한 사람이, 가 닿을 수 없지만, 그런 척 한번 상상해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05-05 0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저도 상상하지 못하는 경지. 특히나 저는 박자치라서 어릴 때 피아노를 가르쳤더니 어려운 랩의 박자를 딱딱 맞추는 딸들을 보고 경악! 아니 그걸 어떻게 맞춰했으니 말이죠. ㅎㅎ

햇살과함께 2022-05-05 09:06   좋아요 0 | URL
랩 박자를 맞추다니! 감각있네요!
음.. 저는 음치에, 박치에, 소리가, 음악이 잘 안들리는 사람입니다
스토리에 집중하는 타입이라 드라마나 영화봐도 OST 못듣고요. ㅎㅎ
 

당혹스러운 일이다. 나는 종종 이러한 색채와 음의 연관 관계가 어렸을 때 받은 피아노 교육의 영향이 아닐까 의심하곤 했다. 사실 이건 착각이 아닐까? 학원 피아노 교재에서 그런 색을 반복적으로 썼던 걸 연상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뮤지코필리아』에 따르면 음과 색을 연결시키는 것은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 P43

피아노 연주는 피아노의 몸과 연주자의 몸과 공간의 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만나는 사건이다. 그 모든 과정에서 피아노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혼을 가지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 P53

재즈 피아노는 다른 악기와 결합하면서 리듬악기 겸 베이스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중음부에서 코드를 담당하다가 화려한 즉흥 솔로를 선보이기도 한다. 반면 클래식에서 피아노는 세세한 부분 모두 정해진 악보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기를 요구받는다. 존 케이지의 <4분 33초> 같은 파격이 아닌 한 클래식 피아노에서 키스 자렛의 ‘The Köln Concert 같은 음반이 나오기는 어렵다. - P1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에게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강렬한 표지 그림이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을 거라는 말에 ‘싫다면요?‘ 라고 내뱉는 듯한 저 표정! 이 책이 재미없는 것은 아직 판타지를 사랑할 재능이 없는 나의 부족함인 것으로, 해리포터도 실패했으니(죽기 전에 사랑하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강력한 용의자는 범인이 아니라는 클리셰를 생각하며 읽어도 마지막까지 설마?! 하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우리는 보여주는 것만 볼 수 있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마지막 페이지의 “Fact is Simple”이 독자를 바라본다. Fact는 정말 단순한가, Fact는 진실과 얼마나 가까운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마다 다른 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피아니스트들의 말은 허세도 거짓말도 아니다. 같은 피아노도 실제로 연주하는 사람마다 다른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그 다른 소리의 근원은 건반을 누르는 방법에 달려 있다. 때릴수도, 누를 수도, 톡 건드릴 수도 있고, 눌렀다가 곧바로 뗄 수도, 다음 건반과 연결할 수도 있으며, 서서히 뗄 수도, 급하게 뗄 수도 있다. 힘을 얼마나 들이고 어떤 속도와 감각으로 건반을 누르느냐에 따라 소리는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음으로도 짓누르는 소리, 멀리 보내는 소리, 가다가 뚝 떨어지는 소리, 또랑또랑한 소리, 희미한 소리, 깨지는 소리, 점점 커지는 소리(놀랍게도), 사라지는 소리, 경직된 소리, 속삭이는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 여기에는 피아노의 모든 부품이 관여된다. - P10

향유하는 사람보다 참여하는 사람이 그것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온몸으로 참여할 수가 없다. 혹은 온몸으로 참여하면 더사랑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것을 속속들이 싫어하고 낱낱이 사랑하게 된다. 글을 읽을 때보다 쓸 때, 춤을 볼 때보다 출 때, 피아노를 들을 때보다 칠 때나는 구석구석 사랑하고 티끌까지 고심하느라 최선을 다해 살아 있게 된다. 글이 어려운 만큼 글을 사랑하게 된다. 춤이 힘든 만큼 춤을 사랑하게 된다. 피아노가 두려운 만큼 피아노를 사랑하게 된다. 나는 피아노를 사랑하기 때문에 피아노가 두려운 것이다. - P13

우리의 느릿느릿한 쇼팽도 예술이며 그 안에는 아마추어의 미학이 있다. 아마추어의 미학이란 유창한 곡 해석을 의도치 않게 배제하는 악기와 곡에 대한 애정으로 더듬더듬 이어지는 불완전성의 미학이다. 아마추어가 연주하는 곡은 매끄럽고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틀리고 더듬거리기 때문에 아름답다. 역설적으로 그 더듬거림이 악기와 곡에 대한 사랑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 P17

피아노는 내 삶의 모든 것이었다가, 순식간에 빠져나갔다가, 느릿느릿 돌아왔다. 피아노를 치기위해 돈을 버는 날들이 있었다. 피아노를 치다가 우는 날들이 있었다. 꼭 피아노여야만 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피아노를 어떤 상실의 상징으로서, 될 수 있었으나 될 수 없었던 것, 고통스럽게 내놓아야 했던 모든 것의 반영으로서 받아들였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삶을 돌아보면서 피아노에 부여한 역할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내가 조직한 내 삶의 서사에서 피아노는 빠질 수 없는 주춧돌로 서 있다. 한 개인의 정체성이 그의 서사에 기반하고 있다면, 나의 정체성의 일부분은 피아노라는 하나의 존재, 그 물건과 물건에 얽힌 무수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 P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