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마고기 demagogy: 선동정치가가 특정한 문제에 대하여 정치적인 의도로 유포시키는 선동적 허위선전

우리는 인간의 사고방식이 사회의 물적 기초의 반영이라는 가정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사고 자체가 사회 전체의 변혁에 필요한 또다른 물적 기초를형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 자신이 지금 인정하고 싶은 것 이상으로 우리 대다수가 생산력의 형이상학에 너무나 깊이 빠져 있기 때문에, 오늘의 이 어처구니없는 생명파괴의 일상화와 구조화를 뿌리로부터 극복하는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 P63

모든 문제가 현실적으로 규모의 문제, 대규모 산업화, 세계무역의 현실과 그 제국주의적 이데올로기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면, 적정의 문화, 적정의 정치, 적정기술에 대하여 숙고하는 것은 불가피한 과제가 된다. 오늘날 생태적 위기의 본질도 근본적으로는 권력의 집중화에 기인하는 것임을 우리는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P64

극소수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는 세계의 무역질서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경쟁력이 배타적으로 강조될 때 그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공동체의 뿌리를 잘라버리고, 문화적 전통과 개성을 부정하며, 인간다운 교육을 위한 최종적인 근거를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 P67

우리는 인간영혼의 요구와 친자연적(親自然的)인 생명가치를 철저히 무시하는 토대 위에서 전개되어온 산업주의에 대해 정말로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삶에 대한 큰 사랑과 책임감과 에너지가 우리 자신 속에 있는지 물어보지 않으면 안된다. - P69

우리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것은 희망을 위한 싸움이다. 희망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의 조짐을 우리의 삶 속에 드러내는 일에 참여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도대체 ‘무한경쟁‘이라는 것이 어떻게 사회적 이성의 이름으로 수용될 수 있는가? 우리 각자가 이런 터무니없는 데마고기에 적극적으로 동의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자신의 몸으로 산업소비체제의 전횡에 묵종하고, 세계 전체 인구의 퍼센트에게 허용되어 있는 개인자동차를 아무런 비판 없이 ‘나의 것‘으로하는 데 정신이 팔려 있다면, 산업주의의 논리를 강화하고 생명의 논리를 부정하는 데 우리 자신이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 P75

일찍이 간디는 언젠가 산업주의가 인류에게 큰 저주가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자기 파멸을 향하여 가속적으로 달려가면서도 결코 멈출 줄모르는 것이 산업주의의 본질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것은이 지옥으로 가는 자동차에서 내리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선택을 행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에게는 희망의 가능성이 커질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각자는 결국 혼자서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희망을 위한 싸움‘은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 P77

물질적 재화의 소비규모의 과다에 의해서 측정될 수밖에 없는 생활수준이라고 하는 것이 사회발전의 핵심적인 기준이 될 때, 토착문화의 다양한 삶의 방식들이 파괴되고, 전통적인 농업이 사라지고, 생태적 재앙이 따르고, 공동체가 해체되며 인간의 도구화가 심화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생활수준의 향상을 꾀하는 ‘개발‘이 진행되면 될수록 부의 독점은 심화되고, 빈곤문제는 갈수록 해결 불가능한 것으로 된다는 것은 현대사에서 너무나 명백하게 증명되어온 사실이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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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창비시선 446
안희연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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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묻게 되는 시. 죽음, 꿈, 달, 손, 너, 강아지의 이미지로 슬픔을 묻는 시.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시는 아니다. 나에겐 어렵다. 그렇지만 여름은 좋다. 여름 언덕의 시원한 바람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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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일본번역가로 활동해 온 권남희 번역가의 에세이다. 권남희 번역가는 나에게는 생소한 이름인데, 나에게 일본번역가 하면 제일 먼저 김난주 번역가가 떠오른다. 내가 본 많은 책이 - 사노 요코의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 나카야 미와의 그림책 "크레파스" 시리즈, "도토리 마을" 시리즈, 고미 타로의 그림책,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 등등 - 김난주 번역가의 번역이었다. 집에 있는 책을 찾아보니 권남희 번역가가 번역한 책으로 마스다 미리의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와 가쿠타 미쓰요의 "종이달"이 있다. 내가 권남희 번역가가 주로 번역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나 마스다 미리 책을 많이 안 읽어서 인 듯.


초반은 마스다 미리 에세이처럼 너무 말랑말랑하고 순한 맛이어서 별로인가? 했는데, 1/3 지점부터 사노 요코 에세이(만큼은 아니지만)의 맛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마스다 미리의 순한 맛보다 사노 요코의 살짝 매운 맛 취향이다(마스마 미리와 사노 요코 에세이 1~2권 밖에 읽지 않은 내 맘대로 생각이지만^^). 작가님 바람처럼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번역하시고, 에세이도 계속 쓰시면, 10년 후에는 좀 더 매운 맛이 많이 날 듯하다.


책에서 언급한 일본소설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와 유즈키 아사코의 "버터", 김소연 시인의 "시옷의 세계" 읽고 싶은 책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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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10 22: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검색해보니까 이분 하루끼 책을 많이 번역하셨더라구요 ㅋ 번역가님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봐야겠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2-06-10 23:00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이 본 책도 많을 것 같은데요? 저도 믿고 읽는 번역가에 추가했습니다^^

독서괭 2022-06-10 23: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오 전 <종이달>을 읽었는데 이분이 번역한 거군요! 종이달 재밌습니다. 이 책도 관심이 가네요~^^

햇살과함께 2022-06-11 00:04   좋아요 4 | URL
네~ 저도 종이달 재밌게 읽었어요^^

mini74 2022-06-11 2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냥 하루키 책은 다 김난주? 겠거니 했는데 이 분 번역도 많네요. 저도 급관심이 갑니다 ㅎㅎ

햇살과함께 2022-06-13 17:10   좋아요 2 | URL
미니님 마스다 미리 책도 많이 보셨을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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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희 작가님이 신춘문예 심사에서 뽑으신 유성은 작가님의 첫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네. 마음산책 표지 너무 좋다.

예전에는 ‘오늘은 열심히 일해야지‘하는 다짐 같은 것하지 않았다. 그런 다짐 하지 않아도 과로사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그러나 그때보다 이렇게 농땡이 부리며 설렁설렁 사는 지금의 내가 좋다. 죽기 전까지 일을 하고 싶지만, 일만 하다 죽고 싶진 않다. 그렇게 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본 뒤로, 적게 벌고 적게 쓰더라도 숨 좀 돌리고 여유 좀 갖고 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열심히 일하려고 했는데 또 열심히 하지못하고 말았다. 내일은 열심히 해야지……. - P19

삶을 심사하는 게 아니라 글을 심사하는 것이야, 하고굳게 마음먹어도 어느 한 편도 떨어뜨리기가 송구스럽다.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탈락, 보류, 합격‘으로 상자를 분류해놓고 읽던 중에 구세주처럼 유난히 반짝이는 글을 발견했다. 유성은 씨의 [인테그랄」이었다. 흑백인 내 어린 시절 기억 속에 유일하게 컬러로 기억되는 한 컷이 있는데, 파란 겨울 하늘과 남의 집 대문 앞에 놓인 하얀 병우유와 그해에 전국적으로 유행한 색색의 루빅스큐브가 있는 풍경이다. 「인테그랄」을 읽었을 때 딱 그 풍경이 떠오르며, 이 작품이야말로 새해 첫 신문에 실리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성격도 사고방식도 전혀 다른 수학자 남편과 합을 맞추어 살아가는 평범한 얘기를 담백한 문장으로 편안하게 쓴 산뜻한 글이었다. - P59

글 쓰는 사람으로 갓 세상에 신고식을 한 분들의 소감은 감동이었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하는 모양이다. 유성은 씨의 소감은 이러했다.
"남편 연구실에서 일본 수학자가 쓴 산문집 한 권을 발견했다. 저자는 수학을 왜 연구하냐는 물음에 그저 들꽃같이 피어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누가 내게 글을 왜 쓰냐고 묻는다면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싶다. 앞으로도 들꽃으로 열심히 피어 있겠다." - P62

사전 편집부에서 자주 언급하는 말 중에 "교정은 그 사람의 인생을 걸고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사전 교정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나타난다. 사람마다 깨닫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다"라고도 합니다. - P72

심지어 어른들의 무수한 연애를 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호텔 로열』이란 소설을 써서 나오키상까지 받았다. 성애 문학의 대표 작가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그야말로 ‘자신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성공한 사람이다.
목욕탕집 딸이었던 경험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때(?)돈 버는 집이어서 책을 마음껏 사본 덕분에 책과 관련된 직업을 얻게 됐다고 애써 미화해본다. ‘호텔 로열’은 없어졌다고 들었다. 우리 목욕탕도 까마득한 옛날에 없어졌다. - P76

보통은 원서 제목이 그대로 번역되어 나오지만, 더러 출판사에서 책 제목을 확 바꾸어서 낼 때도 있다. "번역가는 제목을 왜 이따위로 번역했을까" 하는 서평을 가끔 보지만, 제목은 100퍼센트 출판사에서 정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나도 ‘제목을 왜 이따위로 정했을까‘라고 속으로 욕할 때가 있긴 하다. 그러나 제목을 정할 때 역자의 의견은 그리 반영되지 않는다. 역자가 "제목 너무 별로예요"라고 말해봐야 1그램의 무게도 더해지지 않는다. 출판사에서는 마케팅부의 말발이 가장 세다고 한다. 봉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판매를 위해 만드는 책이니 당연하다. 제목을 보고 기함하기도 하지만 저자와 일본 출판사 측의 허락을 받고 바꾸는 것이니, 역자 마음에 들지 않는 건 대수가 아니다. - P77

꽃은 누군가가 이름을 불러주어야 꽃이 된다면, 오역은 누군가가 까발려주어야 오역이 된다. 알고 오역을 하는사람은 없으니 지적받기 전까지는 바른 번역의 탈을 쓰고있다. 오욕의 오역은 번역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두려운 것.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어디선가 좀비처럼 튀어나온다. 생각만 해도 살 떨리네. - P86

역주는 어디까지 달아야 할까. 번역하면서 늘 갈등하는문제다. 내가 모르는 건 독자도 모른다는 기준으로 달아야할까. 나는 알지만 독자는 모를 것 같을 때? 나도 알고 대부분 독자도 알겠지만 모를 수도 있는 일부 독자를 위해? 갈등하다 역주를 달기도 하고 어물쩍 넘어가기도 한다. 역주를 다는 게 귀찮아서가 절대 아니다. 너무 친절한 역주는 가독성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 때로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미주(본문 끝에 다는 역주)로 달린다 해도 마찬가지다. - P92

두 사람의 시선을 한꺼번에 받은 나, 수줍게 끄덕거리며 "번역의 힘이긴 하죠"라고 혼잣말을 했다. 긴장한 탓에 진심이(?) 나와버렸다. 두 분 뒤에 앉은 통역가가 통역을해주었는지 모르겠다. 집에 와서 이불킥을 하며 만찬회장테이블이 넓어서 못 들었을 거라고 꾸역꾸역 생각했다. 평소에도 사람들이 "그 나이로 안 보이세요"라고 하면 "그죠"라고 대답하는 재수 없는 화법의 나. 앞으로는 누가 빈말을 해주면 "감사합니다" 혹은 "아이, 아닙니다. 별말씀을요" 하고 겸손하게 대답해야지, 굳게 다짐했다. 어렸을 때 깨달아야 할 것을 너무 늦게 깨닫긴 했지만, 더 늦으면치매로 보일지 모르니 지금이라도 고쳐야 한다. 그러나 원래 사람을 잘 만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세상이 된 뒤로 더욱 적극적으로 만나지 않고 있어서 안타깝게도 겸손한 대화를 나눌 일이 없네. - P122

"신문에 이래 내는 데 얼마고?"
"공짜야."
"세상에, 누가 이래 내주노. 니가 엄마한테 잘하고 하도 착하게 살아서 복 받았는갑다."
"맞아."
사람은 긍정적이어야 한다. - P140

어느 때부터인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하지 않게 되었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만나지 않고, 번역하고 싶지않은 책은 정중히 거절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더불어 사는 세상이니 하는 말에서 자유로워지자, 지구의무게가 훨씬 가벼워졌다. 나이를 먹어서 뻔뻔해진 것인지해탈한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최소한 사람의 도리를하고 최대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세상을 왕따시키며 살고 있다. 물론 외롭다. 외롭지만, 편하다. 편하지만, 찜찜하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잠자리에 들며 혼자 반문하지만, 다음 날 해가 뜨면 또 찜찜하지만 편한 외로움을 선택하고 있다. 아, 이렇게 고집스러운 독거노인이 돼가는 건가. - P169

애써 주류에 끼려고 애쓰지 않고, 고만고만한 주변 환경에 만족하며 사는 비주류의 행복. 인싸들 설칠 때 산은산이요, 물은 셀프지, 하고 혼자 노는 아싸의 여유. 행복회로는 돌리기 나름이죠.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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