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준
(눈 감았다가 이내 다시 뜨더니)
정말 내 심장이 갖고 싶어요? 그걸로 뭐 하게요?

무슨 소리인가 잠깐 생각하다 깨닫고 웃는 서래.

서래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심장이 아니라.
(빙긋 웃는 해준의 눈을 손으로 감겨 주며)
내 숨소리를 들어요, 내 숨에 당신 숨을 맞춰요. - P87

서래
바다로 가요. 물로 들어가요. 내려가요. 점점 내려가요.
당신은 해파리예요. 눈도 코도 없어요, 생각도 없어요.
(중국어로) - P87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아요. 아무 감정도 없어요.
물을 밀어내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밀어내요. 나한테.
내가 다 가지고 갈게요, 당신한텐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不喜也不悲,没有任何情感
一下一下划水,把今天发生的事都划出去, 推給我
我会全部帶走。現在, 你就什公都没有了。 - P88

해준
사진 태우고, 내가 녹음한 파일 다 지우고……… 그것도 참 쉬웠겠네요?
‘좋아하는 ‘느낌만 좀‘ 내면 내가 알아서 다 도와주니까?

서래
우리 일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해준
우리 일, 무슨 일이요?
내가 당신 집 앞에서 밤마다 서성인 일이요?
당신 숨소리를 들으면서 깊이 잠든 일이요?
당신을 끌어안고 행복하다고 속삭인 일이요?
‘행복‘을 언급해 놓고는 더 화가 나)
내가 품위 있댔죠? 품위가 어디서 나오는 줄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난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일어서) - P109

해준
시들긴・・・・・・ 석류냐?

정안
이 주임이 당신 사진 보더니 너무 달라졌다던데?
그 잘생긴 남자가 왜 이렇게 됐냐고…………. 우울증 아니냐고………….

해준
걱정하는 척 하면서 멕인다는 게 그런 거구나? - P112

정안
당신은 살인도 있고 폭력도 있어야 행복하잖아. - P114

고빈/서래
당신 만날 방법이 오로지 이거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 P119

해준
이럴려구 이포에 왔어요?
여기서 죽이면 내가 또 눈감아 줄 것 같아서?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서래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 P133

서래
(눈에 힘주고 똑바로 보면서)
다른 남자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 했습니다.

해준
(시선 회피)이포엔 무슨 연고가 있어서 오셨나요?

서래
연고가 없어서 왔습니다. 있으면 빚쟁이가 찾아내죠. - P137

서래
(더 이상 담담할 수 없게)
참 불쌍한 여자네. - P138

해준
진짜, 이 동네에 왜 왔어요?

서래
왜 자꾸 물어요? 내가 여기 왜 왔는지 그게 중요해요, 당신한테?
(서래가 듣고 싶은 답을 주고 싶지 않은 해준, 쓱 들어와 돌아다닌다.
서래, 졸졸 따라다니며)
그게 왜 중요한데요?
(아무리 따라다녀도 답해 주지 않자)
당신 만날 방법이 오로지 이거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 P140

서래
그가 온다. 오자마자, 이러려고 이포에 왔냐고 물을 텐데 뭐라고 하지?
송서래, 왜 자꾸 눈물이 나고 난리야, 젠장.
답을 말해야하나? 이미 그는 알지 않을까? 묻지 않을지도 몰라. - P160

서래
나는 왜 그런 남자들하고 결혼할까요?
……해준 씨 같은 바람직한 남자들은 나랑 결혼해 주지 않으니까.
("바람직한 대목에서 어처구니없어 픽 웃을 수밖에 없는 해준)
얼굴 보고 한마디라도 하려면 살인 사건 정도는 일어나야 하죠. - P165

해준
지난 사백이 일 동안 당신을………….
(갑자기 중단, 심호흡 몇 번 하면서 마음을 고쳐먹고)
…………그렇다고 해서, 난 경찰이고 당신이 피의자란 사실이 변하는 건 아니에요.
(필사적인 의지로 서래의 손을 제 얼굴에서 떼어 낸다)
피의자, 알죠? 경찰한테 의심받는 사람.

서래
나 그거 좋아요.
편하게 대해 주세요, 늘 하던 대로………… 피의자로. - P166

서래
난 해준 씨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 - P168

해준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했어요?

서래
(쓴웃음 지으며 중국어로)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你说爱我的瞬间, 你的愛就結束了.
你的愛结束的瞬间, 我的愛就开始了啊. - P177

해준
(소리)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눈뜨는 서래, 반복 재생 해준의 "저 폰은…………" 을 다시 들으면서 -

해준/서래
………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고개드는 서래, 물기로 그렁그렁한 눈으로 -

서래
(중국어로)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揭进海里巴。揭到根深根深的地方,誰也我不到。

서래, 허공의 높은 데를 보며 미소 짓는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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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다양하다. 그런데도 많은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형사사법절차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상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내가 연대했던 많은 피해자들은 전문가들에게 수사·재판 과정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 질문했을 때, 그저 피해 회복을 목표로 쉬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피해자들은 전문가의 조언대로 수사·재판 과정에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그 결과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다. - P169

피해자에게 선택지를 주어야 한다. 그 선택지는 일반인인 피해자의 시각과 입장을 반영해서 구성해야 하고, 피해자에게 선택지를 충분히 설명한 뒤 그 선택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사법 시스템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이 역할을 제대로 해야 사법 시스템이 피해자들에게 온전한 선택지로 기능할 수 있다. - P170

형벌은 범죄자에 대한 국가 형벌권의 발동, 즉 범죄행위에 상응하는 형벌을 가함으로써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형사사법 절차는 가해자(피의자/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형량을 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피해자는 가해자의 범죄행위를 밝힐 ‘증인‘으로서 부수적 · 주변적 · 수동적 지위에 놓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응보‘는 제대로 되고 있는가? 아니다. 수사와 재판의 과정에서 당사자의 지위도 아닌 피해자에게 과도한 입증책임을 안긴다. 결과 역시 범죄의 피해와 해악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 제대로 된 응보도 되지 않는다. 결국 형사사법 절차를 거친 많은 피해자들은 피해를 온전하게 회복하지도, 사회에 복귀하지도 못하고 사라졌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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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원리주의란 모든 것은 기술의 힘으로 제어되고 극복될 수 있으리라는 완고한 신념에 붙들려 있는 정신적 태도라 할 수 있는데, 이때 기술은 또 상황의 전체적인 국면을 고려하는 생태적 관점이 아니라 상황의 전체 맥락으로부터 고립시켜 문제를 해소시키려는 환원주의적 관점에 뿌리박고 있다. 물론 이런 관점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비상한 효율성을 발휘하고, 부분적으로 뛰어난 합리성을 갖지만, 상황 전체의 장기적인 맥락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효율성과 합리성은 지극히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이미 다 잘 알고 있는 일이며, 산업기술주의 문명의 지속불가능성이 바로 여기서 비롯하고 있음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 P134

그러나 실제로 《녹색평론》을 통해서 우리가 직접 목표로 한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었다고 할 수 없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아마 우리가 희망해온 것은 그러한 근본적인 질문의 전파를 통해서 지금 뿌리로부터 병든 문명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연대의 그물이 형성되고,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더 견딜 만한 것이 되도록 돕는 일이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 P141

지난 10년 동안 <녹색평론》을 통하여 우리가 일관되게 이야기해온 것이 있다면, 그것은 끝없는 성장, 팽창을 내재적인 요건으로 할 수밖에 없는 산업경제, 산업문화가 물러나고, 새로운 차원의 농업 중심 사회가 재건되는 것만이 생태적, 사회적 위기와 모순을 벗어나는 유일하게 건강한 길이라는 논리였다. 그리고 이러한 원칙이 근본적으로 옳은 것이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가난해지고, 또 평등하게 가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공존공영(共存共榮)이 아니라 공빈공락(共貧共樂)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 P144

유사 이래의 전면적인 생태적 위기로 인해 우리가 뒤늦게나마 깨달은 것은 재화와 서비스의 총량적 증가를 통한 부의 분배라는 종래의 논리는 아무리 기술적 수단이 발달한다 할지라도 결국 생태적 파국을 불가피하게 하며, 따라서 타자들 - 사람이든 아니든 - 에게 상처를 주지않고 우리가 인간다운 위엄과 자유와 행복에 이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가난하게 겸손하게 사는 도리밖에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내가 목소리를 낮추어야 딴 사람이 말을 할 수 있고, 사람이 조용해져야 새들이 노래를 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 P144

미국은 항상 옳고, 세계 어느 곳이든지 미국이 보기에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곳이면 언제나 정치적으로 또는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뿌리 깊은 오만은 실제 미국의 엘리트 문화 전체를 물들이고 있음이 틀림없다. - P148

일찍이 간디는 서구문명에 대하여 그것은 ‘문명‘이라는 이름에 값할만한 게 못 된다고 일갈한 바 있다. 간디에 의하면, 참다운 문명이란 자발적으로 물욕을 포기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 P149

간디는 사람들의 기본욕구의 충족을 위해서는 이 지구는 극히 풍요로운 곳이지만, 탐욕 앞에서 지구는 지극히 결핍된 곳이라는 뜻의 말을 하였다. 이 지상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서 이보다 더 간명한 진리를 드러내는 말은 없을 것이다. - P150

무고한 아프간 백성들에 대한 공격을 당장 그만두라는 우리의 외침이 위선이 되지 않게 하려면, 우리는 ‘미국적 생활방식‘과의 결별을 준비하고, 우리의 삶을 자립적, 자치적인 것으로 바꾸어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한경쟁의 자유시장 경제에 우리가 속절없이 매여있는 한, 우리는 투기꾼들이 판치는 노름판의 상황에 일희일비하는 누추하고 비루한 야만의 삶을 벗어날 수가 없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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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일을 혼자 다 하는 거야?" 모니카는 토라져서 말했다.
"아니면 경찰이 자기밖에 없어?"
벤뉘 스카케가 이 질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모르면 몰라도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마르틴 베크를 포함하여 그의 선배들은 대부분 아내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자주 들었으며, 일일이 대꾸하기를 그만둔 지 오래였다. 하지만 스카케는 그걸 몰랐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다. - P316

몬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마르틴 베크는 물어본 것을 후회했다. 자신도 지난 세월 동안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을 무수히 받았던 게 문득 떠올랐다. 상사로부터, 언론으로부터, 아내로부터, 멍청한 동료들로부터, 호기심 많은 친구들로부터, 상황이 어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목청을 틔우고 말했다.
"여어, 상황이 어떻습니까?" - P332

마르틴 베크는 메모장을 들췄다. 기억해둘 일을 적어둔 목록이 그 밑에 깔려 있었다. 사실 그는 기억력이 아주 좋았지만, 얼마 전부터 슬슬 나빠지기 시작한 걸 느끼고는 당장 처리할 순 없지만 나중에 처리할 일은 종이에 적어두기로 결심했다. 이 방법의 문제는 목록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자꾸 잊는다는 점이었다. -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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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투척 in 가평 자라섬 페스티벌

저도 라로님처럼 구름 투척.
KT에서 행사한 가평 자라섬 페스티벌에 갔다.

날씨 짱짱! 물론 낮엔 너무 더웠지만. 맥주로 견딜 수 있었네.
(사진에 보이듯 우산 필수다. 우산 가져가려다 짐 많아 포기했는데, 후회:;; 물론 그 와중에 책은 2권 챙김)
늙은 이모와 놀아주는 큰 조카랑 둘이서~
조카 대학생 때 일년에 한번씩은 이런 페스티벌 가곤 했는데.
직장인이 되고, 코로나 이후 처음 갔다.

다비치 언니들, 볼빨간 사춘기 언니 보이시나요? 너무 멀리서 찍어서 ㅋㅋ 에일리 언니랑 어반자카파는 못찍었네요.
마지막 하이라이트 김범수까지 보면 너무 늦어 김범수는 안보고 나왔다.
라이브 들으며 마르틴 베크도 읽고 몸치도 흔드는 흥나는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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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28 01: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어제 날씨 정말 좋았습니다! 햇살님 가을 같은 팔월의 마지막 햇살 왕창!조카들과 쒼나는 공연까지! 행복한 순간은 맥주와 함께 ^^

햇살과함께 2022-08-28 15:59   좋아요 2 | URL
그쵸~ 맥주가 있어야 행복이 완성됩니다~! 어제 날씨 정말 최고였어요~!

청아 2022-08-28 0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볼빨간 사춘기 노래 좋아합니다.🖐ㅋㅋㅋ
와...햇살님 마침 눈부신 날 흥겨우셨겠어요!!
사진 보고있으니 귓가에 노래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ㅋ

햇살과함께 2022-08-28 16:01   좋아요 1 | URL
볼빨간 사춘기 공연부터 어두워지며, 스탠딩으로 더 흥겨웠어요~ 저도 오늘 청소하며 다시 듣기했네요!

그레이스 2022-08-28 08: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의 사춘기에게 들으면 눈물나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고..
아이들은 듣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요 ㅠ

햇살과함께 2022-08-28 16:03   좋아요 2 | URL
어제는 야외 공연이라 그 곡은 안불렀는데 오늘 유투브로 들었어요. 가사가 정말 찡하네요..

새파랑 2022-08-28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전 멋진 하루를 보내셨군요~!! 음악에 맥주에 책이라니~!!
없는게 없는 하루셨을거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2-08-28 16:04   좋아요 1 | URL
날씨까지! 완벽한 하루였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08-28 12: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완전 멋져요
저 구름과 음악과 맥주라니요~~

햇살과함께 2022-08-28 16:06   좋아요 1 | URL
자라섬의 구름 햇살 바람 최고였어요!! 야외공연의 매력을 한껏 발산한 날씨였습니다!

라로 2022-08-28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구름 넘 좋잖아요!!!!😍😍😍 맥주를 든 손도 👍👍👍 페스티벌에서 맥주 마시며 책!!! 꿈같은 시간이었군요!!!

햇살과함께 2022-08-28 16:08   좋아요 0 | URL
자라섬 구름도 이쁘죠~?
막 찍어도 예술인 구름~~
야외 책맥은 더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