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서점들에 붙이는 각주
밥 엑스타인 지음, 최세희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멋진 서점들. 그러나 ‘지구상에서’라기엔 대부분이 ‘미국에서’ 그중에서도 ‘뉴욕에서’ 가장 멋진 서점들을 소개하고 있다(소개된 총 75개 서점 중 미국에 있는 서점이 53군데, 뉴욕에 있는 서점이 19군데). 이미 문을 닫은 서점도 소개하고 있는데 이 멋진 서점들이 계속 유지될 수 있기를.. 언젠가 방문할 수 있기를.. 가본 곳은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트루드 스타인의 책에서 이름을 딴 뉴욕의 스리 라이브스 앤드 컴퍼니. 오호~ 내가 읽은 책이다

먼로 북스가 그 먼로라니. 앨리스 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필라테스 배운 지 2달째. 7~8년 전에 어깨가 너무 뭉쳐서 요가를 1년 정도 띄엄띄엄 하다가, 잦은 야근과 출장으로 흐지부지 그만두고, 3년 전에 아파트 단지 내 피트니스에서 러닝머신 몇 달 하다가 코로나로 그만두고, 출퇴근 지하철 일상 걷기만 하고 있는데 근력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필라테스 배우기로. 요즘은 요가보다 필라테스가 대세라 주변에 돌아보면 그 많던 요가 학원이 다 필라테스 학원으로 바뀐 것 같다. 초창기에는 1:1 수업 위주라 가격도 세고 재활 목적 등 뭔가 상당히 전문적인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필라테스가 많이 저렴해지고 대중화된 것 같다.
















필라테스를 배우며 필라테스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우선 창시자가 쓴 책 먼저 보는 게 좋겠지? 하며 빌려 온 책이다.


이 책에는 필라테스 창시자인 조셉 필라테스가 집필한 [당신의 건강](1934)과 [컨트롤로지를 통한 삶의 회복](1945)의 합본 및 이 책을 엮은 저드 로빈슨과 린 반 휴트-로빈슨이 쓴 현대적 응용 동작 소개, 이 책의 역자인 원정희 마스터의 시연 동작이 포함되어 있다.


Part 1 [당신의 건강]은 필라테스 운동의 핵심 원리와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사실 별 내용이 없어서 좀 실망스러웠다(책을 그만 읽을까 고민하며 억지로 넘김). 1934년과 2022년의 간극으로 인한 것인지, 조셉 필라테스의 철학에 대한 설명보다는 그 당시 의료계나 아동 양육의 문제, 의자나 침대의 문제 등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 위주다(너네 다 잘못됐어, 내 말을 잘 들어야 해. 근데 "내 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 느낌?). 신체와 정신의 균형,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이들을 자연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말 정도 새길만하다.


Part 2 [컨트롤로지를 통한 삶의 회복] 부분에서는 필라테스의 6가지 중요한 개념 및 조셉 필라테스가 직접 시현한 34가지 오리지널 필라테스 동작을 설명한다. 호흡, 필라테스에서 가장 강조하는 개념이다. 필라테스 뿐만 아니라 요가나 다른 운동에서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필라테스 수업에서도 호흡을 아주 중요하게 설명하며, 호흡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과 동작이 일치하는 게 상당히 중요한데, 나 같은 필라테스 초보자에게 너무나 어렵다. 동작에 집중하다 보면 호흡이 반대로 되거나 숨을 참고 있고,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동작이 마구 흐트러진다.. 아. 어렵다..


현재 필라테스의 이론은 일반적으로 호흡, 중심화, 집중, 조절, 흐름, 정확성이라는 여섯 가지 기본 원리에 기초하여 가르친다. 


"호흡 Breathing은 생명의 처음이자 마지막 활동입니다. 우리의 고귀한 생명은 호흡에 달렸습니다. 숨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기에, 올바른 호흡의 기술을 터득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중심화Centering는 각 운동 중에 흔히 ‘파워하우스 Powerhouse‘라고 불리는 중심center 혹은 코어core에 정신과 신체를 집중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집중Concentration은 간단히 말해서 명확하고 세심하게 모든 필라테스 운동에 전념하는 것이다. 최고의 가치를 얻기 위해 각 운동의 움직임에 최대한 전념하라! 필라테스는 아래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운동을 할 때마다 올바른 동작에 집중합시다. 그릇된 동작을 취한다면 이 운동이 지닌 중요한 이점을 하나도 얻지 못합니다. 무의식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올바르게 수행하여 숙달되면, 이 운동은 여러분의 일상적인 활동에 우아함과 균형을 줄 것입니다. 컨트롤로지 운동은 일상의 과제를 쉽고 완전하게 수행하고, 스포츠와 오락, 응급상황에 대처하여 엄청나게 비축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건강한 몸과 건전한 마음을 만들어 줍니다."


조절control은 마음이 각각 분리된 근육의 움직임들을 통제하고 지배한다는 개념을 의미한다.

"여러분의 온몸은 완전하게 정신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 좋은 자세는 몸의 모든 메커니즘이 완벽하게 조절될 때 성공적으로 얻어집니다."


흐름Flow은 필라테스 운동을 설명하는 조셉의 글에서 나온 아름다운 단어다. 부드러움, 우아함, 기품을 목표로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식으로 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각 운동을 하는 동안 에너지가 몸 구석구석을 부드럽게 연결하여 온몸으로 균등하게 흐르는 것을 말한다.

정확성Precision은 마지막 기본 원리이며, 우리가 기술적으로 바라는 바다. 각 동작을 취하며 의식적으로 정확성을 인지하는 것은 학생으로서 배워야 하고 강사로서 가르쳐야 하는 필수 요소다. 필라테스 본래의 가르침과 단계적인 설명은 몸의 움직이는 각 부위의 위치, 정렬선, 궤적에 있어서 언제나 명확했다. 


- P108~P110


Part 3에서는 조셉 필라테스의 오리지널 필라테스에서 응용된 모던/컨템포러리 필라테스에 대해 설명한다. 오리지널 필라테스는 원래 기구 없이 매트에서만 하는 운동이었으며, 현대 필라테스에서는 오리지널 필라테스를 다양한 기구를 통해 응용/변형하고 있다. 이 파트에서는 필라테스 매직 서클, 웨이트, 작은 공이나 보수 등 필라테스 소도구를 이용한 응용동작들을 소개한다. 다만, 요즘 필라테스 학원에서 사용하는 스프링보드나 바렐 등 큰 기구들 사용한 동작에 대한 설명이 없어 아쉽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필라테스에 대해 알았던 것은 필라테스가 사람 이름이라는 것과 군인들의 재활 치료 등을 목적으로 한 운동에서 발전된 것이라는 정도였는데, 책 날개의 조셉 필라테스의이력을 보면 독일 출신으로 1912년 영국 체류 중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적국인'으로 취급받으며 포로수용소에 강제 수용되어 수용소 동료들과 신체 단련을 하였고, 전쟁이 끝나고 독일로 돌아가 자신만의 운동법을 발전시켰고 독일군에서 군대를 훈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거절하고 미국을 떠났다고, 미국으로 떠나는 배 안에서 평생의 동반자 클라라를 만났다(영화 같은 이야기^^)고 한다. 조셉이 독일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면 오늘날과 같이 필라테스가 유행하지 못했겠지?


필라테스 수업 첫 2주는 죽을 맛. 원래 뻣뻣하고 유연성 떨어지는 몸(학창시절에도 체육은 좋아했지만 무용은 너무 너무 싫어함. 다리찟기 절대 안됨..)에 오랫동안 쓰지 않던 나의 근육들이 놀람. 수업 끝나고 어기적 어기적 걸어 나오며 '아. 세상 쉬운 게 없다 아. 인생 어렵다'를 계속 되뇌고;;;


첫 2주 동안 자세 못 잡아서 무지 잔소리(?) 들었다.

'회원님, 지금 거북목이에요'

'회원님, 턱 당기세요'

'회원님, 어깨 더 내리세요'

'회원님, 배 집어 넣으세요'

'회원님, 중립척추 유지하세요' 등등


그래도 2~3주 지나고 같은 선생님의 수업 패턴에 익숙해지고 몸도 익숙해지며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라고 독려 중.


필라테스 책 검색 중에 요 책이 눈에 띈다. 필라테스 현직 강사가 쓴 책으로 주요 동작의 원리와 근육의 쓰임을 근육 해부학 그림과 함께 설명한 책이다. 목차가 수업에서 자주 듣는 큐잉(이 용어는 처음 알았네)으로 되어 있어 더 흥미롭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찾아봐야겠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22-10-08 11: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필라테스가 창시자 이름이군요
와우 어쩐지 신기해요 저런 책이 다 있군요.
햇살 님 필라테스 두 달째. 꾸준히 하시고 가끔 페이퍼 올려 주세요. 경과보고랄까 뭐 그런 거요^^
진짜 몸이 굳어가는 느낌이에요. 예전에 요가할 때도 전 호흡이 동작 자체보다 힘들더군요.

햇살과함께 2022-10-08 11:34   좋아요 4 | URL
저도 이러다 내 몸이 굳어서 화석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운동 시작했어요 ㅎㅎ
걷기는 꾸준히 하지만 나이 들수록 근력 운동이 필요함을 느껴요.
점점 의자에 오래 앉아 있기 힘들어요....
첫째 임신 중에 소프롤로지 복식호흡 분만법을 처음 배웠는데,
의식하지 않고 복식호흡하는 건 정말 어렵네요. 게다가 동작과 함께 라니.
꾸준히 해서 경과보고 할게요^^ 곧 다가올 추운 겨울이 위기가 될 것 같지만^^

얄라알라 2022-10-08 18: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라테즈는 모델이나 무용하시는 분들이 한국에서 먼저 시작하셨기 때문에
저는 ˝군대˝ 쪽으로는 상상도 못했네요

하긴 (독일인지 중국인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발레 동작을 군 훈련할 때 반복시켰다라는 잡지 글을 오래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3달차 경과 자가평가(?) 글도 기대할게요. 햇살과 함께님 ㅎㅎ프레이야님의 응원에 더해 저는 부담을 드리는 듯 ㅎ

햇살과함께 2022-10-08 22:32   좋아요 1 | URL
정확하게는 “군대”는 아니고 “수용소”인가봐요..
미국에서 무용수 마사 그레이엄 등 많은 예술가들의 재활 훈련을 했다고 하네요.
3달차 자아비판 올리겠습니다^^

mini74 2022-10-08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용소동료들과의 신체단련이 필라테스라니 ㅎㅎ 넘 재미있는데요. 저도 필라테스 배우면 햇살과 함께님과 비슷할거 같아요. 거북목이에요. 배 집어 넣으세요 ㅎㅎㅎ 햇살과 함께님 파이팅입니다 ~~

햇살과함께 2022-10-08 22:34   좋아요 1 | URL
요가나 필라테스 하면 남들과 비교하며 좌절하는데(이 뻣뻣한 몸이여..)^^
할수있는 만큼 꾸준히~를 모토로요 ㅎㅎ

바람돌이 2022-10-08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필라테스 많이 힘들다던데 대단하셔요. 벌써 두달...
제일 어려운 초반을 지났으니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다. ㅎㅎ
저는 예전에 요가는 몇달씩 햇었는데 그것도 몇달 하다가 흐지부지.... 어쨋든 건강한 몸이 일단 제일 중요해요 ^^

햇살과함께 2022-10-09 13:52   좋아요 0 | URL
요가 할까 하다 필라테스는 기구를 이용하니 덜 지루하고 기구에 좀 의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잔꾀로 ㅎㅎ
선생님들마다 기구 이용하는 방법이 달라 지루하지 않네요.
바람돌이님도 꾸준한 걷기 화이팅입니다!
 

여기서 적용된 것이 바로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행위지배‘를 요건으로 하는 ‘공동정범‘(형법 제30조)이다. 1심과 2심의 재판부는 피고인 김ㅌㅇ이 성착취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고, 범행을 위해 다른 공범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했으며, 성착취 등 범죄를 실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었던 피싱·열람 사이트의 보완·유지·보수 작업을 담당함으로써 성착취 등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았다. 따라서 각 성착취 범행을 ‘직접‘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공범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141쪽 참조). 이는 ‘범죄단체‘ 혹은 ‘범죄집단‘으로 기소되지 않더라도, 조직적·계획적 디지털 성착취·성폭력 범죄에 가담할 경우 중형 선고가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겼다. - P446

항소심 재판부는 특정된 피해자 두 명에게 지급했다는 합의금 액수도 확인했다. 나는 합의금 액수를 듣고 맥이 빠졌다. 그 정도 금액이면 반 년치 영상 삭제 비용도 되지 않는다. 그런 수준의 금전합의가 과연 피해 회복에 기여할 수 있겠는가. 수많은 형사 판결문 속에서 본, 액수가 적히지 않은 "상당한 금원을 주고 한 합의"라는 대목이 떠올랐다. 과연 ‘상당한 금원‘의 기준은 무엇인가? 금전합의가 실질적으로 감형의필수 요건처럼 되어 있는 한국의 사법 시스템에서, 합의금 액수는 어떻산정되고 있으며, 그 적절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한국 형사법 체계에서 금전합의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금전합의를 양형에 직접 반영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다양한 측면에서 진행될 필요성도 여기에 있다. - P458

더구나 재판부가 반영한 ‘합의‘에는, 합의에 응한 일부 피해자를제외한 특정되지 않은 다른 피해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가해자들이 다수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성착취·성폭력을 저지르고도, 일부와 합의에 성공해 처벌불원서를 받아낸 뒤 이를 근거로 감형해달라고 읍소하는 전략은 이런 식으로 먹혀든다. 합의하지도 않았고(혹은 할 수도 없었고, 엄벌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의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특히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수사단계에서 피해자를 특정하기 위한 노력을 수사관들이 게을리할 때가 많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다수인 사건에서 합의를 반영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하나하나 절절히 살폈지만, 과거에 묶인 피해자의 시간은 외면했다. 검찰의 불성실하고 소극적인 입증 과정도 문제다. 피해자는 법정에서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 P460

스토킹은 강력범죄의 전조 범죄라고 한다. 단일범죄에 그치지 않 - P461

고 다수의 범죄와 결합하는 형태를 보이며, 강력범죄로 연결되는 비중이높기 때문이다. 성폭력과 신체 폭력뿐만 아니라 살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스토킹은 특히 여성 대상 살인·살인미수 사건의 30퍼센트 정도와 연관되어 있을 정도로 위험한 신호다. 나 역시 스토킹 피해자이며, 연대 과정에서도 스토킹이 동반된 강력 사건의 피해자들과 연대해왔다. 그러나 이제까지 한국 사회는 스토킹을 구애, 애정, 짝사랑 등 개인의 다소 미성숙한 혹은 적극적인 감정 표현 형태로 보고 독려하는 문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스토킹 피해자들의 고통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무시당했고, 관련 법 조항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분리해 처벌하면서 상당수 가해자가 중한 형을 피할 수 있었다. - P462

2021년 10월부터 시행된 ‘스토킹 처벌법‘은 처음 법안이 발의되었던 1999년 이후 22년 만에 생긴 스토킹 관련 법이다. 드디어 스토킹범죄에 공권력이 개입할 근거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여러 한계 때문에 개정 등 보완 작업이 필요하다. 우선,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되었기에 가해자가 신고를 막거나 고소 취하와 합의 등을 강요할 가능성이 크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100미터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는 ‘긴급응급조치‘도 100미터라는 물리적 거리가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만한 거리인지 의문이다. 게다가 최대 6개월의 기한도 너무 짧고, 가해자가 이를 어기더라도 과태료 처분에 그쳐 실효성이 없다는지적도 나온다. 또한 피해자보호명령*이나 신변안전조치 규정이 없고, - P463

직장생활을 하는 피해자의 경우 고용 상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하는 불이익처분금지 등의 조치도 미흡하다. - P464

‘n번방‘은 디지털 매체의 발달과 한국 사회의 강간문화가 결합되어 나타난 대표적인 디지털 성폭력 범죄다. 한국은 디지털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추어진 국가이며, 현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릴 만큼 삶 자체가 디지털과 밀착되어 있다. 문제는 올바른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 데 한국 사회가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다는 데 있다. 현세대는 합성을 이용한 ‘지인능욕‘ 등의 디지털 성폭력을 범죄가 아니라 놀이의 하나로 받아들일 만큼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매우 희박하다. 여성혐오와 성차별을 기반 삼아 여성을 인격체가 아니라 통제 가능한 객체로 파악하며, 그 통제를 위한 효과적 수단으로 디지털 성폭력을 적극 활용한다. 디지털 성폭력을 여성에 대한 ‘징벌‘로 보며, 이를 통해 피해자들을 억압하고, 그것을 다른 남성들과 공유하며 인정받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 P479

한 시간 정도 이어진 선고 과정을 기록하다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표현이 판사 입을 통해 나왔을 때, 순간 멈칫했다. 원래 해당 판사가 판결문을 쓰는 데 공을 들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2020년에 DSO 전 활동가들, 리셋현 활동가들과 함께했던 젠더법연구회 판사들과의 인터뷰나 사법연수원 강연 등에서 언급한 용어였지만, 바로 그해 성착취·성폭력 사건의 판결문에 등장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재판부(울산지법 형사11부: 박주영, 김도영, 정의철)는 ‘디지털 네이티브’와 이 세대의 여성 아동·청소년·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왜 그들이 온라인 랜덤채팅을 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조건만남’으로 이어지는지, 그 과정에서 ‘자발성‘의 외피를 둘러쓴 성매매가 어떻게 ‘성착취‘로 연결되는지 상세히 언급했다. ‘합의‘와 관련해서도 합의 과정·내용·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살폈을 때 피해자의 진의에 의한 것인지 - P487

그 배경이 의심된다고 했다. ‘자발성‘을 앞세운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순수한 자발적인 성매매란 없고, 특히 청소년 성매매는 성착취다"라고 규정하며, 피고인 측이 주장하는 ‘자발성‘이란 자발성을 가장하거나 길들여진 것(그루밍)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P488

반성폭력 운동은 늘 성공하지도, 바로 변화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시간에 파묻힐 경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활동에 회의감을 느끼고 체념하며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다. 변화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운동은 생명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활동을 하면서 그 활동이 시스템 변화로 이어지는 사례들을 많이 전하려 노력 중이다.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바뀐다. 우리가 바꾸고 있고, 바꿀 수 있다. - P490

형사사법 절차는, 사법 시스템은 성폭력 피해 이후 피해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길 중 하나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길은 험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길을 따라 걸어도 목표한 곳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도 그 길에서 말, 시간, 자리를 되찾지 못하고 도착 지점에서 승소했다는 판결문 하나만을 받았다. 이렇게 ‘법대로‘는 최선의 선택지가 되기엔 아직 불안하고 거칠며 좁은 길이다. - P5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즈 굿!!

굿즈 잘 안사는데(바람돌이님이 예레기라고 하셨나? 예레기 사는 거 좋아하지 않음^^) - 알라딘 굿즈는 산 적이 없네. 아, 커피랑 쫀득이랑 김칩스 같은 간식? 안주? 먹는 것만 사봤네 - 최근에 구매한 겨울서점 굿즈 패키지~

독서 가이드북&연필 세트, 문진, 유리잔 패키지.
유리잔 제일 맘에 들고, 스테인리스 문진도 묵직하니 좋다.
독서 가이드북은 잘 쓰지 않을 것 같지만 필사나 다른 용도로 써야겠다. 패브릭 소재의 진한 그레이색은 괜춘^^

(찬조출연. 맥주 - 덕덕구스, 노을, 책 - 제국의 시대)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10-07 2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겨울서점 패키지군요. 유튜브에서 저도 봤어요. 저기 연필 실물도 보여주셔야...... ^^
예레기 안좋아하셔도 다들 이렇게 입덕한답니다. ^^

햇살과함께 2022-10-07 22:10   좋아요 3 | URL
ㅋㅋㅋ 연필 사진도 추가하였습니다
예레기 보는 건 좋아해서 독립서점이나 알라딘 매장 가면 맨날 구경하다가 아이들 손에 끌려나옵니다:;;;
아직은 사고 싶은 맘보다 참는 맘이 큰데 언제 역전할지요 ㅎㅎ

바람돌이 2022-10-07 23:21   좋아요 3 | URL
앗 감사해용. 연필 간지 잘잘... ^^

mini74 2022-10-07 22: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왜 노을이란 맥주에 눈이 가지요 ㅎㅎ 문진도 멋집니다 ~

햇살과함께 2022-10-07 23:44   좋아요 3 | URL
이름도 좋고 맛도 제 취향 맥주에요^^

청아 2022-10-07 23: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책들고 카페갔었는데
이런 고퀄 사진들 때문에
제 사진을 매번 못올립니다😅
문진 욕심나네요!ㅋㅋ

햇살과함께 2022-10-07 23:47   좋아요 3 | URL
미미님 막 올려주세요^^
문진 묵직해서 책 잘 잡아줘요^^
근데 발등에 떨어지면 위험할 무기 수준;;;

독서괭 2022-10-08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겨울서점 패키지라.. 갑자기 문진에 눈길이 가네요. 아직까지 써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집에는 못 두겠네요. 애들이 떨어뜨릴 것 같아요^^; 맥주도 넘나 시원해보입니다 ㅎㅎ

햇살과함께 2022-10-08 13:47   좋아요 2 | URL
꼬맹이 있는 집은 안됩니다~! 저도 초중 큰 애들에게도 이걸로 절대 장난치지 말라고 얘기했어요 발등에 떨어지면 뼈에 금 갈 수준:;;
문진 사고 싶었는데 딱 맘에 드는 게 없었는데 디자인이나 무게감이 맘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