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권 완독! 하하하! 이 뿌듯함!(을 느끼기에는, 읽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너무 쉬운 책이지만,,) 10월말(아마도 24?)에 시작해서 매일 한 챕터 씩 꾸준히 읽었다. 퇴근이 너무 늦어서 읽지 못한 날이 하루 이틀 정도? 그리고 한 챕터가 너무 길어 이틀에 걸쳐 읽은 챕터가 하나 둘 정도?


이 꾸준함! 이 성실함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나 혼자서 결심했다면 46일만에 한 권을 끝내지 못했을 것이다. 완독의 공은 전적으로 둘째에게 돌려야 한다. 우리 집착남, 프로 채찍러 둘째에게...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기만 하면 영어책 당장 읽어!’ 라고 잔소리를 어찌나 하는지. 누굴 닮아 저렇게 집착이 심한지^^;; 저녁 챙겨 먹고 필라테스 갔다 오거나 집안일 좀 하고 세수하고(이미 10시를 넘었고), 이제 책 좀 읽어볼까 하면 다른 책 집기 전에 이 책을 먼저 내밀던 둘째 덕이다(이걸 고맙다고 해야 할지 짜증 난다고 해야 할지...).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근처에서의 유목 생활에서 출발하여 정착 생활, 농경 생활을 통해 다양한 부족과 국가(이집트, 인도, 중국, 그리스, 로마 등등)가 생겨나고, 번성하고, 침략이나 전쟁이 발생하고, 쇠락하는 이야기. 수잔 바우어 교수님이 반복해서 언급하듯, 역사는 정말 되풀이된다. 어느 지역에서나, 낯설지 않은 패턴으로 반복된다. 1권의 마지막은 고대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유지되고, 가장 찬란하게 번성했던 로마 제국이 그 규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동로마와 서로마로 분할되고, 그중 세력이 약해진 서로마 제국의 멸망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로마가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들이 어찌나 많은지. 먼저, 책. 두루마리 형식이 아닌 오늘날의 책의 형식. 라틴 알파벳에서 파생된 영어 알파벳, 로마 황제나 신의 이름에서 따온 12개월의 이름들, 로마 신의 이름에서 따온 태양계 행성 이름들, 수영장의 기원이 된 로마 욕조 등등


아주 쉬운 문장과 흥미진진한 이야기투로 풀어내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 책 읽고 나니 집에 있는 다른 세계사 책도 읽어 보고 싶은 욕심이 마구 생긴다. 한번 읽었지만 기억나지 않는 <곰브리치 세계사><세상에서 가장 짧은 세계사>로 복습도 해야겠다.


정리하기 엄청 싫어하는데, 하이드님이 알려주신 대로, 챕터별로 매일 간단하게 나마 메모도 하고 있다. 역시 그냥 읽는 것 보다 내용이 머리 속에서 체계를 잘 잡아가고 있는 듯(금방 까먹겠지만...). 정리 따위 귀찮아 하지만 꾸준히 적어보겠다. 하이드님 덕분에 음성파일도 다운로드 잘 받았고(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아직 아이폰으로 옮기질 않아서 들어보진 못했다. 출퇴근하면서 읽은 부분 듣기도 해야겠다.


저에게 Thanks to 하신 분, 고맙습니다~ 아마 책읽는나무님 일 것 같은데요? 최근에 구매하셨다는 페이퍼를 보니. 책읽는나무님도 매일 꾸준히 읽으시려면 저처럼 채찍러가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만^^ ㅎㅎ


내일부터 2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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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2-09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6일 독파...그 공을.기특하고 고마운 가족에게^^와.뿌듯하시겠어요!^^

햇살과함께 2022-12-09 21:35   좋아요 0 | URL
수상소감도 아니지만 ㅋㅋㅋ
혼자 결심했으면 절대 못했을 거에요
저에겐 강제적인 환경이 필요합니다

하이드 2022-12-09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대가 제일 재미없다고도 하지만, 뒤에 읽다보면, 고대도 나름 애정 갑니다. 중세는 진짜 골때리구요. ㅎㅎ 특히 영국사. 근대부터는 아는 이야기들 많이 나오고, 현대가 내용 제일 많습니다. 다 재미있어요! 오디오도 재미있습니다. CNN 아나운서였던 나레이터가 능글능글 진짜 재미있게 읽어줘요.

햇살과함께 2022-12-09 21:43   좋아요 0 | URL
고대도 그리스 로마부터는 아는 인물도 나와서 재밌었어요~
오디오도 빨리 들어볼게요~!!

서니데이 2022-12-09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과함께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많이 춥지는 않은데, 공기가 조금 아쉬운 하루예요.
밤이 되니 조금 차가워지네요.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햇살과함께 2022-12-09 21:55   좋아요 1 | URL
오늘은 생각보다 춥지 않았던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2-12-09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둘째의 공이 빛납니다^^
1 권 완독 축하드립니다♡
저도 내년부터 울집 둘째에게 채찍을 쥐어줘 볼까요? 나를 다그쳐 달라구요!ㅋㅋㅋ
46일이면? 한 달하고 반??
두 달여를 잡음 되는 건가요?
음....🤔🤔
꾸준함!!! 전 그게 잘 안되는데 내년엔 기필코!!! 한 번 도전해보겠습....아! 될까요??ㅜㅜ
땡투는 눌러 놓고도 전 늘 까먹는 것 같아요.
사실 하이드님과 화가님과 햇살님 세 분 중 어느 분께 눌러 드려야 할까? 엄청 고민했는데...햇살님께 눌렀나 봅니다!!ㅋㅋ
고민한 건 기억나는데...그 뒤를 기억못했는데 햇살님의 글을 읽고 아!! 그랬구나!!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ㅋㅋㅋ

햇살과함께 2022-12-09 23:32   좋아요 1 | URL
제가 감사하죠~!
저도 권당 2달 정도 계획해서 내년 6월까지 4권 완독 목표요~
저도 자발적 꾸준함이 안되므로 둘째의 지속적인 채찍질이 필요합니다 ㅎㅎ
 

11장 굶주림의 기원, [셜리]를 따라

하지만 우리는 『셜리』에서 감금으로 겪는 여성의 고통이 브론테에게 단순한 주제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예술성의 척도이자 양상이었다고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다. - P657

많은 독자들은 비유기적으로 전개되는 플롯 때문에 『셜리』를 계속 비판하지만, 가부장적 사회의 강제가 개별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며 오염시킨다고 브론테가 암시할 때, 성차별과 상업 자본주의의 뗄 수 없는 관계를 예증하려는 것이 그녀의 의도임을 알아챌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탈출의 길을 제공하거나 묘사하기가 쉽지 않다. - P661

캐럴라인이 자제력과 순종으로 완전히 꼼짝 못 하게 되었을 때 셜리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면, 버사 메이슨 로체스터가 자신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을 제인 에어에게 탈출 수단이 되어주었던 방식이 생각난다. - P672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과 그녀의 ‘수정위원회‘가 1890년대에 신의 말씀을 페미니즘적으로 논평하며 시도했던 것은 위 문단을 ‘정반대로 돌려놓는‘ 바로 이 ‘재능‘이었다. 몇몇 목사가 ‘여자들과 악마의 작품‘이라고 간주했던 여자의 성경』에서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과 그녀의 ‘수정위원회‘는 ‘바울이 이 말을 할 때 무한한 지혜의 영감을 받았다고 할 수 없다"고 겸손하게 설명함으로써 디모데에게 보내는 편지에 쓰인 바울의 명령에 대항하기 시작한다. 스탠턴과 페미니스트들은 계속해서 바 - P676

울의 여성 혐오가 여자들의 말뿐만 아니라 그들의 재산과 인격까지 통제하려는 남성적 시도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를 폭로한다. - P677

그러나 캐럴라인에게는 ‘마치 정원의 석상처럼 가만히‘ [22장] 체념한 듯 앉아 있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대안도 없다. 자기가 알고 있는 미혼 여성들을 밀폐된 방, 수의 같은 긴 옷, 관처럼 좁은 침대에 갇혀 있는 수녀로 여기는 캐럴라인은 ‘독신녀는 집 없고 일자리 없는 가난한 사람들처럼 이 세상에서 어떤자리와 직업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회에 의해 내쳐진다.[22장] 또한 캐럴라인은 상업적 시장의 노동자들처럼자신을 상품화해야 하는 ‘결혼 시장‘에 진입하려다 계략을 꾸미게 만드는 여자들의 ‘편협한‘ 운명 때문에 병이 든다. 물론 여성문제에 대한 캐럴라인의 생각은 측은하게도 ‘영국 남자들‘을 향한, 열정적인 청원으로 끝난다! 여자의 정신을 계속해서 ‘속박하는 것‘은 그들이며, 그 사슬을 풀어줄 힘이 있는 자도 오로지 그들뿐이다. - P682

사실상 이 연인들은 처음에 『제인 에어』에서 활용한 연인의 유형을 뒤집는 것처럼 보인다. 셜리가 갖추어야 할 모든 장신구를소유한 귀족적인 영웅인 반면, 루이스 무어는 젊은 사원 윌리엄 크림즈워스처럼) 여자 가정교사에 해당하는 남성이라 할 수있다. 눈에 띄지 않고 배고픈 가정교사인 무어는[36장] 자신의 능력과 감정이 갇혀 있고 벽으로 차단되어 있다고 느낀다. [26장] 한때 열병을 앓게 한 절망적인 정열을 기록한 일기를 그는 잠가놓은 책상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다. 그 자신도 ‘전도된 세멜레 신화‘를 기억하면서 이 전통적인 역할의 교환에 대해 언급한다.[29장] 그러나 이 분명한 역할 전도에도 불구하고, 루이스는 셜리에게 그의 지배, 충고, 감독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녀를사랑한다. 더 나이 들고 더 현명한 교사인 그는 그녀에게 구속이 필요하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녀 안에 있는 완벽한 숙녀를소중히 여긴다. 따라서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면, 셜리는 ‘영웅과 가부장‘의 손아귀에 든 한 명의 ‘여자 노예‘가 된다. [35장] - P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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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수술을 해요?
빨리도 물어보네.
그렇게 말하며 영은은 눈을 흘겼다. 퍽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왜 서로의 아픈 곳을 보여야만 가까워질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질문이 떠올랐고 그건 희재의 목소리였다. 이런 거였구나, 희재, 영은은 속으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 고막에 종양이 있어요. 수술해서 상한 부위를 다 도려내야 하는데 잘돼도 청력이 반 정도만 돌아오고 잘 안 되면 계속 염증이 두개골을 갉아먹는대요.
…… - P178

누구요?
사진집 낸 사람.
아, 로런 캐머런.

- 척출기 - P181

눈을 동그랗게 만든 나에게 은주는 덧붙였다.
천마총이요. 들어가면 잠깐 경이로운데…돌아나오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과거를 아껴두려는 현재의 손길이 덕지덕지, 결국 현재만 남아 있어서. 저는 그게 참 위로가 되더라고요. 결국 지금이라는 것이. 그 얄팍한 게.

- 정체기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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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별도 마찬가지였다. 전 남자친구가 된 남자친구를 카페에 남겨놓은 채 나와 걸으며 이별의 순간을 꼼꼼히 느껴보았다. 뒤통수가 당기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는 마음으로 드라마에서는 이럴 때 꼭 뒤에서 누군가 쫓아와 붙들지만, 그 오랜 학습 때문에 한 번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상상하게 되지만 절대 그럴 일은 없다는 걸 잘 아는 마음으로 단단히 팔짱을 끼고 옷깃을 여미고 바람이 사나운 겨울의 골목을 걸었다. 등이 굽지 않도록 허리를 계속 곧추세우며, 이제 더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걸 알아가는 마음. 원래도 없었고 정말로 없다고 인정하고 앞을 보고 걷는 마음. 그건 슬픔에 잠겼다가 빠져나오는 일이기도 했고 그런감정에 취해 있으면 으레 조금 행복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해본 것‘ 리스트를 적는 일만큼 - P128

재인에게 중요했다. 그리고 그 둘은 떼려야 뗄 수가 없었다. 모르는 마음으로 모르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으므로. - P129

모르겠는 것은 마음이 아니라 몸이었다. 1회 체험권으로 난생 처음 필라테스 수업을 받으며 재인은 선생님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어 당황했다. 지시를 받아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이런 말들. 척추를 더 뽑으세요, 갈비뼈는 닫아요, 골반을 더 찍어내려요, 옆구리를 구부리지 말고 펴서 늘려요, 아랫배와 허벅지 사이에 근육을 당겨올리세요. 겨드랑이 뒤쪽 옆으로 만져지는 곳에 근육이 있다는 것도 재인은 처음 알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생님이 말을 뱉으면 재인이 그 말을 머릿속에서 해석하기 위해 일이 초 정도가 필요했다. 최대한 선생님의 표현 그대로 몸을 움직여보려고 애썼다. 어디 있는지 모를 근육을 머릿속으로 더듬었다. - P129

필라테스 수업을 하면서 은영이 수강생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은 배에 힘을 주면 다리를 들 수 있어요, 였다. 배에 힘을 준 채 다리를 들라고 하면 수강생들 열이면 여덟이 무릎 관절에 힘을 꽉주었다. 그 힘을 빼라고 하며 은영은 항상 말했다. 배의 힘으로 드는 거예요. 다리에는 힘을 주지 마시고. 그러면 수강생 열의 일곱이 그게 뭔데요? 하는 표정이 되어 있었다. 다리를 다리로 드는 게 아니라 배로 드는 거라고. 그렇게 말하는 스스로가 가끔 우습기도 했다. 자신도 근육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 P130

그때 자신도 똑같은 표정을 지었을 것이었다. 그런 광경을 상상하고 있으면 회사에는 너무 마음 붙이지 말고 대충 다니는 거예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자신이 떠올랐다. 그게 뭔데요? 하고 울상을 지었던 스물여섯의 신은영이. - P131

은영은 애써 평온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노력하지 말기를 노력했다. 사람을 붙들려는 노력을 하지 말기로 언제나 붙드는 역할은 그만하기로 계속 나오시나요? 하고 묻지 않기 위해 묵묵히 데스크 뒤로 들어가 분주한 척을 했다. 계속 나올 거냐고 물어도 상술처럼 보일 거야. 오해받을 거야. 한 달 동안 수강생들의 수업일정을 정리해놓은 일정표를 의미 없이 훑으며 그런 주문을 걸고 있었다. 일정표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 재인은 탈의실에 들어가고 없었다.

- 근육의 모양 - P148

그날도 희재와 샌드위치와 수프를 먹으며 마치 한강이 가로놓여 건널 수 없는 이쪽과 저쪽처럼 다른 서로의 일상을 얘기하고있었다. 여러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조금 지친다고, 내가 선택한 일이어도, 하고 말할 때 희재는 슬며시 지친 낯빛을 띄워 보였다. 내내 그랬던 것은 아니고 대체로 유머러스하고 활기차다가 그런 이야기를 할 때에 잠깐 지친 기색이 엿보이는 정도였다. 영은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당연하지, 내가 선택한 일이어도 싫어지고 지치지 근데 뭐가? 요즘은 뭐가 제일 지쳐? 그렇게 물었을 때 희재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 P161

영은은 그런 희재를 두고 저렇게 자기 말을 자기가 반박하고 의심하고 수정하는 것도 희재의 세계에선 흔한 일일까, 하고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그마한 자기의 세계 안에서 살고 서로 다른 분위기와 풍습과 규칙을 지녔지, 하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친구를 표본 삼아 그런 문장으로 정리한 것이 사회문화 과목 선생님이 된것 같은 기분이어서 재밌었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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