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루시 스노의 파묻힌 삶

<빌레뜨> 궁금하다. <제인 에어>와는 다른 느낌.

평등한 삶을 요구했던 프랜시스 앙리와 제인 에어를 비롯해 저항하는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았던 캐럴라인 헬스턴에 이르기까지, 용기와 활력이 점차 쇠퇴해가는 과정은 루시에 이르러 비로소 복종과 침묵으로완성된다. 이것은 마치 샬럿 브론테가 여성들에게 질식할 것 같은 절망감만 안겨주는 늙어가는 과정을 성숙의 과정과 동일시하는 것 같다. 사실 소설들이 진전됨에 따라 여성들은 파괴적인가부장 사회의 구속을 내면화하고 이로써 점차 도피가 어려워진다. 여성들은 자신 안에 갇힌 채 출발 시점부터 패배하는 것이다. 루시 스노는 결코 충만하게 존재할 수 없었지만 그 대가로 생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루시는 단조롭고 진지한 위장된모습 뒤로 물러남으로써 고통을 피해왔다는 사실을 자각하고고통받는다. 자신이 될 수도 있었던 모습 때문에 괴로워하는 루시는 의미와 목적뿐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힘도 박탈당해왔다. 어떻게 그녀가 현재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 P699

브론테는 이 마지막 소설에서 자아 속으로 물러남으로써 도피할 수도 없고(그런 은둔은 유아론적인 것으로 거부당하기 때문에) 타자를 영적인 대상으로 비인간화함으로써 해결할 수도 없는 여성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삶의 구원이 아니라 파괴적인 결과를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어떤 반가운 축하도 없고 풍성한 보상도 있을 수 없다 하더라도, 브론테는 『빌레트』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살아갈 의지를 빼앗긴 모든 여성을 위한 정직한 비가를 제공했다. 동시에 『빌레트』는 작가의 탈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P703

따라서 해리엇 마르티뉴가 『빌레트』의 등장인물들은 사랑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빌레트』를 비판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정확하게 브론테의 요점이기 때문이다. ‘비비드호‘를 타고 가면서 루시는 여성의 핵심적인 딜레마에 빠져 있는 여성들 몇 명과 마주친다. 루시는(기름통처럼 생긴 남편과 함께한) 어느 신부를 보고 그녀의 웃음소리가 절망의 광기임에 틀림없다고 단정한다. 빌레트로 떠나는 들떠 있는 여학생인 지네브라 팬쇼는 돈 많은 늙은 신사와결혼해야 하는 다섯 자매 중 하나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객실승무원의 편지에 등장하는 샬럿이라는 여성은 경솔한 결혼을저지르려는 것처럼 보인다. 결혼은 외로운 고립의 삶만큼이나고통스러운 복종으로 보이지만 루시는 ‘감옥을 만드는 것은 돌벽이 아니며 / 새장을 만드는 것도 쇠창살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갑판에서 기뻐한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승리의 순간은 즉시 사라진다. 루시도 뱃멀미 때문에 다른 사람들처럼 아래로 내려가야 하고, 루시의 시는 여전히 모호한 상태로 남는다. 감옥에 갇힌 죄수를 자유롭게 풀어줄 수 있는 것이 마음이라면, 육체적으로 자유로운 사람들에게 벽과 창살을 제공할 수 있는 것도 마음이기 때문이다. - P710

루시의 존재는 살아 있는 죽음이었다. 루시는 의식하지 못한 채 죽어가는 이방인이고, 의심하지 않는 손님을 살해하는 가정부이기 때문이다. 폴리이자 루시이고 지네브라이자 마담 베크인 루시는 이런 내적 갈등으로마비된 수녀다. 루시가 자신을 마담 베크의 거미집에 걸린 파리, 달팽이, 혹은 위태로운 거미줄에서 튕겨 나오는 거미로 상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아라는 집 내부의 갈등 속에서 루시안의 서로 대립하는 존재들은 루시의 내면이 파편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 파편화는 루시를 완전한 신경쇠약으로 내몰고 말 것이다. - P179

루시가 자신의 불만을 늘어놓는 불가해한 방식은 놀라울 정도다. 사실상 이 소설을 좌절 장면부터 거꾸로 해석하지 않는이상, 루시의 고충은 거의 이해할 수 없다. 루시의 갈등은 감추어져 있다. 우리가 살펴보았듯 루시는 자신의 갈등을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화자인 동시에 소설 속 인물인 루시는 자신의 이야기만 아니라면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듯 보인다. 폴리 홈, 미스 마치몬트, 마담 베크, 지네브라는 각각 루시 자신보다 훨씬 더 상세하고 더 분석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 때문에 여러 세대에 걸쳐독자들은 이 작품이 반쯤 끝날 때까지 브론테가 이 소설의 주제를 자각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이는 또한 작품의 신화적 요소들을 비록 인식했다 해도, 일반적으로 오해받아왔거나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으로 거부당해왔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째서루시의 정신분열은 모든 여자가 직면하는 일반적인 문제로 간주되는가? 브론테가 『빌레트』의 막간에서 직면한 문제가 (그것이 암시하는 모든 것과 함께) 바로 이 질문이다. - P725

분명 루시의 설명에는 현저하게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다. 어린 시절의 공포, 부모의 상실, 존 박사에 대한 짝사랑, 긴 방학 동안 이어진 악몽의 공포는 이상할 정도로 암시적으로만 제시된다. 예를 들면 실제 사건을 묘사하는 대신 루시는 이런 고통의 순간에 자신이 느낀 괴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물의 이미지를 빈번하게 활용한다. - P726

다가올 구원에 대해 논할 때 루시는 결코 가정이나령, 의문 형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구원에 대한 루시의 욕망은 항상 희망과 기원으로 표현될 뿐 결코 신념으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상의 삶은 불평등에 기초하고 있으며, 자신보다더 큰 힘이 불평등을 묵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루시는 냉소적이고 거의 풍자적으로 ‘우리가 자신을 낮추어 순종을 하든안 하든‘ 신의 뜻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인정한다. [38장] - P728

만약 마담 발라펜스가 루시의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면, 루시를 따라다니는 또 다른 환영인 다락방의 수녀는 그녀와 어떤관계인가? 기독교에서 계속 나타나 노파-까마귀 여신의 모습은 로스가 주장하듯 자애로운 성자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노파‘를 의미하는 켈트어인 카일리아크cailleach는 ‘수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화려한 색깔의 옷과 반지로 장식한 채, 이 곱사등이가 집 꼭대기에서 내려와 죽은 수녀, 폴의 매장된 사랑인 잃어버린 저스틴 마리의 초상화를 통과해 나타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루시는 그 그림이 슬픔, 나쁜 건강, 순종적인 습관의 우울함을 나타내는 창백한 어린 얼굴에 수녀 복장을 한 성모 마리아같은 모습을 그렸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이미 제인 에어의 순종의 결과로 버사 메이슨 로체스터의 공격성이 나타나는 방식을 보았고, 캐럴라인 헬스턴의 여성적인 수동성 때문에 셜리 킬다의 남성적인 힘이 나타나는 이유를 살펴보았다. 마찬가지로『빌레트』에서 마담 발라펜스의 악의도 저스틴 마리의 자멸적인수동성의 다른 면이다. 디킨슨의 시(「우리 뒤에 숨겨져 있는 우리가 - / 가장 놀라게 한다-」)의 핵심적 진실을 극화하는 양, 브론테는 그 마녀가 바로 수녀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미스 마치몬트의 초기 판단이 정당화되고 있는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에 - P750

서 마녀나 수녀가 되지 않은 여자들은 루시처럼 마녀와 수녀 모두에게 시달린다. 사랑과 남자에 대한 루시의 양가적 감정은 이제 충분히 설명되었다. 루시는 자신의 세계에서 자아실현이 가능한 유일한 형식으로 감성적 성애적 관계를 추구하지만, 그녀는 그런 관계가 자신을 순종이나 파멸, 자살, 또는 살인으로 이끌고 가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 P752

다른 사람의 관찰대상으로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를 보는 대신, 루시는 스스로 자신을 바라본다. 루시는 점점 더 자신을 그녀 자신의 몸과 동일시할 수 있음으로써 자신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사람이 자신을 모순적이며 무능력하다는 식으로 규정하는 정의에서 자유로워진다. 그리하여 루시는 존 박사, 홈 씨, 지네브라, 폴리조차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자신을 보았는지 이해하기 시작한다. 브론테는 드디어 루시가 ‘진리‘에 대한 상상적인 ‘투사‘와이성적인 ‘이해‘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거울은 실재를 반영하지 않는다. 거울은 실재를 해석함으로써 실재를 창조한다. 그러나 해석의 행위는 지각의 행위로 남아 있을 때만 포학성을 피할 수 있다. 결국 ‘작은 방어들이 축적되는 곳에서만 […]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27장] - P760

동시에 브론테는 사랑의 끝은 삶의 끝이 아니라는 점도 말한다. 『빌레트』의 마지막 장은 ‘공포는 가끔 헛된 상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우리에게 인지시키며 시작한다.[42장] 소설의 끝에서 루시는 확실하게 결론 내리기를 거부한다. ‘찬란한 상상력이 희망하게 놔두라.‘ [42장] 브론테는 삶을 떠받치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것 이외의 어떤 명확한 메시지도 삼가는 애매하게 열린 결말을 남겼다. - P762

가부장적 예술을 전복하기 위해 브론테가 사용한 것은 수용의 행위다. 최근 몇몇 페미니스트들은 브론테가 여자 주인공들 - P763

을 수동적인 인물로 그렸다는 이유로 불편해한다. 우리가 살펴보았듯 브론테의 작품들은 남성성을 권력과 동일시하고 여성성을 굴종과 동일시하는 폐해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러나 브론테는 순종의 습관이 여성에게 중요한 통찰(여성들이 저항할 때 그들의 주인처럼 되지 않도록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공감의 상상력)로 이끌었음을 알고 있었다. 여자들은 자신을 대상으로서 경험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죽음에서 깨어날 필요성과 깨어날 수 있는 능력을 둘 다 이해한다. 여성들은 그 능력과 필요성이 마술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마력이며, 박해하는고백적인 참회가 아니라 부활하는 고백적인 예술임을 알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탈출했던 장소에 또 다른 타자를 옭아매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예술이다. 시학의 정치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브론테는 어떤 의미에서(이성과 상상 사이의 간극을 공격하고, 객관적인 예술 작품의 주관성을 주장하며, 그녀 소설의 주제로 대상화된 희생자들을 선택하고, 그녀와 함께 타자화된 사람의 내면성을 경험하도록 독자를 초대하는) 현상학자다. 이 모든 이유 때문에 브론테는 끊임없이 고통받았고, 그녀의 좀처럼 잊을 수 없는 예술의 정직성 덕분에 힘을 얻었던 모든 여성들의 강력한 선구자로 남아 있다. - P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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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하는 <까대기이종철 작가의 2번째 만화다.


몇 년 전에 <까대기>를 읽을 때 작가 소개에 나온 포항 출신이라는 걸 보고 아 동향 사람!’하면서 엄청 반가워했는데포항제철 공단 지역에서 자란 어린시절과 제철동에서 식당을 하시는 부모님과 이웃들어린시절 친구들이 어우러진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읽지 않을 수 없지그동안 포항 하면 MB 고향하며 부끄러움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도.......


나는 포항에서 19년을 살았지만포항제철(이제는 POSCO)이 위치한 남구가 아닌 조금 떨어진 북구에 살았고그 당시 가족 중에 포항제철이나 그 협력회사에 다닌 어른도 없어서(동네 어른 중에는 있었겠지만 어른들 직업에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포항제철이나 제철동과 얽힌 사연은 없지만포항 사람이라면 누구나 포항제철(지금도 어르신들에겐 포스코가 아닌 포철종철)에 남다른 애정과 할 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포스코 설립의 일화를 알게 되면부끄러움도 포함해야 하겠지만). 그래서 MB가 자원외교 한답시고 포스코 망가뜨릴 때 포스코 망할까 엄청 걱정도 했고.


올 1월말 설 연휴에 포항에 갔을 때 한창 포스코 지주사 전환을 결사 반대하는 엄청난 수의 길거리 플래카드 도배에 놀란 기억이 있다곧 다가올 대통령 선거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역시 이미 표심이 확정된 동네 답게). 아주 예전에 포스코가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도 난리였었다어느 중소 도시든 산업화로 규모가 커진 도시는 그 산업화의 핵심 기업의 부침이나 M&A 등에 따른 경영권 변화에 따라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고 그 도시 사람들은 그 기업에 목 맬 수밖에 없다거제가 조선소의 경기에 따라 부침을 겪듯평택이나 군산이 자동차 회사로 위기를 맞았듯포항은 더욱더 절대적으로 포스코에 대한 의존 비중이 높으니포스코의 실적이나 계획 한마디 한마디에 휘청 거릴 수밖에 없는 도시다.


이런 포항에서도 특히이종철 작가는 소위 제철동이라고 불리는 공단지역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공단지역 근로자를 대상으로 식당을 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으니 포항의 그 특수성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쇳가루 냄새

하루 종일 공단에서 일하면 온몸에 달라붙은 쇳가루 냄새가 없어지지 않는다고중학교를 남구에 있는 곳으로 배정받았다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여중이 2곳이나 있었음에도소위 뺑뺑이로 집에서 제일 먼 남구에 있는 여중을 배정받았다그때 바람이 아주 많이 부는 날에 교실 창문을 열어 두면 수업 중에 시커먼 쇳가루가 날아와서 펼쳐 놓은 교과서 페이지에 검은 점들이 흩어져 있던 기억이 난다이런 날은 옥상에 빨래를 널어 두면 빨래에 검댕이 묻고그 당시 바닷물도 엄청 지저분했던 것 같다(그 바다에서 신나게 놀았지만). 제대로 된 집진시설이나 폐수처리시설도 없었겠지.



좁은 길

포항에는 포스코의 서울’ 인재들이 포스코를 떠나지 않도록 포스코에서 만든 그들만의 동네와 학교가 있다그들만의 주택 및 아파트 단지와 그들만의 초중교가 있다포철초등학교를 거쳐 포철중학교를 다니며 대부분 포철고등학교를 간다어릴 때 상상의 나라처럼그런 동네가 있다더라서울말 쓰는 얘들만 다니는 학교가 있다더라우리는 거기를 별천지라고 불렀다포항에 있지만 없는 동네한 번도 가보지 못한 동네그 당시 포항은 고등학교가 비평준화였는데포항 시내 일반 중학교에서는 전교 몇 등 이내면 포철고등학교에 원서를 낼 수 있다더라 그런 얘기... 이종철 작가는 그런 별천지와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던 동네에 살았다. 그 간극을 직접 체험하는 동네.


이모야

작가의 그림 그리기를 응원해주고 엄마의 잔소리를 막아주는 식당 이모들그녀들의 이야기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이종철 작가는 언젠가 이모들제철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그걸 실현하였다작가의 학창시절 방황을 잡아준 큰 공을 이모야들에게 돌릴 만하다


주먹감자 

<까대기>의 노동에 대한 생각의 출발선도 제철공단에서 시작한다. 작가는 대학 입학 전 제철공단에서의 잠깐의 임시 노동을 통해, 학교에서는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 노동하는 사람의 권리에 대해 생각한다. 부당한 요구를 하는 작업반장에게 몰래 주먹감자를 날리는 작가의 이모 이야기는 무척 통쾌하다.


분홍재킷

자영업을 하는 우리네 여성들의 생활력을 어느 곳에서나 어느 책에서나 볼 수 있다이 책도 마찬가지작가나 친구들의 엄마들식당에서 일하는 이모들은 남편노무스키들의 실패를게으름을무책임함을 덮는 강한 생활력을 보여준다(물론 성실하신 아버지들도 있지만^^;;). 하루도 쉬지 않고 밤낮없이 일하며 가족을 먹여 살리는 그 분들을 생각하며작가가 마지막 페이지를 다소 촌스러운’ 분홍재킷을 입었지만 당당하게 자기 삶에 우뚝 서있는 작가의 어머니로 마무리한 마음을 알 것 같다반항적인 아들에서 성장한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에겐 추억이 방울방울한 책이고사람과의 관계와 노동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이종철 작가님의 짠내나는 이야기’, ‘땀내나는 이야기를 계속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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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11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포항 잠시 살았었는데 반갑네요 ㅋ 전 포항 남구 이마트 근처에 살았었는데 완전 공장들만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ㅋ 포항제철고 주변 좋더라구요. 조용하고 ㅋ 영일대 호수 인가? 거기 주변에 산책하던 기억이 납니다 ㅋ

쇳가루 냄새는 별로 안났던거 같은데 자동차 바퀴에 쇠가 자주 박히더라구요 ㅋ

햇살과함께 2022-12-11 20:47   좋아요 1 | URL
오 새파랑님도 잠깐 포항에 사셨군요^^ 전 학창시절엔 행동반경이 좁아서 공단 근처는 가보지 못했고, 오히려 회사와서 출장으로 가보았네요~ 영일대는 바다 입니다^^

서니데이 2023-01-06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햇살과함께 2023-01-07 21:3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주말입니다 건강 유의하세요~~
 

2권 읽기 시작.
Ch. 1은 1권 마지막 로마 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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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10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완독 속도
다락방 미친 보다 빠른데여 👍👍👍👍

햇살과함께 2022-12-11 00:28   좋아요 1 | URL
이 책 때문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을 못 읽고 있어요;;;
 

대학에 다닐 때까지는 가까워진 아이들끼리 주로 불행 배틀을 했던 것 같은데. 누가 더 불행한가를 겨루려는 게 아니어도 조금만 가까워지면, 조금만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라치면 우리는 모두 가족 카드를 꺼냈다. 가능하면 불행한 쪽으로, 과잉되었던 면도 취해 있던 면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집이 IMF 때 망해서, 이런 - P231

인트로는 흔했다. 아빠 씨발놈이 술만 처마시면 패서, 하고 시작하는 이야기도 간혹 있었다. 사실 우리 엄마 아빠 별거중이거든, 하고 조심스럽게 내미는 카드도 있었다. 밝고 단순하고 귀엽던 수영도 우리 부모님 이혼했거든, 난 엄마랑 살고, 하는 얘기를 할 때면 항상 조금씩 긴장하는 얼굴이 되곤 했다. 그때의 나는, 우리는그게 중요했다. 자신이 지닌 불행들, 억울하고 슬프고 답답한 일들이 이제 그런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그런 곳에 있다. - P232

선배 저는요…… 사실 사람들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 사람들이 저를 좋아한다는 게 좋아요. 이런 걸 좋아한다는 사실이 너무 촌스럽고 의존적이고 속이 빈 것 같다는 걸알면서도 그래서 그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도 가끔 이렇게 털어놓고 싶어져요. 저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가 저를좋아하는 일이, 몹시 중요해요. 한없이 그쪽으로 몰두하면 좋지않을 걸 알아서 계속 경계하고 그 외의 것들로 균형을 잡으려고노력해도………… 제가 하는 그 모든 일의 밑바닥에는 끈질기게 그생각이 들러붙어 있어요. 본령처럼요. - P240

그렇게 말하며 현정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다. 자세가 불편했지만 꾹 참았다. 이렇게 삼삼오오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이들중 어디선가 또, 비슷하게, 이런 식으로 숨겼던 마음들을 서로서로 이야기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다. 표면과 내면이 같고 싶은데, 그건 정말 잘 안 되는 거구나. 취한 듯 물기어린 현정의 말에 나도 그래, 라고 말하지 못했다. 네가 좋아, 라고도. - P242

저 레즈비언이에요.
어?
뭘 그렇게 놀라요?
아니 나는.....…
현정이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샤넬 든 레즈비언은 처음 봐서.
망했다.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 말 한마디로 현정이 나에게 지니고 있던 손톱만큼의 호감, 어쩌면 동료의식, 어쩌면 호기심,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 따위는 한 줌 재가 되었겠지…..

- 쉬운 마음 - P245

모르는 사람에게 새가 예뻐요! 하고 말을 건 것이다. 남자는 기쁜 웃음으로 답했다.
감사해요! 많이들 잘 못 보시던데…
못 본다고요? 그렇게 잘 보이게 얹고 다니면서? 뭐 독특한 모자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긴 하겠네요…… 그런 웅얼거림은 속으로 삼켰다. 속마음을 모두 소리내어 얘기하는 무례한 사람이고 수지 않았다. 남자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남자가 어깨를 들썩이면 남자의 머리에 앉은 새도덩달아 조금 푸드덕 했지만 남자의 머리에 박아넣은 발이 절대로떨어지지 않았다. 남자는 묘기를 부리며 읊는 대사처럼 나에게 말을 건넸다.
자기만의 동물을 가진 사람들은 많잖아요.
나는 그 말에 또 한번, 나답지 않게 질문을 해버렸다.
자기만 보이는 동물을 가진 사람들은요?
있겠죠. 소수여도, 모두 같은 걸 보는 건 아니니까요. - P256

나는 사자의 큰 앞발과 큰 혀를 보고 웃었다. 그루밍이지. 몸을씻는 거지. 다 안다. 사자는 흐흥 하고 나를 따라 웃고는 너도 해줄까? 말하는 듯한 표정과 몸짓을 지어 보였다. 카펫만한 혀가 가까이 와서 나는 으악 아니아니, 하고 몸을 밀어 뒤로 물러났다. 삐치려는 사자를 달래며 나는 말했다.
내가 할게.
그러고는 손으로 (혀로는 아무래도 무리니까) 그루밍하듯 머리끝부터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머리를, 어깨를 팔을, 가슴을, 두허벅지와 다리를 먼지 털듯 탁탁 치며 쓸어내고 꾹꾹 눌러 쓰다듬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닦아내는 것 같기도 했다. 물 없이 세수하는 모양새로 얼굴도 손으로 만져보았다. 진짜 고양이세수네.
진짜 기분 좋아지네.
한결 낫다. 고맙다.
나의 인사에 사자는 갈기를 한번 부르르 털었다. 아주 풍성하고따뜻한 향이 나는 갈기였다. 나 이제 안 와 나는 어쩐지 사자가그렇게 말할 것을 알고 있었고, 괜찮아, 했다.

- 침묵의 사자 - P287

나주에 대하여』에서 우리가 만난 인물들이 앞서 소개한 연구에 참여했다면 모두 이십 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상상할 수 있는 타인의 마음 상태가 다른 사람들보다 많다. 하지만 더 많은 마음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쉽게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이 볼 수 있는 사람은 많은 것들을 보기 때문에 더 넓은 상처에 노출된다. 나주에 대하여』에 수록된 여덟 편의 소설은 타인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들이자신 앞에 놓인 마음들을 읽기 위해 끊임없이 마음과 마음 사이를오가며 만든 발길의 흔적들로 빼곡하다. 목적지는 점점 많아지고길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 방황은 필연적이다. 방향에 최단 거리는 없다.

해설, 마음 이론 - P294

못생긴 마음들을 쓸 때 나는 이상하게 행복하다. 그것을 솔직하게 쓸 수 있어서, 회피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대체로 확신과 용기가 없는 채로 살아가는데, 소설을 쓸 때만은 용기가 생긴다. 이런 마음을 써도 돼. 확신도 생긴다. 이렇게 쓸 거야. 소설은 나에게 그런 것을 준다. 지레 포기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한다. 나는 언제나 상황에 따라 변하는 나의 무른 질감이 싫었는데, 소설을 쓸 때의 나는 그보다는 조금 단단해지는 것 같다. 나는 소설이 나에게 가져다준 이 단단함을 사랑한다.

- 작가의 말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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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매거진 <정희진의 공부> 런칭 프로젝트

앗. 이런게 있네요. 남편이가 알려줘서 바로 펀딩.
페미니즘의 도전 개정판 주는 패키지로.
집에 있는 건 분홍 표지.



https://tumblbug.com/jungheejin?ref=%EB%A9%94%EC%9D%B8%2F%EC%B5%9C%EA%B7%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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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희진의 공부>오디오 매거진 런칭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12-10 10:33 
    선생님... 내가 돈 많이 냈어요.. 난 선생님이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어요. 그 돈으로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친구들이랑 여행다니고 하셨으면 좋겠어요. 신자유주의가 나쁜 거 맞긴 한 데, 그래도 샘이 가진 능력을 알아봐주는 여자들이 샘한테 돈 낼 수 있으니까 난 좀 좋아요.쌤 전 돈 많이 벌거예요. 쌤 이런거 하면, 혼자 50%씩 펀딩 채울만큼. 소식 알려주신 바람돌이님, 햇살과 함께님 감사합니다. https://tumblbug.com/jungheej
 
 
바람돌이 2022-12-09 2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저 지금 바로 가서 펀딩했어요.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

햇살과함께 2022-12-09 23:58   좋아요 3 | URL
와!! 바람돌이님 빠름요~
저희 남편이가 가끔 쓸모 있습니다요 ㅎㅎ

바람돌이 2022-12-10 00:27   좋아요 1 | URL
저도 페미니즘의 도전 주는 걸로요. 심지어 저는 분홍표지도 아니고 하얀색 표지입니다. ㅎㅎ
앗 그리고 제가요. 더 많은분에게 알리고 싶어서 제목에 정희진샘 이름 넣어서 페이퍼 작성을 했어요. 혹시 우리의 공통의 친구가 아닌분도 봤으면 해서요. 괜찮죠? ^^;;

햇살과함께 2022-12-10 07:45   좋아요 0 | URL
당연하죠~ 널리널리 퍼트려야죠~
제가 스마트폰으로 마구 쓰다보니 제목 생각 못했네요 ㅎㅎ 저도 제목 바꿨어요~

건수하 2022-12-10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소식 감사해요! 저는 토크쇼도 못 갈 거 같고 개정판도 있어서 그 다음 옵션으로 펀딩했어요 :)

건수하 2022-12-10 00:45   좋아요 2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 펀딩처럼 후원명을 통일해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ㅎㅎ

햇살과함께 2022-12-10 07:50   좋아요 1 | URL
수하님 벌써 개정판도 갖추고 계셨네요~
분홍책 다시 읽어봐야지 하고 꺼내놓은지 1년 넘었는데 다른 책에 밀려서.. 새 책 받으면 읽을 수 있겠어요 ㅎㅎ
펀딩명 강렬하게 수정해야 하나요 ㅎㅎ

수이 2022-12-10 09: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덕분에 좋은 기회를 알았습니다. 감사해요 😊

- 2022-12-10 10:13   좋아요 1 | URL
맙소사!! 악지르며 기뻐하는 주말입니다! 선생님 돈 버세요 돈 많이 버새요 ㅠㅠㅠ

햇살과함께 2022-12-10 10:17   좋아요 1 | URL
제가 다 뿌듯합니다^^ 이름 바꾸셨네요?!

- 2022-12-10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저도 링크 가져갈게요 ❤️‍🔥

햇살과함께 2022-12-10 10:18   좋아요 0 | URL
파급력 쟝쟝님이 마구 뿌려주시면 오늘 펀딩 달성될 듯요^^

수이 2022-12-10 10:32   좋아요 2 | URL
저 역시 햇살과함께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오늘 공지글 한번 올리시죠 쟝쟝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