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지난 날, 나는 그런 진실을 부끄러워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부끄러웠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했다. 내 영혼이나 내면의 풍경을 견딜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그저 감추려고만 들었다. 그때는 ‘아니라면‘의 세계에서 살고 있었다. 이런 인간이 아니라면 다른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언제나 내가 아닌 다른 인간이었다. 용납할 수 없는 인간, 죄를 지은 인간, 낯선 인간. 그런 인간의 모습이 내 눈으로 보였다. 누구라도 내 눈만 똑바로 바라보면 내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인간 위협의 관점에서 보자면, 적이라고 볼 수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려고만 드는 인간. - P69

마음에서 마음으로 곧장 옮겨지는, 거침없이 또렷하게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나는 번갯불에 번쩍이는 들판처럼 훤하게 밝혀질 것이다. 내 모든 난처한 행동과 실수와 바보짓이 다 밝혀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웠다. 가면을 쓰는 법, 허공에다 말하는 법, 다른 사람이 내게 다가오지 않게 하는 법, 낯선 사람에게 내 참된 모습을 들키지 않는 법, 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키지 않는 법 같은 걸 말이다. - P70

시작하기

몸을 움직이는 자들은 늘즐거워한다. 거기에는 놀이하는 재미, 승리하는 재미, 심지어는 패배하는 재미까지 있다. 몸으로 부딪치며 그들은 소진을 경험한다. 이 소진을 통해 형제애와 평등을 얻게 된다. 이 소진을 통해 멋진 승자뿐만 아니라 멋진 패자까지도 될 수 있다. - P96

자신이 되기

그러니 수명 연장 따위는 잊어버리자. "수많은 바구니도 달걀을 지킬 수는 없다"던 서버의 금언을 상기하도록 하자. 나쁜 일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운동만 하더라도 우리는 정해진 시간에 죽어야만 한다. 그런 생각 따위는 잊어버리는 게 좋다. 그때까지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그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자. "달리기처럼 어쨌든 힘 - P106

을 들여야만 하는 운동을 하면 삶이 좋아지는가?" 이 질문에는 대답을 할 수 있다. "확실히 그렇다." 달리기를 하면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지니게 되고 뭔가를 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달리기는 자신이 하는 일에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다. - P107

놀기

스키 매니아들은 자신이 살아 있다고 느낄 때가 언제인지 잘 알기 때문에 산에서 떠나지 못한다.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러너들은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로워지는 대회 날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한둘이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스포츠는 시험이 아니라 치유다. 도전이 아니라 보상이며, 질문이 아니라 대답이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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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1-30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좋을 것 같은데요?!

햇살과함께 2024-11-30 23:03   좋아요 0 | URL
앞부분은 본격 달리기 얘기가 아니라서 좀 별로 였는데 좀더 읽어봐야될 것 같아요! 약간 미국 자기계발서 느낌?
 

"그는 질투라는 큰 잘못을 저지른 자였지.
그 스스로 치를 대가를 알고 있기에, 다른 사람들이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질투의 죄를 꾸짖는 거야.

사람들은 각자가 차지하면서 줄어들게 되는
세상의 것들을 욕망의 목표로 삼으니, - P138

질투는 사람들 한숨에 부채질을 하는 거란다.

그러나 사람들의 욕망이 위로 솟구쳐
가장 높은 하늘의 사랑을 향한다면부
상실의 두려움이 그렇게 마음을 누르지는 않을 텐데.

‘우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각자가 갖는 선도 더 많아지고
수도원에서는 자비가 더 세차게 타오를 것이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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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테
차학경 지음, 김경년 옮김 / 문학사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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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필링스를 통해 알게 된 차학경과 딕테. 복간되어 너무 기쁘네요. 잘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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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의 말

하지만 아버지는 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이런 말씀을자주 하셨죠. "우리가 관객이 되어 삶이라는 스포츠를 지켜볼 수는 없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직접 그 속에서 논다는 뜻이다. 땀으로 뒤범벅이 된 세계의 저편에서 솟구치는 새로운 세계를 느껴 봐라." 달리기는 아버지만의 놀이였으며 젊음을 되찾는 방법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달릴 때, 러너는 예술가가, 어린아이가, 영웅이, 성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버지의 목표는 ‘저마다 반복될 수 없는 일들 속에서 독특한 존재‘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인간이 되는 일이었습니다. - P11

조지 쉬언에 대하여

쉬언은 그간 수많은 칼럼을 썼지만, 그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운동과 심성에 대해.
"운동을 한다고 좋은 심성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그것 이상의 일이 일어난다. 운동을 통해 인간은 자유로워진다. 운동을 할 때, 인간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숨어 있는지 깨닫게 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고 싶어 하는데, 운동은 다른 어떤 인간의 행위보다 빠르게, 고통 없이, 그 - P15

렇지만 분명하게 그 대답을 들려준다. 나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내가 누구인지 아는 데 그치지 않고 그런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 P16

쉬언은 겸손하게 말한다. "달리기에 대한 글을 쓰는 작가로서나는 2할3푼짜리 타자인 에디 스탠키라고 할 수 있다.(미국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한 12년간 평균 타율 2할6푼8리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후 대학 코치가 됐을 때 ‘모두가 즐기는 야구‘를 강조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옮긴이)내 주제는 주로 잘 노는 데 맞춰져 있다. 몸을 다시 생각하고 자신의 본 모습을 찾거나 스스로 완벽해지려고 노력한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과 비슷한지, 달리기의 본질이 무엇인지등에 대해 글을 쓴다. 글을 통해 내 본모습이 드러난다고 해도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진실이라면 무엇이 드러나든 상관이 없다." - P17

프롤로그

글쓰기는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제아무리 잘 쓴 글이라도 쓴 사람은 불만을 느낀다. 누군가의 말처럼 글쓰기란 피를 잉크로 만드는 일인 듯하다. 어쨌든 작가에게나 러너에게나 고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둘은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어떤 사람이 러너인 동시에 작가라고 하더라도 크게놀랄 일은 아니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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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딕테> 북펀드 책이 도착한 기념으로 11월 구매 책 기록한다.

11월초에 신촌역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홍익문고에 처음 들렀다. 서점 들어가자마자 한강 작가 책 매대가 있어서 시집을 샀다. 그날 짐이 많아서 제일 가벼운 걸로 구매^^

사진에 없는 3권(한 권 추가. 4권)은 남편이 사달라고 해서 주문한 책이다. 그중에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책이다. 이건 언젠가(?) 읽어보지 않을까.

쫀득하갱 팥데이도 같이 사고. 아직 안먹어봄.


* 달리기 근황

런데이 8주 코스는 7주만에 끝내고 30-40분 정도(연속은 아니고) 달리고 있다. 다니는 필라테스 학원에 트레드밀이 있어서 3주 전부터 필라테스 가는 날은 일찍 가서 수업 전에 30-40분 달리고 있다. 너무 힘들게 달리면 필라테스 수업에 지장있으니 힘들지 않은 수준으로 달린다. 그래서 트레드밀 30분 연속은 달릴 수 있는데 야외 30분은 쉽지 않다. 날씨도 추워지고 눈도 오고. 달리기에 힘든 계절을 잘 지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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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1-27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햇살과함께 님 엄청 잘 달리시네요!! 👍

햇살과함께 2024-11-28 11:26   좋아요 0 | URL
잘은 못달리고 지난주까진 날씨가 좋아서 자주 달리긴 했어요. 그치만 야외에서 30분 연속은 1번 밖에 하지 못함요. 야외에서 오래달리기 힘드네요 ㅎ

건수하 2024-11-28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8주 코스를 7주만에... @_@... 겨울에는 안에서 달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페이스가 안 나와서 좀 아쉽지만 ^^

햇살과함께 2024-11-28 12:58   좋아요 0 | URL
그쵸 춥고 눈도 오고. 이런 날에도 새벽 달리기 하시는 분들 대단하신 듯~ 필라테스 학원을 달리기 하러 자주 갈듯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