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교육을 찬성하는 추가적인 논거는 논리의 본질, 즉 사고의 기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언어는 인간의 이해력에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추론하면서 떠올리는 생각은 대부분 언어의 형태로 얻어진다.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 때에도 우리는 대부분 언어로 사고한다. 회상할 때도 어떤 언어로 기억을 떠올리는지 대부분 쉽게 말할 수 있다.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든 혹은 머릿속으로 생각하든 언어가 없다면 우리는 아마도 길고 연속적인 추론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사고 체계는 언어 체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자신의 말을 다듬고 의미 차이를 구분하는 데 익숙하지 못한 사람은 매우 부정확하고 엉성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추론할 것이다. - P55

아동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다섯 살부터 스무 살까지 잘 정리되고 적극적이고 배울 준비가 된 마음가짐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근면성과 관찰력을 길러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 목적을 충족해 줄 대응책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이해할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과 배우고 싶어 해야 한다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뭔가를 찾기란 불가능할까? 욕망하는 공부야말로 진정한 활동이다. 원하지 않는 공부는 한낱 허울과흉내일 뿐이다. 그저 아이의 머릿속에 뭔가를 집어넣으려는 데 급급한 나머지 교육의 목적을 잊어버리지는 말자. - P79

인간은 자신이 이해한 명령이 아니면 어떤 것도 따를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것은 현재로선 적어도 아이들의 교육에서 실현 불가능해 보인다. 만약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지배와 독재를 행사해야 한다면,
우리에게 남는 선택지는 그저 비열하게 권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불가피하게 우월한 위치에 있음을 알리고 친한 척하며 모욕적으로 대하거나 불필요한 논쟁을 벌이지 않는 것뿐이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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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여성은 여전히 재생산 책무를 강하게 부과받는 개인화되지 못한 존재로 인식되며 경제적으로 보조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 여성을 출산 도구로 자원화하는 사회에서 벗어나, 노동하는 존재이자 임신·출산 육아 등 재생산 활동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존재로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 P111

이러한 성·재생산권은 1994년 카이로 국제인구 개발 회의(International Conference on Populationand Development, ICPD)에서 처음 부각되었다. 카이로 ICPD는 성·재생산권을 "모든 커플과 개인들이 자녀의 수, 터울, 시기를 자유롭고 책임 있게 결정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 및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보와 수단, 그리고 가장 높은 수준의 성적 · 재생산적 건강을 누릴 권리"로 정의했다. 이는 사람들이 만족스럽게 안전한 성·재생산 생활을 할 수 있고, 그들이 가진 재생산 능력을 언제, 어떻게, 얼마나 활용할 것인지를 결정할 자유가 있음을 포함한다. 즉 재생산권은 "남성과 여성이 선택한 자녀 계획의 안전하고 효과적이고 감당할 수 있고 수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을 권리와 그것에 접근할 권리, 그들이 선택한 출산력 조절의 법률에 반하지 않는 다른 방법과 자녀 계획의 방법을 그들 자신의 선택에 따라 접근할 권리와 여성이 안전하게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커플들에게 건강한 신생아를 가질 최선의 기회를 보장하도록 적절한 건강 관리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가 된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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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속의 이야기를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시 안에 들어 있는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듯해요. 사물과 사물, 그리고 사물과 인간이 이야기를 밀고 나가는 형태가 하나이고, 제가 직접경험하고 만난 이야기 그대로를 시로 끌어 오는 형태가 그 하나인데, 전자는 상당히 정적인 자세에서 시를 만나는 것이겠고, 후자는굉장히 적극적인 자세로 일상의 현장에서 시를 추출해내는 형식이겠지요.
여행을 많이 다니는 건, 역시 피血의 핑계를 댈 수밖에는없는데 그 다분한 방랑벽으로 혼자 떠난 곳에서 가만히 있거나, 아니면 낯선 누군가를 만나는 것.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행하는 것이여행이라면 그 안에서 시를 생각하고 시의 실마리를 잡으려는시간이 ‘의식儀式이겠죠. 의식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절대적으로 혼자 있음으로 해서 예민해져 있는 시간, 공간 속으로자연스럽게 시가 스며들기를 기다린다고 할까요. 잘 알려진 것처럼, 그리고 인류의 많은 시인에게 그러한 것처럼 시는 오는 거예요. 성큼 먼저 가 있어도 안 되는 것이고, 끌어당겨서도 안 되는것이에요. 그렇다면 기다리는 일일 겁니다. 마치 삶처럼 말이죠. 기다리다가 지치기도 하는 것이고 무언가가 와도 내가 온 것을모르면 그냥 놓치고 마는 것이겠지요. 그것 또한 삶처럼 말입니다. - P161

글을 쓰는 건 사는 것하고 똑같아서 ‘안으로 멀리 뛰기‘ 같은 걸수도 있어요. 글을 쓰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외로운 일이지요. 미친 짓이구요. 그러다 죽을 만큼 기쁜 일이구요. - P165

네, <슬픔의 공장> 사장님이죠. (웃음)
근데 슬픈 건요. 생물학적으로 서로 친밀한 관계를 끌어올리는 능력이라고 하는 글을 어디서 봤어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부산물이라고도 하구요. - P209

마종기 시인에게서 ‘당신‘이라는 말을 제대로 배운 것이겠고,
허수경 선배한테서 ‘당신‘이라는 발음을 좀 정확히 알았죠.
이성복 선생에게서 ‘당신‘의 갈피를 조금 잡은 것뿐이고요.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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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삶이란 건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건 어느 정도 결정된 거니까요. 예술가의 길이란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어요.
굳이 하나를 얘기하자면, 큰 결핍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문학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굉장히 멀리 있다는 거예요.
문학을 시작하더라도 끊임없는 결핍과 실패와 좌절과 무시, 열패감. 그 속에 있어야 하고 그걸 계속 겪어야 해요. 적당한 정도로나마 마이너리티적인 성향이나 또 고생스러운 것을 몸으로 또 정신적으로 겪었으면 합니다. 거기에 재능이 있고, 노력까지한다면 당연히 어떤 결과물이 나오겠죠. 분출하듯이. - P55

무서운 건, 아주 무서운 이야기는 자유를 얻는 데 필요한 게, 필수적인 게 겨우 ‘돈‘이었다는 사실이에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느 인터뷰에서 "돈으로 자유가 보장되는 듯하다"고 말한 것 같은데 저도 그 말을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어느덧 알게 되었네요. 어떤 의미에서의 자유라는 개념의 속성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때 어느 정도 가능한 것이고, 동시에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하잖아요..
돈은, 그냥 물질이 아니라 세상을 건너는 다리가 되고, 도저히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지점에 닿을 수 있게 티켓 역할도 하고, 사람들 속으로 당당하게 외출할 수 있도록 어깨에 힘을 넣어주기도 해요.
나 혼자 단단하고 당당한 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 P75

여행을 갈 때 꼭 가져가야 할 것을 많은 분들이 자주 묻는데, 나라면 좋은 기억 장치를 가져가겠어요. 좋은 기억 장치라는 게 기술적인 뭔가가 아니라, 무엇보다 ‘비운‘ 상태여야죠.
텅 빈 상태라 잘 들어앉거든요.
외로움이나 결핍이 있는 상태처럼, 많이 비운 상태로 가는것. 많이 소진된 상태로 가는 거요. 그래야 잘 흡수할 수 있어요.. 그럴 때일수록 웬만한 것들이 아름답고, 소소한 것들이 고맙죠. 정신적으로 결핍도 없고 영양 상태도 너무 좋은 나라면, 가서도 잘 먹고 잘 쇼핑하고 잘 쉬다 오면 그만이겠죠. 흡입할 상태 말고 흡수할 상태의 나를 데려간다면 많이 가져올 거예요. 뭐든 가지러가잖아요. 거기에 나를 다 쏟아 붓고 오는 게 여행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말이 하기 싫어서 떠난 걸 수도 있겠지만 어린왕자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낯선 이에게 말을 붙이기도 해야겠지요. 우연히 마주친 어린왕자를 놓치면 안 되니까.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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