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미움받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마음 때문에 미움받는다. 그리고 나 또한 나의 마음을 미워하기에 나는 나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동조한다. 요컨대 가장 괴로운 점은,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 이유를 내가 납득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나를 피한다. - P201

롤랑 바르트에 따르면, 우리는 상대방의 괴로움에 완전히 동참할 수는 없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어떤 불행으로 괴로워할 때 나는 소외되기 때문이다. 하기사, 내가 상대방의 고통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연애를 시작하고 14일하고 세 시간 이십칠 분까지만 가능하지 않은가. 이 믿음이 깨지는 것에서 첫 번째 관계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고통과 희망의 원천은 한때 나였으나, 이제 상대는 내가 아닌 다른 고통과 행복에도 눈을 돌린다. 관계의 발전은 다른 고통에게 나의 자리를 내어 주는 것으로, 상대가 내가 아닌 이유로 행복해하고 내가 아닌 이유로 절망하는 모습을 받아들이며 시작된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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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 방에서 혼자인 것과,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인 것은 다른 외로움이다. 둘 다 혼자인 것은 맞지만, 도서관에서의 외로움은 함께하는 외로움이고, 내 방에서의 외로움은 혼자 하는 외로움이다. 전자가 있어야 후자도 견딜수 있기에 도서관에 간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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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사람이 했던 방식을 따라서, 그 사람 ‘처럼‘ 무엇을 해서는 절대로 배울 수가 없다. 배우기 위해서는 우리가 배우는 바와 닮은 점이 없는 어떤 사람과 ‘함께’ 무엇을 해야한다. - P24

선생님이 시를 읽다가 또 펜을 탁, 하고 놓았다. 그가 말했다. "시가 180도 바뀌었네?"
그러더니 낙엽 선생님은 물었다.
"이 문장은 무슨 의미지?"
나는 대답했다.
"음………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잘했다. 네가 쓰고 네가 알아야 할 때가 있고, 네가 쓰고도 네가 몰라야 성공할 때도 있다." - P84

낙엽 인간은 무림의 고수로 「쿵푸 팬더」에 나오는 시푸사부였고 나는 쿵푸 팬더였다. 쓰고 혼나고, 쓰고 혼나고, 다시 쓰고 까이고, 무술 부리고, 선생님의 목검에 맞서다 쓰러지고 바닥에 떨어진 목검 주워서 선생님의 등을 공략하고, 그러나 시푸 사부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나를 넘어뜨린다. 나는 앎과 모름 사이의 경계에서 희미한 모름과 한 줌의 이해를 주워다 시를 썼다. - P85

일전에 한 독자가 내게 물었다. 자신이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고, 재능이 없어도 시를 쓸 수 있냐고. 나는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재능은 뭔가를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무언가를 남들보다 오래 좋아하는 지구력이라고 생각한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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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달팽이북스&티^^

가봐야지 생각하고 계속 못갔는데 생각보다 서점이 크고 더 좋다
홍차 맛있고 스콘도 맛있고~

사려고 했던 책 다 있어서 너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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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7 1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1-04-17 20:40   좋아요 1 | URL
와~ 황금모자님 같은 단골이 많아서 오래 유지되고 있나봐요. 오늘은 아썸홍차 마셨는데 다음엔 로얄밀크티도 먹어봐야겠네요~

박균호 2021-04-17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제가 사는 동네인데 여길 한 번도 못가봤군요...ㅠㅠ

햇살과함께 2021-04-17 20:44   좋아요 1 | URL
앗.. 여기 사시는줄 몰랐네요~ 저는 코로나 때문에 1년만에 고향방문이라. 시간되실 때 꼭 가보세요~

scott 2021-04-1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서점 가면 전 책보다 문구류에 눈을 못떼는뎅 ㅎㅎ 포항이라서 ‘애린왕자‘가 ㅎㅎㅎ 스콘엔 홍차! 햇살과 함께님 주말 멋지게 보내셨네요 ^0^

햇살과함께 2021-04-18 00:09   좋아요 1 | URL
혹시 하고 기대했는데^^ ‘애린왕자’ 있어서 너무 반가왔어요
 

(그러나) 이러한 작업들이 행해지는 속도와 규모는 계속해서 증가해왔고 이제 마침내 기계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살피는 것 외에는 (농부가) 다른 데 주의를 기울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물론 농부에게 작물 상태는 여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이고 또 보살핌을 받고 있지만, 그러나 땅의 상태에 대해서는 농부들도 더이상 관심을 갖지않는다. 그리하여 이제 작물의 다양성이라는 것을 1~2품종으로 축소시켜놓은 산업농법 기술은 식품생산 과정에 있어서 인간의 참여를 끝없이 무(無)에 가깝게 줄여가고 있다. ‘노동절감‘ 이라는 모든 것을 압도해버리는 원칙 아래에서, 자신이 일하는 장소에 대한 노동자의 관심은 사실상 무가치하게 되어버렸고, 이제 노동자는 심지어 일터에 있을 때에도 그 장소에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는 농부들 - 완전히 산업화된 농부라면 누구나 - 의 ‘농사‘라는 것은 과거와 같이 땅을 가꾸고 알뜰히 살피는 복잡한 예술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돈을 주고 구입한 것들을 포장지에 적혀 있는 대로 투입하고, 또 기계장비를 매뉴얼에 따라서 사용하는 일로 전락해버렸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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