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대학병원은 열정과 혼란이 섞여 있다. 나태하고 게으른 인간도 처음 의사 면허를 받고 인턴 수련을 시작하거나, 1년간의 인턴수련 끝에 자신이 지원한 임상과의 1년차 레지던트가 되면 3월에는 새로운 각오로 열정을 불태우기 마련이다. - P85

도련님 교수와 통화가 끝나자 나는 흉부외과 의국으로 향했다. 이른바 ‘프로파간다’라 불리는 여론몰이는 국가나 정당처럼 거창한 단위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학병원 같은 조직에서도 그런 여론몰이는 아주 중요하다. 사람들은 실제로 일어난 사실보다는 알려진 진실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환자가 호흡부전에 빠진 이유는 일반외과 담당 레지던트의 나태와 무능 때문이었지만, 자칫 ‘곽경훈 그 녀석 여기저기 주제넘게 간섭하더니 결국 사고쳤다’는 식으로 소문이 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더구나 상대는 일반외과 교수와 레지던트였다. 누가 봐도 내가 ‘언더독‘에 해당해서 신속하게 움직여야 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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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 실제로 징계위원회에 호출되는 것은 멋지거나 낭만적인 일이 아니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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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세 가지밖에 없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 P260

애착의 목적이 ‘분리‘라니!
예전에 저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런갑다 했는데
중·고딩을 지나 대딩 딸을 두고 나니
이 말의 의미를 절실하다 못해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애 까꿍이 때 애착 형성에 목숨 걸어야 하는 이유가
애가 커서 나로부터 잘 떨어지게 하는 거라니
육아의 최종 목적지가 결국 ‘분리‘라는 거,
이 당연한 듯 허를 찌르는 육아의 원리에 세포 하나하나까지
폭풍 공감하게 된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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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인쇄 기술은 무척 유용하지만, 생산 및 공급 과정에 종사하는 가장숙련되고 수입도 많은 현장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또한정치적 의미도 커질 수 있다. 3D 인쇄 기술로 구조가 단순한 총기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자동화와 인공지능, 3D 인쇄 기술의 본질을 깨달으려면 이 기술들이 모든 상황을 뒤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한다. 자동화는 인간과 노동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인공지능은 기계 학습을 통해 인간의 정신 활동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3D 인쇄 기술은 구매자와 공급자가 경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는 물론 기존의 운송 생태계까지 바꾸고 있다. - P255

이처럼 예전 기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기술이란 생태계의 일부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존재라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한다. 기술 생태계들은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개방적 혁신을 통해 빠르게 진화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환경을 바꾼다. 전자책 기술은 근본적으로 외부의 혁신자들이 소프트웨어에 관여할 여지가 적다. 그 결과 전자책의 기능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또한 연구자들은 독자들이 전자책 전용 기기나 태블릿보다 종이책을 읽을 때 더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종이책을 보며 지금 어느 부분을 읽는지 가늠할수 있는 느낌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다." 영국 케임브리지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Microsoft Research의 애비게일 셀런 Abigail Sellen의 주장이다. "전자책을 사용하면 그러한 측면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전자책 개발자들은 독자 입장에서 책을 어느 정도 읽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실린 한 기사를 살펴보자. "전자책 전용 기기와 화면은 책을 읽어나갈 때의 두 가지 측면을 무시하고 있다. 바로 우연히 발견하는 기쁨과 책 자체에 대한 통제력이다. - P263

린지는 일하고 있는 실직 상태의 노동자‘의 전형적인 사례다. 공유 경제는 직업과 직장, 소유와 소유권과 접근권 같은 개념들을 뒤흔들며 새로운 상황들을 만들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로 연결된 사회 안에서 공유란 한때는 직업이나 업무라고 불렸던 것들을 각기 다른 사람들이 처리할 수 있도록 작은 부분들로 쪼개는 것을 의미한다. - P308

나는 암호 화폐가 규제 담당자들을 포함해 수많은 사용자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려면 우리가 돈에 관해 생각하고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암호 화폐가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며, 사업체 경영이나 개인 재무 상황 관리를 넘어서 우리의 삶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열어젖혀야 한다. 만약 디지털 화폐가기존의 현금을 대신할 뿐이라면 사람들이 꽤 실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금을 주고받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더러 자원을 절약하거나 탄소 발자국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사람들은 금융업의 지각 변동을 목격하는 동시에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떻게 암호 화폐 기술 활용을 사람들의 행동 변화와 연결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탄소 가스 배출 감소처럼 장기적으로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이득이 되는 일뿐만 아니라 쉬운 사용법이나 비용 절약처럼 즉각적인 이득이 생기기를 원한다. 예컨대 디지털 공유 방식으로 먹을거리나 의류 낭비를 줄이면 자신이 보유한 암호 화폐에 지급되는 이자가 늘어나기를 원한다.
내가 이 책에서 보여주려고 한 것처럼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인구통계학적, 지정학적, 기술적 요인이 한데 얽혀 움직이고 있다. 우리가 이요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결정적인 시험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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