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most of all, I didn‘t want to miss a moment of what little life I had left.
I wanted to drink in the stars. - P181

I wanted to feel the fuzzy wings of the owlets.
I wanted to stretch my roots just a tiny bit farther before the night was through.
I wanted to indulge in some quiet contemplation about life and love and what it all meant.
I wanted to philosophize. - P182

We didn‘t speak much after that. Turned out I didn‘t need to talk about life and love and what it all meant.
It was enough to watch the sky freckled with stars, to smell the sweet wet earth, to listen to the beating hearts of the little ones I could keep safe, at least for one more night. - P1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플라톤 <파이돈>
조이스 <율리시스>
폴 오스터 <페허의 도시> <고독의 발명>
히파티아
모니카 즈구스토바 <눈 속에서 춤을 추는 여자들>
존 치버

미국의 작가 플래너리 오코너(Flannery O‘Connor)는 "교화적인 책만읽는 사람은 안전하지만 희망이 없는 길을 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에겐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우연히 좋은 소설을 읽게 된다면, 자기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책을 읽는 경험의 일부다. 안도감보다는 안절부절못함이 훨씬 더 교육적이다. 우리는 과거의 모든 문학을 성형 - P269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문학은 더 이상 우리에게 세상을 설명해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젊은이들이 책을 내던지고, 페루 작가 산티아고 롱카글리올로(Santiago Roncagliolo)가 말하듯, 수많은 사람을 죽여도 아무 문제가 없는 플레이스테이션 앞으로 달려간대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 P270

검열 당국이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불태우기로 결정했을 때, 조이스는 반어적인 말투로 그 불길 덕분에 연옥을 더 빨리 지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즈음 야만적인 나치는 독일의 수십 개 도시의 광장에서 ‘분서’ 작전을 수행했다. 무수히 많은 책이 트럭에 실려 옮겨진 뒤파괴를 기다렸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책을 불 속에 집어 던졌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새로운 지도자들이 ‘타락했다‘고 판단한 5500명이상의 작가의 작품을 불태웠다고 한다. 이는 유대계 독일 시인 하인리 - P276

히 하이네(Heinrich Heine)가 1821년 했던, "책을 태우는 곳, 그곳에서사람을 태우게 될 것이라."라는 예언의 전조였다. 이 유명한 구절은알만조어(Almansor)라는 극작품에 있는 글인데, 이 작품에서 불에타는 책은 코란이고 방화범은 스페인의 종교재판관들이다. 」 - P277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이자 가장 젊은 여왕이었다. 그녀는 겨우 열여덟 살에 두 나라의 왕좌에 올랐다. 여성으로서나일강을 다스리려면 무의미한 전통적 조건을 충족해야 했는데, 이시스와 오시리스가 결혼했듯이 형제와 결혼하는 일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열 살이 된 어린 동생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결혼식을 올렸다. 오랫동안 함께 살았지만 궁합이 잘 맞는 결혼 생활은 아니었다. 어린왕들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싸웠다. 클레오파트라는 동생보다 악한음모를 꾸몄고 결국 제 땅에서 추방당했다. 망명 생활 중에 그녀는 가족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배웠다. 바로 그녀의 친척이라면 누구든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 P279

카이사르, 그리고 나중에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정치적, 성적으로 결합한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탐욕이 이집트를 집어삼키는 걸막고자 했다. 그러나 합병은 시간문제였다. 기원전 30년 왕비가 자살하자 나일강은 로마 제국에 합병되었다. 알렉산드리아는 자랑스러운영토의 수도에서 새로운 세계화의 주변부가 되었다. - P282

유대교, 이교도, 기독교의 지도자들이 알렉산드리아의 동맥을 따라 모여들었다. 그들 사이의 상호 공격은 일상적이었다. 그러나 혼란, 분노, 분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혼란스러운 폭력 속에서 거대한역사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세기의 전환기에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기독교를 합법화했고, 391년 테오도시우스는 비기독교적 의식을금지하고 이교도 예배소를 폐쇄토록 명했다. 그 어지러운 수십 년 동안 박해자와 박해받는 자의 역할이 바뀌었다. 이제 예전 같지 않을 터였다. 제국은 새로운 신앙으로 개종했고 이교도 파괴에 착수했다. - P287

스스로를 구원했다. 훗날 프랑클은 많은 지식인이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건강한 수감자들보다 더 잘 견뎠다고 밝혔다. 이 사람들은 자기 안에 피난처를 만듦으로써 끔찍한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할 수 있었다고 말이다.
책은 우리가 살면서 겪는 거대한 역사적 재앙과 비극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을 준다. 어둠을 탐험한 미국 소설가 존 치버(John Cheever)는 "우리는 문학이라는 최상의 의식을 지니고 있다. 문학은 저주받은자들의 구원이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인도해줬으며 절망을 이겨냈으니,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 P3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티고네

크레온 그러면 정말 이렇게 나이 먹은 우리가, 저렇게 어린 자에게 지혜로움을 배워야 한단 말이오?
하이몬 정당치 않은 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마십시오. 제가젊긴 해도, 나이가 아니라 행위를 보셔야 합니다.
크레온 그 행위라는 게 막돼먹은 것들을 섬기는 것이더냐?
하이몬 제가 사악한 자들을 경건히 섬기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크레온 왜저 계집아이가 사악함에 감염된 게 아니란 말이냐?
하이몬 이 테바이의 온 도시 백성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크레온 내가 도시가 시키는 대로 명해야 한다는 것이냐?
하아몬 아버지께서 방금 아주 어린애같이 말씀하셨다는걸 아십니까?
크레온 내가 이 땅을 다스릴 때 내 뜻이 아니라 다른 이의 뜻대로 해야 한단 말이냐?
하이몬 한 사람에게 속한 것은 국가라 할 수 없습니다.
크래온 국가는 지배자의 소유가 아니더냐?
하이몬 아무도 없는 땅이라면 혼자서도 잘 다스리겠지요. - P161

테이레시아스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모든 인간이 마찬가지요.
하지만 실수했을 때, 한 번 잘못에 빠졌어도
치유책을 찾고 고집 부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코 생각 없고 운 없는 사람이 아니오
그대도 알다시피, 자만은 어리석다는 평을 빚질 뿐이오. - P178

코로스 현명함은 행복의 으뜸가는
바탕이로다. 그리고 신들에 관해서는
아무것에도 불경스럽지 말 것이로다. 지나치게 오만한 자들의
방자한 말은 큰 타격을
희생을 치르고서
노경(老境)에야 현명함을 가르치는 법이니. - P1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경인간비인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서로 연결된 존재이며 흐르는 관계임을우리 인간은 물질적인 존재임을, ‘횡단-신체성이라는 멋진 개념을 통해 포괄한다. '몸된 자연'과 인간에 영향을 미치는 비가시적 물질들화학물질들에 대해 읽는 내내 내 몸을 통과했을, 혹은 잔존하고 있을, 혹은 나를 죽일 수도 있었을 ‘가습기 살균제’를 떠올리게 된다.



역시 읽기 쉽지 않았지만(<공포의 권력>에 비하면!), 물질로서의 내 몸에 대해, 우리가 쉽게 접하며 남용/오용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비가시적인 화학물질들에 대해, 환경문제 또한 계급, 인종, 성별에 따라 위계적인 문제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위험사회'을 주창한 울리히 벡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4-02-22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완독하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햇살과 함께 님! 저도 어렵지만 즐거이 읽고 있습니다. 진도가 안나가는 게 흠.. 빡세게 읽어서 이 달 안에 완독하도록 하겠어요.
저는 읽으면서도 도나 해러웨이 생각이 났지만-물론 저자도 언급하지만- 오늘 햇살과함께 님의 이 리뷰를 읽으면서도 역시 도나 해러웨이를 떠올리게 되네요. 후훗.

햇살과함께 2024-02-22 09:21   좋아요 0 | URL
오 맞아요! 제가 급하게 쓰느라 도나 헤러웨이를 빼먹었는데, 도나 헤러웨이도 많이 언급되죠. 머리말에서부터.
우리의 다음 책이 도나 헤러웨이라 더 반가웠고, 다음 달 책이랑 연결되는 지점이 있겠구나 하고 기뻤고 또 다음 달 책도 조금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도 ㅋㅋㅋ
화이팅입니다!

은오 2024-02-22 1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햇살님께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잠자냥 2024-02-22 10:2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현웃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2-22 11:21   좋아요 3 | URL
은오 님은 정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따라댕기면서 웃는중)

햇살과함께 2024-02-22 13:14   좋아요 2 | URL
은오님의 관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한 분에게 관심 갖기에도 바쁘실텐데 ㅋㅋㅋㅋㅋ

은하수 2024-02-22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박수박수~~~
다 읽으셨군요~~
이 책 저도 어떻게든 읽어내고 싶은데 ...
횡단-신체성을 말할수 밖에 없죠!
저도 힘내서 ~~~!!^^

햇살과함께 2024-02-22 13:16   좋아요 1 | URL
네~ 그냥 어떻게든 읽어냈습니다 ㅋㅋㅋ
은하수님 요즘 엄청 열독 중이시던데~ 충분히 다 읽으실 겁니다!
화이팅입니다.

책읽는나무 2024-02-26 1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완전 띠용! 하고 있네요. 책이 어렵네요. 그럼에도 완독하셨다니...존경스럽습니다.^^

햇살과함께 2024-02-26 13:13   좋아요 1 | URL
저도 어려웠어요. 특히 1장이. 2장부터는 좀 쉽다가 또 어렵다가 했고요.
책나무님 완독 응원합니다!!
 

5장 이탈적 작용물들_과학, 문화, 그리고 화학물질복합과민증

토드 해인즈 영화 <세이프>
환경질병
제이콥 벅슨 <카나리아 이야기>

6장 과학소설에 나타나는 유전학, 물질의 작용능력, 그리고 포스트휴먼 환경윤리의 진화
그렉 베어 <다원의 라디오> <다원의 아이들>
물질의 작용능력
다나 헤러웨이
마고릿 애트우드 <인간 종말 리포트>

옮긴이 후기_김종갑
사회구성주의
신유물론


5장 이탈적 작용물들_과학, 문화, 그리고 화학물질복합과민증

문화적 은유로 사용되는 것에서 질병을 해방시키려는 수전 손택은 "질병은 은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질병에 경의를 표하는 가장 진실된 방식 그리고 질병 앓기의 가장 건강한 방식은 은유적 사유라는 불순물을 최대한 제거하고, 그것에 최대한 저항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P281

이미 논의했듯이, 린다 내시는 환경보건운동의 "생태적 몸"은 "투과성, 즉 내부와 외부 사이의 항구적인 교환으로, 유출과 유입으로, 그것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밀접한 의존성으로" 특징지어진다고 설명한다. - P584

따라서 비록 환경질병이 위험의 불평등한 분포를 다루는 환경정표준 모델들로부터 벗어나기는 하지만, 경제적 요인들이 정보, 진단, 치료, 일자리, 그리고 주택에 접근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을 가진 이들에게 인간이 구축한 거의 모든 환경, 심지어 주거 공간조차도 유해하기는 하지만 환경정의 활동가들은 특정 장소들이 특정 사람들에게 특정 독성물질들을 노출시켜 왔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한다. - P289

니콜라스 애슈퍼드와 클라우디아 밀러가 표현하듯이, 자신들의 증상이 심리적인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아 온 화학물질복합과민증 환자들은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약품이라고 불리는 화학물질 소량을 일상적으로 복용시켰던 정신의학자들이 공기 중이나 음식에 있는 화학물질들이 뇌에 영향을 미치거나 눈에 띄게 행동 변화를일으킨다는 것을 어떻게 인지하지 못하는지 의아해한다".48 화학물질에 예민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단순히 ‘불평하는‘ 여성들이거나 또는 여성들로 인식되는 한, 생물학적 효과와 심리적 효과 모두를 지닌 물질적질병으로서 화학물질복합과민증에 대한 다소 거만한 무시는 여성혐오의 색조를 띤다. 이 경우 사회구성주의 또는 심리학 모델에 우호적인태도를 보이면서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의 생물학을 무시하는 것은 진보적이지 않다. 엘리자베스 윌슨을 따라서 어떻게 "페미니즘이 생물학적설명방식과 심층적이고 행복하게 공조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좀 더 이치에 맞다. - P304

이블린 폭스 켈러는 『유전자의 세기에서 "유기체가 가진 모든 양상의 토대를 구성하는 명약관화한 병의 원인 물질로서 유전자의 이미지는 대중적이고 과학적인 사유 모두에 매우 깊이 뿌리박혀있다.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선의, 근면, 개념에 대한비판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유전자의 작용능력에 관한 만연한 담론은 환경질병에서 ‘환경‘을 비물질성으로 사라지게 한다. 화학물질에 예민한 사람들을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꼬리표를 붙이는 것 - P308

은 손상을 가하는 화학·산업·군사·정부의 행위들에 책임을 지우는 대신에 나쁜 유전자에 책임을 지운다. 이러한 결론은 수많은 경제적·법적·정치적 함축을 지닌다. - P309

환경질병은 인간 신체성을 인간 이외의 세계와 함께 존재하는 것으로 재개념화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장소를 제공한다. 물질의 작용능력에 대한 신생 이론들, 특히 앤드류 피커링과 캐런 배러드의 이론은신체성과 인간을 넘어선 자연 양자를 다시 인식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포스트휴먼posthuman 모델을 제공한다. 우리 모두는 피커링의 용어로
"행위의 뒤범벅"에 거주하며, 배러드를 따라서 "차이화하며 생성하는세계의 일부이다." 창발적이고, 뒤엉키며, 뒤범벅된 물질적인 작용능력에 대한 이러한 설명들은 분리되고, 안정적인 물질들이 세계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셰리 로저스의 환상에 대한 해독제의 역할을 한다. 정말로, 환경질병과 연관된 작용능력들은 궁극적으로 서로 분리된 ‘사물들‘은 존재하지 않고, 모든 물질은 세계의 진행 중인 ‘차이화하는 물질작용‘으로 작용하고, 내부-작용한다는 배러드의 이론에 나오는 작용능력만큼 복잡하다. 물질적인 윤리, 개별 인간들이나 외부 자연에만 집중하지 않고, 대신에 그것들 사이의 흐름과 상호교환에 집중하는 윤리가 이 횡단-신체적 공간으로부터 출현한다. - P330

6장 과학소설에 나타나는 유전학, 물질의 작용능력, 그리고 포스트휴먼 환경윤리의 진화

또한 낸시 투아나의 ‘상호작용주의‘interactionalism 이론은 물질의창발적인 작용능력을 옹호한다. "역동적으로 관계 맺으며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 세계"를 가정하면서, "인간을 넘어선 세계의 물질성과 인간의 물질성, 그 어떤 것도 아무런 변화 없이 주어지지 않는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의 몸됨embodiment 과 세계 사이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서 창발적으로 유출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 P347

주체들은 이 물질의 작용능력들을 이해하고 그 위험을평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만 한다. 횡단신체성은 긍정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차라리 인식론적 반성과 사전주의 원칙을 위한 장소이다. - P348

옮긴이 후기_김종갑

서양철학이 왜 그렇게 육체를 비하하였을까? 왜 육체를 폄하하면폄하할수록 자신은 더욱 고결하게 된다는 듯이 생각했을까? 그리고 또왜 육체를 여성의 본질로 보았을까? 예외 없이 남자였던 고매한 그리고 오만한 철학자들은 자신이 정신이라 주장하면서 육체적인 것을 여성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
왜 그랬을까? 나는 그 이유를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이 책의 한 대목에서울프는 남자들이 거실에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철학과 문학, 과학이 어울리는 지식의 향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자는 한 명도 볼 수가 없다. 왜? 여자들은 모두 부엌에서 먹을 것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지식인들도 먹어야 산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음식이 아니라 진리를 먹는다는 듯이 위세를 부리며, 음식은 기껏해야 대화를 위한 변명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거들먹거린다. 이 지점에서 이유가 분명해지지 - P385

경계가 뚜렷하고 고정된 개인주의적 몸의 개념을 비판하기 위해서 앨러이모는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개인주의적 몸은 주체와 타자의 경계와 안과 밖의 구별이 분명한일종의 원자와 같은 몸을 말한다. 이러한 몸과 달리 앨러이모의 몸은고체보다는 액체에 가깝다. 주체와 타자가 서로 넘나드는 동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부터 주체이고 어디서부터 타자인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은 내부로 잠긴 몸이 아니라 외부를 향해서 구멍이 뚫려 있는 몸이다. - P393

이 책에서 앨러이모는 횡단-신체성을 "인간이 언제나 인간을 넘어서는 세계와 맞물리는 지점"이라고 표현한다(18쪽). 이 간단한 문장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인간은 자연과 다른 특권적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 혹은 비인간과 확실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인간만이 행위의 주체인 것이 아니다. 비인간도 행위의 주역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은 자연과 똑같지않은가. 그녀의 생태학적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자연과의 접촉면을 더욱 크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 횡단은 "서로 다른 장소들을 가로지르는운동"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횡단-신체성은 인간 몸, 비인간생명체, 생태계, 화학작용물, 그리고 여타의 다른 행위자들의 (중략) 작용들을 인정하는 유동적인 공간을 열어 준다" (19쪽). - P3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