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크리에이터의 유명한 말처럼 "실패는 했다는 증거"다. 이제는 어떤 일을 하다 실패하게 되더라도 그전만큼 좌절하고 자책하는 기간이 길지 않다. 자책하고 후회에 빠져있을 시간에 그 실패를 기록해 두는 방법을 택한다. - P101

물론 깊은 슬픔이나 분노를 느낄 당시에는 감정이 너무 격해서 작품이 되기에 어려운 언어들도 많다. 그럴때는 일단 좀 쉰다. 휘몰아치는 감정 속에 스스로를 던지고 아무것도 쓰지 않는다. 그럴 때 쓰는 글에서는 오히려 나 스스로를 해치는 것들이 튀어나올 때도 있으니까. 시를 너무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나를 해치게 해서는 안 된다. 오래도록 사랑하려면 거리두기가 필요할 때도 있는 것이다. - P107

그러나 언제나 아름다운 자연이 지금 보여 주는 얼굴은 자연의 수많은 얼굴 중 극히 일부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적어도 시골에 살려면 그것을 잊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 집을 계약할 때 왜, 또, 그것을 놓친걸까. - P167

나는 내 딸이 나를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를 가장 사랑한 여자로 기억해 주길 바란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그 일로 인해 좌절하고, 성공하고, 성장한 한 명의 인간으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내 딸 역시 그 무엇보다 스스로를 가장 사랑하는 여자로 자존감이 충만한 인간으로 자라길 바란다. - P190

얼마 전에 누군가 내게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냐 물어 온 적이 있다. 그 대화의 맥락상 아이를 낳은 일과 같은 대답을 원한 듯 보였다.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작업실 얻은 거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가 있는 여성 창작자라면 작업실을 가지길 추천합니다. 반드시요!" 덧붙였다. - P2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까지의 내 경험으로 미뤄 보아 결혼 생활을 현명하게 유지하려면 은근한 기브 앤 테이크를 할 줄 알아야한다. 내가 이걸 줬으니 너도 빨리 내놓으라는 식의 태도는 싸움을 부를 뿐. - P18

나는 네가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네가 행복할 테니까. 그리고 나도 나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 이걸하고 싶어. 행복한 나와 함께 한다면 너도 행복할 테니까. 그렇지? 피곤하지만 결혼 생활은 이런 작전의 연속이다. - P19

모든 시작의 절정은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에 있는 거니까. - P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내가 미움받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마음 때문에 미움받는다. 그리고 나 또한 나의 마음을 미워하기에 나는 나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동조한다. 요컨대 가장 괴로운 점은, 누군가 나를 미워하는 이유를 내가 납득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나를 피한다. - P201

롤랑 바르트에 따르면, 우리는 상대방의 괴로움에 완전히 동참할 수는 없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어떤 불행으로 괴로워할 때 나는 소외되기 때문이다. 하기사, 내가 상대방의 고통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연애를 시작하고 14일하고 세 시간 이십칠 분까지만 가능하지 않은가. 이 믿음이 깨지는 것에서 첫 번째 관계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상대방의 고통과 희망의 원천은 한때 나였으나, 이제 상대는 내가 아닌 다른 고통과 행복에도 눈을 돌린다. 관계의 발전은 다른 고통에게 나의 자리를 내어 주는 것으로, 상대가 내가 아닌 이유로 행복해하고 내가 아닌 이유로 절망하는 모습을 받아들이며 시작된다. - P2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런데 내 방에서 혼자인 것과,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인 것은 다른 외로움이다. 둘 다 혼자인 것은 맞지만, 도서관에서의 외로움은 함께하는 외로움이고, 내 방에서의 외로움은 혼자 하는 외로움이다. 전자가 있어야 후자도 견딜수 있기에 도서관에 간다. - P1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어떤 사람이 했던 방식을 따라서, 그 사람 ‘처럼‘ 무엇을 해서는 절대로 배울 수가 없다. 배우기 위해서는 우리가 배우는 바와 닮은 점이 없는 어떤 사람과 ‘함께’ 무엇을 해야한다. - P24

선생님이 시를 읽다가 또 펜을 탁, 하고 놓았다. 그가 말했다. "시가 180도 바뀌었네?"
그러더니 낙엽 선생님은 물었다.
"이 문장은 무슨 의미지?"
나는 대답했다.
"음………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잘했다. 네가 쓰고 네가 알아야 할 때가 있고, 네가 쓰고도 네가 몰라야 성공할 때도 있다." - P84

낙엽 인간은 무림의 고수로 「쿵푸 팬더」에 나오는 시푸사부였고 나는 쿵푸 팬더였다. 쓰고 혼나고, 쓰고 혼나고, 다시 쓰고 까이고, 무술 부리고, 선생님의 목검에 맞서다 쓰러지고 바닥에 떨어진 목검 주워서 선생님의 등을 공략하고, 그러나 시푸 사부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나를 넘어뜨린다. 나는 앎과 모름 사이의 경계에서 희미한 모름과 한 줌의 이해를 주워다 시를 썼다. - P85

일전에 한 독자가 내게 물었다. 자신이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고, 재능이 없어도 시를 쓸 수 있냐고. 나는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재능은 뭔가를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무언가를 남들보다 오래 좋아하는 지구력이라고 생각한다. - P1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