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터 보니 바로 박막례 할머니 책 표지 떠오른다. 이 포스터 패러디했나 보다!!

절망감까지 가지 않고 아쉬움을 느끼는 데 그쳤던 것은 앞선 경험들 덕분이다. 이전에 방문했던 병원에서 "원인을 못 찾으면그냥 아픈 대로 사는 법을 익히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 P75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은 환생을 믿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유난히 용감한 수컷 사자는 인간 남성의 모습으로 환생할 수 있는 반면, 용감하지 못한 남성은 여성의 몸으로 환생할수 있다. 즉,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은 부족한 남성성에 대한 벌이라 여겼다. 심지어 아버지의 정액이 충분히 강하면 남자아이를 낳지만, 약하면 여자아이를 낳는다고 믿었다. 여성의 평등한 정치 참여 가능성을 이야기한 플라톤조차 여성을 남성의 결핍이자 잔여, 나약함의 상징으로 생각했다. - P93

19세기에 에테르 마취제가 개발되면서 드디어 무통분만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일부 의사들이 반대했다.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것" (창세기)이라는 성경 구절을 근거로 무통분만이 신의 뜻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신이 여성에게 내린 원죄에 대한 처벌을 의학이 감면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 P103

의료에서 여성의 통증 호소가 좀 더 쉽게 심인성으로 취급되는 것은, 여성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의 반영이다. 여성의 경험과 말은 사소하고 이성적이지 않다고 여기는 문화가 아직도 팽배해 있다는 뜻이다. 여성은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존재라는 규정도 여전히 견고하다. 여성이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그야말로 ‘히스테리’(이 단어는 자궁을 뜻하는 그리스어 ‘히스테리아hystera‘에서 유래했다)라고 비하해온 그 뿌리 깊은 규정이 여전히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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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7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막례 여사님
이 포스터 패러디를 !!ㅎㅎㅎ
 

아픈 사람을 차별하는 표현. 나도 모르게, 농담이라고, 걱정한다고, 자주 쓰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건강 중심성 표현들..

가족과 지인들은 갑상선암 수술을 독촉했지만, 결정하기 어려웠다. 의사들은 숫자와 데이터로만 내 몸을 읽는 듯했다. 여러 검사에도 불구하고 증세와 통증은 그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원인이 없다는 이유로 내 증세와 통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기도 했다. 갑상선센터 의사는 내 몸에서 갑상선만을, 내과 의사는 내 몸에서 현기증만을 보는 듯했다. 의사들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어서겠지만, 총체적으로 연결된 내 몸을 보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의료 전문인은 의사지만, 결국 내 몸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며 고민하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롭고 두려웠다. - P26

식이요법을 지도해준 분은 "질병은 몸에 찾아온 손님"이라며, 극진히 대접해서 떠날 수 있게 해주라고 했다. 질병은 죽음으로 쉽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몸을 쉴 수 있게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덧붙였다. 엄격히 생활을 관리하며 사는 게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몸을 이토록 극진히 돌봐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음을 떠올리며, 소중한 시간으로 여기려 했다. - P28

우리는 죽음을 떠올려봄으로써 삶을 다시 묻고 이해할 수 있다. 죽음에 대한 사색이 확산되면서 중환자실이 아니라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려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죽음의 질을 고민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질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질병을 질문함으로써 우리가 어떤 혜안을 얻을 수 있는지 이야기해볼 때다. 동일한 질병도 사회적 준비와 개인의 지혜에 따라 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나의 사소하고 평범한 질병 이야기를 꺼내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P32

따라서 건강만을 중심에 두는 것은 아픈 몸이 평등하게 함께 사는 과정을 방해한다. 아픈 몸이 동정과 시혜에 의존하지 않고 하나의 주체로 온전히 살아가려면 건강한 몸이 중심이고, 아픈몸이 주변이어서는 안 된다. 건강을 선으로 규정하고, 질병을 절망과 악으로 규정해서도 안 된다. 건강한 몸과 아픈 몸 사이에 발생하는 위계가 해체될 때, 아픈 몸도 차별과 배제 없는 삶을 누릴수 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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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16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2021년 서재의 달인 추카 합니다 ^ㅅ^

햇살과함께 2021-12-16 16:43   좋아요 1 | URL
네?? 제가요?? 그런건 어디서 확인하나요:;;;

scott 2021-12-16 16:48   좋아요 1 | URL
메일과 알림 메시지 꼭 확인하세요 ^^

햇살과함께 2021-12-16 16:55   좋아요 1 | URL
네^^ 방금 확인했어요. 알라딘 어플 알림은 스팸처럼 잘 안봐서 모를 뻔 했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scott 2021-12-16 17:07   좋아요 1 | URL
햇살님 알라딘 어플 알림 메시지 중요합니다!!
기대평+편집장 퀴즈
천냥 오백냥 주기도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1-12-16 18:10   좋아요 1 | URL
오호~! 주시해야겠네요. 스캇님도 축하드립니다!

쎄인트saint 2021-12-16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햇살과함께 2021-12-16 16:43   좋아요 1 | URL
앗 저도 모르는 소식을 이렇게 빨리 알려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쎄인트saint 2021-12-16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s://blog.aladin.co.kr/zigi/13171507

햇살과함께 2021-12-16 18:1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쎄인트님도 축하드립니다!!

얄라알라 2021-12-16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과함께님 축하드립니다.

햇살과함께 2021-12-16 18:15   좋아요 0 | URL
감사하고 저도 축하드려요~! 오늘 스트레스 만땅이었다가 급 기분 좋아졌어요^^

서니데이 2021-12-16 1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과함께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합니다.
행복한 연말과 좋은 하루 되세요.^^

햇살과함께 2021-12-16 18:16   좋아요 1 | URL
감사하고 축하드립니다!! 꾸준한 서니데이님~

새파랑 2021-12-16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달인 되신거 축하드려요 ^^ 스트레스 잘 푸셨길 바랍니다~!!

햇살과함께 2021-12-16 19: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전작주의자 새파랑님도 축하드려요!! 스트레스는 축하주와 함께 풀려고요 ㅎㅎ

러블리땡 2021-12-1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살과함께님 21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 좋은 밤 되세요~

햇살과함께 2021-12-17 00: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러블리땡님~~ 저도 축하드려요~~
 
살림 비용 데버라 리비 자전적 에세이 3부작
데버라 리비 지음, 이예원 옮김, 백수린 후기 / 플레이타임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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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만 160페이지 정도이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곱씹게 된다. 자꾸 줄치게 된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 백수린 작가의 후기도 좋다. 3부작 중 1부도 읽어봐야겠다.

쨍한 노란색 겉표지와 선명한 초록색 속표지, 톤다운된 초록글씨, 책 만듬새도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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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슨 웰스가 일러 주었듯 해피 엔딩인지 아닌지는 어디서 이야기를 끊느냐에 달려 있다. - P8

남자가 말했다. "원래 말이 많은 편인가 봐요?"
여자는 돌길 중앙의 광장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시가와 축구 셔츠를 팔고 있는 두 10대 소년에게 눈을 돌리고는 손가락으로 머리칼 끝을 빗질하며 이 말을 곱씹었다. 남자는 여자보다 어지간히 나이가 많았고, 그런 그에게 이 세상이 남자인 그뿐 아니라 여자인 그의 세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온전히 전달하기란 만만찮은 일이었다. 합석을 제안함으로써 남자는 모험을 감수한 셈이었다. 어쨌거나 여자란 여자 딴의 삶과 성욕을 장착하고 오기 마련이니까. 남자는 미처 깨닫지 못한 거다. 여자가 스스로를 조연으로 치부해 가면서까지 남자인 그를 주연으로 간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 P9

원래 말이 많은 편인가 봐요?
느끼는 대로 삶을 말하고 표현하는 것도 하나의 자유이지만 우리는 대개 이 자유를 택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날 내가 엿본 여자의 내면은 하고 싶은 말들,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에게도 불가사의하게 다가오는 말들로 살아 생동하고 있었다. - P12

처음엔 배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곧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음을 깨달았다. 혼돈은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대상인 양 포장되지만 난 차츰, 실은 우리가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이야말로 혼돈이라고 믿게 됐다. - P14

삶은 허물리고 무너진다. 우리는 와해되는 삶을 지키려 뭐든 손 닿는 대로 부여잡는다. 그러다 깨닫는다. 그 삶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없음을. - P14

이 남자는 행사 자리에서 만난 여자들 이름을 십중팔구 잊는 편이어서 어쩜 저럴 수 있을까 의아할 정도였다. 그래서 늘 이름 대신 누구누구의 와이프 또는 여자 친구라고 칭했다. 마치 그 여자들에 대해선 누구의 배우자 또는 동반자인지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듯이 말이다.
우리에게 이름이 없다면 우리는 과연 누구인 걸까? - P18

보트로 헤엄쳐 돌아가지 않은 것이야말로 내 평생 가장 잘한 일이었다. 한데 그 대신 어디로 가야 좋단 말인가? - P20

남자와 아이의 안위와 행복을 우선 순위로 두어 오던 가정집이라는 동화의 벽지를 뜯어낸다는 건 그 뒤에 고마움도 사랑도 받지 못한 채 무시되거나 방치되어 있던 기진한 여자를 찾는다는 의미다. 모두가 즐거이 누리는 가정, 순조롭게 기능하는 가정을 짓는 일은 수완과 시간과 헌신과 공감 능력을 요한다. 다른 이들의 안녕을 건설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넉넉한 인심에서 비롯하는 행위다. - P21

그리 손수 짓고 꾸린 가정집에서 정작 스스로는 겉도는 느낌과 대면하는 순간, 사회와 그 여성 불평분자들이라는 한층 큰 차원의 이야기가 촉발된다. 그간 희망과 자부심과 행복감과 다른 여러 모순되는 감정과 분노 가운데 본인이 연기해 온 - 성립시켜 온-사회적 이야기에 아주 무릎 꿇지 않는 한, 그는 이야기 자체를 바꿔 놓을 것이다. - P22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자유를 쟁취하고자 분투한 사람치고 그에 수반하는 비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 P26

불확실하던 그 시절, 내가 불확실에 내재된 불안을,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음에서 오는 불안감을 감당할 수있게 해 준 얼마 안 되는 활동 중 하나가 글쓰기였다. - P41

소설을 쓰려면 수백 시간을 가만히 앉아서 보내야 한다. 장거리 비행을 하듯. 단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는 알 수 없고 그저 대략적인 경로 정도만 잡힌 장거리 비행인 셈이다. - P46

자기가 쓴 책들에 대해, 그리고 아파서 집에 있는 자기 와이프(이름은 없었다)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내겐 질문 하나 하지 않았고 심지어 이름조차 묻지 않았다. - P62

나와 같이 산책하던 남자 동료가 여자들 이름을 좀처럼 기억하는 적이 없는 사실에 내가 느낀 반발감을 납득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는 내 가장 친한 남자 친구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로(이 친구는 ‘푸른 수염‘이란 별명마저 붙었다), 이혼하기 전까지는 와이프들 이름을 절대 언급하는 법이 없었다. - P63

그럼에도 남자들이 쓰고 여자들이 연기해 온 이 여성성이 21세기 초입을 여전히 기웃거리는 기진한 유령이라는 점만은 명백했다. - P77

시몬 드 보부아르는 사랑 없는 삶이 시간 낭비임을 알았다. 사르트르를 향한 그의 꾸준한 사랑은 호텔에서 생활할 것, 사르트르와 가정을 꾸리지 않을 것, 이 두 가지를 전제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은데, 1950년대만 해도 이런 선택은 지극히, 어쩌면 보부아르 본인이 자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급진적이었다. - P85

아버지가 세계에 나아가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할 때, 우리는 그게 아버지가 응당 해야 할 몫이라며 용인한다. 어머니가 세계에 나아가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할 때는 어머니가 우리를 버렸다고 느낀다. 이리도 모순되고 사회의 가장 강력한 독기를 머금은 잉크로 쓴 메시지를 어머니가 용케 건져 내는 게 가히 기적이다. 그러니 이성을 잃지 않을 수가 있나. - P106

장례식에서 울었던 남자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연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기도 한동안 방향 감각을 잃고 지냈다고 말해 줬다. - P123

내게 헤엄치는 법과 노 젓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냉장고가 비지 않도록 타이핑 일을 손에서 놓지않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로 말하자면,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있고 계속 그 일들을 해 나가면서 어머니보다도 더 가차 없이 살아야 합니다. - P157

이런 것이 여자를 위해 마련된, 그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손에 쥘 수 있는 가부장제의 왕관에 박힌 보석들이다. 눈물지을 순간이 넘치는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아무런 가치도 없는 그 보석들에 손을 뻗느니 검고 푸르스름한 어둠을 두 발로 통과해 지나는 편이 낫다. - P161

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이 글은 삶의 비용으로 만든 글이며 디지털 잉크로 만들어졌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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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_페미니스트_선생님이_필요합니다

물론 ‘양성성‘이라는 표현조차 남성성과 여성성의 구분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양성성 지수‘라고 표현된 어떤 태도나 성향은 충분히 다른 언어로 대체될 수 있으며, 애당초 성별과 관련이 없다. 하지만 이 방송의 메시지는 확실하다. 성평등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자리 잡을 때, 아이들은 성별에 상관없이 자기만의 성격과 가치관을 발견하고 정립할 수 있다는 것, 성별로 상징되는 선택지 말고도 수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는 것, 그것이다. - P33

이외에도 최근의 많은 뇌 과학 연구는 인간의 뇌는 구조와 기능에 큰 차이가 없으며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한다고 결론 내린다. 즉, 뇌에는 성차가 없으며 성차별주의가 만연한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도 우리는 인간으로 나서 ‘남자‘와 ‘여자‘로 길러지고 있는 셈이다. - P41

무엇을 옳다고 말할 것인지, 왜 그런 것인지 알고 나니 아이들에게 무엇을, 왜 가르쳐야 하는지도 명확해졌다. 다른 사람의 외모에 대해 말하는 것, 상대방이 싫어하는 별명을 부르는 것, 같은 성별끼리도 타인의 동의 없이 신체를 접촉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사소한 폭력은 없다고, 어떤 폭력도 결코 사소하지 않다고 말한다. 초등학생이라고 예외는 없는 것이다. 어쩌면 어린아이들이기 때문에 더욱 정확하고 단호하게 말해줘야 하는지도 모른다. - P93

하지만 범죄 발생의 원인은 피해자에게 있지 않다. 2016년 5월에 일어난 강남역 살인사건은 개인이 아무리 조심해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절망하고 분노했다. 누구와 다녔든, 어떤 시간대에 어느 장소에 있었든, 무엇을 입었든, 범죄 발생의 원인은 가해자에게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가해자 발생 예방 교육‘이다. - P107

교사가 교실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믿으며 자신의 말과 행위의 정치적 함의를 성찰하지 않는 것이 좋은 교육일 수 없다. 좋은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교사가 더 치열하게 정치적이어야 한다. 우리가 중립적이라고 믿는 모든 규범과 행위 속의 정치적 의미를 더욱 면밀히 탐구하고 밝히며 무엇이 더 정의로운 것인지를 부단히 고민해야만 한다. 페미니즘적 시선에서 학교를 해석하는 것은 그첫걸음이다. - P129

"페미니스트 교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나는 "다른 힘든 건 별로 없고요. 일할 사람이 부족한 게 힘들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만큼 더 많은 선생님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더 많은 페미니스트 교사와 만나며 학창 시절을 보내길 바라본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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