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경합하는 독법들: 서사의 성격

바바라 크리스천 <흑인 페미니즘 비평>

2부 경합하는 독법들: 서사의 성격

페미니스트들은 자연과학에 관해 특별히 할 말이 있는가? 페미니스트들은 성차별적 학문과 그런 학문의 생산 조건을 비판하는 데주력해야 하는가? 혹은 페미니스트들은 과학적 지식에 관한 모든 측면을 조명하는 인식론적 혁명의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가? - P127

혹은 그 함의에 그리스 학문의 유산과 17세기 과학혁명의 유산에견줄 만한 오늘날 특히 부상하고 있는 페미니스트 지식 이론이 있는가? 과학적 탐구를 제공하는 페미니스트 인식론이 기존의 재현이론과 철학적 실재론의 가족구성원이 될 수 있는가? 혹은 페미니스트들은 실제 세계와 객관적 관점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부인하는 급진적인 인식론의 형태를 채택해야 하는가? 페미니스트 지식의 기준은 주체와 대상 사이, 혹은 비- 침략적 지식과 예측과 통제 사이의 균열이라는 딜레마를 진정으로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인가? 페미니즘은 과학과 인본주의 사이를 연결하는 데 어떤 통찰을 제공하는가? 페미니스트들은 지식과 권력이라는 곤혹스러운관계에 관해 새롭게 말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있는가? 이름 짓기에 대한 페미니즘의 권위와 권력은 이 세계에 새로운 정체성과 새로운 이야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가? 페미니즘은 주인 학문이될 수 있는가? - P128

길버트와 구바는 이야기를 창작하고 싶어 했던 19세기 여성작가들에게 끼친 밀턴(Milton)의 비범한 영향력을 분석하면서, 밀턴이 그들에게 신의 방식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한다. 여성작가들은 우리의 결핍과 차이를 표시하는 언어로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 모두는 밀턴의 딸들로서 출발한다고 제시한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1979)는 밀턴의 문학적 딸들이 저술의 권위를 획득하기 위해 두 가지 주요한 전략을 채택했다고 주장한다. 그중 하나는 일단 기원 설화를 바로잡기 위해 다시한번 재해석하거나,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반역적으로선언하는 것이다. 그와 대단히 유사한 방식으로, 현대의 기원 설화들말하자면 생물학-의 제작에 책임이 있는 페미니스트들은 그런 설화를 올바로 세우고, 진화, 뇌, 호르몬에 관한 조잡한 과학을 청소하고, 생물학이 어떻게 이성과 권위의 틈새에서 아무런갈등 없이 제대로 생성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려고 노력할 수도 - P129

있다. 혹은 페미니스트들은 보다 더 과감하게 완전히 새로운 탄생을 선언할 수도 있다. 이 두 가지 전략 모두에서, 페미니스트들은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해 경합한다. 따라서 발화의 조건(terms ofspeech)을 설정하고자 경합하는 수사학적인 전략은 자연과학 분야의 페미니스트 투쟁의 핵심이다. 이 장에서 거론하는 책 네 권은 좋은 학문과 과학을 정의하는 조건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수사학적 전략을 다투기 위한 시합에 참여한 선수 명단으로 무엇보다 우선 읽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이 네 권과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그리고 그 책들이 권위를 입증하려고 채택한 말하기 양식을 검토한후에 우리는 새롭게 귀를 열고 이 장의 도입부 문단에서 제기했던질문으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 P138

사실에는 이론이실려 있다. 이론에는 가치가 실려 있다. 가치에는 역사가 실려 있다. 이런 경우 그런 역사는 특정한 연구자가 일상적이고 경험적인젠더 지배로부터 가능한 멀리 벗어나서 신빙성 있는 젠더 연구를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 P140

‘내부‘의 편향을 제거할 수 있도록 고통스러운 과학적 실천을 행하는 것을, 과학의 이야기를 결정하는 ‘외부‘의 사회적 힘이라는관점과 대립시키는 입장을 주장하다 보면 문제가 생겨나는데, 그중 중요한 것은 내부와 외부라는 개념 자체가 잘못된 은유라는 것이다. 사회적인 힘과 매일의 과학 실천은 둘 다 내부에 존재한다. 둘 모두가 공적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의 일부로서, 이 중 어느 것도 순수성이나 오염의 근원이 아니다. - P167

수컷뿐 아니라 암컷과 새끼의 활동을 고려하지 않고 인간 삶을 설명하는 동물 모델을 주장하면, 이제 더 이상은 과학에서 수용될수 없다. 이 결과는 역사적인 세계 여성운동과 문화적으로 특수한 남성과 여성이 영장류학에서 현장 및 실험실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가시화된 현상 둘 모두의 복잡한 산물인 것으로 보인다. 과학적 실천을 통해 최근의 역사에 응답한 것은 여성만이 아니었다. 진정으로 다인종적인 실천의 장에서, 이야기는 어떤 모습이 될까? - P193

1967년에 워시번 부계의 아들인 도널드 린드버그(Donald Lindberg)는 다윈 이래로 알려진 사실, 즉 암컷의 성선택을 강조했다. 동물 암컷이 일반적으로 누구와 짝짓기를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린드버그는 이 원칙을 영장류의 생리학적 특성과 진화에 대한 논쟁의 맥락에 위치시켰다. 몇 년이 흐른 후 딸인 에이드리엔 질먼이 린드버그의 요소를 가져와서 인간의 생활 방식의 진화를 가능케 하는 생리학적 조건에 대한 이야기로 편입시켰다. 이 생활방식은 채집 - 공유의 생계 경제 혁명과 인간 진화에 기초적이고 안정적인 여성 중심의 사회집단과 협동하는 방법을 아는 남성을 선발하게끔 하는 변경된 생식 관행의 맥락에서, 여성이 자신의 성욕을 더 많이 통제함으로써 가능해졌다. 16나는 이 새로운 이야기를 좋아한다. 또 나는 이 이야기가 발정기에 대한 과학적 논쟁에서 어떤 것이 유효한지 가늠하는 규칙들을바꾸었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최소한으로만 말하더라도, 저자가될 권위를 지녔고 과학적 담론의 규칙에 따라 작업하는 누군가가들려주는 이야기가 다양한 지면에 출판되고 있다. 그는 워시번의계보에 있는 다른 딸인 제인 랭커스터로서,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학술지 [인간 본성(Human Nature)]](1978)에 기고했다. 이 논문은 널리 읽히는 인기 많은 논문이다. 이야기는 퍼져 나간다. - P195

나의 핵심 논점은 공적담론에서 과학적 의미들이 출현하는 과정을 탈신비화할 것을 주장하는 데 있었다.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의미를만든다. 이는 영장류의 본성에 따른 것이다. - P196

연계된 경험이라는 정치적으로 폭발적인 영역을 매개로, 페미니스트들은 연결을 시도하고 운동에 가담한다. 복합성, 이질성, 특수한 입장성, 권력으로 충전된 차이들은 자유주의적 다원주의와 같은 것이 아니다. 경험은 기호학이며 의미의 체현이다[드로레티스(de Lauretis), 1984]. 페미니스트들이 반드시 표명해야 하는 차이의 정치학은 경험의 정치학에 근거해야 하는데, 이런 경험의 정치학은 자기 자신의 끝없는 차이에 대해 심리학적이고 자유주의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 특수성, 이질성, 연결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은 집단적인 것이다. 차이는정치적이다. 말하자면 차이는 권력, 설명가능성, 희망에 관한 정치다. 경험은 차이와 마찬가지로, 모순적이고 필연적인 연결에 관한 것이다. - P198

그런 점들은 오드리 로드(AudreLorde)의 「자미(Zami)](1982)*에 나타난다. 「자미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글쓰기 방식인 자전신화는 역사, 전기, 신화가 혼합된 것이라고, ‘장르‘를 읽어 낸 케이티 킹(Katie King)은 강력하게 주장했다(1988). 읽기는 무엇이 여성의 경험으로 간주될 만한 것인가를 구성하는 테크놀로지로 기능할 수 있다. - P206

아마도 수많은 식민주의 담론이 그랬던 것처럼, 에메체타의 픽션은 응코와 같은 여성들이 그들의 몸이라는 영토 위에 타자가 써 내린 포스트식민주의 담론을 막아 내고자 한 분투로 읽어 내야 한다. - P223

우리가 누구에게 설명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읽기 자체 속에서 생산된다. 모든 읽기는 잘못된 읽기이자, 다시 읽기이며, 편파적인 읽기이자 강제적 읽기이며 상상된 텍스트의 읽기이기도 하다. 텍스트는 원래부터궁극적으로 그냥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세계가 원래부터 무너져 있었던 것처럼, 텍스트는 이미 언제나 서로 경합하는 실천과 희망으로 뒤엉켜 있다. 여성 의식을 표시한 당대의 지도 위에서 대단히 특수하고 순수하지 못한 지역적/지구적, 개인 - P224

적/정치적인 우리의 위치에서 비롯된, 이들 각각의 읽기야말로 교육적 실천이다. 그런 실천은 세계를 변혁시키는 ‘여성 경험‘이라는 막강한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권력으로 충전된 차이, 특수성, 친화성이라는 호명을 통해 작동한다. 만회 불가능한 하나라는 환상의 상실은 차이 속에 자리한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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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생산과 재생산 체계로서의 자연

마지 피어스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에드워드 윌슨 <사회생물학>
애니 딜러드 <자연의 지혜>

서문

이 책은 인종주의와 식민주의에 깊이 의존한 주인 서사(master narrative)를 지탱하는 지극히 파괴적인 가정들이 함축된 유럽계 미국인 페미니스트 인본주의가 와해되는 과정을 검토한다. 그다음에는 섬뜩하고 위반적인 기호를 채택하여, ‘사이보그‘ 페미니즘의 가능성으로 시선을 돌린다. 이 페미니즘은 강력한 연결을 계속 추구하면서도 특수한 역사적·정치적 입장과 영원한 부분성에 보다 열려 있을 것이다. - P9

경계에 있는 특이한 존재들, 즉 영장류, 사이보그, 여성이 이책을 채운다. 이들은 모두 진화와 기술, 생물학이라는 서구의 거대 서사에서 불안정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이 경계의 존재들은 말 그대로 괴물(monster)로서, 보여 주다(demonstrate)라는 단어와 - P10

어근 이상을 공유한다. 괴물들은 의미하는(signify) 존재다.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는 이처럼 전망이 밝고 불순한 괴물들에 대해서 그리고 이 괴물들이 만들어 낸 상황 속 지식이 기술하는 다면적인 생명정치, 생명공학, 페미니즘 이론들에 대해서 조사한다. 권력에 의해 분화되고 고도로 논쟁적인 이들 괴물의 존재양식은 가능한 세계들의 징표일 수 있는데, 우리가 책임을 져야하는 세계의 징표인 것은 분명하다. - P11

우리, 사이보그가 되어 지구에서 살아남아 보자! - P15

1부. 생산과 재생산 체계로서의 자연

우리는 정체에 대한 이론을 분할된 상태로 방치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지식을 해방의 과학으로 변환하는 대신 암암리에 사회적 통제 기술이 되게끔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우리에게 전통적으로 할당되어 온 자연적 대상의 위상에 반자연주의적이데올로기를 내세워 맞섬으로써, 페미니즘이 필요로 하는 생명과학의 모습이 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과학이 물신(fetish)의역할을 하도록 허락해 버리고 만 것이다. - P21

[성의 변증법」은 페미니즘에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내가 볼 때 파이어스톤은 브라운과 마찬가지의 실수를 범했다. 즉 ‘정체를 생리학적으로, 성으로 환원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과학이 제공하는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보았고(물론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 희망은 없었다), 기술적 지식을 거부하지 않는입장, 즉 해방적 사회주의를 근본부터 방해했다. 파이어스톤은 정체에서 여성의 위치에 따르는 결함을 우리 자신의 몸에서 찾아냈다. 우리의 몸이 재생산이라는 유기체적 요구에 종속된 게 문제라고 본 것이다. 이처럼 그는 결정적 의미에서 재생산에 기초한 역사유물론을 수용했고, 우리의 몸을 궁극적인 적으로 삼지 않을 페미니즘적-사회주의적 이론의 가능성을 상실했다. 파이어스톤은기술의 지배를 설명하는 논리를 같은 방향에서 준비했다. 즉 소외된 몸이, 기계가 결정하는 미래에 완전히 통제당한다는 것이다. - P24

우리의 몸은 우리 자신이다(Our bodies, ourselves). - P45

페미니스트들은 과학을 재전유함으로써 우리 자신에게 무엇이 ‘자연적인가‘를 발견하고 정의하려 한다. 우리는 인간의 과거와 미래를 구성하는 방법을 하나 확보하게 될 것이다. 과학에 대해 분명한 관심을 표현하는 접근법은, 과학적 객관성이라는 물신을 숭배하지 않고도 과학 담론의 규칙을 진지하게 다룰 것을 약속한다. - P47

마지막으로, 로웰은 생명사회학 이론의 페미니즘적 함의를 인식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쓴다. 그는암컷의 행동과 능동적인 사회 역할을 강조하고, 지배란 기껏해야 - P60

특정 유형의 학습된 행동이 출현하는 빈도를 예측하는 속기법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한다. - P61

스트레스는 사회체계와 어떻게 관련되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종속의 위계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동물들은 스트레스에 대한감수성의 척도 위에서 서로 비교되었다. - P63

이 시점에서 태너와 질먼은, 친족 선택과 성선택, 부모 투자를 도입하려는 목적으로, 어미 중심적인 단위를 활용한다. 새로운 선택압은 보다 높은 사회성과 협동성에 추가적인 이득을 부과했다. 아기를 기르기가 더 힘들었으므로 양성의 협동이 유용했을 것이다. 남성은 이방인들과도 우호적으로 상호작용하는 패턴을 학 - P78

습했다. 이는 언어공동체나 작은 군단, 타 집단과의 빈번한 생식활동에 기초한 인간 삶의 방식에서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큰 송곳니와 같은 싸움에 특화된 해부학적 특성이나 정형화된위협의 몸집과 같은 것을 유지하는 것은 새로운 기능적 행동과 양립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성은 친절하고 위협적이지 않은 남성과더 기꺼이 짝짓기를 할 것이다. 암컷의 성선택은 포유류 집단에서일반화되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호미니드 계보 역시 예외였을 가능성은 적다. 주커먼과 워시번의 수렵 논변을 추적해 온 독자의 눈에 띄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로, 암컷 수용성은 암컷 선택이라는 다른 이름을 얻었고 그 유전적 결과 또한 컸다는 점이다. 둘째로, 송곳니의 축소라는 해부학적 현상은 다른 행동과 다른 기능이 가정될 때 재해석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태너와 질먼은 비슷한 증거에 토대를 두고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보다 나은 인류학을 만든다고 믿었다.

관찰자는 보통 자기 자신의 관점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부지불식간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표준이 되었다. 서양의 성인 남성이 보이는 행동의 능력과 경향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이관점은 비서구 사회의 여성 역할이 보이는 변이의 범위를 이해하거나, 현재 서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성 및 여성 역할의변화를 분석하는 데 도움이 별로 되지 않는다. (태너와 질먼, 1976) - P79

새로운 미래는 새로운 과거에 달려있다. - P80

페미니즘은 과학의 분명한 성차별적 편향에 응답하는 논변에서조차도 생산과 재생산에 대한 적절한 최종 이론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런 이론들은 여전히 우리를 비껴간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제 우리가 과학 이론을 조립하는 데 쓰일 규칙들을 정식화하는 정치 - 과학적 투쟁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장류학의 영토는 논쟁의 지대다. 핵심 문제는 미래다. - P81

나는 현대 생물학 분야가 어떻게 신체와 공동체에 대한 이론을 자본주의적이고 가부장제적인 기계와 시장으로 구축했는지 조사해 보고 싶다. 여기서 기계는 생산을 위한 것이고, 시장은 교환을 위한 것이며, 기계와 시장 모두 재생산을 담당한다. 이를테면 나는 사회생물학이 어떻게 자본주의적 재생산의 과학인지 보여 주고 싶은 것이다. - P84

철학적 이상주의가 자연과학과 결혼하여 공장과 가정에서 행실이 바른 근대적 아동을 생산해 냈다. 간단히 말해, "산업은 이제 성격, 마음, 몸의 성질과 관련해 사람을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정보를 사람의 배치, 직업의 선택과 조언과 관련해 바로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풍부하게 지닌다"(여키스, 1922). - P105

사회생물학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자본주의라는 역사적 조건에 적절한 통제 논리를 지닌 커뮤니케이션 과학이다. - P107

하지만 사회생물학에 체현된 공식적 자연 이론이 투자전략이나 노동 통제 체계, 인구학 위에서 보험 문제를 다루는 진보된 자본주의 이론과 구조적으로 닮았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 P108

시장은 자연선택 개념의 역사를 통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동시대인들은 다윈의 자연경제, 즉 이윤을 위한 만인의 만인 - P108

에 대한 경쟁적 투쟁이 정치경제와 거북한 대응을 이룬다는 암시를 깨달았다. 다윈은 토머스 맬서스에게 진 빚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다. 희소성은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의 동력이다(맬서스, 1798). 생물학적 개체수는 영구적인 희소성뿐 아니라 영구적인 기술 진보를 보장하는 속도로 증가했다. 진보와 희소성은 자본주의발전에서 쌍벽을 이루는 힘이다." 생물학적 유기체의 번식은 자연과 역사 모두의 기본 과정으로 보였고, 번식은 본질적으로 경쟁의 문제였다. 생산이 아니라 재생산이 사회의 자연과학이 초점을두기에 적절한 대상으로 보였다. 이와 비슷하게 마르크스가 지적했던 것처럼 부르주아 정치경제학자들은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동등하고 경쟁적인 교환에 초점을 두면서 생산의 지배관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이런 관계는 기술을 포함한 특정 메커니즘에 의해강제되었는데, 이런 메커니즘들은 통제의 중심지를 노동자에게서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사회생물학은 자연선택 이론의 확장과 발전에 불과하다. - P108

성차별주의의 근간은 성역할을 유전적으로 설정되었다고 합리화하는 데 있기보다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한다는 기본 공학의 논리에 따라 설정된다. 사회생물학의 인본주의는 윌슨이 자신을 변호하며 올바르게 인용하듯이, 그의 학문이 지닌 성차별주의의 핵심 자체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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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인간비인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서로 연결된 존재이며 흐르는 관계임을우리 인간은 물질적인 존재임을, ‘횡단-신체성이라는 멋진 개념을 통해 포괄한다. '몸된 자연'과 인간에 영향을 미치는 비가시적 물질들화학물질들에 대해 읽는 내내 내 몸을 통과했을, 혹은 잔존하고 있을, 혹은 나를 죽일 수도 있었을 ‘가습기 살균제’를 떠올리게 된다.



역시 읽기 쉽지 않았지만(<공포의 권력>에 비하면!), 물질로서의 내 몸에 대해, 우리가 쉽게 접하며 남용/오용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비가시적인 화학물질들에 대해, 환경문제 또한 계급, 인종, 성별에 따라 위계적인 문제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위험사회'을 주창한 울리히 벡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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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2-22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완독하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햇살과 함께 님! 저도 어렵지만 즐거이 읽고 있습니다. 진도가 안나가는 게 흠.. 빡세게 읽어서 이 달 안에 완독하도록 하겠어요.
저는 읽으면서도 도나 해러웨이 생각이 났지만-물론 저자도 언급하지만- 오늘 햇살과함께 님의 이 리뷰를 읽으면서도 역시 도나 해러웨이를 떠올리게 되네요. 후훗.

햇살과함께 2024-02-22 09:21   좋아요 0 | URL
오 맞아요! 제가 급하게 쓰느라 도나 헤러웨이를 빼먹었는데, 도나 헤러웨이도 많이 언급되죠. 머리말에서부터.
우리의 다음 책이 도나 헤러웨이라 더 반가웠고, 다음 달 책이랑 연결되는 지점이 있겠구나 하고 기뻤고 또 다음 달 책도 조금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도 ㅋㅋㅋ
화이팅입니다!

은오 2024-02-22 1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햇살님께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잠자냥 2024-02-22 10:2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현웃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2-22 11:21   좋아요 3 | URL
은오 님은 정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따라댕기면서 웃는중)

햇살과함께 2024-02-22 13:14   좋아요 2 | URL
은오님의 관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한 분에게 관심 갖기에도 바쁘실텐데 ㅋㅋㅋㅋㅋ

은하수 2024-02-22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박수박수~~~
다 읽으셨군요~~
이 책 저도 어떻게든 읽어내고 싶은데 ...
횡단-신체성을 말할수 밖에 없죠!
저도 힘내서 ~~~!!^^

햇살과함께 2024-02-22 13:16   좋아요 1 | URL
네~ 그냥 어떻게든 읽어냈습니다 ㅋㅋㅋ
은하수님 요즘 엄청 열독 중이시던데~ 충분히 다 읽으실 겁니다!
화이팅입니다.

책읽는나무 2024-02-26 1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완전 띠용! 하고 있네요. 책이 어렵네요. 그럼에도 완독하셨다니...존경스럽습니다.^^

햇살과함께 2024-02-26 13:13   좋아요 1 | URL
저도 어려웠어요. 특히 1장이. 2장부터는 좀 쉽다가 또 어렵다가 했고요.
책나무님 완독 응원합니다!!
 

5장 이탈적 작용물들_과학, 문화, 그리고 화학물질복합과민증

토드 해인즈 영화 <세이프>
환경질병
제이콥 벅슨 <카나리아 이야기>

6장 과학소설에 나타나는 유전학, 물질의 작용능력, 그리고 포스트휴먼 환경윤리의 진화
그렉 베어 <다원의 라디오> <다원의 아이들>
물질의 작용능력
다나 헤러웨이
마고릿 애트우드 <인간 종말 리포트>

옮긴이 후기_김종갑
사회구성주의
신유물론


5장 이탈적 작용물들_과학, 문화, 그리고 화학물질복합과민증

문화적 은유로 사용되는 것에서 질병을 해방시키려는 수전 손택은 "질병은 은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질병에 경의를 표하는 가장 진실된 방식 그리고 질병 앓기의 가장 건강한 방식은 은유적 사유라는 불순물을 최대한 제거하고, 그것에 최대한 저항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P281

이미 논의했듯이, 린다 내시는 환경보건운동의 "생태적 몸"은 "투과성, 즉 내부와 외부 사이의 항구적인 교환으로, 유출과 유입으로, 그것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밀접한 의존성으로" 특징지어진다고 설명한다. - P584

따라서 비록 환경질병이 위험의 불평등한 분포를 다루는 환경정표준 모델들로부터 벗어나기는 하지만, 경제적 요인들이 정보, 진단, 치료, 일자리, 그리고 주택에 접근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을 가진 이들에게 인간이 구축한 거의 모든 환경, 심지어 주거 공간조차도 유해하기는 하지만 환경정의 활동가들은 특정 장소들이 특정 사람들에게 특정 독성물질들을 노출시켜 왔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한다. - P289

니콜라스 애슈퍼드와 클라우디아 밀러가 표현하듯이, 자신들의 증상이 심리적인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아 온 화학물질복합과민증 환자들은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약품이라고 불리는 화학물질 소량을 일상적으로 복용시켰던 정신의학자들이 공기 중이나 음식에 있는 화학물질들이 뇌에 영향을 미치거나 눈에 띄게 행동 변화를일으킨다는 것을 어떻게 인지하지 못하는지 의아해한다".48 화학물질에 예민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단순히 ‘불평하는‘ 여성들이거나 또는 여성들로 인식되는 한, 생물학적 효과와 심리적 효과 모두를 지닌 물질적질병으로서 화학물질복합과민증에 대한 다소 거만한 무시는 여성혐오의 색조를 띤다. 이 경우 사회구성주의 또는 심리학 모델에 우호적인태도를 보이면서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의 생물학을 무시하는 것은 진보적이지 않다. 엘리자베스 윌슨을 따라서 어떻게 "페미니즘이 생물학적설명방식과 심층적이고 행복하게 공조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좀 더 이치에 맞다. - P304

이블린 폭스 켈러는 『유전자의 세기에서 "유기체가 가진 모든 양상의 토대를 구성하는 명약관화한 병의 원인 물질로서 유전자의 이미지는 대중적이고 과학적인 사유 모두에 매우 깊이 뿌리박혀있다.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선의, 근면, 개념에 대한비판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유전자의 작용능력에 관한 만연한 담론은 환경질병에서 ‘환경‘을 비물질성으로 사라지게 한다. 화학물질에 예민한 사람들을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꼬리표를 붙이는 것 - P308

은 손상을 가하는 화학·산업·군사·정부의 행위들에 책임을 지우는 대신에 나쁜 유전자에 책임을 지운다. 이러한 결론은 수많은 경제적·법적·정치적 함축을 지닌다. - P309

환경질병은 인간 신체성을 인간 이외의 세계와 함께 존재하는 것으로 재개념화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장소를 제공한다. 물질의 작용능력에 대한 신생 이론들, 특히 앤드류 피커링과 캐런 배러드의 이론은신체성과 인간을 넘어선 자연 양자를 다시 인식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포스트휴먼posthuman 모델을 제공한다. 우리 모두는 피커링의 용어로
"행위의 뒤범벅"에 거주하며, 배러드를 따라서 "차이화하며 생성하는세계의 일부이다." 창발적이고, 뒤엉키며, 뒤범벅된 물질적인 작용능력에 대한 이러한 설명들은 분리되고, 안정적인 물질들이 세계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셰리 로저스의 환상에 대한 해독제의 역할을 한다. 정말로, 환경질병과 연관된 작용능력들은 궁극적으로 서로 분리된 ‘사물들‘은 존재하지 않고, 모든 물질은 세계의 진행 중인 ‘차이화하는 물질작용‘으로 작용하고, 내부-작용한다는 배러드의 이론에 나오는 작용능력만큼 복잡하다. 물질적인 윤리, 개별 인간들이나 외부 자연에만 집중하지 않고, 대신에 그것들 사이의 흐름과 상호교환에 집중하는 윤리가 이 횡단-신체적 공간으로부터 출현한다. - P330

6장 과학소설에 나타나는 유전학, 물질의 작용능력, 그리고 포스트휴먼 환경윤리의 진화

또한 낸시 투아나의 ‘상호작용주의‘interactionalism 이론은 물질의창발적인 작용능력을 옹호한다. "역동적으로 관계 맺으며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 세계"를 가정하면서, "인간을 넘어선 세계의 물질성과 인간의 물질성, 그 어떤 것도 아무런 변화 없이 주어지지 않는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의 몸됨embodiment 과 세계 사이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서 창발적으로 유출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 P347

주체들은 이 물질의 작용능력들을 이해하고 그 위험을평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만 한다. 횡단신체성은 긍정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차라리 인식론적 반성과 사전주의 원칙을 위한 장소이다. - P348

옮긴이 후기_김종갑

서양철학이 왜 그렇게 육체를 비하하였을까? 왜 육체를 폄하하면폄하할수록 자신은 더욱 고결하게 된다는 듯이 생각했을까? 그리고 또왜 육체를 여성의 본질로 보았을까? 예외 없이 남자였던 고매한 그리고 오만한 철학자들은 자신이 정신이라 주장하면서 육체적인 것을 여성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
왜 그랬을까? 나는 그 이유를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이 책의 한 대목에서울프는 남자들이 거실에서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철학과 문학, 과학이 어울리는 지식의 향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자는 한 명도 볼 수가 없다. 왜? 여자들은 모두 부엌에서 먹을 것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지식인들도 먹어야 산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음식이 아니라 진리를 먹는다는 듯이 위세를 부리며, 음식은 기껏해야 대화를 위한 변명거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거들먹거린다. 이 지점에서 이유가 분명해지지 - P385

경계가 뚜렷하고 고정된 개인주의적 몸의 개념을 비판하기 위해서 앨러이모는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개인주의적 몸은 주체와 타자의 경계와 안과 밖의 구별이 분명한일종의 원자와 같은 몸을 말한다. 이러한 몸과 달리 앨러이모의 몸은고체보다는 액체에 가깝다. 주체와 타자가 서로 넘나드는 동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부터 주체이고 어디서부터 타자인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은 내부로 잠긴 몸이 아니라 외부를 향해서 구멍이 뚫려 있는 몸이다. - P393

이 책에서 앨러이모는 횡단-신체성을 "인간이 언제나 인간을 넘어서는 세계와 맞물리는 지점"이라고 표현한다(18쪽). 이 간단한 문장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선 인간은 자연과 다른 특권적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 혹은 비인간과 확실하게 구별되지 않는다. 인간만이 행위의 주체인 것이 아니다. 비인간도 행위의 주역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은 자연과 똑같지않은가. 그녀의 생태학적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자연과의 접촉면을 더욱 크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 횡단은 "서로 다른 장소들을 가로지르는운동"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횡단-신체성은 인간 몸, 비인간생명체, 생태계, 화학작용물, 그리고 여타의 다른 행위자들의 (중략) 작용들을 인정하는 유동적인 공간을 열어 준다" (19쪽).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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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로드 <암 수기>
몸의 회고록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생태의학
울리히 벡 <위험사회>
질라 아이젠스타인 <인간리 만든 유방암>
샌드라 스테인그래버 <흐름에 따라 살기> <믿음을 갖기>
수잔 안토네타 <중독된 몸>
알 권리와 당신 자신을 보호하기

4장 몸의 회고록_과학, 자서전, 그리고 물질적 자아

놀랍게도 로드의 암 수기』는 암을 페미니즘, 반인종주의, 그리고 환경정의 이슈로 상정하는 몸과 환경 사이의 상호연결들이강조되는 상황을 예견한다. - P211

그녀는 "우리는 이윤 경제에 살고 있고, 암 예방에는 어떤 이윤도 없으며, 오로지 암 치료에서만 이윤이 생긴다"고 지적하면서 암 예방이 아니라 치료에만 초점을 맞추는 미국암협회와 격론을 벌인다. - P212

비판의 한 양태로서 몸의 회고록은 인정받지 못함을 감수하는 자기-질문하기를 수행한다. 하지만 이 자아들을 식별하기 어렵게 만드는것은 그것들이 규범과 원칙, 계보학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자신의 물질성, 빈번하게 과학 지식을 경유하여 이해해야만 하는 물질성에 대한조사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몸의 회고록의 자아, 환경, 횡단신체적인 것, 그리고 포스트휴머니즘과 함께 존재하는 자아는 울리히 벡이말한 ‘위험사회‘에서 행하였던 환경보건운동을 과학적이고 대중적인운동으로 체현하는 자아이다. - P220

근대적 몸의 관념에 의해 쫓겨났던 생태적 몸은 20세기 중반에 다시 전면에 등장한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의 글을 묶어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란 제목의 책으로 출판한 1962년 이전, 1950년대 후반에 "기타 질문들에 대한 답변에서‘라는 텍스트를 보면 멕시코계 미국인농장노동자들은 살충제가 그들을 병들게 한다고 인터뷰에서 답했다. 내시가 말했듯이 노동자들은 "몸의 한계와 질병을 통해서 땅의 건강을측정하는 일종의 도구로서 자신의 몸을 살피며, 따라서 그들의 지식은 공적 담론이 아니라 직접적인 경험에서 출현한다. - P222

지속되는 논란은 종종 불완전한 지식의 자연스런 결과가 아니라 충돌하는 이해관계와 구조적 무관심의 정치적 결과이다. 논란이 설계될수도 있고, 무지와 불확실성이 제조되고 유지되며 확산될 수도 있다.
("불확실성이 우리의 제품이다"라고 한 담배회사가 사석에서 말했듯이 말이다.) - P224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서 녹색 살림은 단지 또 다른 소비 선택이 된다. 개인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위협에 대해 책임을 짊어지게 되기때문이다(예를 들면 가정용 공기청정기는 미세 먼지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위험한 오존 수치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다른 한쪽 끝에서는 인간의 건강이 환경 건강에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전지구적 환경정의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조반나 디 치로가 주장하듯이, "전세계풀뿌리 여성 환경운동가들은 "인간과 환경의 ‘건강‘은 깊이 연결되어있다고 주장한다".
‘현대 환경보건운동과 환경정의운동은 위험사회risk society에서 생존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또한 위험사회를 비판적으로 변화시키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울리히 벡은 "위험"을 "근대화 자체가 유발하고 발 - P228

생시킨 위험요인과 불안정성을 다스리는 체계적인 방식으로 정의한다. 과거의 위험danger과는 대립되는 것으로서 위험risk은 근대화의 위협적인힘, 그리고 의심의 전지구화와 연관된 결과물이다" 후기 근대의 위험은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

방사능은 물론이고 공기·물·음식에 있는 독성물질과 오염물질은 식물·동물·인간에게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장·단기적 영향을 발휘한다.
그것들은 체계적이고 종종 불가역적인irreversible 손상을 유발하고,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으며, 인과관계적 해석에 기반하고, 따라서 최초에는 오로지 그것에 대한 과학적 또는 반과학적 지식 속에서만 존재가 드러난다. - P229

몸의 회고록은 위험사회 환경보건의 횡단-신체적 상황과 ‘일상의 전문가들‘의 지식 실천으로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몸의 위험사회의 삶을 체화하고, 불확실하다고 해서 완화되지 않는 인식론적 절박함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일상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수행하려는 결의를 극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몸의 회고록은 위험문화와 대중역학, 일상의 전문가에 의한 연구를 보완해 준다. 그것은 자아의 구성물질을 완벽하게 측량하지도 이해할 수도 없는 방대한 생물학·경제·산업 시스템과 뗄 수 없이 엮여 있다는 인식을 통해서 자아의식이 얼마나 크게 바뀌는지 보여 주기 때문이다. 수전 스콰이어가 경계에 선 삶들』에서 논의하는 문학처럼, "지식과 무지 사이에 있는 몸의 회고록은 "전문 담론에 대한 대안"이라기보다는 과학 지식을 어느 정도 활용하는 새로운 전문지식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 P233

대항-기억은 "중요한 윤리적 실천이다. 하나의 이유는 그것을 통해 공인된 진리의 새장에서 탈출할 수 있고, 원점으로부터 새로운 사유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그것이 의미의 대안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재료로서 권력과 지식의 대안적 모체를 구성하는 바로 그 물질이기 때문이다". - P234

스테인그래버는 우리가 위험물질에 대항해 싸우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싸워야 하는 일상의 전문가가 되도록 자극한다. 이와 유사하게 경계 위의 카나리아 서부에서 바람을따라 살기』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저자 칩 워드는 "자기 집 뒤뜰에 있는 위험요인들을 조사하고, 허약한 건강과 환경파괴의 연관성을 잘 보여 주는 수백만의 생태탐정을 제시한다". - P242

더 열악하게는, 스테인그래버는 이러한 "유전자와 유전에 대한 집착은 환경발암물질에 대한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고 주장한다. - P259

해러웨이는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사회생물학sociobiology에서는 "살아 있는 살은 2차적인 것이고, 유전자가 삶 그 자체의 세속적 구원 드라마의시작과 끝이다. 이것은 거의 세속적인 기독교적 플라톤주의에 가깝다"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 P260

요약하면, 횡단-신체적 상호교환들의 위험을 인정하는 것은 개인들을 세계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일련의 심리적·정치적·물질적 경계를 가로지르는 실천들을 자극한다. 다른 한편으로, 몸의 회고록이 그러하듯이, 세계와 자아가 함께 존재한다고 이해하는 것은 경계선들보다는 연결들을 만들고, 전지구적 시스템들과 교환들, 흐름들 내부로부터 윤리적 행동들을 수행하는 횡단-신체적이고 포스트휴먼적인 환경주의운동을 고취할 수 있다. - P273

배러드의 "내부작용"inter-action 이론은 인간주체를 "앎"과 "윤리성"의 장소로 대체하고, "의식적 의도를 통해서가 아니라 물질성이 수반하는 다양한 존재론적 얽힘들을 통해서, 우리 (하지만 오로지 ‘우리 인간들‘은 아닌 우리)는 우리가 얽혀 있는 인간비인간 타자들에 대해 언제나이미 책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미리 관계에 앞서 제한되거나정의될 수 없는 존재론적 얽힘과 생동하는 관계성들에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통념적인 자연 개념을 재형상화하는 다소 가공할 만한 윤리적/인식론적 기획이다. 문자 그대로 창발적인 물질세계의 일부분이 되는 몸의 회고록들의 화자들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 존재하는 것이 무엇인지, 행동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같은 문제와 씨름할 때, 그러한윤리는 몸의 회고록에서 언뜻 나타난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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