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가스등
패트릭 해밀턴 / 에디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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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유명한 영화 ‘가스등‘의 원작 희곡이다. 아주 짧은 희곡이지만 여주인공의 불안한 심리 상태, 남편의 억압, 심리적 유도, 조정이 대사로 잘 표현되어 열 받으며 읽게 된다. 비록 조력자의 도움에 의해서 이긴 하지만, 마침내 억압에서 벗어난 여주의 통쾌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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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과학자들
이지유 지음 / 키다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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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지구 이야기 등 어린이를 위한 과학책 전문작가인 이지유 작가의 여성 과학자 이야기. 29명의 과학자 중 내가 들어본 과학자는 김점동, 마리 퀴리, 제인 구달, 레이첼 카슨, 반다나 시바 등 겨우 5명. 얼마나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노벨상의 기회를 박탈당했는지.. 그 와중에도 과학자로 성공하고 노벨상 2번이나 받고 후대에 이름 널리 알린 마리 퀴리는 정말 대단하다. 그도 쉽지 않았을텐데… 영화 ‘히든 피겨스’로 이름 알려진 캐서린 존슨 등 앞으로도 알려져야 할 여성 과학자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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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2-08-01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햇살님이 5명이라고 하기에 저는 책에 나온 여성 과학자가 다섯 명인 걸로 착각했어요... 그래서 원래 썼던 댓글 내용을 지웠어요.. ㅎㅎㅎ 저는 김점동이라는 분을 처음 들어봅니다. 한국의 여성 과학자가 누구 있는지 대답해보라고 하면 저는 대답 못할 것 같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2-08-01 15:02   좋아요 1 | URL
아하.. 책 제목이 나의 ‘여성‘ 과학자들이 아니라 오해할만하네요.. ㅎㅎ
김점동, 이 분은 정확히는 과학자는 아니고, 조선 최초의 여성 의사로,
헌신적인 의료활동을 하시다가 이른 나이에 돌아가신 안타까운 분이세요.
저도 한국의 여성 과학자 하면 김빛내리 교수 정도? 말할 수 있겠네요..
 

얼마나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노벨상의 기회를 박탈당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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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데버라 캐머런 지음, 강경아 옮김 / 신사책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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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얇은 책이지만, 페미니즘의 7가지 키워드를 개념부터 각 ‘물결’을 거치며 논쟁해온 이슈들, 모순들을 한가지 관점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해준다. 매 장마다 페미니즘은 복잡하고 다양하고 서로 다르고 양립 불가능하다는 솔직한 토로에 오히려 신뢰가 간다. 핵심을 잘 정리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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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7-13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이 책 읽으셨군요!! 페미니즘 필독서라고 생각해요.
100자평 너무 완벽합니다^^

햇살과함께 2022-07-13 17:40   좋아요 4 | URL
네, 정말 필독서에요! 이론 책 많이 읽지 않아도 이해하기 쉽게 개념이 확장되게 설명해 주고요. 100자평 너무 짧아 표지가 너무 이쁜 것도 얘기 못했네요~ 표지도 너무 맘에 듭니다!
 

하지만 제퍼슨이 선언문에서 언급한 권리를 지닌 ‘모든 인간all men’이란 ‘모든 남성’, 특히 백인 남성만을 가리킨다. 제퍼슨이 말하는 ‘인간‘에는 노예나 북아메리카 토착민, 혹은 그 어떤 인종의 여성도 포함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혁명이 일어난 1789년에 선포된 인간과시민의 권리 선언」에서도 여성은 제외됐다. 하지만 이러한 배제에 반발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극작가 올랭프 드구주는 1791년,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선언」을 직접 작성해 발표했다(이는 2년 뒤, 그녀가 단두대에서 처형당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한편, 당시 영국에서 프랑스혁명을 유심히 지켜보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도 『여권의 옹호』를 썼다. - P43

"아름다움은 곧 여성의 권력이라는 가르침을 어릴 때부터 받아온 여성들은 정신을 육신에 맞추고, 반짝거리는 새장 안을 맴돌며 그 감옥을 치장할 궁리를 할 뿐이다." 하지만 여성은 남성 못지않게 이성적인 존재이며, 따라서 여성도 자연권을 타고난다. - P44

미국의 무정부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엠마 골드만은 "활동가라면 본디 그 성격이 불평등한 체제 내에서 더 많은 특권을 얻으려 하기보다체제 혁명을 옹호해야 마땅하다"라고 말하며 여성참정권 운동을 지지하지 않았다. - P45

그들은 권리 옹호를 향한 페미니스트 비판이 상대적으로 특권을 지닌 이들의 시각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즉, 이미 기본권이 잘 갖춰져 있는 서구의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 사는 백인 여성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이에 레이시는 이렇게 쓴다. "더욱 심한 억압을 받는 이들에게 권리의 언어는 여전히 열망과 이상향을 의미한다. 선행하는 정치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고 난 후에야 권리 개념을 해체할 수 있다." - P46

페미니스트는 그 이유 중 하나로, 법은 평등 대우 원칙에 기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풍조를 꼽았다. 이러한 경향은 여성이 남성과 ‘평등하게‘ 대우받기를 원하면 남성과 같아지라고 암묵적으로 요구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동일 임금과 관련한 법은 남성과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여성에게 법적 구제책을 마련해준다. 하지만이 법은 수많은 노동 시장에 만연한 성별 직종 분리는 다루지 않는다. 많은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이유는 정확히 남성과 같은 일을 하지 않아서다. - P47

18세기와 달리, 이 선언문은 서문에서 ‘남성과 여성의 평등권‘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16조에서 "가정은 사회의 자연적이고 기초적인 구성단위로,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말한다. 이 조항은 가정이 내부적으로 동질적이지 않고,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수십 년간 페미니스트가 지적해왔듯, 강제 노동부터 가정 폭력과 성폭력에 이르기까지 여성이 겪는 수많은 학대는 높은 비율로 가정 내에서 가족 구성원에 의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가정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의 의무와 ‘남성과 여성의 평등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의 의무 간에는 잠재적인 모순이 있다. - P50

법 이론가 캐서린 매키넌이 지적하듯, 젠더 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체계이지만 그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시도는 양쪽에서 공격받는다. 먼저, 만약 불평등과 억압의 형태가 문화마다 다르다고 본다면, 관련 국가는 ‘이질적인’ 문화 규범이라 판단되는 의무는 시행을 거부할 수도 있다. 이는 그토록 많은 국가가 결혼·이혼·상속·국적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서 계속해서 차별을 저지르면서도 "여성에 대한 모든 종류의 차별 철폐"를 목표로 하는 협약을 비준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젠더 불평등이나 억압의 형태가 문화를 불문하고 보편적이라 본다면, 그러한 억압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려 특정 국가가 그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만다. - P52

우리는 ‘행위성agency‘, ‘선택권‘과 더불어 ‘권리‘가 진공 상태에서 행사되는 것인 양 말하곤 한다. 현실에서 우리는 처한 조건에 따라 어떤 행위가 가능할 수도,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 P56

두말할 것 없이, 무슬림 여성의 말을 듣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특정 집단 여성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라는 요청으로 정치적 논쟁이 해결되는 일은 좀처럼 없다. 특정 집단 여성의 말을 듣다 보면 그들이 모두 한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같은 정체성을 공유한다고 해서 정치적 분석까지 같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종교적 권리를 지지하는 무슬림 페미니스트도 있고, 그에 반대하는 무슬림 페미니스트도 있다. - P58

‘권리’와 ‘평등’은 친숙한 주류 개념이지만, 보기만큼 간단치 않다 과거나 현재나 권리 개념이 페미니즘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도, 그조차 대국적으로 봤을 때 하나의 부분에 불과하다. 사회·문화·경제를 포함한 다른 분야의 변혁이 없다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여성의 권리는 현실에서 그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 P61

페미니즘적 관점이 지닌 한 가지 분명한 특징은 가족을 돌보는 것 또한 노동이라는 인식이다. 돌봄 노동은 그 대가로 돈을 받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 P64

페미니즘은 여성 간의 차이와 불평등을 다룰 줄 알아야 하며, 여성이 다른 여성을 착취하는 문제도 논할 수 있어야 한다. - P65

예를 들어, 우리는 빈곤 여성의 가사 노동을 착취하는 일이 부유한 여성만의 책임인 양 보이는 이유에 관해 질문해야 한다.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러한 거래의 막후에는 또 다른 당사자가 존재한다. 바로 집안의 남성이다. 부유한 여성이 빈곤한 여성을 착취하는 특정 행위는 가사와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된다. 만약 여성이 그러한 가사와 육아를 도맡고 싶지 않다면, 이를 대신해줄 사람을 찾는 것 또한 그녀의 책임이 되는 것이다. 여성이 다른 여성과의 계약으로 득을 보는 만큼 남성도 득을 본다(그렇지 않으면 남성은 여성과 함께 가사를 나누어서 하거나, 낮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남성은 착취자로 보이지 않는다. ‘그‘의 일을 대신 할 사람을 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P66

"돌봄 노동을 탈여성화해" 남성이 더 많은 돌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뿌리 깊은 사회 규범과 젠더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수 있다. - P70

‘남성 가장과 그에 의존하는 여성‘이라는 이 형식은 오늘날 사람들이 ‘전통적‘ 가족상 혹은 여성의 ‘전통적‘ 역할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았을 때, 이는 전혀 ‘전통적‘이지 않다. 심지어 보편적 행태도 아니었다. 그러한 형식은 단지 남성에게 잘 맞았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이해관계에도 들어맞았기에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게 됐다. - P73

하지만 ‘선택‘이라는 언어는 사실상 여성의 선택이 그들도 어찌할 수 없는 구조적 요인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감춘다. - P77

페미니스트가 보기에 개인 여성에게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왜 여성이 특정한 선택을 내리게끔 강요받는 방식으로 사회가 조직됐는지, 다른 방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혹은 만들어야 하는지 질문해야 한다. 노동에 관한 페미니스트의 논의는 대다수가 이러한 질문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지만, 또 다른 페미니스트는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 P78

OECD는 돌봄을 ‘탈여성화‘하자고 말하는데, 성별 간 진정한 평등을 이루려면 직장 근무에 따라붙는 가치와 인식을 ‘탈남성화‘하는 과정도필요하다. - P81

이러한 얘기를 꺼낸 이유는 시공간을 초월해 많은 여성이 공통으로 겪는 몇몇 경험들(예를 들어, 여성 대다수가 월경을 경험하고, 많은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다)이 생물학적 특성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가장 기초적이고 보편적인 경험(성별과 관련 없는 예시로 식사, 죽음 등이 있다)조차 항상 문화에 스며들어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여성이 월경이나 임신 같은 생물학적 과정을 실제로 겪어내는 방식은 그 과정 자체의 성질뿐만 아니라, 여성이 속한 사회에서 그러한 과정이 이해되고 다뤄지는 방식에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 P87

여성이 지녀야한다고 장려되는 특징은 여성의 열등한 사회 지위를 정당화하는 데 동원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 P90

우리는 천성이나 생물학을 ‘심오한‘ 것으로 여기고, 문화는 얄팍하고 피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오판이다. 문화 또한 ‘심오하다‘. 선구적인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말했듯, 사회적 존재가 형성되는 과정은 "자발적으로는 습득하지 못할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아동에게 강요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고도로 강압적인 과정이다. 수년간 많은 페미니스트는 아동이 태어난 순간부터 그들에게 젠더화된 시각, 사유, 행위를 강요하는 과정들을기록하려고 분투했다. - P93

이 장의 서두에서 살펴본 비성차별적 양육의 예시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부모들은 딸이 나무를 기어오르고 우주선 모형을 만들면 흐뭇해할지라도, 아들이 바비 인형을 사달라고 하면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다른 페미니스트는 이러한 차이 뒤에궁극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해준다. 이 부모는 여성성을 향한 편견 때문이 아니라, 남자답지 못한 소년이나 남성은 다른 남성의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남아의 특정 관심사나 행동을 저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남성이 다른 남성에게 하는 젠더 단속 행위는 남성에게 여성과다르게 행동하도록 요구하고,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위를 드러서는 위계 체제를 옹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 P103

「어떤 페미니스트는 이를 ‘포르노 문화’라고 명명한다. 이는 포르노가 그저 존재하는 것을 넘어서 정상화되어 문화적으로 만연한 사회를 일컫는다. 일부 페미니스트는 포르노 문화의 출현이 ‘강간 문화‘의 출현과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 또한, 그저 강간이 존재하는 것을 넘어서 강간을 정상화하고 가능케하는 문화를 가리킨다. - P113

제1 물결과 초기 제2 물결 페미니스트 모두 결혼은 합법적이고 점잖은 형태의 성매매에 불과하다고 봤다. 결혼 생활에서 여성은 경제적 부양을 받는 대가로 남편에게 성적 서비스와 가사 노동을 제공한다는 것이다(당시법에 따르면, 아내는 성관계를 거부할 수 없었다. 영국에서는 1991년이 되어서야 가정 내 성폭행이 범죄가 되었다). 과거에 성 노동자로 일했던 몇몇 이들이 캣 바냐드에게 말한 바에 따르면, 그들은 돈을 받고 성을 팔기 전부터 성이 교환 가능한 상품이라는 것을 이미 이해하고 있었다. 그중 한 여성은 자신의 섹슈얼리티는 자기 것이 아니며, "남성들이 내게 원하는 것이자, 내가 가치 있음을 느끼기 위해 남성들에게 주어야 했던 것"이라고 어린 시절부터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여성의 가장 중요한 권력은 성적 권력"이라는 점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이러한 이해는 교환의 조건이 착취적일 때만 문제가 되는 걸까, 아니면 성이 상품(살림, 돈, 권력, 자존감 등을 얻기 위해 여성이 남성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전락하는이성애적 계약이 본질적으로 문제인 걸까? - P121

비티그의 글보다 1년 앞서 발표된 「강제적 이성애와 레즈비언 존재」에서 시인 에이드리언 리치는 이성애를 단순히 선택지나 타고난 경향으로 봐서는 안 되며, 여성 대부분이 그 규칙을 따를 수밖에 없는 정치제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성애 금기는 양성 모두에게 적용됐지만, (레즈비어니즘뿐만 아니라 독신주의도 배제한 채 오로지) 이성애 관계에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은 결혼 생활에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여성에게 특히 더 무겁게 작용했다. 리치는 만일 여성에게 진정 자유로운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여성들은 서로를 선택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이성애를 강제하는 압박이 생겼고, 그에 저항하는 여성을 박해하게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P122

이들은 모두 여성이 타인의 쾌락이나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객체가 아니라 자율적인 성적 주체로서 대우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은 오로지 성 그 자체로 환원되거나 성적 용어로만 정의되는 일 없이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의 욕구를 중시해야 하고, 그들의 경계를 존중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가 기본적인 것으로 보일지라도, 지금도 여전히 무척 급진적인 요구다. - P125

많은 페미니스트는 다윈을 열렬히 지지했다. 모든 종種은 끊임없는 적응의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는 다윈의 생각은, 여성에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남성과 같은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그들의 믿음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인간의 유래』 속 다윈의 여성 폄하 발언을 접한 미국 페미니스트 안토이네트브라운 블랙웰은 다윈이 자신의 논리를 끝까지 고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성차의 내용이 무엇이건 간에, 이는 그 자체로 자연선택과 진화의 대상이어야 한다. - P129

페미니스트는 이러한 여성들을 다시금 글로 기록하는 작업 외에도 그들의 이름이 어떻게 삭제됐는지 묻기도 했다. 과학자의 경우, 여성의 업적을 함께 일한 남성에게 돌리는 ‘마틸다 효과‘(미국의 참정권 운동가이자 19세기에 이러한 현상에 관해 글을 쓴마틸다 조슬린 게이지 Matilda Joslyn Gage의 이름에서 따왔다)가 지속해서 발생한다. - P134

시몬 드 보부아르는 "남성은 [세상을] 그들의 관점으로 설명하면서 이를 절대적 진리인 양 착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페미니스트는 펜, 붓, 카메라를 드는 이가 누구인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는 성별이 여성일 뿐인 예술가 개인에게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요구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다른 관점, 즉 가부장적 전제와 기준에 대적하는 관점으로 세계가 재현되길 바라는 문제이기도 하다. - P138

남성은 행동하고 여성은 보여진다. 남성은 여성을 바라본다. 여성은 보여지는 자신을 본다. 이는 대부분의 남녀 관계뿐만 아니라, 여성이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도 결정한다. 여성의 내면에 존재하는 감시자는 남성이며, 감시당하는 이는 여성이다. 그렇게 여성은 자신을 객체로 바꾼다. 특히 시선의 대상으로, 하나의 광경으로 바꿔놓는다.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 P140

이러한 논쟁은 ‘제4 물결‘의 또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바로 젠더 정체성과 다양성에 관해 새로운 질문을 다룬다는 것이다. - P151

나는 젠더 없는 세상을 원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세상은 젠더가 억압적이거나 강제적이지 않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젠더를 표현하고 수행하며, 자기 정체성과 연관시킬 수 있는 세상이다. 나는 젠더가 고통스럽지 않고 즐거운 세상을 원한다.

로리 페니 - P153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구호의 의미 중 하나는 개인의 선택을 완전히 ‘자유로운 것’으로 볼수 없다는 것이다. 개인의 선택은 언제나 선택이 내려지는 맥락에 따라 형성되기 때문이다. 정체성과 선택을 둘러싼 현재의 논의에서도 알 수 있듯, 이는 페미니즘 그 자체에도 적용된다.
현재 페미니즘이 ‘유행‘이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티셔츠를 사는 것 이상의 의미에서 페미니스트가 되기란 절대 쉽거나 간단하지 않다고 앤디 자이슬러 같은 작가는 말한다. 그런데도 페미니스트는 왜 페미니즘을 하는 걸까? 한 페미니스트 단체에 이러한 질문을 던지자, 그들은 정치적 활동에 따르는 곤란함과 희생에 집중하기보다, 그것이 그들의 삶을 풍족하게 해주는 방식에 중점을 두어 대답했다. 그들은 페미니즘이 자신들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페미니즘은 그들이 다른 여성과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급진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을 약화하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했다고 말했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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