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예배당과 회관과 초록빛 운동장이 있고 수도원처럼 보이는 저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당신에게 그것은 예전에 다닌 이튼 고등학교나 해로 학교이고, 당신의 모교인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대학이며, 갖가지 기억과 무수한 전통의 원천입니다. 그러나 아서 교육 자금의 그림자를 통해서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에게는 교실의 탁자이고, 강의실로 운행되는 승합 마차이며, 자신은 교육을 잘 받지 못했음에도 병든 어머니를 부양해야 하는 코가 붉고 체구가 작은 여성이고, 옷을 사고 선물을 주고 어른이 되는 과정을 거치라고 받는 연간 50파운드의 용돈입니다. 아서 교육 자금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그것은 마술을 부리듯 풍경을 바꾸어버리기 때문에, 옥스퍼 - P179

드와 케임브리지의 고즈넉한 안뜰과 그것을 둘러싼 건물들이 교육받은 남성의 딸들에게는 종종 구멍 난 속치마라든가 차가운 양고기 다리, 그리고 외국으로 떠나는 임항 열차로 보입니다. 문지기가 그들의 면전에서 꽝 소리가 나도록 문을 닫아버리는 동안 말이지요. - P180

다행히도 ‘교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교육’ 항목에 해당되는 한 분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와 인간의 심리적 동기에 대한 이해로서 심리학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용어에서 과학에 대한 연상을 배제한다면 말이지요. 유사 이래로 1919년까지 우리에게 개방된 유일하고도 위대한 직업이었던 결혼을 통해서, 우리는 더불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인간을 고르는 기술에 있어 약간의 재주를 익혔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다시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양성은 여러 가지 본능들을 다소 공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쟁은 언제나 여성이 아닌 남성의 습관이었다는 것입니다. 타고난 습성이든 우연히 습득된 것이든 이러한 차이는 법과 관행으로 더욱 발전되어 왔습니다. 역사상 인간이 여성의 소총에 맞아 쓰러진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새와 짐승을 살해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당신들이었지요. 우리가 공유하지 않은 것을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 P181

만약 당신 직종의 남성들이 단결하여 어떤 것을 요구하고 "이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하지 않겠다."라고 말한다면, 영국의 법령은 집행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당신 직종의 여성들이 똑같이 한다면, 영국의 법령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겠지요. 우리는 같은계층의 남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력할 뿐 아니라, 노동 계층의 여성보다도 무력합니다. 만약 "당신들이 전쟁에 나간다면, 우리는 군수품 제조를 거부하거나 상품 생산을 돕지 않겠다."라고 노동하는 여성들이 말한다면, 전쟁을 수행하기가 심각할 정도로 어려워질 겁니다. 그러나 교육받은 남성의 딸들이 내일 모두 파업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공동체 생활이나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부분이 방해받는 일은 없겠지요. 우리는 국가의 모든 계층 가운데 가장 무력합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의지를 강행할 수 있는 무기기 없으니까요. - P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장 제인 오스틴의 겉 이야기(와 비밀 요원들)
4장에 이어 오스틴 <노생거 사원> <이성과 감성> <에마> <맨스필드 파크> <설득>

<맨스필드 파크>의 민폐 캐릭터인 노리스 이모에 대한 상당히 긍정적(?)인 해석이 새롭다. 백설공주의 계모에 대한 재해석과 맥을 같이 한다.

(*) 334-335페이지 연결 문장에서, 토마스 경이 노리스 이모의 제부인데 형부라고 잘못 나옴. 번역 오류인지?
—> 내가 읽은 민음사판은 노리스 이모가 첫째로 나오는데, 미리보기 가능한 현대문화센터 버전은 둘째로 나오네. 번역본마다 해석이 다른가요.

데이와 에지워스 같은 청중을 위해 쓴 『여성 작가를 위한 편지』를 통해 우리는 왜 마리아 에지워스가 자신을 여성 문인, 아버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인물, 아버지의 통제를 당연하게도 갈망하고 두려워했던 사람으로 만들지 않고서는 작가가 될 수 없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나는 무로 가라앉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무로부터 나를 건져주었다‘라고 마리아 에지워스는 속을 태운다. 이 걱정은 조지 엘리엇과 또 다른 책임감 강한 딸-작가가 표현했던 두려움의 섬뜩한 전조다. - P299

마리아 에지워스는 분명 그녀의 저자(아버지)가 없다면 자신은 존재할 수도 창작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동시에 우리가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불안‘이라고 불렀던 그 문제를 자신이 아버지의 펜인 것처럼 글을 씀으로써 해결했다. 마리아의 많은 계승자들(개스켈부인, 제럴딘 주스버리, 조지 엘리엇, 올리브 슈라이너)처럼 그녀도 두통에 시달렸는데, 아마도 이런 해결 방법이 수반하는 긴장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리아는 아버지의 편집 기술, 비평, 창의성만이 자신이 쉽사리 빠져드는 마음의 동요와 불안을 덜어주어 글을 쓰도록 이끌어준다고 확신했다. 이 점에서 마리아 에지워스는 『미들마치』의 도러시아 브룩을 닮았다. - P304

우리는 오스틴이 『노생거 사원』 이후 암묵적이고 반항적인 시각과 겉으로 드러낸 예의 바른 형식을 결합시키려고 애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오스틴은 마리아 에지워스를 본보기 삼아 자신을 위해 글을 쓰면서, 다른 여성들이 짊어진 가정적인 의무에 대한 도덕적 사회적 책임감을 고무시키는 방식으로 자신이 감히 펜을 든 것을 정당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스틴이 죽은 이후 그녀의 친척들은 마리아의 아버지인 에지워스와 똑같은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오스틴은 (여성은 항상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거부할 필요가 있다는) 자기 이야기가 품고 있는 억압 덕분에 역설적으로 자신이 여자 주인공의 운명으로 규정하고 옹호한 감금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에밀리 디킨슨처럼 오스틴 자신도 마침내 나는 ‘가능성 속에 살고 있다- / 산문보다 더 아름다운 집에서-‘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P307

동시에 우리는 오스틴 자신이 이 겉 이야기 아래에서 ‘모든 것을 수행하는 모습을 본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듯 오스틴은 자신의 모든 ‘오류 없는 분별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독자들을 자극하여 ‘그곳에 없는 것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말괄량이 길들이기‘ 유의 성차별주의적인 이야기는 오스틴 자신의 자아분열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압지‘나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덮개를 제공해준다. 의심할 바 없이 여자는 남성적 가치에 숙녀답게 순종하고 동의해야 한다고 인정하는 이런 유용한 플롯을 통해 오스틴은 여성의 주장과 표현에 대한 자신의 불안을 상기 - P309

시키고, 이 불안은 여자인 자신이 작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오스틴의 의심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오스틴은 자신의 딜레마에서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 점하는 지위와 여성으로서 짊어진 임무 사이의 모순에 붙잡힌 채 분열을 경험하는 모든 여성의 딜레마를 묘사한다. - P310

여성의 창의성이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오스틴의 문제의식으로 처음 등장하는 작품은 「레이디 수전이다. - P310

왜냐하면 레이디 수전과 프레더리카의 관계는 교활한 여왕과 천사 같은 의붓딸 백설 공주의 관계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레이디 수전은 거의 편집증적으로 딸에 대한 증오에 사로잡혀 있다. 딸은 자아의 확장이자, 사회추방의 위험을 무릅쓰고 파괴하거나 초월하려고 애쓴, 피할수 없는 여성성의 투사물이기 때문이다. 소설 말미에서 레이디 수전은 불가피하게 사회적으로 추방당한다. 어머니와 딸이라는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좀 더 후기의 소설에서 자매로 변형되어 다시 나타난다. 이는 오스틴이 어떻게 두 사람이 가능한(어떤 면에서 똑같이 매혹적이지만 동시에 상호 배타적인) 선택 중 하나를 구현했는지 고려해보고자 했기 때문이며, 때로는 분리된 자아의 두 가지 면이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 P311

「레이디 수전」에서는 상상력이 마키아벨리적 악과 관련된다면, 『이성과 감성』에서 상상력은 자기파괴와 밀접하다. - P312

특히 『이성과 감성』은 읽기 매우 고통스러운 소설이다. 오스틴 자신이 메리앤의 성실성과 자율성에 이끌리면서도 엘리너의 예의바른 허위와 내성적이고 겸손한 침묵에도 동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엘리너의 작품이 병풍의 그림으로 묘사되는 것은 매우 적절하다. - P313

그러나 오스틴만큼 철저하게 에마를 벌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점에서 에마는 상상력이 풍부한 다른 소녀들을 닮았다. 모든 여자 주인공들은 굴욕감을 느끼고 창피당하며, 심지어 위협을 받음으로써 분별력을 획득하기 때문이다. - P315

오스틴의 자아분열(상상력의 매혹과 그것이 비여성적이라는 인식에서 오는 불안)은 자신을 자유로운 주체로 경험하는 사춘기 이후에는 대상이라는 지위를 받아들여야 하는) 모든 여성에게 고유한 딜레마에 대한 의식을 드러낸다. 시몬 드 보부아르 - P319

는 오스틴의 모든 여자 주인공들이 묻는 질문을 이렇게 표현한다. ‘내가 단지 타자로서만 성취를 이룰 수 있다면, 어떻게 나의 에고를 포기하게 되는 것일까?‘ 에마처럼 오스틴의 여자 주인공들은 사춘기적 에로티시즘, 상상적 육체적 활동을 여성다운 억제와 생존과 양립할 수 없는, 오히려 그것을 넘어서는 활력으로 보게 된다. ‘그녀가 얼마나 부적절하게 행동했는가. […] 그녀의 행위는 얼마나 사려 깊지 못하며, 얼마나 버릇없고, 얼마나 비합리적이며, 얼마나 무정했는가! 어떤 맹목과 어떤 광기가 그녀를 그렇게 내몰았던가!‘ [3부 11장] 자신의 무력함을 의식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하는 것은 항상 굴욕적이다. 그것은 자신의 위치가 권위를 부여받지 못하고 그저 한 명의 인물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재능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자기 자신을 부인하면서 말 없는 자신의분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치욕스럽게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기주장, 상상력, 재치는 자기를 정의하는유혹적인 요소다. 이런 요소는 각각의 여자 주인공들로 하여금자신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거나 지배했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지배당하는 운명을 감수해야 하는 여성에게 이것은 매우위험한 환상임이 증명되면, 여자 주인공은 겸손, 과묵, 인내의이점들을 배워나간다. - P320

동시에 오스틴은 여자 주인공들이 ‘광기‘라고 불렀던 주체성을 그들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더욱이 생기발랄한 자매와 조용한 자매의 상보성은 여성의 상황에 대한 이 두가지 부적절한 대응이서로 분리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 P321

모든 여성이 세상을 향해 자기주장을 하고 싶은 욕망과 가정이라는 안전한 곳으로 숨고 싶은 서로 대립되는 욕망(말과 침묵, 독립과 의존)으로 분열해 있을지라도, 오스틴은 이런 심리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암시한다. - P321

오스틴이 가장 주의 깊게 이 이중성의 대가를 탐색한 『맨스필드 파크』(1814)에서 우리의 성숙한 작가는 여성에게 매우 흔한 심리적 분열이 재통합될 수 없을 때 어떻게 그것이 전면적인 파편화로 폭발할 수 있는지 극화한다. 오스틴의 소설 중 이소설만큼 자아와 타자의 갈등으로 개인이 정신분열을 일으켜 파편화될 가능성을 민감하게 묘사한 작품은없다. 오스틴은 이 소설에서 자신의 재능에 대해 가장 격심하게 갈등을 겪는 듯하다. - P323

여자 주인공들이 복종하는 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스틴은 소설에서 자신의 이중적인 인식, 즉 자기주장과 반항의 즐거움을 폭로하면서도 온순함과 자제를 주장하는 이중적인 인식을 성공적으로 견지한다. 실제로 오스틴 소설의 희극은 그녀의 예술적 자유와 인물들의 의존성 사이에 흐르는 긴장을 탐색한다. - P331

이 사나운 여자는 책의 끝에서도 길들여지지 않은 채 여전히 말하고 있는데 아마도 끝까지 결코 길들여질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전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여자에 대한 찬양을 정당화하려는 듯, 오스틴은 노리스 이모에게 지속적인 추진력을 부여하는 플롯을 구성한다. - P336

노리스 이모는 비록 비난받는 인물이었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기쁘게도 오스틴 시대의 사람들이 가장 격찬하며 즐거워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노리스 이모는 『맨스필드 파크』에서 가 - P336

장 기억할 만한 목소리 중 하나다. 그녀는 백설 공주의 계모인 부산하고 교활한 여왕을 닮았을 뿐 아니라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에 나오는 밤의 여왕과도 닮았다. 오스틴 소설의 모든분노에 찬 귀족 과부들은 남성 신의 계몽적 이성을 위협하며, 남성 신은 결국 여성의 섹슈얼리티, 변덕, 수다의 힘을 추방함으로써만 여자 주인공을 얻는다. 밤의 여왕이 여전히 격렬한 저항의 노래를 열광적으로 부르면서 무대 뒤로 사라지는 <마술피리>처럼, 노리스 이모 같은 여자들은 결코 완전히 억압될 수 없다. 『이성과 감성』에서 멸시당하는 페라스 부인이 좋은 예다.
엘리너 대시우드는 소설이 끝날 때까지 자신을 속여왔던 이기적인 남자가 벌 받기를 바라기만 하지만, 페라스 부인은 가차없이 징벌을 가한다. 가부장적 상속권에 간섭함으로써 페라스부인은 엘리너가 중시하는 형식이 임의적인 것임을 증명한다. 비록 『이성과 감성』은 메리앤과 엘리너 같은 젊은 여성들이 남성 보호자를 찾고 사회의 강력한 인습에 복종해야 한다는 명백한 메시지로 끝날지라도, 페라스 부인과 그녀의 피보호자인 교활한 루시 스틸은 여성들 자신이 억압의 대리인, 인습의 조정자로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증명한다. - P337

자신의 플롯이 암시하는 의미를 재검토하려는 듯, 오스틴은 『설득』에서 권위에 대한 복종과 삶의 이야기에 대한 포기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색한다. - P342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앤의 말은 ‘변덕‘에 대한 남자의 비난이 가부장적 문화가 부여한 이미지에 가둘 수 없는, 억압할 수없는 여성의 내면에 대한 공격임을 상기시킨다. 비록 앤은 차마 ‘말해서는 안 될 것을 말해‘ [2부 11장] 자의식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이들 이미지에 의해 억압당하고 있고, 단지 『준남작 명부』를 『해군 목록』(여자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 책)으로대체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앤은 여전히 여성의 주체성에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최고의 본보기다. 앤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 위해 자신의 친구들이 만들어놓은 죽은 자아를 해체했을 뿐만 아니라 자아와 자신의 과거를 재검토하고 재평가한다. - P348

웬트워스가 첫 반응으로 펜을 떨어뜨리는 장면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러고 나서 웬트워스는 조용하게 하빌 대위를 위해 일하는 척하며 앤에게 청혼서를 쓴다. 그는 방을 떠나기 전에 앤에게 말없이 청혼서를 건넨다. 반갑지 않은 방해를 받을까 봐 경계하면서 화이트하트 여관의 공용 응접실에서 편지를 쓰고, 진정한 의도를 감추기위해 다른 편지를 일종의 압지로 사용하는 웬트워스 대위의 모습은 오스틴 자신과 겹쳐진다. - P349

그들 모두 자신들이 여성적인 온순함을 회피하고 보류할 때, 한편으로는 몽유병으로 빠지지 않게 하고 또 한편으로는 자멸하는 그들이 오염되어 비속함으로 빠지지 않게 해주는, 이중적으로 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P355


댓글(7)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11-12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얄미운 노리스부인! 그런데 생활력으로 따지면 뭐 최고겠더라구요. ㅎㅎ

햇살과함께 2022-11-12 22:41   좋아요 1 | URL
저도 너무 얄미워서! 제가 젤 싫어하는 인간 타입이라 ㅎㅎ 옆에 있음 엄청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요~

2022-11-13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3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3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11-13 12:52   좋아요 0 | URL
제 댓글이 좀 헷갈리는 것 같아 수정했어요~
민음사판은 첫째 현대문화센터판은 둘째입니다^^

2022-11-13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3기니 다시 읽기

그러나 당신의 편지처럼 대단히 주목할 만한 편지를 답장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인간의 서신 교환 역사상 유례없는 편지였으니까요. 언제부터 교육받은 남성이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어떻게해야 할지 여성의 견해를 물어보았습니까? 그러니 그 답을 시도해 보기로 합시다. 비록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라하더라도 말이지요. - P17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2-11-12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민음사판에는 3기니가 자기만의 방과 같이 들어있군요. 저는 솔출판사걸로 가지고 있어서 각각 따로 2권입니다. ㅎㅎ

햇살과함께 2022-11-12 22:46   좋아요 1 | URL
저는 읽기전에 <자기만의 방>이 500페이지인 줄 알았어요. 근데 달랑 170페이지. 분량도 더 많은 3기니도 제목에 같이 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는 3기니는 민음사 북클럽 특별판으로 읽었는데 말입니다. 덕분에 재독하고 있지만요.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나를 수렁에서 건져줄적어도 내가 수렁에 빠져있음을 깨닫게 해줄한두 명의 좋은 인연이나 한두 번의 좋은 기회가 필요한 것 같다(나에게는 어떤 인연이나 기회가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고약한 친형 밑에서 모멸감을 견디며 일하던 무일푼의 윌리엄에게 헌스던 씨가 필요했듯잠재력을 펼치지 못하고 있던 프랜시스에게 윌리엄은 그런 사람이다물론 그런 인연이나 기회를 발판으로 원하는 직업을 쟁취하고 재력을 형성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가꾸는 것은 그들의 성정과 노력과 분별심과 독립심과 상호존중이 있었기 때문이다.


샬럿 브론테는 남성 주인공에게 우울증과 여성적인 부드러움을여성 인물에게 남성적인 기질과 일종의 폭력성을 부여하여 그 당시 성별 관념을 뒤집고윌리엄의 아내가 된 프랜시스를 통해 결혼 이후에도 독립적인 자기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희망찬 여성상을 창조한다또 마지막에 잠깐 언급된 헌스던 씨가 결혼하고 싶었던 여성에 대한 언급을 통해 – 그 당시 가능하지 않았을 – 가부장제 남성 중심 사회의 사슬을 벗어난 여성의 삶에 대한 이상향, 상상력을 발휘한다.


윌리엄의 성격처럼 차분하고 잔잔한 인생이 펼쳐지는 책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 속에 내가 파악하지 못한 더 많은 꿈틀거림이 있겠지.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같이 보면서 숨겨진 장치들을 확인해 봐야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2-11-08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교수를 읽고 글을 썼는데, 햇살과함께 님 글 보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도 읽으시기에 반가워서 친구 신청했습니다. 반갑습니다 :)

햇살과함께 2022-11-08 22:38   좋아요 1 | URL
수하님 저도 반갑습니다^^ 여성주의 책 읽기 열심히 하시는 멤버이시죠! 부지런히 같이 읽어볼게요^^

바람돌이 2022-11-08 2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자꾸 다락방 책 이야기가 올라오니까 저도 막 다락방 읽으면서 19세기 여성작가들 책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일단은 11월에 여성작가들 책 최대한 읽고 12월에 다락방 읽을 계획이었는데 말이죠. ^^

햇살과함께 2022-11-08 22:43   좋아요 2 | URL
다락방 들고 다닐수가 없어서 10월부터 시작했으나 주말에 놀러다니느라 진도가 영~~ 퇴근하고 저녁에 틈틈이 읽어야 완독할 수 있을것 같아요:;; 바람돌이님은 12월에 시작하셔도 가능하실거에요!
 

한 주간의 휴가가 물 흐르듯 지나갔고 우리는 다시 일에 착수했다. 아내와 나는 우리가 일하는 사람들이고 노력해서 빵을 벌어야 할 운명이며 아주 부지런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참으로 진지하게 일을 시작했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철저히 일로 짜여 있었다. 우리는 아침 8시에 헤어져서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매일의 소란스럽고 바쁜 나날들을 그토록 달콤한 휴식에는 견줄 수가 없었다! 기억 속을 들여다보면 그 작은 거실에서 보낸 저녁 시간이 과거 저물 녘의 이마를 둘러싸고 있는 길다란 루비끈처럼 보인다. 세공한 보석처럼 늘 그대로의 모습이었지만 그것은 하나하나 찬란하게 타오르는 보석이었다. - P323

이 크림즈워스 부인은 어떤 의미에서는 아주 다른 여자가 되었고 어떤 의미에서는 여전했다고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그녀는 너무나 달라져서 나는 내게 아내가 둘인가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결혼할 때 그녀의 본질적인 능력은 이미 드러났지만, 그것은 여전히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다른 능력이 힘차게 튀어나와 가지를 멀리 뻗고 나무의 외적인 특성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단호함과 활동성과 모험심은 빽빽한 잎사귀와 시적 감수성과 열정으로 덮여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거기서 꽃은 피어났고, 늦된 성장과 가혹한 자연의 심술 아래에서도 순수함을 유지했으며 이슬을 머금고 있었다. 아마도 이 세상에 그런 꽃이 있다는 비밀을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겠지만, 이 꽃들은 내게 언제든지 더없이 훌륭한 향기를 뿜어 주었고 찬란하고 품위 있는 아름다움을 선물로 주었다. - P327

「이 여자가 당신이 결혼하고 싶지만 할 수 없었던 사람인가요?」
「분명 결혼하고 싶어했지, 그리고 <하지 않았다>는 건 <할수 없었다>는 데 대한 증거겠지.」
그는 이제 프랜시스가 쥐고 있는 그 조각상을 다시 손에 넣고는 감추어 버렸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코트로 가리고 단추를 채운 뒤 그는 프랜시스에게 물었다.
「루시아가 한때 분명 사슬에 매여 있었지만 그걸 끊어 버렸다고 확신해요.」 이상한 대답이었다. 결혼의 사슬이라는 뜻은 아니고요.」 그녀는 잘못 알아들을까봐 걱정했는지 말을 정정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어떤 종류의 사회적인 사슬이란 말이었어요. 그 얼굴은 견디기 힘든 구속 아래에서 어떤 격렬하고 가치 있는 능력을 얻어 내기 위해 노력했고 그일에 성공하고 승리한 사람의 얼굴이에요. 루시아의 능력이 자유로워졌을 때, 그 능력이 넓은 날개를 활짝 펴고 그녀를보다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갔다고 확신해요.」
「어디보다요?」 헌스턴이 물었다.
「당신이 따를 수 있는 <관습>보다 더 높은 곳.」
「아주 짓궂어졌어요, 무례하시구먼.」
「루시아는 무대에 당당히 섰어요.」 프랜시스가 계속했다.
「당신은 그녀와 결혼하는 것에 대해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고요. 당신은 그녀의 독특함과 대담함, 몸과 정신의 에너지를 찬양했겠죠. 그녀의 자질, 그게 뭐든지 간에, 노래든 춤이든 연극적 표현이든 당신은 그걸 좋아했어요. 그녀의 아름다움을 숭배했고 그 아름다움은 당신 자신의 마음이 동하는 그런 종류였어요. 하지만 그녀는 당신이 아내로 삼을 생각도 하지 않는 그런 영역을 가득 채웠어요. - P3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