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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평점 :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아직 이 책 이름을 완전하게 외우지 못함;; 자꾸 페미니즘 문학의 어쩌구~
한다;;) 1장에 나오는 [19호실로]를 읽기 위해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도리스 레싱은 15년 전에 <런던
스케치>를 읽었(다고 나의 기록이 말하고), 그 몇 년 후 <다섯째 아이>를 읽고 10년만에 이 책으로 읽게 되었다. <런던 스케치>도 단편집인데, 물론, 당연하게,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섯째 아이>는 너무 강렬한 내용이라서, 대략적인 내용이나마 머리 속에 남아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게는(그 당시 둘째가 돌이 안된 아기였다), 충격과 공포! <다섯째 아이>의 충격이 너무 커서인지 도리스 레싱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은 듯하다....
<19호실로 가다> 이 책도 첫 단편부터 만만치 않다. 첫 두 단편인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 [옥상 위의 여자]에 나오는 찌질남들 때문에
짜증으로 시작하게 된다. 지들이 처한 능력적 한계, 환경적 제약 등을, 자기의 작업(?)을 받아주지 않는 여성에게 이입하고, 여성을 정복하고자 하고, 모욕하고자 하는 찌질남들. 현실에 많을 것 같아 더 우울해진다. 이 짜증 때문에 리뷰도 쓰기
싫다는 (변명이)…
[19호실로]는 겉으로는 잘못된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단란한 중산층 가정주부인 한 여성이 파국에 이르는 이야기다. 초반에 수전과 매슈가 결혼을
하고, 네 아이를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에서 <다섯째 아이>가
생각났다. 이 단편 <다섯째 아이>의 모티브 인가.
읽으면서 내가 수전이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결혼과 출산에 관계없이 계속 일을
하고 있지만, 만약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당연히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시대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나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때도 나에게 책이
위로가 되었을까.
그러면서도, 자꾸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말하게 되는 나란 사람은 저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가. 자꾸 왜냐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묻게 될 것 같고, 아니 수전의 남편처럼 묻고 싶지 않을지도. 수전, 친구 없어요. 수전, 하고
싶은 일 없어요. 수전, 좋아하는 일 없어요. 수전, 가정부도 있는데 아이들도 컸는데 나가서 재밌게 놀아요.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산책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그러면 안되요.
그녀를 파국으로 이르게 한 남편을 원망하게 된다. 왜 그녀가 스스로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주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