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성 을유사상고전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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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 다 읽었다!!! 일단 오늘은 책을 덮고. 대천재 보부아르님과 눈알 빠지게 읽느라 고생한 나에게 축배를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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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3-18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축하드립니다 👏👏👏

보부아르님과 축배를 들 자격이 충분하십니다 😉

햇살과함께 2023-03-18 19:24   좋아요 2 | URL
축배 중입니다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3-18 16: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시절 완독한 후, 딸 데리고 동네 카페 가서 치즈가루 왕창 뿌려진 크로플 먹었었어요^^
오늘은 축배를 들어도 됩니다♡

햇살과함께 2023-03-18 19:25   좋아요 2 | URL
오 저도 내일은 맛난 디저트 먹어야겠어요~!

페넬로페 2023-03-18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햇살과함께님!
완독 축하드려요.
축배 즐기시고요~~
저도 열심히 달릴께요^^

햇살과함께 2023-03-18 19:2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도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3-03-18 17: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1등??!! 축하드립니다~~ 저도 열심히 따라가야겠어여 ㅠㅠ

햇살과함께 2023-03-18 19:26   좋아요 1 | URL
괭님 바쁜 틈을 타 ㅎㅎ 감사합니다^^

서곡 2023-03-18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드디어~~~ 저도 분발하겠습니다 ㅎㅎㅎ

햇살과함께 2023-03-18 19:26   좋아요 1 | URL
서곡님은 다양하게 깊게 읽으시니! 화이팅입니다~!!

그레이스 2023-03-18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축하드려요
그 기분 여기까지 전달되네요~~

햇살과함께 2023-03-18 23:43   좋아요 1 | URL
ㅎㅎㅎ기분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제2권
제4부 해방을 향해
14장 독립한 여자

리처드 라이트 <블랙 보이>

결론

해제 - 이정순

여자가 남자에게서 경제적으로 해방된다고 해서 남자의 상황과 같은 정신적·사회적·심리적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가 직업에 종사하고 또 거기에매진하는 방식은 그녀 삶의 전체적 형태를 통해 구성된 상황에 달려 있다. 그런데 성인의 삶에 접근해 가는 과정에서 그녀 뒤에는 소년과 같은 과거가 없다. - P929

독립적인 여자는 체념보다는 투쟁을 택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명백하다. 모든 살아 있는 문제는 죽음 속에서 침묵의 해결책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살려고 애쓰는 여자는 자기의 의욕과 욕망을 땅에 묻어 버린 여자보다 더 분열되어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에게 후자를 모범으로 제시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오로지 남자와 비교함으로써만 자기가 불리해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 P934

때로 남자가 헌신적인 종복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루이스George Henry Lewes(1817~1878)는 조지 엘리엇George Eliot(1819~1880)의 곁에서 보통은 아내가 봉건 군주적 남편 주위에 만들어 내는, 좋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 P942

여자가 이제껏 직업적으로 어떤 것을 이루었나를 판단하고 그것에 따라 여자의 미래를 예견하려 할 때, 이러한 사실들 전체를 시야에서 놓쳐서는 안 된다. 여자는 요동치는 상황의 한가운데서 전통적으로 여성성에 연루된 임무에 여전히예속된 채 직업에 임한다. 객관적인 환경도 여자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적대적이거나 적어도 경계하는 사회를 가로질러 길을 내려는 신참자가 되는 것은 언제나힘든 일이다.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1908~1960)"는 『블랙 보이 Black Boy에서 미국의 젊은 흑인에게는 야망이 출발부터 얼마나 가로막혀 있는지, 백인들에게는겨우 출발점에 불과한 그런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 그가 어떤 투쟁을 지속해야 하는지 보여 주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로 온 흑인들도 여자들이 만나는 어려움과 유사한 어려움을 자신의 내부에서나 외부에서나 - 겪고 있다. - P946

결혼했거나 혹은 편안하게 부양받는 여자 친구를보면 홀로 성공을 확보해야 하는 여자는 유혹을 받는다. 그녀에게는 자기가 임의로 가장 어려운 길을 도맡은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고 자문한다. "내가 모든 것을 내 머리에서짜내야만 한다고 생각할 때면 말이에요 정말!" 가난한 어린 여학생은 분연히 나에게 그런 말을 하였다. 남자는 절박한 필요성에 복종한다. 여자는 부단히 자기의 결심을 새롭게 일신해야만 한다. 그녀는 자기 앞에 하나의 목표를 곧게 세우고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서그녀의 걸음걸이는 소심하고 불확실하다. 내가 이미 말했듯이, 앞으로 나아가면 갈수록 그녀는 그만큼 더 다른 기회를 놓쳐 버린다. 유식하고 지성적인 여자가 됨으로써 일반적으로 남자들 마음에 들지 않게 된다. 아니면 지나치게 성공해서 남편이나 애인에게 모욕감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그녀는 그만큼 더 우아하고 경박하게 보이려 전념할 뿐만 아니라 자기 도약을 억제한다. - P947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서 오늘날의 여자에게 없는것은 무엇보다도 자기를 잊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를 잊으려면 우선 지금부터라도자기를 발견했다는 것을 단단히 확신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자들 세계에 이제막 들어온 신참자로서 남자들의 지지를 별로 받지 못하는 여자가 아직도 자기를찾는 데 너무 몰두해 있다. - P951

훨씬 더 흥미로운 여성 소설가들은 이 불공정한 사회를 규탄했던 반란자들이었다. 권리 주장의 문학은 강렬하고 진솔한 작품을 낳을 수있다. 조지 엘리엇은 반항 속에서 빅토리아조 영국의 세밀하고 극적인 이미지를 끌어내었다. 하지만 버지니아 울프가 지적한 것처럼 제인 오스틴이나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은 외적 속박에서 해방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헛되이 낭비해야만 했다. 그래서 큰 역량의 남자 작가들이 출발점으로 삼는 단계에 조금은 숨 가쁘게 도달했다. 그녀들에게는 자기들의 승리를 활용하고 또 자기들을속박하는 밧줄을 모두 끊어 낼 충분한 힘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예를 들면, 스탕달의 아이러니나 거침없는 태도, 태연한 솔직함은 그녀들에게서 발견되지 않는다. 그녀들은 또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 같은 작가들의 풍부한 경험도 없다. 그 때문에 『미들마치』 같은 아름다운 작품도 『전쟁과 평화』에 필적하지 못한다. 『폭풍의 언덕』은 위대한 작품이지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영향력을 따르지 못한다. - P960

한 작가가 나에게 "여자들은 결코 변명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충분히근거 있는 말이다. 여자들은 이 세계를 탐색할 허가를 받았다는 데 완전히 감탄한 나머지 세계의 의미를 발견하려는 노력 없이 단지 그 명세 목록만을 작성한다. 때로는 주어진 것을 관찰하는 데에 그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녀들은 뛰어난 리포터가 된다. 어떤 남자 기자도 인도차이나와 인도에 관한 앙드레 비올리스Andrée Viollis(1870~1950)의 증언을 능가하지 못했다. 그녀들은 분위기와 인물들을 묘사할 줄 알고, 인물들 간에 미묘한 관계를 지적할 줄 알며, 그 인물들의 영혼의 은밀한 움직임을 독자들에게 느끼게 할 줄 안다. 윌러 캐더, 이디스 워튼, 도로시 파커, 캐서린 맨스필드는 날카롭고 차이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개인과 풍토와 문명을 상기시켜 주었다. 히스클리프처럼 설득력 있는 남자 주인공을 창조하는 데 성공하는 여자는 드물다. - P961

어떤 여자도 『심판이나 『모비딕』이나 『지혜의 일곱 기둥』과 같은 작품을 쓰지 못했다. 여자들은 인간의 조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제야 겨우 그것을 전부 받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녀들의 작품에 일반적으로 형이상학적 반향과 블랙 유머가 빠져 있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여자들은 세계를 괄호 속에 넣지 않고, 세계에 질문을 제기하지 않으며, 세계의 모순을 고발하지 않는다. 즉, 세계를 고지식하게 받아들인다. 물론 다수의 남자도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여자가 초라하게 보이는 것은 ‘위대하다‘고 불릴 만한 몇 명의 드문 예술가들과 비교할 때다. 여자를 한계 짓는 것은 운명이 아니다. 어째서 여자에게는 가장 높은 정상에 도달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는지 - 왜 앞으로도 당분간은 주어지지 않을 것인지 - 그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P962

결국 모든 인간이 성의 차이를 넘어서 자기의 자유로운실존의 험난한 영광 속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가능할 때, 비로소 여자는 자기의 역사, 문제, 의구심, 희망을 인류의 그것과 융합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비로소 여자는 자기의 삶과 작품에서 인격뿐만 아니라 현실 전체를 드러내 보이려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가 인간이 되기 위해서 싸워야 하는 한 창조자는 될 수없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거니와, 여자의 한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내세워야 할 것은 그녀의 상황이지 신비스러운 본질이 아니다. - P965

역사적 사실이 영원한 진리를 명확하게 규정한다고 간주할 수 없다. 상황은 변화하기 때문에역사적 사실도 역사적으로 나타나는 한 상황을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다. 천재적인 작품 - 혹은 그저 작품 하나 - 을 완성할 모든 가능성이 여자들에게 거부되어있었는데, 어떻게 여자들 가운데 천재가 있을 수 있겠는가? 예전에 오랜 역사를지닌 유럽은 예술가나 작가를 한 사람도 배출하지 못한 미국인들을 야만적이라고 한껏 경멸했다. 이에 대해 제퍼슨Thomas Jefferson(1743~1826)은 요컨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에게 우리 존재의 정당성을 증명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존재하도록 놔 두어라." 단 한 명의 휘트먼 멜빌도 낳지 못했다고 흑인을 비난하는 인종주의자들에게 흑인들도 같은 답변을 하고 있다. 프랑스의 프롤레타리아도 라신이나 말라르메의 이름에 대적할 수 있는 어떤 이름도 내세우지 못한다. 자유로운 여자는 이제 겨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녀가 자기의 한계를 극복하는 날에 아마도 랭보의 예언은 정당하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다. "시인들이 생겨날 것이다! 여자의 끝없는 노예 상태가 무너질 때, 여자가 자기를 위하여 자기의힘으로 살아가게 될 때, 남자 - 지금까지는 가증스러운 - 가 여자를 해방하게 되므로 여자도 역시 시인이 될 것이다! 여자는 미지의 것을 발견할 것이다. 여자의 ‘정신세계‘가 우리 남자의 정신세계와 다를 것인가? 여자는 기이한, 불가해한, 혐 - P966

오감을 일으키는, 감미로운 것들을 발견할 것이고, 우리는 그것들을 취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여자의 ‘정신세계‘가 남자의 그것과 다를지는 확실하지 않다. 왜냐하면 여자는 남자의 정신세계에 동화함으로써 해방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어느 정도로 독특하게 남아 있을지, 이러한 독특함이 어느 정도로 중요성을간직하게 될지 알기 위해서는 매우 담대한 예견을 시도해야만 할 것이다. 확실한것은, 지금까지는 여자의 가능성이 억압되어 인류에 손실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야흐로 여자 자신을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여자가 마침내 모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할 때라는 것이다. - P967

남자들이 처음에 무슨 이유로 여자들을 예속시켜 왔는지는 앞에서 이미 본 바와 같다. 여성성의 가치 하락은 인류 진보에 필요한 한 단계였다. 그러나 그 단계에서 양성의 협력이 일어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 P974

"인간과 인간의 직접적·자연적·필연적 관계는 여자와 남자의 관계다"라고 마르크스는 말했다. "이런 관계로부터 남자가 어느 정도까지 자기 자신을 종으로서의 존재, 즉 남자로 이해했는지를 알 수 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인간과 인간의 가장 자연적인 관계다. 그러므로 남자의 자연적 행동이 어느 정도까지 인간적인 것이 되었는지, 혹은 인간 존재가 어느 정도까지 그 자연적 존재가 - P987

되었는지, 그의 인간적 성격이 어느 정도까지 그의 본성이 되었는지가 그 관계에서 나타난다."
누구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주어진 세계의 한가운데에서자유의 지배가 승리하도록 하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권한이다. 이 숭고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여자와 남자가 그들의 자연적 차이를 넘어 우애를 분명하게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 P988

1. 여성 주체의 타자화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인간관에 근거해 인간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모든 인간은 무한히 열려 있는 미래를 향해 초월하는 존재이며, 이 초월의 행동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구현하는 자유로운 존재다. 초월이란 주체가 시간의흐름에 자신을 수동적으로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성 속에서 적극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실현함으로써 자신을 자유로운 존재, 즉 자유로 확립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주체의 자유는 자유를 향한 부단한 자기 초월의 갱신과 반복에 의해서만 완성될수 있다. - P991

보부아르는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원용해 인간관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간 상호 관계에서 각각의 의식은 다른 의식 앞에서 자신을 주체로서 확립하려 하고, 상대방을 비본질이자 객체로 규정하려 한다. 다만, 다른의식도 상대방에게 같은 주장을 대립시키고 자기 자신을 주체이자 본질로 환원시킨다. 이처럼 의식들은 서로 대립하면서 그들 각자의 상대성을 발견하고, 그들 관계의 상호성, 즉 상대방 앞에서 주체인 동시에 객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인간관계의 상호주체성의 진실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남녀 간에 이 상호성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것이 보부아르의 주장이다.
따라서 상호주체성이라는 인간관계의 진리가 현실의 젠더 관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곡되어 작동하는지에 대한 여성의 상황을 규명하고, 다음으로 여성이 타자의 상황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어떻게 주체이자 본질로되돌아갈 수 있는지 그 조건과 가능성을 밝히는 것이 『제2의 성』의 전체적 내용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 P992

보부아르는 여자에게 타자로 살도록 강요하는 남성 중심의 세계를 단죄함과 동시에 자신의 자유를 완성하여 스스로 자기 존재를 책임지는 것을 회피하는 여성 주체에 대해서도 윤리적 엄격성을 보여 준다.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가 지속되는 것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상황에 관한 보부아르의 분석과 비판은 일관되게 이 두 층위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보부아르와 함께 확인한 이런 비대칭적이고 불평등한 젠더 관계, 즉 남자에 대한 여자의 복종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보부아르에 의하면 애초에 남자가 자기의 우월성을 여자에게 강요하는 데 성공했으며, 여자는 유사이래 남자에게 내내 종속되어 있었다. 앞서 인용한 것처럼 여자의 종속은 역사의 한 시점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운명처럼 보인다는 것이보부아르의 주장이다. 하지만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는가? - P995

여자의 무능력과 몰락은 남자가 치부와 팽창이라는 계획을 통해 여자를 다루었기 때문에 나타났다고 보부아르는 보고 있다. 그리고 이것만이 여자가 압박당하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역설한다. 어쩌면 성에 의한 노동의 구분도 양성의 우호적인 협조가될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만약 인간과 그 동류와의 근원적인 관계가 오로지 우호적인 관계라면 어떠한 노예적 유형도 설명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보부아르는 인간의 인간 지배 현상은 객관적으로 자기의 우월성을 성취하려하는 인간 의식의 제국주의적 결과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내부에 타자라는 근원적 범주와 타자를 지배하고자 하는 근원적 의지가 없었더라면 청동 도구의발견도 여성의 압박을 초래할 수는 없었으리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팽창과지배에 대한 남자의 의지가 여자의 무능력을 저주로 변모시킨 것이다. - P998

레비스트로스에 의하면 원시 사회에서도 "공적 또는 단순히 사회적 권위는 항상남자들에게 속해 있었다." 그는 모든 사회에서 남녀 간에 기본적인 불균형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러한 불균형은 결정적으로 남자의 생물학적인 특권, 즉 남자가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여자에게 위치를 배정하기 위해 사용한 특권인 그의 완력에 근원을 두고 있다. - P1000

보부아르는 여성 해방이 사회주의 혁명으로 야기된 사회경제적 변화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므로 이후에도 계급투쟁과는 독립적으로 여성의 권리만을 위해 투쟁하는 여성 단체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페미니즘에 대한 보부아르의 입장은 1960년대 초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70년대 초에야 비로소 ‘여성해방운동Mouvement de Libération des Femmes;MLF‘에 합류하여 ‘전투적인 페미니스트‘의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그때까지그녀가 다른 여성들과 행동을 같이하지 않은 이유는 1968년 5월 혁명의 영향을 받은 MLF가 등장하기까지 어떤 여성 운동도 그녀의 사상과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P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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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컴퓨터들
도로시 본, 메리 잭슨, 캐서린 존슨, 크리스틴 다든

다른 시대
미국 남북 전쟁이 끝난 후 통과된 연방법은 노예 제도를 없애고 흑인들에게 완전한 시민권과 투표권을 보장했다. 하지만 많은 주와 지방 정부들은 다른 법들을 만들어 인종 분리정책을 합법화했다. 남부 지역에 가장 많이 존재했던 이 법들은 일상 곳곳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시켰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을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식수대에서 물을 마실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학교에 다닐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버스에서 같은 구역에 앉을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동네에 살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바닷가에서 놀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스포츠팀에서 뛸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극장에서 같은 구역에 앉을 수 없다. - P16

백인과 흑인은 다른 인종인 사람과 결혼할 수 없다.
백인과 흑인은 같은 묘지에 묻힐 수 없다.

연방법상으로는 흑인들에게도 투표할 권리가 있었다. 그렇지만 많은 주의 지방 법들은 흑인들의 투표를 막았다. 어떤지역들은 인두세를 과하게 걷거나 문해력 증명서를 강요하거나 혹은 다른 제약들을 가해서 흑인들이 유권자 명부에 등록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권자 명부에 등록되지 않으면 배심원이 되거나 공직에도 출마할 수 없었다. 이때문에 많은 흑인들은 투표권 이외에 기본적 시민권들도 가질 수 없었다. - P17

여성 수학자들이 랭글리 항공 연구소에서 일하기 시작한것은 1935년부터였다. 여성 수학자들이 남성 공학자들과 똑같이 계산을 잘하거나 심지어 더 잘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남성 동료들과 동등한 자격을 보장해 줄, ‘수학자‘라는 직함을 부여받은 여성은 거의 없었다. 여성들은 대신 ‘준전문가‘로 분류되었다. 남성들보다 급여를 덜 받는 직함이었다.
랭글리 항공 연구소에서 여성 수학자들은 ‘컴퓨터‘라고 불렸다. 이들은 공학자들이 테스트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더유용한 형식으로 변환하는 계산 작업을 했다. 오늘날 ‘컴퓨 - P23

터’라는 용어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기계를 가리키지만, 1940년대에 ‘컴퓨터‘는 계산 작업computation을 하는 사람, 숫자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여성을 가리켰다. - P24

인간 컴퓨터정부는 백인들만 고용해서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흑인들을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시민운동 지도자인 필립 랜돌프는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연방 정부와 방위산업의 인종차별 정책을 폐지하고 ‘공정 고용 실행 위원회‘를 만드는 행정 명령을 발효하라고 촉구했다. 이 행정 명령은 미국 흑인들에게 새롭고 놀라운 기회를 열어 줬고 흑인들은 전시 동안 백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됐다. - P25

시내버스와 전차가 아침부터 밤까지 동네를 휘젓고 다녔다. 버스에서 근무를 마친 노동자들이 쏟아져 나오면 또 다음근무를 이어 할 노동자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버스는 항상 만원이었고 인종 분리 정책 때문에 더 혼잡했다. 백인은 버스 앞문으로 타고 내리고 흑인은 버스 뒷문으로 타고 내려야 하는규칙이 있었다. 버스 중앙에는 ‘유색 인종의 선Colored Line’ 이라고 불리는 경계가 존재했다. 백인 자리가 꽉 차면 버스 운전사가 흑인에게 양보를 강요하고 백인 좌석 구역을 임의로늘렸다. 그럴 때면 흑인은 백인에게 자신의 자리를 양보해야했다. 때로 뒷문에 버스 안내원이 없어 버스 앞문으로 탔다가사람들을 헤치며 버스 뒤편까지 들어가야 하는 일도 있었다. 이것은 백인도 마찬가지였다. 백인도 뒷문으로 탔다면 사람들을 비집고 백인 좌석이 있는 앞자리로 가야 했다. 백인조차도 여러 혼잡과 불편에 대해 투덜댔다. 그러나 백인은 혼잡과불편을 겪는 것에 그치는 반면 흑인은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체포되거나 벌금을 내는 일도 있었다. - P49

흑인으로서의 삶과 미국인으로서의 삶 사이의 간극 때문에 ‘두 개의 승리‘라는 개념이 생겼다. 제임스 톰슨은 〈피츠버그 커리어>에 보낸 편지에서 이 개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흑인들은 두 개의 승리를 상징하는 더블 브이 방식을 취해야합니다. 첫 번째 브이는 나라 밖에 있는 적들에 대한 승리를상징하고 두 번째 브이는 나라 안에 있는 적들에 대한 승리를 상징합니다. 추악한 편견을 퍼뜨리는 무리는 우리의 민주주의 정부를 파괴할 것이 분명합니다. 악의 축인 적국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도로시 본 역시 ‘더블 브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미국 흑인들의 시민권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 말이다. 도로시는 수학자로서 일하기로 결심하면서 자신이 두 목표, 즉 더블 브이를 향해 충실히 노력해 나가고 있다고 믿었다. - P53

서쪽 지구 컴퓨터들은 자신들이 흑인이거나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열등한 존재로 취급받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철저히 거부했고 자매처럼 한데 똘똘 뭉쳐 서로의 일을 도왔다. 이들은 서로의 작업 결과를 재확인해 주고 지각이나 후줄근한 외모, 근무 태도 등을 지적받지 않기 위해 서로서로를 미리 단속했다. 이들은 흑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 관념에 맞서싸웠다. 자신들이 그저 단순한 개인이 아닌 더 큰 무언가를 상징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행기미리엄 만과 흑인 여성들은 전쟁 중의 어느 시기에 ‘유색인종 컴퓨터’라는 표지판이 구내식당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을알고 기뻐했다. 여전히 사무실은 분리돼 있고 화장실도 따로써야 했지만 ‘서쪽 지구 구내식당 전투‘는 결판이 났다.
표지판이 없어도 서쪽 지구 컴퓨터들은 여전히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굴욕적인 표지판을 힐끔거릴 필요가 없었다. 다른 이들처럼 편하게 식사와 대화를 즐길 수 있었다. - P67

컴퓨터들이 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지만 크게 빛나는 일은 아니었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원한이 있다면당신을 컴퓨터로 만들 것이다." <에어 스쿱>의 한 칼럼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왜냐하면 당신이 아무리 기발하고 영광스러운 일을 수없이 하더라도 결과는 공학자의 공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약 그가 실수를 하거나 계산을 틀린다면 모든 실수를 당신의 탓으로 돌릴 것이다. - P79

전쟁에 참여했던 남성들이 돌아오자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수요도 크게 줄어들었다. 흑인과 백인 모두 합쳐 2백만 명의 미국 여성이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나기도 전이었다.
어떤 여성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어떤 여성들은 일자리와 급여를 놓치고 싶지 않아 했다. 밥을 하고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여성의 전통적 역할로 돌아가고 싶지않았던 것이다. "많은 남성들은 연약하고 자그마했던 아내가 독립적인 여성으로 훌쩍 성장해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뉴퍽 저널 앤드 가이드> 신문의 한 여성 칼럼니스트가 말했다. - P85

메리가 소녀들을 가로막는 사회적 제약을 완전히 제거 할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소녀들이 스스로에게 제약을 가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메리의 임무였다. 검은 피부, 성별, 경제적 지위, 이것들 중 그 어떤 것도 소녀들의 꿈을 방해할수는 없었다. "너희는 더 잘할 수 있어. 우리는 더 잘할 수 있어." 메리 잭슨은 소녀들에게 늘 말해 주었다.
그녀는 인생이란 삶에 대한 기대를 높여 나가는 기나긴 과이라고 생각했다. - P107

시간이 흐르면서 도로시 후버와 같은 여성들은 계산부를 떠나 다른 사무실에서 백인 공학자들, 백인 컴퓨터들 옆에 앉아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 여성들은 직장에서 차별에 맞서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학 방정식은 방정식을 푸는 사람의 피부가 무슨 색인지 개의치 않았다. 답만 정확하다면 말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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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체험
제3부 정당화
11장 나르시시즘의 여자

12장 사랑에 빠진 여자

13장 신비주의 여자

나르시시즘은 간혹 모든 여자의 근본적인 태도라고 주장되었다. 그러나 이런 개념을 함부로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은 라로슈푸코François de La Rochefoucauld가 이기주의 개념을 크게 실추시킨 것처럼 그 개념을 훼손시킨다. 사실, 나르시시즘은 아주 명확한 자기소외의 한 과정이다. 즉, 주체가 절대 목표로 설정된 자아 속으로 도피해 버린다. 여자에게서는 다른 여러 가지 태도 - 진정성 있는 것이든 허위의 것이든-가 발견된다. 우리는 그중 몇 가지를 이미 검토해 보았다. 여자는 환경때문에 자기에게로 돌아서고 자기에게 사랑을 바치는 일이 남자보다 더 많다. - P855

모든 사랑은 주체와 객체의 이원성을 요구한다. 여자는 하나로 합치는 두 길을 통해서 나르시시즘에 인도된다. - P855

"나는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가? 모든 것이 되기를"이라고 쓰고 있다. 여자들은 아무것도 아니므로 많은 여자가 오직 자기들의 자아에만 관심을 국한하고, 그것을 전체와 혼동할 수 있도록 확장한다. - P856

그녀들은 자기의 공식적인일대기가 자기의 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 P865

‘사랑‘이라는 말은 남자와 여자에게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남자와 여자를 갈라놓는 중대한 오해의 원천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바이런George Gordon Byron(1788~1824)은 사랑이 남자의 인생에서 하나의 활동에 지나지 않지만 여자에게는인생 그 자체라고, 적절하게 말했다. 니체가 즐거운 지식」에서 표현하는 것도이와 같은 생각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똑같은 말이 남자와 여자에게 사실상 다른 두 가지를 의미하고 있다. 여자가 사랑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명확하다. 그것은 단지 헌신일 뿐만아니라, 무엇이 되었든 간에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은 채 제약 없이 육체와 영혼을 완전히 주는 것이다. 여자의 사랑을 신앙 19으로 만드는 것은 이러한 무조건성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여자의 유일한 신앙이다. 남자의 경우에 한 여자를 사랑하면 바로 이런 사랑을 여자에게 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가 여자와 똑같은 감정을 자기에게도 전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전적인 포기의욕구를 똑같이 느끼는 남자가 있다면, 이는 남자가 아닐 것이다. - P877

조르주 귀스도르프Georges Gusdorf(1912~2000)는 저서 『자아의식 La Connaissance desoi에서 남자가 사랑에서 요구하는 것을 매우 정확하게 요약하고 있다.

사랑은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게 하면서 우리 자신에게 드러내 준다. 우리는 우리에게 낯설고 보완적인 것과 접촉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확인한다. 의식의 형태로서의 사랑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 왔던 풍경에서조차 새로운 하늘과새로운 대지를 발견해 낸다. 여기에 위대한 비밀이 있다. 즉, 세계가 다르고, 나 자신도 딴사람이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 사람은 더 이상 나 혼자만이 아니다. 다행히도 누군가가 그것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러므로 여자는 남자가 자기 자신에 대해 자각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P911

사랑이 여자에게 최고의 성취라고 남자들은 앞다퉈 주장했다. "여자답게 사랑함으로써 더욱더 여자다운 여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니체는 말한다. 발자크는이런 말을 한다. "높은 차원에서 남자의 삶은 명예이며, 여자의 삶은 사랑이다. 남자의 삶이 영속적 행동이듯이, 여자는 오직 자기 삶을 부단히 줌으로써만 남자와 동등해진다." 이 또한 잔인한 속임수다. 왜냐하면 그녀가 제공하는 것을 남자들은 전혀 받으려고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는 자기가 요구하는 조건 없는 헌신도 필요하지 않고, 자기의 허영심을 맞춰 주는 우상 숭배적인 사랑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를 서로에게 전제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만 남자는 그런 헌신이나 사랑을 받아들인다. 그는 여자에게 주라고 권유한다. 그러면서도 여자가 주면 그것을 귀찮아한다. 여자는 자기가 한 선물의 무용함이나 자기존재의 무의미함에 대해 매우 당황스러워한다. 여자가 자기의 연약함이 아닌 강함 속에서, 도피하기 위해서가 아닌 자기를 발견하기 위해서, 자기 포기가 아닌자기 확립을 위해서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 날이 오면, 그때야말로 사랑은 남자와 마찬가지로 여자에게도 죽음과 같은 위험이 아니라 생명의 원천이 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사랑은 여성의 세계 속에 갇혀 있는 여자, 훼손되어 자립하는 것이불가능한 여자를 짓누르는 저주를 가장 비장한 모습으로 집약하고 있다. 여자들에게 궁극적인 구원으로서 불모의 지옥을 제시한 운명의 부당성에 대해서는셀 수 없이 많은 사랑의 순교자들이 증언했다. - P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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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체험
제2부 상황
9장 성숙기에서 노년기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0장 여자의 상황과 성격

절제와 정숙함의 전통에 눌려 있는 여자는 언제나 행동으로까지는 옮기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의 꿈은 밤낮으로 그녀가 불러일으키는 에로틱한 환상들로 가득차 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강렬하고 관능적인 애정을 표시하고, 아들에게는근친상간적인 강박관념을 품는다. 또 젊은 남자들과 잇따라 은밀한 사랑에 빠진다. 사춘기 소녀처럼 강간당한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며 매춘에 현혹되기도 한다. 욕망과 두려움의 양면성이 그녀에게 때로 신경증을 일으키는 심리적 불안 상태를 낳기도 한다. 그래서 기이한 행동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 빈축을 사기도하는데, 그런 행동은 사실 그녀의 상상 속의 삶을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다. - P799

자동차에 치인 사람은 나가 아니다. 거울에 비친 이 늙은 여자는 나가 아니다. ‘그토록 젊게 느껴 본 적 없고 또 그토록 나이 들었다고 느껴본적없는 여자는 자신의 두 측면을 양립시키는 데 이르지 못한다. - P799

이러한 이중성의 가장 명백한 실례는 매춘에 대한 남자의 태도다. 남자의 수요는 공급을 창출한다. 일반적으로 악덕을 규탄하면서도 자기들의 개인적인 괴벽에 대해서는 몹시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훌륭한 신사들을 매춘부들이 어떤 혐오에 찬 회의주의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이미 말한 바와 같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의 육체로 살아가는 여자들을 사악하고 타락한 것으로 간주하면서도 그녀들의 육체를 이용하는 남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않는다. - P837

"강압적인 체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허위가 있다"라고 푸리에는 말한다. "사랑에서도 상품에서처럼 금지와 밀수입을 분리할 수 없다." 그리고 여자의 결점이 그녀의 처지를 나타낸다는 것을 잘 알고 양성의 위계를 유지하는 데 마음을 쓰고 있는 남자들은, 여자를 경멸하도록 허용하는이러한 특징을 반려자들에게 장려하고 있다. - P839

미국의 인종주의자들이나 프랑스의 식민지 경영자들 역시 흑인이 소매치기에다 게으른 거짓말 - P839

쟁이기를 바란다. 그러면 흑인이 자기의 무능력을 스스로 증명하고 억압자 쪽에정당한 권리를 부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흑인이 정직하고 올바르기를 고집하면, 그를 괴팍한 사람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여자의 결점은 여자가 극복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반대로 장식으로 삼는 만큼 더욱더 과장된다. - P840

이처럼 조화로운 세계에서 여자는 남자가 행동 속에서 구하는 것에 도달한다. 그녀는 세계와 관계를 맺고, 세계로부터 요청을 받으며, 선의 승리에 협력한다. 여자들이 계시처럼 간주하는 순간들은 자신들이 평화롭게 휴식하고 있는 현실과 화합하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들이다. 즉, 그것은 V. 울프 - 『댈러웨이 부인이나 『등대로의 산책에서 - 와 K. 맨스필드가 자기의 전 작품을 통해서 여주인공들에게 최고의 보상처럼 부여하는그 빛나는 행복의 순간들이다. 자유의 도약이라는 기쁨은 남자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여자가 경험하는 것은 기분 좋은 충만감이다. 여자는 보통 거부나 항의, 요구라는 긴장 속에서 살고 있어서, 그녀의 눈에는 단순한 마음의 평정이 커다란가치를 띤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녀가 아름다운 오후나 온화한 저녁한때를 누린다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세계의 숨겨진 영혼에 대한 진정한 규정을 찾는 것은 환상이다. 선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는 조화가 아니며, 개인도 거기에 필연적인 자리를 갖고 있지 않다. - P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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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3-16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많이 읽으셨네요!!! 으쌰으쌰~~~

햇살과함께 2023-03-16 22:34   좋아요 1 | URL
서곡님 저 이거 읽느라 죽을 것 같아요:;;; 빨리 탈출하고 싶어서 마구 우겨넣고 있습니다 ㅎㅎ

서곡 2023-03-16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흑 (토닥토닥) 잘 하고 계십니다 ㅋㅋㅋ 저는 또 답보상태...‘느리게 읽기‘라고 우겨봅니다 ㅎㅎㅎ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십시오~~~

햇살과함께 2023-03-16 23:42   좋아요 1 | URL
으샤으샤^^ 서곡님도 굿나잇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