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성매매 여성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신화
성매매 여성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환상에 내 자신이 공모했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창피하고 화가 났지만 더이상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적어도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 감정을 왜곡하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숨겼던 이유를 이해하고 나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성적인 학대는 수치심을 불러일으킨다. 보편적으로 인정된 사실이다. 혼자 수치스러워하는 건 괴롭다. 공개적으로 수치스러워하는 건 고통스럽다. 주도권이 있는 척하면서 이런 수치스러운 감정들을 숨기고 누그러뜨린다. 성매매 여성들이 주도권을 가진 체하는 주된 목적은 공공연히 당하는 수치를 없던 일처럼 만들려고 함이다. 이렇게 하는 많은 성매매 여성들의 입장을 백분 이해하지만 성매매가 그 진정한 본질에부합되려면 쓰디쓴 진실은 폭로될 필요가 있다. 성매매는 주도권의 부재로 정의된다. - P262

18. 성매매로 인한 상실
남성 다수가 정부 조직을 구성하는 나라들에서는 서구사회 전역으로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매매 합법화가 시행되고 있다. 이 흐름에 맞서는 여성들의 저항은 어디 있는가? 여성들의 저항이 널리 퍼지지 않은 이유는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상품으로 여겨진 지 너무 오래된 터라 여성들 스스로가 다른 사회 계층에 속하는 여성이 성매매를 제공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믿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만약 여성이 다른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이런 대우를 용인한다면, ‘자유주의‘ 또는 다른 이름으로 성매매를 받아들인다면, 그녀 자신이 단지 성매매에 유입될 만한 상황에 놓이지 않아서 성매매와 동떨어졌을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업소의 성구매자들은 그녀의 몸 역시 난폭하게 다루고, 빨고, 일방적인 섹스를 하기 위해 반기며 결혼할 여성을 찾는 남성들은 그녀를 매도할 것이다. 성매매를 용인하면 대중의 시선에 모든 여성이 잠재적인 성매매 여성으로 보이는데, 여성이 업소에서 일하는 데는 오직 두 가지 요건만이 필요해서이다. 하나는 여성을 그곳에 있게 만든 상황(우리 중 누구에게 언제이런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나?)이고, 다른 한 가지는 질이 있다는 사실이며, 모든 여성은 적어도 이 둘 중 하나를 가지고 태어난다. - P279

그러나 이 구매자들이 여성들의 아버지, 오빠, 남동생, 남편, 아들, 그리고 파트너임을 감안해봤을 때 일반적으로 어떻게 남성과 여성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칠까? 구매자 자신 또한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는데, 이는 기록되지도 검토되지도 않은 거대한 상실이다. - P280

사과를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라고 궁금해하는 태도를 접하기도 한다. 이런 태도는 용서를 구해야 사과이고, 사과가 받아들여져야 용서이므로, 그 둘은 붙어 있어 용서나 사과 중 하나가 없이 다른 하나가 있을 수 없으며,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 느끼는 깊은 뉘우침과 전적으로 책임을 수용하는 태도 없이 용서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 P288

19. 성매매에 대한 오해
남성이 가하는 성적,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학대를 페미니스트의 권리로서의 ‘자유‘로 추구하며 실천하는 여성들은 여성 평등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주창하는 페미니즘의기본 전제를 이해하지 않는(혹은 이해하지 않을) 사람들이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섹슈얼리티에 관한 결정에 있어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환경으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진정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누리기 위한 필수 조건들이 성매매 경험 내에 존재하지 않음은 너무도 명백하다. 그 필수 조건들은 성매매를 무심히 보는 시각에도, 살아낸 경험 안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 P306

20. 합법화와 비범죄화
아일랜드에서 성매매 업소 운영은 불법이지만 성매매업소 출입은 불법이 아니라는 사실은 우울하리만큼 가부장적인 이 세상의 구조를 또 다른 방식으로 드러냈다. 아일랜드 성매매 여성들은 이 사실에 대해 오랫동안 분개했다. - P311

비범죄화와 합법화가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작동한다는 개념은 성매매의 또 다른 신화이며, 특히나 위험하다. 호주에서 성매매를 합법화한 이래 인신매매된 여성의 수가 폭증했는데, 예를 들어 약 10여 년 전에 인신매매된 여성 5백 명이 시드니에서 일하고 있다고 기록된 바 있고, 이는 아마도 실제보다 아주 적게 잡은 수치였을 것이다. 오늘날의 인신매매 통계는 심기 불편한 측정값을 준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백5십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 노동을 하고 있다고 추정되고, 그 중 120만 명이 어린이라고한다. 인신매매 피해자의 43퍼센트가 ‘강요된 성착취‘에 이용되고, 이들 피해자의 98퍼센트가 젊은 여성과 여자아이들이다. - P314

성매매 관련 입법에 있어 오랫동안 훌륭하게 처신한 내가 알고 있는 단 하나의 나라는 스웨덴이다. 법 전문가이자 활동가 구닐라 에크버그가 성매매에 대한 스웨덴 정부의 태도를 아주 분명하게 피력한다.

스웨덴에서는 여성과 소녀 들을 위한 법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평등의 원리들을 견지하길 요구하는 사회라면 여성과 어린이, 그중 대부분인 소녀들이 사고 팔리며, 남성에 의해 성적으로 착취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생각을 거부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 존재 중에서도 구별된 계층으로서의 여성, 특히 경제적, 인종적으로 주변화된 여성과 소녀들이 이러한 장치들 그리고 지난 50년 동안 발전해온 국제 인권 조약들에 명시된 보편적 인권 존엄성 보호에서도 마찬가지로 제외됨을 용인하게 된다.
-구닐라 에크버그, 『성구매를 금지하는 스웨덴 법』 - P315

성매매 합법화를 관철하려는 성매매 옹호론자들은 전략적으로 성매매 경험 자체를 인권이나 시민권으로 포장하려고 하는데, 예상대로 인권과 시민권을 부인하는 행위는전 세계적으로 극히 꺼려지는 행위이기에 성매매 옹호론자들이 계속해서 주장하며, 단단히 붙잡고 놓치 않을 전략이다. 당혹스러울 정도로 부적절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학대는 권리가 아니다. 인간권, 시민권 혹은 그 어떤 권리도 아니다. 어떤 그룹이라도 학대를 특정한 사람의 권리라고 포장하여 주장한다면 자신들이 지지하는 바로 그 학대될 ‘권리‘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분명 관심이 없다.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면 시민권과 인권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를 그토록 적극적으로 오염시키고 왜곡하는 걸로 봐서개념으로서의 시민권과 인권의 존엄성 또한 유념하지 않음이 명백하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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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맥키넌

10. 고급 창녀 신화
고급 성매매로 유입된 많은 여성들은 절박해서 성매매를 하지만 거리 성매매로 유입된 많은 여성들은 빈곤해서 성매매를 하게 된다. 차이가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취약 계층 출신 여성들은 거리와 업소를 채우고, 중상위층 여성들은 에스코트 에이전시를 채운다. 업종 간 이동은 당연히 가능한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서 어떤 종류의 장애물이 ‘사다리 오르는 걸’ 막는지, 소위 말하는 이 장애물들이 어떻게 작용한다고 상정하는지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언급했듯이 거리 성매매 여성들은 하급의 질을 소유한다고 여겨져서 에스코트에이전시에 자리를 신청하면 환영받지 못하지만 아주 조금의 센스라도 있는 여성은 내가 그랬듯이 그저 입을 다물면될 뿐이다.
만약에 여기에 장애물이 하나 있다면 그건 고급 창녀신화에 대한 믿음이다. 성매매라는 세계에서 사회적 유동성을 행사하려는 그 어떤 여성에게도 이 잘못된 믿음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 P158

11. 성매매에서의 수치, 폭력 그리고 학대
성매매에서 폭력은 이 세 가지 방식으로 일어난다. 폭력을 행하는 사람이 유린하려는 사람이 인간임을 깨닫지못하거나, 인간임을 의식적으로 무시하기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인간임을 충분히 인식하지만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듯 그 존엄을 깎아내리면서 즐거움을 얻는다.
성매매 여성들은 이 모든 방식으로 항시 유린당하며 각각의 방식에서 성매매 여성이 인간이라는 의미는 제거된다. 그러나 특히 마지막 방식은 성매매 여성의 폭력 경험과일반적인 폭력 경험에서 가장 막대한 악영향을 준다. ‘너는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행동으로 나타난다.
6, 7년 전 어느 날 밤, 여동생이 만취해서 내게 물었다. "강간이나 학대 뭐 그런 거 당한 적 있어? 나한테는 그런거 말해도 되는 거 알잖아."
만약에 성매매 여성에게 재갈이 물려진다면(물론 물려져 있지만) 내 마음속 눈으로 재갈 물린 여성의 이미지를그릴 때 그 매듭의 한쪽 끝은 사회가, 다른 쪽 끝은 성매매여성 자신이 잡고 서로 공모하여 재갈을 묶는 그림이 그려진다. 그 이미지가 여전히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강간을 당한 적이 있었느냐고 동생이 물었던 그날(탈성매매한지 6, 7년이 된 그 시점)도 내 맘속에 바로 떠오른 ‘매일’이라는 생각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없었다. - P173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성학대와 성폭력, 그리고 성매매 내에서 일어나는 성학대와 성폭력 사이의 유사점을 비교하기 조심스러워한다. 조롱받을까 두려워서 생긴 신중함이다. 나는 조롱받을까 두려워 물러설 형편이 아닌데, 조롱을 피하려고 물러서면 진실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학대의 기회를 스스로 구해 찾은 사람은결코 학대 피해자가 아니지만 우리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학대당한 자의 언어로 서로의 경험을 연관 지었다. 우리 몸위에 부과된 성행위를 얘기함에 있어 우리는 ‘역겹다’ ‘곰찍하다’ ‘구역질 난다‘ ‘혐오스럽다‘ ‘메스껍다‘라는 표현을썼다. 특히 학대적인 성구매자들을 언급할 때 우리는 ‘개자식‘ ‘쓰레기같은 인간‘ ‘돼지 같은 자식‘ ‘추잡한 동물‘ 같은말을 사용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여성들로부터 이런 말들을 들었지만 묘사하는 이 모든 용어들 중에 ‘학대‘라는 단어는 거의 듣지 못했었고 그 이유를 안다. 그 말이 우리가경험하는 학대를 실제로 더 악화시키는 이차적인 역동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직업‘에서 겪은 경험을 학대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사실. 이것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다. - P174

성매매 여성이 실제로 하는 일이란 자신의 몸이 성적으로 학대되도록 돈을 받고 허락하는 것이다. 성학대와 관련된 모든 부정적인 느낌들을 겪지만, 본인이 수용했기에 사실상 스스로에게 재갈을 물리고야 말았다. 말 그대로 표현할 권리를 팔았다. 이는 성매매의 또 다른 쌍둥이이고, 이두 번째 요소는 적어도 첫 번째 만큼이나 해롭다. - P175

성매매는 계산의 게임이다. 내일이면 기억나지 않고 얼굴도 거의 보지 않을 이 남자와 어둠 속에서 성매매를 하는것이 나을까 아니면 월세가 밀리고 아이의 성찬식에 필요한 돈이 모자란 게 나을까? ‘저울질하는‘ 이 게임이야말로다수의 여성이 거리와 업소에 유입되는 정확한 이유지만사회는 흔히 여성들의 절망을 착취하는 사람들에게 학대죄가 없다고 간주한다. 하지만 착취는 학대적이다. 착취가 일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경우에서도 의문의 여지가 없이 착취는 학대적이다 - 그렇지 않은가? - P176

숨을 고르고, 스스로를 추스리며 성매매는 성학대라고ㅡ돈을 지불하는 성학대라고 설명했다. 이 진실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지만 타인에게명확히 표현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중요한 대화였다. 입에 물린 재갈이 느슨해짐을 느꼈다.
1994년 여름 리머릭에서의 그날, 내가 돈을 받았기 때문에 성폭행당하지 않았다고 말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똑떨어지고 복잡하지 않은 언어로 성폭행이설명되거나 기술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만약에그렇다면 사회적 정의가 그릇된 것이라고 믿는다. 성매매에 내재된 성학대와 성매매 영역 밖에서 일어난 성학대 간의 유사성은 너무도 극명해서 무시해버릴 수 없다. 성매매여성으로서 자신의 성경험에 경계선을 긋지 못한다는 점이아마도 그 기저에 깔려 있을 것이다. 그런 사치는 자신의몸을 상품화한 여성에게는 불가능하다. 그런 사치는 돈을받을 때 쓸모없어진다. - P181

성매매와 강간은 보통 사는 것과 훔치는 것이 다르다는논리로 구분된다. 그러나 섹스는 "(…)남성들에게 인간으로서 존재하지 않는 여성들의 몸 위에서 구체화되고 실현되며 항상 남성의 통제하에 있다‘라는 캐슬린 배리의 말처럼 성매매에서 ‘구매된 섹스‘와 강간에서 ‘훔친 섹스’가 같은 종류라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그제야 우리는 몸이 이용되는 여성에게 얼마나 심한 정신적 외상이 초래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돈이 지불된 성매매와 강간으로 훔친 섹스가 아주 많은 특징들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왜 그리도 많은 성매매 여성이 이 두 가지 경험의 유사점들을 분명하게 비교하는지 말이 된다. 한 여성은 성매매에서의 경험을 언급할 때 아주 간결하게 ‘돈이 지불된 강간‘이라고묘사했다. 아동이었을 때 처음 성매매에 유입된 캐나다 활동가 트리샤 뱁티는 성매매를 ‘선불 강간‘이라고 표현했다. 또 다른 여성은 ‘강간 당할 계약에 사인을 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고 나는 2012년도『아이리쉬 이그재미너IrishExaminer』"에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강간‘이라고 썼다.
다른 성매매 경험 여성의 표현을 이때 처음 들었었다. 우리 중 상당수는 성매매에 대한 느낌을 이런 방식으로 표현한다. - P182

유년기에 성폭행을 경험한 많은 성인들은 학대자들이어린 당사자에게 과실이 있다는 그릇된 생각을 주입하기위해 협조를 매수하려고 선물, 군것질, 나들이, 현금, 그 외의 다른 선물들을 준다고 한다. 이 책략은 특히 가난한 가정의 아이에게 효과적이다. 학대되는 데 익숙해져 실제로물질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학대를 흥정하는 아이의 이미지만큼 동정심이 들 만한 이미지는 없겠지만, 성매매에서는 그 슬픈 각본이 정확하게 어른들에 의해 연기된다. 성매매는 상업화된 성학대이다.
정확하게는 성매매가 성학대라고 인정되지 않은 바로그 이유로 인해 학대라는 진실된 이름이 성매매에 부여되지 않았고, 성학대가 방해 없이 맹렬히 지속될 수 있는 상업화된 무대를 만들어냈다. 이 책은 성매매에 성학대라는진실된 이름을 부여하기 위해 성매매의 진정한 본질로 주의를 환기시켜 합당한 이름을 부여하고자 한다. - P185

12. 성매매에 내재된 폭력
위협은 그냥 해보거나 일어나지 않을 일이 아니라 전적으로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날 법한 일이기 때문에 최대한 진지하게여겨야 한다는 사실을 여성은 경험상 안다. 그러므로 폭력을 행사하겠다는 위협은 심리적 학대 행위이다. 어떤 사람들은 위협이 신체적인 폭력 자체만큼이나 정신적으로 손상을 입힌다고 판단한다. 성매매 여성들의 삶에서(폭력 실제행위와 다르게), 폭력을 예상하는 공포에는 끝이 없다.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기에 끝을 맺을 수 없다. 단계가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고 최초로 폭력이 유발됐던 사건이 다칠거라는 공포스러운 예감을 지속적으로 확신시킨다. 성매매 경험에 간간이 끼어드는 여러 폭력적 사건들을 통해 영속적으로 존재한다. 이런 공포스러운 예감은 폭력적인 사건들 자체로만 깨질 수 있으며, 이 사건들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폭력이 일어날 거라는 성매매 여성의 예측을 강화시킨다. 이제 폭력이 확실히 일어날 거라는 사실을 수긍한다. 폭력이 일어나리라는 걱정보다는 폭력이 언제 일어날지 걱정하게 된다. 그리고 경계심은 주의해왔던 폭력을 경험하는 그 순간에 깨진다. - P197

성매매에서 폭력 수준을 낮추려고 시도하는 이야기는무의미하고 할 가치조차 없다. 만약에 신체 폭력이 성매매에 전혀 없었더라도, 성매매 역사 속에서 아무도 여성에게손대지 않았더라도, 성매매는 여성 폭력이기 때문에 성매매 여성은 여전히 폭력을 피할 수 없었을 테다. 성매매 내폭력에 대한 나의 관점은 아래 글을 썼던 여성들과 아주 많이 일치한다.

우리 성매매와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오늘 이 기자회견에 모여 성매매는 여성 폭력이라고 선언한다. 성매매 여성들은 하루 아침에 일어나 성매매 여성이 되기를 "선택"하지 않는다. 가난, 성학대 경험, 우리의 취약함을 이용하는 업주들에 의해 선택당한다.
-『선언문』, 여성 인신매매를 반대하는 연합체 회의, 2005 - P201

13. 생존 전략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성매매에 유입되므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는 아주 명확하다. 성매매 여성은 이제 아이들을 먹일수 있고, 공공요금을 낼 수 있고, 융자를 갚을 수 있다. 생활에 질서를 부여해 결과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얻었지만 여기엔 잔인한 난관이 있다. 성매매에 머무르는 동안에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실제로는 재정에 대한 통제력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많은 여성들이(물론 어렸던 내 자신도 여기에 포함한다) 실패했다. 재정 부담은 경감되었지만 재정에대한 통제력이 성매매의 손아귀로 넘어가 재정 문제는 더이상 여성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된다. 재정 문제는 성매매에 의해 통제되고, 성매매 여성 자신도 성매매에 의해통제된다. 가난을 성매매로 바꾸는 직접적인 교환이다. - P211

15. 행복한 창녀 신화
성매매를 성 해방의 표현으로 보는 관점으로 쓰인 사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성매매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쓴 글이었다. 성매매 현실에서 완전히 동떨어졌거나 성 해방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 쓴 글임이 드러났다. 성매매 경험으로 인해 유일하게해방된 한 가지는 단지 노숙뿐이었다. - P233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추측이 합의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선택과 합의는 잘못된 개념이다. 그 무효성은 여성이 통제를 넘어선 상황에 대처하려고 성매매를 승낙하고, 성매매가 진정한 의미의 동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조차 금지된 상황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동의와 마지못한 굴복에는 차이가 있다. 변호사이자 학자인 캐서린 맥키넌의 말에 따르면(…) 두려움과 절망이 묵인을 양산하고, 묵인이 부당한 동의가 될 때, 동의란 유의미한 개념이 아니다‘. - P244

16. 성매매 여성이 성적으로 즐긴다는 신화
성매매 여성들이 성적 즐거움을 느낀다는 신화는 ‘성매매 여성들이 남자에 의해 구조되고 싶어 한다‘는 유의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신화와도 다소 관계가 있다. 성매매에서 이 신화가 유희되는 건 여성들이 아닌 남자들에 의해서다. 구조된다면 구조하는 사람은 우리 자신일 뿐이라는 사실을우리는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프리티 우먼」이라는 영화에서 이 신화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데, 남자의 사랑으로 주인공이 성매매에서 구조된다. - P255

성매매 여성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환상에 내 자신이 공모했다는 사실에 오랫동안 창피하고 화가 났지만 더 이상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적어도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 감정을 왜곡하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진실을 숨겼던 이유를 이해하고 나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성적인 학대는 수치심을 불러일으킨다. 보편적으로 인정된 사실이다. 혼자 수치스러워하는 건 괴롭다. 공개적으로 수치스러워하는 건 고통스럽다. 주도권이 있는 척하면서 이런 수치스러운 감정들을 숨기고 누그러뜨린다. 성매매 여성들이 주도권을 가진 체하는 주된 목적은 공공연히 당하는 수치를 없던 일처럼 만들려고 함이다. 이렇게 하는 많은 성매매 여성들의 입장을 백분 이해하지만 성매매가 그 진정한 본질에부합되려면 쓰디쓴 진실은 폭로될 필요가 있다. 성매매는주도권의 부재로 정의된다. - P263

이 경계선들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몸이 이용당하는 견딜 수 없는 경험과 자기 자신 사이에 장벽을 만들려는 시도로서 존재한다. 그들이 처한 총체적 현실에서 자신을 분리하려는 전형적인 전략이며, 신체로 발현되는해리 현상이다. 이러한 전략을 성매매 여성들이 ‘주도권’을가진다는 증거로 사용하면 경계들의 존재 이유를 오해하고 왜곡하게 된다. 주도권을 가졌기에 경계선을 그으려 시도했던 것이 아니라, 견디기 위해 경계를 세우려 시도했다. 견디기 위해서 상황과 자신 사이에 장벽을 세울 필요가 있다면 틀림없이 주도권이 없는 상황이다.
성매매된 여성들의 ‘자기결정권‘을 위해 성매매가 용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자기 결정이라는 용어를 성매매의 맥락에서 사용할 땐 면밀하고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자기 결정은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는 과정이지만, 재정에 대한 주도권과 삶 전체에 대한 주도권은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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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겹겹이 쌓인 부정성
이런 이유로 거리 성매매 여성의 자율성이 가장 크다. 이는 거리 성매매 여성을 가장 불행한 부류로 묘사하는 일반적 생각과는 대조된다. 성매매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다른 면에서 운이 좀 없더라도 거리 성매매에서 가장 자율성이 높다.
이것이 바로 1993년도 성범죄법이 거리 성매매 여성들에게 충격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이다. 처음부터 별로 많지도 않았던 자율성 중 일부가 강탈되었다. 믿기 어렵게도 그 법령은 성매매를 하는 남성이나 여성, 혹은 성매매 자체를 처벌하지 않았다. 그 법령은 성매매를 목적으로 유인하는 행위를 불법화했다. 유인한다는 말은 성구매를 하려고 혹은 자기 자신을 성매매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돌아다니는 행위를 뜻하는 법률 용어이다. 따라서 그 법안은 거리 성매매 여성들만을 범죄시하고, 표적으로 삼았다. 이는 성매 - P120

매를 실내로 몰아넣는 뚜렷한 결과를 초래했다(의도됐다고 생각한다). - P121

남성에게 자신의 몸을 파는 것보다 더 모멸적인 것이 있다면 또 다른 남성의 이득을 위해 남성에게 몸을 팔아야 할 때이다. - P124

여성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립 쇼를 해가 없는 구경거리로 여긴다. 그렇지 않다. 음란하고 외설스러운 말들을 아우성치는 술 취한 남자들 50, 60명 가운데 서서그들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층들을 천천히 벗겨낼 때, 심장이 가슴에서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리는데 무해하거나 재밌지 않다. 정신적으로 철저히 침범된다. - P125

사회적으로 더 권력 있는 남성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은 줄곧 수그러들지 않았고, 도망칠 수 없었기에 우리에게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착취를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했다‘라고 표현하는 일이었다. 성매매를 ‘성적 자기 결정권‘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뒷받침될 수없는 이유는 우리가 성적인 이유가 아닌 경제적인 이유로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성적인 요소는 즐길 수 없었고 견뎌야 했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더라면 업주에게는 빈 업소가, 성구매자들에겐 빈 필름이 남았을 테다. - P127

9. 타락의 상호작용
성매매 내 타락의 상호작용은 바로 이와 같다. 영향을주고, 반영하며 합병하면서 쌍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요구되면 제공되고, 찾으면 충족되고, 제시되면 받아들여진다. 타락은 스스로 갱신하고 재생하는 데 고수이고, 특정 박테리아가 습한 장소에서 가장 잘번식하듯이 타락은 성매매를 가장 최적의 환경으로 여긴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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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숙
노숙. 노숙에 대한 기억은 실낱같은 기대도 없이 상실의 울림만을 자아냈던 시간들을 불러일으킨다. 기쁨이 없고, 대개 희망도 없었다. 아직도 주로 밤에 따뜻하고 편한 침대보 속에 누워 있으면 생각난다. 추워 떨면서, 배 고프고 목마른 채로, 외롭고 피곤한 채로, 정신적으로 피폐해진채로 밖에서 배회하고 있을 모든 사람들을 떠올리고는 따뜻한 침대 속에서 몸서리치며 그들을 위해 짧은 기도를 한다. 그리고 난 후 잠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느끼는 감정은 죄책감인데, 그 이미지를 마음속에서 지우려 하기 때문이다. - P87

노숙은 성매매 유입 경로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경우엔 종종 가출의 결과로 나타난다(내무성, 2004a). 가출은견딜 수 없는 가정으로부터 벗어나 새 출발을 하는 수단으로, 긍정적인 행동을 취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상황에 대한 통제를 해보려는 시도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젊은 여성은 삶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하려는 시도를 함과 동시에 기만 행위에 더욱 취약해진다.
ㅡ쿠식 외, 2003

위 결과는 영국 내무성 보고서로 출간되었고, 2005년루하마 연구 보고서 『다음 단계를 위한 시책에 재인용되었다. 노숙은 정신적 외상을 초래할 만큼 가차 없으며 철저하게 충격적이어서 누구라도 피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방법이 위험하든지 역겹든지 무조건 택하게 된다. 10대 청소년 노숙과 성매매 간의 연관성은 아주 분명해 성매매에 유입되지 않았어도 그 실재를 이해했을 것이다. - P88

6. 첫날
그날 밤, 잠을 자려고 남자친구 옆에 누웠을 때,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내 안의 어떤 곳에서 눈물이 나왔다. 아프게 하는 그것을 뭐라고 부를지 몰랐다. 그날 아침 잠에서깼던 사람과는 다른 사람으로 잠드는 느낌이었고 정확히많은 면에서 그게 바로 일어났던 일이었다.
이제 글을 쓰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 순간 산문적 말더듬증을 경험하고 있다. 한 줄을 쓰고는 10분간 그저 응시한다. 적당한 길이의 문단을 써내는 작업은 고된 위업이다. 정신과 의사라면 쥐어짜낸 이 글을 분석하는데 관심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 작업이 왜 힘든지알기에 분석이 필요하지는 않다. 성매매로의 유입은 한 세 - P95

계에서 다른 세계로 미끄러져 들어감이고, 그 과정을 회상하면서 잃어버린 순수함과 선함을 다시금 애도하게 된다.
기록을 견뎌내야 하는 다른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다른 상황이지만 노숙을 하게 된 첫날 느꼈던 매우 이상한 기분들이 상기된다. 성매매 집결지에 서 있도록 강요되게끔 내 자신을 최초로 허락했을 때, 이상하고 역설적이게도 과감한 결단을 내린 듯한 기분이 샘솟았다. 가출 이후 처음으로 삶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느꼈듯이 말이다. 몇 년 후 과거를 돌아보고 깊이 들여다본 뒤 그 감정이 주도권 상실에대한 반작용이었음을 자각하고는 얼마나 어리석게 느꼈는지 모른다. - P96

성매매 여성은 자신이 처한 환경의 본질을 이해하면서도 그 상황에 깊이 머무르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쓴다. 성매매 경험을 기록하는 동안에는 필수적으로 그 경험들에 머물러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그 경험들을 다시 살아내며 느끼는 감정들은 원경험보다 심리적 차원에서왠지 더 깊다. 더 상처가 된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만, 느낌을 면밀히 검토하고 원경험의 유해한 요소들을 더 깊이이해할 수 있도록 내면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위협적이거나 대단히 충격적인 환경에 놓이면심리적으로 감각을 둔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된바 있다. 인간 악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서 『거짓의 사람들』에서 스콧 펙 박사는 "감정에 대한 느낌이 압도적으로 고통스럽거나 즐겁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우리는 스스로를 마비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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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13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부지런히 읽고 계시네요. 저도 곧 따라가겠습니다. 빠샤!!

햇살과함께 2023-10-13 18:25   좋아요 0 | URL
책은 어렵지 않고 재밌네요! 퇴근하고 다른 책 읽느라 진도를 못나가고 있지만.. 주말에 좀 땡겨보겠습니다!!
 

3. 어머니의 질환
문제 가정의 균열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가족이 형성되기 전부터 시작된다. 상처는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만남 속에 이미 도사리고 있다가 이 파괴력이 잠재된 사랑으로 창조된 아이들을 통해 존재한다. 인간이라면 그렇듯 부모님 두 분 모두 사랑이 주는 위로를 향해 손을 뻗었는데안타깝게도 그 손이 서로를 향했다. 결함이 있고 균열됐을지라도 사랑이 존재했기에 내가 이 자리에서 그 결과를 기록할 수 있고 물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인생이그렇듯 고단했고 유년 시절 감정적으로 고되었지만 내 인생이었고, 나는 언제나 인생을 사랑했다. 삶을 살아가는 일보다 그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더 사랑했던 때가 있었을지라도 삶을 떠나보내야겠다고 생각한 날은 드물었다.
문제 가정을 설명하는 말들이 우리 가족에게 꼭 들어맞지 않기도 한다. 와해, 퇴보, 악화와 같은 단어들은 한때 건강했거나 온전했음을 전제한다. 우리 가족은 와해되지 않았고, 태생부터 깨져 있었다. - P54

원만하게 무르익은 정서적 성숙도 측면에서 보자면 많은 면에서 내가 소녀였을 때 어머니도 나와 같은 소녀였고오늘날까지도 여전히 그렇다고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더이상 서로 만나지 않는데 슬프게도 현재로서는 나에게도, 어머니에게도 그것이 최선이다. 책망으로 가득 찬 씁쓸한감정에서는 멀어졌다. 부모를 단순히 부모로 보지 않고 사람으로 보기 시작하게 되는 때가 온다고들 하는데, 자신에게 느꼈던 연민이 부모님에게 이동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이제 부모님을 떠올리면 압도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은 슬픔이다. 그저 슬픔과 연민뿐이다. 어머니에 대한 연민의 감정을 느꼈을 때 놀랐다.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늘 어머니를 측은해했지만, 뼈가 부러졌을 때 팔이나 다리를 구부리지 않듯이 그저 그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었다. - P58

4. 얽히고설킨 역기능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정신병원 분리 병동에 혼자 들어갈 수 있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당시 1980년대 중반의 아일랜드는 지금과 달랐고, 혼자 정신병원에 온 어린아이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 않았을까, 분명히 그곳을 방문할 만한 일이 있었을 거라고 장담하면서 말이다. 방문이 허락되지 않았다면 아버지께 병문안 갔지만 허락되지 않았던, 들어가서 아버지를위로하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던 또 다른 암울한 기억으로 남았겠지. 극심한 가정 내 역기능이 바로 그렇다. 가족 내에서 문제가 시작될 때 외부에서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아무것도 없다. 선한 의도를 가진 타인들이 도우려시도조차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들의 선의에 대한 기억은 오늘날까지 나와 함께한다. - P72

불우했던 유년기 기억들 중에서 좋은 시간을 찾기란 실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모두 어렵다. 거대하게 넓은 해변가 있는 수많은 돌과 퇴적암 들 속에서 예쁜 조약돌을 찾아 헤맨다. 그 예쁜 조약돌들은 드물기에 발견하면 더욱 사 - P75

랑스럽고 소중하다. 하지만 예쁜 조약돌의 희귀성이 그 조약돌들을 안 보이게 할 만큼 많은 주변의 형편없는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도 조약돌들을 둘러싼 다른 모든 것들과 대비되어 그 순수성은 훨씬 더 아름답다. 바로 지금에야 깨닫는다. 아마도 이 마지막 문장을 쓰면서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음악을 들을 때 흘리는 눈물의 비밀을 푼 것 같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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