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유죄

2장
인류 진화의 역사는 대부분 남성의 관점으로만 파악했기 때문에, 여성과 관련된 사회관계는 거의 무시되었다.‘ 초창기의 인류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직접적인 고고학적 자료를 근거로 할 수 없으면서도, 선사시대 사람들의 행동을 상투적으로 설명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들의 접근 방식은 자신들이 놓여 있던 환경에서 형성되었으며, 여성을 열등한존재로 인식하는 유대교-기독교와 고대 그리스-로마의 전통을 계승한 서구사회라는 틀 안에서 만들어졌다. 따라서고대부터 ‘인간‘을 다루는 많은 책이 사실은 ‘남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조금도 놀랍지 않다. 여성이 등장하더라도, 단지 남성과 관계가 있을 때 뿐이다. - P39

이 문헌의 번역문은 1766년에 <여자가 인간이 아니라28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모순 명제>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엄청나게 큰 반응을 일으켰다. 일부 역사가들은 이것을 상상이거나 잘못된 해석이라고 간주한다. 여성을 신랄하게 비판한 글로 여겨졌던 원본은 사실 소시니안주의"라는 기독교 분파를 조롱하기 위해 작성되었을 것으로보는데, 이를 위해 성경을 일부러 잘못 해석한 유머 패러디라는 것이다. 소시니안주의 신봉자들은 삼위일체, 원죄, 그리스도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문서는 18세기에 ‘남녀 간의 전쟁‘을 다시 촉발하려고 이용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정하더라도, 종교 경전 속에 그 당시에 있었던 성차별과 반페미니즘이 드러난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종교 경전의 텍스트는 여성을 비난하고, 인간의 ‘타락‘
과 모든 악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일반인이든 권력자든 파국을 맞고 싶지 않다면, 남자는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신은 경고하고 있다. - P47

이 신성한 처벌 때문에 여성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금지가 만들어지게 된다. 그리고역사적으로, 신학적 담론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14세기와 15세기의 기독교적 도덕과신학 논문에 나타난 여성 혐오는 "마녀"의 처형으로 이어져 - P53

서, 유럽에서 수만 명의 희생자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17세기부터 원죄는 "여성의 본성"이라는 주제에 자리를내주게 되는데, 이는 여성은 이성이 전혀 없어 불합리하고심지어 "부도덕하다는 것이다. 200년 뒤 프랑스의 정치이론가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1809~1865)도 이 표현을 사용했다. 프루동은 여성이 "그릇된 정신"을 가지고 있고, "정숙하지 않아서 남자가 없으면 야만적인 상태"에서 벗어날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18세기 말부터 19세기까지 ‘남자‘와 ‘여자‘의 분류가 과학의 범주인 양 만들어졌고, 많은 의학 분야 논문이 고대의 이론을 지지했다. - P54

1885년, <뇌 용량과 특히 두뇌 무게에 대한 해석>이라는논문에서 마누브리에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페미니 - P61

스트로 분류될 만한 발언을 한다. "여성이 뇌가 가벼운 것을 지적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연결시킨 사람들은, 성격이 개방적이고 신체적 능력을 갖춘 지적인 여성보다 뇌 용량은 훨씬 큰 야만인 남성이나 문명인 남성 중에 바보가 얼마나많은지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자가 지녀야 할 자존심또는 수탉의 자존심, 아니면 우리의 고질적인 잘난 척이 매순간 나타난다." - P62

생리혈의 금기는 여러 동화에서도 발견된다. 미국의 심리학자 브루노 베텔하임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공주를공격한 저주가 흐르는 피(생리의 상징)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샤를 페로가 1697년에 쓴 이 이야기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맞게 되는 여러 가지 변화를 준비하는 일종의 성인식으로 볼 수 있다. 여성의 피는19세기에도 여전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1896년 법의학자 체사레 롬브로소는 여성의 범죄성과 생리를 연결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여성이 타고난 천성이 나빠서, 노동자 계급에서는 장차 매춘부가 될 것이고 유산계급층에서는 불륜으로 발달할 것이라 했다!! 오늘날에도 생리는 여전히 비밀스럽고 부끄러운 주제로 남아 있다. - P70

사회학자 라파엘 리오지에는 신화와 동화의 내용을 분석해 <남성의 심리 검증〉(2018)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글은 신화와 동화 속에서 남성의 힘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지며, 형제자매간의 결혼, 왕들과그 딸들과의 결혼 등 근친상간과 강간이 얼마나 경시되는지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성행위에서 여성의 동의가무시되는 것도 보여준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원작자 잠바티스타 바실레의 작품이 바로 그런 사례인데, 이 이야기는 강간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P82

<마녀>에서 쥘 미슐레는 19세기의 동료들과는 완전히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마녀 사냥은 고대 이교도 의식을 근절217하는 역할을 했지만, 폭력에 직면한 여성의 반란 행위였다는 것이다. 한 세기 후, 페미니스트 운동은 미슐레의 뒤를이어 이것이 사회 구조와 "가부장제 사회의 이상적인 여성상" 218을 감히 위협한 사람들을 제거한 "여자 사냥"이라고 말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앨리슨 롤랜즈가 지나치게 급진적인 페미니즘 분석에 대해 경고하는 것은 "페미니즘이 마술 - P99

에 대한 비난에서 보이는 젠더적 특성을 투영하는 유용한통찰력으로 연구하는 것, 특히 가부장제 분석과 연관시키는연구를 남성 역사가들이 단념하게 만들지나 않을까 하는걱정 때문인데, 마녀 사냥꾼들이 깨고 싶었던 것은 여성의독립에 대한 의지다. - P100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를 세울 것을 의무로 했지만, 실제 교육 내용은 가사노동과 육아 방법처럼 여성에게 할당된 사회적 역할에 따라 정해졌다. 남녀 간의 교육적 차이를 개선하기 위해 앙드레 레오로 불렸던 빅투아르 베라는 1866년 여성교육향상협회를 만들게 된다. 이 소설가는 다음과같은 아주 유명한 문구를 만들었다. "여성을 물건으로 보는것에 반대한다. 단순한 꽃받이로 보는 것에 반대한다. 여성은 아이의 몸처럼 아이의 감성과 정신을 만든다. 노예는 노예를 만들 뿐이다." - P110

여성에 대한 자신들의 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여성이 공적인 일에 참여하는 것을 막으려고 서둘렀다. 하원의원 앙드레 아마르는 여성이 "높은 단계의 사유와 심각한 개념을 가질 능력이 없다"라는 구실을 댔다. 그러나 사실은 여성들이 "가정을 돌258보지 않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 P113

1879년에 발표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은 시대적 윤리와 충돌했고,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극심한 논란에 휩싸였다. 입센은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존 밀의 《여성의 예속》(1869)을 읽고, 가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을 지지하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은 여성 자체일 수가 없다. 남성이 법을 만든 남성을위한 사회이다. 변호사들과 판사들은 여성의 행동을 남자의 시각에서 평가한다.‘ 노르웨이 내부의 사회적 순응과 동시대인들의 도덕적 엄격함에 맞서서, 입센은 은행가의 아내이자 가정을 떠나는 노라라는 인물을 통해* 타자에게 의존하는 것, 경제적 능력에 따른 예속, 순종을 강요하는 도덕과 정서를 고발했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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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1-17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데 저는 이게 왜이렇게 재미가없죠 ㅠㅠ

햇살과함께 2023-11-17 13:2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저도 재미가 없어서 진도가 잘 안나가요...
<가부장제의 창조>와 비슷한 맥락이나 내용인데
그 책은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은... 재밌게 잘 쓰인 책은 아닌 것 같아요.
사례만 계속 늘어놓는 것 같은..흑흑 얼른 끝내고 재밌는 책 읽고 싶어라.

다락방 2023-11-17 13:31   좋아요 1 | URL
여성혐오의 역사를 너무 계속 얘기하니까 ‘이제 그만해!‘ 하고 싶어요 ㅠㅠ

햇살과함께 2023-11-17 17:35   좋아요 0 | URL
그죠 그죠 고구마 백만 개 얹힌 느낌;;;
 

"나는 남성을 비판하지 않는다.
수탉의 거짓된 남성스러움과 허세라는 저당권을
남성에게 짊어지게 한
2천 년의 문명을 비판하는 것이다."

1975년 6월 <라디오스코피>*에서
자크 샹슬과의 인터뷰 중 로맹 가리**의 말 - P5

프롤로그
여성들이 오랫동안 소외되었던 이 분야를 1960년대부터 연구하게 되었다. ‘사냥꾼chasseur‘ 가설에 대해 미국의 페미니스트 인류학자들을 중심으로 반론이 제기되었고, ‘여성 채집가cueilleuse‘ 가설이 더 선호되었다. 여성들도 집단의 생존에 핵심이 되는 식량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10여 년간 모계사회와 여성 신이나 여신 숭배 사회에 대한 의견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 많은 연구자가 인류학적 사유에 남성 중심적인 요소가 남아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이를 비판했다. 여성 학자들은 자연주의적 개념을 근거로 하는 남성 지배의 정당성에 반론을 제시하고, 사회적 · 역사적 맥락에 따라서 성별 불평등이 출현하는 조건을 정의하려 했다. 일각에서는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지노크라티아gynocratié 즉, 여성이 정치력을 장악한 체제에 빠져들어 - P15

객관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등 여성에게 유리한 쪽으로 편중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초창기 인류 진화 연구가 얼마나 남성 편향적이었는지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P16

1장
각각의 공동체에 물건, 지식, 기술, 심지어 사람의 교환을 기반으로 형성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은 고고학 자료를 통해 드러난다. 협력과 서로 돕기는 작은 집단으로 구성된 옛사람들이 살아남는 데 있어 침략과 경쟁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엥겔스(1820~1895)는《가족, 사유재산 및 국가의 기원>에서 "성인 남성들이 서로 관용을 베풀고 질투를 극복한 것이 인간 집단이 더 큰 집단을 구성하고 지속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 과정에서 유일하게 동물에서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게 해준 핵심적인 조건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단 폭력이 처음으로 나타나는 시기는 약 1만 4,000년전으로, 공동체의 정착 생활과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다음과 같은 변화에 따라 더욱 늘어난다. 먼저, 빙하가 물러나고 지구 전체의 기후가 따뜻해지는 환경의 변화가 함께 일어났다. 이때부터 농경과 목축으로 잉여 식량 비축이 가능한 생산경제로 전환되었는데, 이는 식 - P30

랑을 저장하던 공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엘리트와 계급의 출현, 이들과 불가분의 관계인 계급과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변화가 일어났다. 이뿐 아니라 신성과 성소의 출현과 같은 종교와도 관련이 있다. 폭력은 다양한 요인이 원인이 되어 발생할 수 있다. 인구, 정치, 질병과 같은 위기 상황이나, 종교의 기반을 다지거나 예언이나 속죄와 관련된희생 의식, 심지어 짜증이나 모욕에 따른 복수, 지배에 대한 욕망과 같은 심리적 동기까지 정말 다양하다. - P31

구석기 사회의 폭력은 고고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당시 남성과 여성의 관계도 일부 이론이 제안한 것처럼 적대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은 더 최근의 일이다. 이는 가부장제가 때로는 폭력까지 동원해서 자리 잡은 결과이며, 특히 남성이 권력으로 여성의 몸을 차지하면서 자리 잡은 것이다.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신체를 차지하려는 의지는 많은 신화에서발견되는데, 여성이 납치된 후 강간당하는 내용이 많은 신화에 등장하는 것에서 엿볼 수 있다." 강간 문화는 전쟁 문화와 마찬가지로 아주 일찍부터 등장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 수백 년 동안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관용적으로 대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영국의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컷 - P32

은 "강간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형태의 성관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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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1-10 0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작!!

햇살과함께 2023-11-12 08:07   좋아요 0 | URL
시작만 하고 주말에 노느라 ㅋㅋㅋ
앞부분 열받는 문장이 또 너무 많네요!
화이팅입니다!
 
















요즘 바빠서 <페이드 포>에 대해 더 쓰지 못했지만. 이것만은 남겨놓으려고 짧게 쓴다.
이 책 초반부에 나온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용어. 성매매와 라이프 스타일이라니!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단어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모랜의 말이 얼마나 적확한지 알게 되었다.
성매매 만큼 한 개인의 인생에 지배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어디 있겠는가.


성매매와 관련해서는 ‘직업‘이라는 말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우리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말을 생각할 때 주로 특정한 이미지들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칵테일, 커피, 크루아상 혹은 요트와 항만 같은 부자들의 여유롭고 흥미로운 휴가 말이다. 어쩌면 육아와 대출금, 일상의 출퇴근을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가 상기시키고자 하는 이미지들은 이러한 것들이 아니다.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할 때, 사람들의 대부분은, 심지어 성매매 당사자들조차도, 호텔이나 뒷골목에서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는 여성을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모습과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말은 단순히 ‘사람이 사는 방식‘을 뜻하고, 성매매는 간단히 집 문밖에 두고 들어올 수 없는 것이기에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다른 업계의 노동자는 집에 와서 직업적 역할을 벗어버릴 수 있지만, 성매매 당사자는 복잡하게 얽힌 여러 요인들로 인해 그럴 수가 없다.
첫째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기 때문에 비밀에 매여 ‘평범한‘ 사회 구성원들과 거리를 두게 되고 매우 구별된다. 하루가 어땠는지, 다음 주의 계획이나 전날 있었던 끔찍한 경험 등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유일 한 일행은 다른 성매매 당사자들뿐이다. 성매매에 유입되었다는 이유로 조롱하지 않을 유일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 왜 그곳에 남아 있는지, 왜 떠날 수 없는지 전적으로 이해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행이다.
한 부류의 사람들과 일행이 되면서 동시에 다른 이들과는 어울릴 수 없게 된다. 한 가지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31~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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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0-31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일회성으로 딱 들어가서 돈 벌고 휙 나오고 원하는대로 고르고.. 이런 게 불가능한 ‘라이프스타일‘! 그 용어 사용이 신선하더라고요. 읽을수록 딱 맞고요^^

햇살과함께 2023-10-31 18:44   좋아요 2 | URL
그죠 그죠 모랜 넘 똑똑!
이 책 장마다 나온 인용구도 좋아서 그 책들도 찾아봐야지하곤.. 생각만 했네요
수하님을 소환해야 하나 ㅋ

독서괭 2023-10-31 19:25   좋아요 1 | URL
목록수하 소환 ㅋㅋㅋ

다락방 2023-10-31 21:00   좋아요 1 | URL
목록수하 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11-01 18:58   좋아요 0 | URL
수하님 어디 가셨지???

건수하 2023-11-02 08:24   좋아요 0 | URL
어디서 보고 지나갔었는데 여기 있었군요. 전 인용된 책 중 딱히 궁금했던 책은 없었는데…. 게다가 단발님은 벌써 한 권 읽으셨다니;

다락방 2023-10-31 2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타락의 상호작용이 정말 인상깊었는데 햇살과함께 님은 라이프 스타일 이었군요! 정말 대단한 작가입니다. 자신이 살아온 사간을 언제나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3-11-01 18:5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부분도 좋았지만, 라이프 스타일은 정말 초반에 나와서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 계속 글을 써주면 좋겠어요!
 
페이드 포 - 성매매를 지나온 나의 여정
레이첼 모랜 지음, 안서진 옮김 / 안홍사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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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도 성매매가 성폭행, 강간과는 다르다는 허튼소리를 하진 않을 것이다. 성매매의 합법화와 비범죄화를 주장하진 못할 것이다. 아니라면,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한다. 백 번, 천 번 다시 읽어야 한다. 성매매에 대한 순진한 생각을 완전히 깨트리는 책이다. 모랜의 10년의 노고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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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0-25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러분들의 완독 기록이 줄줄이 올라오네요.
읽기 힘든 책 읽느라 수고하셨고 완독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백자평 너무 좋습니다, 햇살과함께 님!!

햇살과함께 2023-10-25 20:08   좋아요 1 | URL
감사^^ 너무 좋았어요~ 저는 생각보다, 다른 책에 비해 읽기 힘들지 않았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모랜의 글을 풀어내는 빙식에 답답함이 없어서 인 것 같아요. 다만,, 물리적으로 글씨가 작아서 읽기 힘듬…

건수하 2023-10-25 21:13   좋아요 1 | URL
모랜의 글 참 좋았지요. 번역도 좋았던 것 같고요 ^^

독서괭 2023-10-25 1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햇살과함께 2023-10-25 20:10   좋아요 1 | URL
너무 좋은 책^^ 큰 글자판으로 널리널리 보급 필요합니다 ㅎ

건수하 2023-10-25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과함께님 완독 축하드려요 ^^ 큰글자판 보급 꼭 필요합니다 222

은오 2023-10-26 0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님~ 완독 축하드려요!! 👏👏👏💕
이 책 진짜 많이 읽혔음 좋겠어요. 누가 성매매에 대해 허튼소리 하면 이 책을 내밀 것입니다!!!!!

잠자냥 2023-10-26 06:53   좋아요 2 | URL
늘 갖고다녀야겠네…..

은오 2023-10-26 08:24   좋아요 2 | URL
말이 안통하면.. 무기로 쓰면 좋을텐데 양장이 아니라 아쉽군요ㅜ

햇살과함께 2023-10-26 09:0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늘 갖고 다니다 허튼소리에 들이밀도록 포켓북 사이즈로 만들었나 봐요 ㅎㅎ 출판사의 큰 그림!
 

21. 성매매의 보편화
아무에게도 강요받지 않은 나와 같은 여성들은 우리의목소리를 찾아 누군가 강요하지 않았다는 그 말이 아무것도 우리를 강요하지 않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 강압적인 상황에서 지구상 가장 강력한 강제성은무형으로 존재하는데, 강제의 존재를 인식하기 위해서 주먹이나 총, 칼이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건 무척이나 인간적인 어리석음이다. 내 성매매 경험은 강요되었다. ‘자유로운‘ 범주에 속하는 우리들을 강압한 건 삶이다. - P339

성매매를 보편화하려고 이용하는 또 다른 거짓은(현대이전 매우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성매매가 존재하기에 남성들이 지니는 성적인 공격성이 비성매매 여성으로 향하지않을 수 있다는 개념이다. 아일랜드 전국 여성 연합 전 대표인 수전 맥케이가 아래와 같이 말하면서 이 신화를 혹평했다.

성매매 여성의 존재가 남성들이 지니는 성적인 공격성을 막는안전밸브라서 다른 여성들을 보호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성폭력 없이 살아야 하는 모든여성의 권리를 무시한다. 성매매를 정기적으로 하는 남성들은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을 자주 더 폭력적으로 대하는 경향이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성매매 여성들을 이용하는 남성들은 여성들을 존중하는 남성들이 아니다. - P341

성매매 경험을 ‘성노동’으로 눈가림하려는 전략과 같고, 둘 다 같은 목적을 공유하니 같은 맥락이다. 이 묘사 뒤에는 분명히 고의적인 의도가 있다. 성매매를 품위와 결합시키려는 의도이고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부끄럽지 않아야 용인할 만하기 때문이다. - P347

24. 관계와 섹슈얼리티에 미치는 악영향
저메인 그리어는 1969년도 책『여성, 거세당하다』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단지 반응하고 응대하는 정도에그쳐 왔으며 부자연스럽게 훼손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래왔다는 것은 사실이며, 사회적 길들이기가 그 책임이 있다. 어떤 다른 그룹에 속한 여성도 성매매여성만큼 섹슈얼리티의 두 다리가 묶이지 않는다. 섹슈얼리티가 방해받는 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불리한 조건 속에서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 P378

25. 여진
이 여성들의 글쓰기가 나의 글쓰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위안을 받았고 안심이 됐다. 예를 들어, 나는 이 책을 집필하기 초반부터 ‘성매매 여성‘이라는 말보다 ‘성매매된 여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를선호했다. 왜 이 용어가 더 적합하게 느껴졌는지 정확히는몰랐다. 그저 그렇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왜 인지 안다. 여성은 오직 다른 사람에 의해서 성매매될 때만 성매매 여성이 될 수 있고 그 누군가를 염두하지 않은 채 성매매 여성만을 언급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상업 분야에서는 어떨까 생각해본다. 정육업자는 아무도 그의 고기를 사지 않아도 여전히 정육업자인가? 아니다 그는정육업자가 되고 싶은 사람일 뿐이다―그 이상은 아니다. 여성에게 그 명칭이 붙기 위해선 성매매가 되어야만 한다. 성매매 여성이 되기 이전에 구매되어야만 한다. - P401

에필로그
이 책을 쓴 이유 대부분은 이미 설명했지만 한 가지가 남아있다. 아마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불타는 건물을 비유로 들 수 있는데, 불 타는 건물을 빠져 나올 만큼 운이 좋았다면 그 집에 불이 났다고 다른 이들에게 알려야 옳다. 그래야 그 안에 여전히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희망이 생긴다. - 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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