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천명관 지음 / 창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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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천명관 작가의 소설집이 새로 나왔단다. 아직 이창래 선생의 신작도 다 못 읽어서 버벅대는 판에 나의 손가락은 절로 구매로 향한다. 도대체 칠면조와 육체노동자랑 무슨 상관일까? 닭(치킨)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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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 없다. 왕의 귀환이다.
아, 그리고 보니 내가 <언더 더 돔>을 다 읽었던가? 아마 1권과 2권만 읽고 세 번째 권은 읽지 못했지 싶다. 나와 미스터리의 제왕 스티븐 킹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리고 2013년 여름, 왕이 다시 돌아왔다(우리나라에는 겨울에 도착했다).
원서로는 283쪽, 전작에 비해 확실히 가볍다(번역판은 400쪽이 넘어가는구나, 얏호 뻥튀기). 제왕이 오랫동안 구상해왔다는 놀이동산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모태로 한 여름 소설 <조이랜드>가 그렇게 탄생했다.

 

80년대를 주름 잡았던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에서처럼 열기에 휩싸여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 발산을 하지 못해 방황하던 청소년들을 정체불명의 몬스터가 습격하는 슬래셔물의 패턴을 스티븐 킹은 그대로 차용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황금가지에서 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믿고 읽는 월터 컨이 쓴 뉴욕타임즈 리뷰를 찾아봤다. 쇼킹까지는 아닐지라도 오싹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해야 할까. 대학 2학년 선배가 캠프 파이어에서 마쉬멜로우를 구워 먹으며 신입생에게 들려주는 그런 정체를 알 수 없는 야릇한 이야기들. 아마 우리네도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리뷰에 따르면, 소설 <조이랜드>에는 빼어난 플롯이나 가공할만한 악당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란다. 다만, 긴장감을 유발하는 ‘크리피네스(creepiness)’가 줄기차게 등장할 뿐.

 

주인공 데빈 존스는 소설가를 꿈꾸었지만, 잡지 기고가가 되어 순수했던 70년대(정화하게 말하면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이 일어난 바로 그 해)를 회고한다. 당시 그는 예민한 성품의 숫총각으로 애인과 결별하고, 노스캐롤라이나의 호러 하우스 <조이랜드>에서 알바를 뛰게 된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조이랜드에서 수년 전, 린다 그레이라는 이름의 여자가 살해되었고, 그녀의 유령이 이 놀이동산에 출몰한다. 어때 흥미롭지 않은가? 그리고 실연의 상처를 지닌 데빈은 필연적으로 린다 그레이의 유령에 강박증을 느끼게 된다는 뭐 그런 내용이다.

 

예전에 심리학 수업에서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포비아 중의 하나가 바로 clownphobia라는 말을 듣고 좀 놀란 적이 있다. 놀이동산에서 삐에로 분장이나 동물탈을 쓰고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캐릭터들을 오히려 아이들이 무서워 하다니. 스티븐 킹은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장소에서도 오싹한 스릴러가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선보인다. 하긴 옛날 초등학교 시절, 공동묘지 위에 학교에 세워졌다는 학교괴담 정도는 이제 가소롭기까지 하지만. 그 위에 이제 막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으로 접어드는 과도기에 선 청년을 얹은 성장소설, 뭐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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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볼라뇨라는 작가는 순전히 을유문화사 덕분에 알게 됐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이라는 제목부터 수상하기 짝이 없는 논픽션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달랑 한 편의 논픽션으로 그의 팬이 되기에 충분했다.

 

칠레에서 태어나 멕시코에서 자랐고, 스페인에 정착해서 창작활동을 한 볼라뇨는 우리 나이로 50세인 2003년에 세상을 떠났다. 올해가 딱 볼라뇨 10주기가 되는 해였구나. 그런 점에서 그의 대표작이자 무지막지한 분량을 자랑하는 메타 소설 <2666>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출간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그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구입 클릭을 눌렀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을유문화사에서 1권만 나오고, 나머지는 모두 열린책들을 통해 출간됐다. 작년에 나온 <야만스러운 탐정들>을 제외하고 그렇게 긴 분량이 아니어서 그야말로 부담 없이 읽을 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볼라뇨 책의 무게가 나가지 않는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다가 제대로 된 분량의 <야만스러운 탐정들>에서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의 다섯 권의 기출간 책은 모두 읽었다. 그리고 나머지 네 권도 사긴 했지만 완독을 하지 못했다. 내년엔 기필코 볼라뇨의 책을 다 읽으리라.

 

이 글을 포스팅하게 된 이유인 메타 소설 <2666>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우선 1,752쪽에 달하는 이 무지막지한 소설은 5권으로 분권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이 책이 나온다는 소문을 들은 이래, 과연 몇 권의 책으로 나올까 궁금했었는데 5권이구나. 그럼 권당 300쪽 정도라는 이야기로군.

 

무엇보다 이 책에서 내 눈길을 사로 잡은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역자가 그동안 출간된 역자와는 달리 라틴 아메리카/스패니시 문학 번역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송병선 교수님이라는 사실이다. 그간 마누엘 푸익과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작품 등에서 그가 보여준 믿을 만한 번역에 <2666>의 번역을 그가 맡았다는 점이 반가웠다.

 

분량만큼 놀라운 점 중의 하나는 책의 단가가 10% 할인 전에 66,660원이라는 점이었다. 할인을 하고 나서도 60원 빠지는 6만원이다. 다른 이유 없이 무조건 볼라뇨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바로 구매했지만, 과연 책의 판매가 얼마나 될지 그리고 나처럼 책을 산 사람 중에서 완독을 하게 될 이가 얼마나 될지 너무 궁금하다. 이 책은 온통 궁금한 점 투성이로구나. 내용은 더더욱.

 

2014년 나의 새로운 숙제가 될 <2666> 어서 오라. 과연 볼라뇨가 어떻게 해서 불멸의 작가가 되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뱀다리] 출간예정작인 볼라뇨의 <2666>이 왜 다른 온라인 서점에는 하나도 뜨지 않고 유일하게 알라딘에서만 판매 중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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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번호 001-A000536025] 문학동네에서 쏟아져 나오는 책을 따라 잡기가 너무 힘듭니다. 사서 읽기의 무한반복에도 끝이 없다고나 할까요. 어쩌면 이리도 꼭 마음에 드는 책들만 뽑아내는지요. 이번 물류창고 털기를 통해 그동안 애장하고 싶었지만 미처 마 련하지 못한 책들과 만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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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0, 드디어 고대해 마지 않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스마트폰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예상했던 하루키는 이번에도 수상을 하지 못했다. 사실 작년에 중국 출신의 모옌이 받았는데 2년 연속으로 아시아권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는 건 아마도 부담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기사에서는 하루키의 소설이 순수문학이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순수문학 지향성을 지닌 스웨덴 한림원의 간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섞인 내용을 다뤘다. 일견 일리가 있는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기사에서는 좀 더 노골적으로 다뤘지만 이만하고 패스하자.

 

 

캐나타 온타리오 주 출신으로 1931년생인 올해 우리 나이로 83세의 앨리스 먼로가 영예의 주인공이 되었다.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당장 살 수 있는 책은 웅진씽크빅의 문학계열 임프린트인 <>에서 나온 그녀의 데뷔작 <행복한 그림자의 춤>(1968, 2010년 뿔)이 유일하다. 그나마 나온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은 품절 상태란다.

 

그리고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에 실린 마지막 단편 <곰이 산을 넘어오다>를 영화화한 <어웨이 프롬 허>가 우리나라에서도 20083월에 개봉했었다고 한다. 놀랍군!

 

 

앨리스 먼로의 수상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산본 램프의 요정 재고를 검색해 봤다. 그리고 딱 한 권,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을 스택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폐점을 코앞에 두고 램프의 요정에 안착해서 구매에 성공할 수가 있었다. 이렇게 절실하게 책과 만난 적이 있었던가.

 

관심은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책은 앨리스 먼로의 데뷔작이 유일한데, 웅진에서 이 책을 품절의 상태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가이다. 나야 뭐 어제 사서 걱정이 없지만. <행복한 그림자의 춤>을 살까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다 볼까 생각 중이다. 현재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많아서 일단 빌리기부터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라네. 아무래도 그녀 작품 세계의 효시부터 읽는다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아마 이 책이 품절된 상태라 더더욱 절실하지 않았나 싶다.

 

그녀의 데뷔작은 현재 판매 중이라 주문만 하면 만날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렇게 절판/품절의 운명에 처한 책들은 중고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야 만날 수 있으니까. 사실 도서관 책들은 너무 너덜너덜해서 잘 손이 가지 않는다. 물론 어제 빌린 <파과> 같은 신간은 그나마 낫지만 말이다.

 

 

 

어느 기사에서 보니 앨리스 먼로 할머니는 올해 1월에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겠노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아직도 여전히 글을 발표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 아직 10권도 넘게 그녀의 책이 출간되지 않았으니 이제 노벨문학상의 파도를 타고 출판사들이 그녀의 책을 경쟁적으로 내게 되겠지. 아마 장편보다는 단편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아직 한 편의 글도 읽어 보지 않아서 이렇다 저렇다 평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우선 이 책부터 읽은 다음에 리뷰로 말해야겠다.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나온 앨리스 먼로의 작품인 <디어 라이프>. 반즈앤노블의 미리읽기를 통해 검색해 보니 모두 14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타이틀인 <디어 라이프>는 맨 끝에 달려 있구나. 이 단편들은 모두 그전에 <그란타>, <하퍼스 매거진>, <뉴 요커> 그리고 <틴 하우스>라는 잡지에 게재된 글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어서 빨리 판권을 가진 출판사들이 이 호재를 놓치지 말고, 앨리스 먼로 작가의 글을 출간해 주었으면 좋겠다. 부디 서둘러 주시길. 이상 끝.

 

[추가정보] 최신작이자 어쩌면 앨리스 먼로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 <디어 라이프>가 다음달 문학동네에서 출간된다고 한다. 역시나 발빠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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