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밀리언셀러 클럽 50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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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은 공포 소설 작가가 아닙니다. 그는 그저 '스토리 텔링'을 너무나 잘 하는 작가지 공포 소설 작가라 하긴 힘들죠. 그리고 그런 스티븐 킹의 소설 중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를 읽어보세요. 그를 알기에, 그리고 그의 스토리 텔링적인 특성을 알기에 이 작품이 좋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를. 사실 개인적으로 '공포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그의 대단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회피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그의 소설이 원작인 '미저리', '그린 마일', '샤이닝', '돌로레스 클레이본' 등의 영화도 봤으면서 유독 그에게 갖고 있는 '공포 소설 작가'라는 코드 하나로 그의 소설을 기피해왔던 것은. 책 읽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자부하면서도 말이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어가면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우선 '놀랍고도 열광적으로 공포에 빠져든다'라는 책 뒤를 장식하고 있는 무려, '뉴욕타임즈'의 서평에도 불구하고 하.나.도.무.섭.지.않.았.다.는 것이 무척이나 놀라웠고, 두 번째로 그가 그려내는 '트리샤'라는 캐릭터에 놀랐다. 어쩌면 그렇게도 귀엽고 앙증맞은, 그러면서도 똑똑한 어린아이의 묘사를 맛깔나게 해 내는지. 톰 고든이라는 MLB의 마무리 투수를 흠모하는, 그래서 광활한 숲 속에 혼자 떨어져 있으면서도 '톰 고든의 사인이 담긴 모자'와 '워크맨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경기'를 희망으로 삼아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트리샤에 대한 묘사도 놀랍거니와 여기에 굶주림, 갈증, 질병 등으로 인해 점점 쇠약해져감에 따라 나타나는 그녀의 공포와 광기, 그리고 그 공포가 실제로 형상화되어 나타나는 구체적인 '존재'에 대한 묘사에는 혀를 휘두를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것이 3억부를 팔아낸 베스트셀러 작가의 스토리 텔링인가...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는 느낌. 레드 삭스의 팬으로 유명한 스티븐 킹의 '야구 형식을 차용한 소설 구성'은 덤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는 내내 '트리샤'라는 너무나 귀여운, 마치 이런 아이가 내 딸이었으면...하는 마음까지 들게 만드는 귀여운 아홉살박이 아이가 '제발 얼른 저 숲에서 빠져나갔으면' 하는 조마조마함과 불안감, 그리고 연민의 감정만이 가득했다. 그래서 더 흡입력이 크게 느껴지기도 했고. 다코타 패닝 주연의 영화화라면 딱 어울릴 것 같은데 말이지.


책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다음 웹툰도 필독! 앙증맞은 그림체와 '둘리 엄마'가 압권
[웹툰] 스티븐 킹의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by 원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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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2 - 두 번째 방문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0
이종호 외 8인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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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유지한다는 일. 결코 쉽지 않지만 그것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사랑이 있다면 그것만큼 아름다운 일도 없을 것 같다. 특히 그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수가 생각보다 적고 '텃밭'이라면 더욱.
어쩌면 우리나라의 장르 문학들은 그런 '텃밭'이다. 사실상 그 전체의 시장도 그리 크지 않고, 그 시장마저도 이미 비옥한 밭에서 오랫동안 자라온 '유수의 외국 컨텐츠' 들에게 상당부분 잠식당해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물론 그런 척박한 땅에도 언제나 씨를 뿌리고 끝없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리고 이 책,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두 번째 방문'의 경우도 바로 그런 노력하는 사람들의 결실 중 하나다.

우리나라, 우리사람에 맞는 공포란 어떤 게 있을까? 책의 말미를 장식하는 문화평론가 김봉석씨의 서평에서도 같은 질문을 묻지만, 사실 나 자신에게 반문해보아도 그리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즐겨온 문화 속에서도 '공포'를 묻는다면 대부분 다른 나라의 것들, 혹은 다른 나라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 아닌가. 당장 올해 개봉된 영화들도 한국 영화라 하더라도 대부분 일본, 혹은 서양의 공포를 차용하는 것들이 대부분이기도 하고.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어렴풋한 답변을 내놓는다. 분명 우리네 정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 우리네 정서에서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소재들을 어떤 것인지를 어느 정도는 답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이 미국에 가서 겪는 인종 차별이나, 부층 아파트와 빈층 아파트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간성의 문제, 우리나라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교육 문제 등 소재라는 면에서 그렇고, 그런 소재들을 다듬고 말하는 구성상의 면에서도 그렇다.

어쩌면 이 책은 앞서 말한 '텃밭' 속에서의 소설이고 그렇기에 글의 질이나 재미라는 면에서 최고가 되지는 못한다. 솔직히 공포를 만들어내는 분위기의 구성, 그리고 왜 이렇게 되어가나...라는 면에서의 설득력과 개연성, 지속적인 긴장감이나 뭔가 섬뜩하고 뒷끝을 남기는 엔딩 등의 여러 요소가 하나 둘씩 눈에 띈다. 하지만 그런 아직은 '약간' 부족한 그런 완성도 속에서도 친숙한 공포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부분들 때문이 아니었나 한다. 우리네 사람들이 쓴, 우리에게 맞는 소재의 공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랄까. 그리고 그렇기에 이 책은 더욱 그 빛을 발한다. 벌써 두 번째인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시리즈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의 발전을 이룰 것인가(실제로 벌써부터 첫번째 방문보다 훨씬 더 소재면에서, 그리고 글의 완성도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룩하고 있으니까)라는 기대감, 나아가 한국 장르 문학의 발전이 점점 이루어지고 있다는 그런 즐거움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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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 업그레이드 - 3주 후 당신의 회사에 기적이 시작된다!
리처드 파크 코독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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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책을 읽다보면, '참 신선해보이는데 알고보면 별 것 없는' 책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반대로 '참 당연해보이는데 의미심장한' 책들도 있다. 자주 만나긴 힘들지만. 그리고 '해피니스 업그레이드'는 바로 그런 책이었다.

왕년에 잘 나가던 IT 기업 '리버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수많은 경쟁사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기업을 상장하면서 일찍 터뜨린 샴페인. 그 덕분에 더 이상 진취적이지 않았던 시절들. 그러면서 차츰 뒤쳐져간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 루시는 신임 회장의 부임 직전 큰 프로젝트를 맡는다. 바로 회사의 문제점을 분석하라는. 많은 내/외부 관계자들을 만나 문제점을 분석하는 동안 점점 완성되어가는 'Believe 법칙'. 그리고 그 완성에 큰 도움을 주는 멘토 톰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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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일러스트 덕분에 책 전체의 분위기가 꽤 좋은 편


이 책의 중심이 되는 리버스의 이야기를 보면서 꽤 큰 도움이 되었다. 모든 회사가 망가져가는 이유는 다 같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이유는 어디에나 있는 법이며, 리버스라는 회사는 그런 일반적인 이유가 부서마다 꽤 심각한 상태로 나타난다. 아마도 회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다 보여주고 싶은 의도가 보이는 듯. 그리고 그 부서마다의 문제를 낯낯히 보여주면서 그 대부분의 의도들이 단 하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귀결된다. 바로 믿음.
현재 일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직원 자신(I). 그리고 그 일에 관련되어 있는 전체 부서(We), 그리고 고객(They) 3자 모두의 믿음이 사라져갈 때 어떤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 믿음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서 등장하는 것이 'Believe 법칙'. 올해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밀리언달러 티켓'의 작가 리처드 파크 코독은 '해피니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전작 '밀리언달러 티켓'에서 핵심으로 다루었던 'Believe 법칙'을 다시 한번 언급하고 그 법칙을 통해 어떻게 하면 모두 함께 서로의 신뢰를 지켜가며 성공으로 달려갈 수 있을까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참 재미있다. '믿음'이라는 하나, 그 하나의 개념이 성공과 행복을 이야기하는데 단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것이. 하지만 분명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은 그만큼이나 우리 삶에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생각해보면 실제로 그렇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가 믿고 우리가 믿는 회사만큼 탄탄한 곳이 어디에 있겠으며,
모든 고객이 믿는 회사만큼 훌륭한 상품성을 지닌 회사가 또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믿음을 하나하나 쌓아가면 바로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자신의 인생을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이 아닐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록으로 제공된 업그레이드 노트. 어떤 목표에 대해 나, 우리, 그들(고객) 삼자의 믿음이 가능하게 하고, 멘토, 난관, 해결법 등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직 써보진 않았지만 상당히 요긴한 느낌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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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 최고의 나를 만나라
김범진 지음, 임승현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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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도. 우리네 문화의 뛰어남을 상징하는 온도일지 모르겠다. 전세계적으로 도자기를 구울 때 우리나라와 중국만이 가능했던 고온, 그리고 그 덕분에 그릇은 예술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예술을 소유할 수 없었던 서양인들은 그릇 하나에 765만 달러라는 가치를 부여했고.
물론 예술에 값을 먹일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만큼이나 인정받는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일 테니까.

1250도에서 구워지는 도자기는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된다. 그저 불에 구워진 흙이 아니라 이른바 '자화'라는 작용이 일어나, 흙 속에 있던 유리질이 녹아 흘러나와 흙과 유약을 하나로 만들어주고 그를 통해 생겨나는 아름다운 빛깔과 소리는 질그릇은 낼 수 없는 다른 차원의 것이다.

이 책의 제목도 바로 이 '자화'가 일어나는 그 온도의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며, 그런 자기 자신의 열정과 뜨거운 영혼이 '자화'를 일으키면 그 때서야 비로소 자기 자신이 낼 수 있는 최상의 것을 낼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 그렇게 최상의 것을 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하지만 인상적인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이다.

글 자체는 책 표지의 일러스트가 말해주듯,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이야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그 이야기가 상당히 맛깔나게, 그리고 현대에 맞게(읽어보면 안다) 이루어져 있어 읽는 재미도 꽤 있으며, 가끔씩 인간 세상과 동물 세상과의 참 재미나는 패러디들은 마치 'Sam & Max' 시리즈를 보는 듯한 그런 즐거움을 주기도 하는 등, 상당히 재미있고 구성지게 씌여져 있다.
그런 재미있는 스토리 전개 속에서 저자는 '명상 코칭 센터 대표'라는 직함 다운 글을 선보인다. 독자로 하여금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게 할 지, 어떻게 하면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을지를 참 많이도 생각한 듯한 그런 느낌의 글이 이어지며 실제로 읽는 나 자신도 참 여러 의미에서 고민을 하게 한 책이었다. 과연 나 자신은 누구이며, 어떻게 하면 최고의 나를 찾을 수 있을지 말이다.

물론,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내가 낼 수 있는 최선의 것은 무엇인지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하지만 그런 나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과정의 하나의 지표가 되어 줄 것이고. 나의 1250℃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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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현씨의 따뜻하고 편안한 일러스트가 책의 맛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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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스 문도스 밀리언셀러 클럽 6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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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상, 나오키 상,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 에드거 앨런 포 상 최고 소설 최종 후보.... 그야말로 굉장한 찬사를 받고 있는 '기리노 나쓰오' 여사. 그녀의 최신 단편집 '암보스 문도스'를 읽었다. 꽤 기대를 하면서.
바로 이전에 읽었던 '잔학기'가 기대보다 더 인상적이었기에.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집을 읽는 것을 꽤 즐기는 편(이영도씨의 오버 더 호라이즌 관련 포스팅 참고)이기에.
단편에서만 읽을 수 있는 '인상적인' 작가의 또 다른 메시지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표제작인 '암보스 문도스'를 비롯, 식림, 루비, 괴물들의 야회, 사랑의 섬, 부도의 숲, 독동... 총 7개의 단편이 모여 있는 이 책. '잔학기'에서 보여주었던 그녀의 잔혹함. 그리고 그 잔혹함이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진다는 점은 꽤 닮아있다. 하지만, 잔학기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잔혹한 속내들은 너무나 강렬하고 여과없이 진행되어 놀라울 지경이랄까.
총 7편 속에 담겨진 각각 다른 인간의, 아니 여성의 다양한 면면, 아니 추악한 면면들의 표현은 '파격적'이라는 수식어를 무색케할만큼이나 적나라하며, 이런 적나라한 배설은 마치 작가인 기리노 나쓰오의 마음 속에 담겨있는 그 무엇에 대한 의문을 야기시킨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욱 놀랍다.
마치 단편 중의 하나인 '부도의 숲' 에서 자주 언급되는 악인의 정직, '악인이 아니면 소설가는 될 수 없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직접 실천하려는 그런 느낌이 들 정도다.

하지만, 그런 강렬한 소재와 여과없는 담담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지는 것은 기리노 나쓰오의 힘이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같은 '추리'도 없고, 어떤 특별한 장치도 없다. 그저 사실을 서술하는 듯한 느낌의 단편들. 그런 단편들 속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암보스 문도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특별한 장치가 없이, 특별한 여과가 없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이기에.
한 번쯤 읽어볼만한 단편집이다. 특히 '기리노 나쓰오'라는 작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만, 개인적으로 두 번은 읽고 싶지 않지만.



여담이지만, '암보스 문도스'라는 제목의 이미지를 보며, 편하고 아름다운 쿠바의 호텔같은 느낌을 상상했던 광서방으로서는 꽤 당황. 쿠바산 시가를 꼬나물고 반바지에 맨발 차림으로 창 밖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웃고 있는 헤밍웨이는 없었다(...)

암보스 문도스 호텔. 산프란시스코 부두에서 1마일도 안 떨어진 곳에 있는 암보스 문도스 호텔은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맨 처음 머물렀던 곳이다. 암보스 문도스는 1920년에 지어진 5층 건물로, 유네스코 기금으로 복구된 최초의 건물에 속한다. 현재 호텔은 고동 껍질의 아랫부분같이 분홍빛 감도는 설레는 오렌지색으로 갓칠을 한 자태를 과시하며 아바나 구시가지 중심부 칼레 오비스포와 메르카데레스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호텔에는 바닥에서 천정까지 닿는 문으로 시원한 바닷바람이 일년 내내 불어오는 탁 트인 로비가 아직도 남아있다. 손님들은 조약돌 깔린 거리의 마차 소리와 갓 끓인 커피 냄새, 이따금씩 풍겨오는 쿠바산 시가 향에 잠을 깬다....

힐러리 헤밍웨이의 '쿠바의 헤밍웨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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