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을 언젠가 볼 것이고, <아침 다섯시의 기적>은 결국 안읽을 것이다. 


하지만 "내일을 위한 기적"이 있다. 목적없이 살아온 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목적없이 살아온 인생이 되었다. 목적없이 살아온 것에 대한 자책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젠 그릇이 달라졌다. 나는 그대론데 그릇이 달라졌다. 말이 안되나. 내 그릇을 이제 내가 알아본 것이다. 변하지 않은 크기. 앞으로도 달라질 것 없는 크기.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서의 크기. 그러니 목적은 나에게 너무 거대한 것이었다. 그러니 앞으로도 난 목적없이 살아갈 것이다. 내 용량을 위해, 내가 완전히 부서지지 않고도 쩍 하고 금이 가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것은 목적없이 사는 것이다. 목적과 목표가 다르다는 전제하에 내뱉는 말이다. 목표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목적없이 살 수 있었다는 이 얘기는 무슨 그지 발싸개 같기는 하지만 궤변을 일삼다 쾌변의 나락으로 떨어진 하수구의 인생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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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5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5 11:15   좋아요 1 | 수정 | 삭제 | URL
밥그릇과 술잔이야말로 내 그릇이다!!! 트리제님의 첫번째 선언(?)에 저도 격하게 묻어가고 싶습니다.ㅎㅎㅎ

목적과 목표는 그 뉘앙스의 차이가 분명히 있지만 그걸 굳이 죽을 듯이 따지고 덤벼들려고 하지 말고 그냥 직관과 의지가 이끄는대로 해석하자. 그렇지 않으면 희망은 우리를 아주 쉽게 배반할 것이다..라는 뜻으로 트리제님의 저 댓글을 저는 이해하고 싶습니다.^^

저 장면은 아마도 실제 영화장면이 아니라, 촬영 중에 배우들 쉬는 시간에(?) 찍힌 아름다운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남자가 사랑할 때>인데요, 저기 저 뒤에 황정민 옆에 쭈그려 포복절도 하는 남자는 곽도원이 분명한 듯 싶구요.ㅎㅎ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그리고 야옹야옹 쌓이는.을 기억해 둘게요. 트리제님의 리뷰나 100자평도 기대하면서요.^^


컨디션 2017-02-15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명(당연히) 로그인 상태에서 댓글을 달았는데, 이게 뭔일이래요? 입력하고 보니 컨디션은 어디로 가고 웬 유령이?...
게다가 방문댓글에도 떡하니 올라와 있네요. 이런 일 처음이야! 완전 신난다..ㅎㅎㅎ

appletreeje 2017-02-15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가끔 알라딘이 신기방기한 재주를 부리는가 봅니당~ㅎㅎㅎ
날씨가 따뜻하니 문득 봄 생각이 아지랑이 나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컨디션 2017-02-15 15:49   좋아요 0 | URL
매우 꾸진 노트북 하나가 저희집에 몇개월 전부터 덜렁 있는데 이게 워낙 로딩(?)이 느리고 언젠가 기절이라도 할 것처럼 사람을 가지고 놀아요. 아마도 재주는 얘가 부린 것 같아요. 알라딘 시스템에 덤태기를 씌울까도 생각해봤지만 평소 이 아이가 하는 짓으로 봐선 그래요.ㅎㅎ
아지랑이 살살 피어오르나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창밖을 봅니다. 오늘 같은 날은 아지랑이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트리제님도 남은 오후 잘 보내시길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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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4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4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디션에서 살아남기 - TV 드라마 연기 & 화술
오순한.김용수 지음 / 미래사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카메라 연기 사이즈(64쪽)


<연극배우들이 TV드라마에 적응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TV드라마 연기의 '경제성'을 파악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내 연극배우들은 '사이즈를 줄이지 못해서' 연극에서 영화로, 혹은 TV드라마로 쉽게 넘나들지 못한다. 다시 말해 카메라 연기로 응축해내지 못한다. TV드라마 연기를 바스트 연기라고 하는데 이 바스트 연기로 응축시킬 줄 알아야 한다. 즉, 연기를 일상에 가까운 TV드리마 톤으로 줄이지를 목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에 흠집은 나겠지만 그래도 받아들여야 한다.

목소리(발성) 문제도 그렇다. TV카메라 문법에 맞게 목소리 톤이나 볼륨을 조절하지 못해서 실패한다. 소리를 던져야 할 실제 거리는 샷(shot)의 크기에 의해 좌우된다. 마이크가 있는 거리만큼 상대가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목소리를 조절하면 샷의 거리에 맞는다고 보면 된다. 단, 꼭 기억해야 할 서ㅏ실은 실제 볼륨은 줄일지라도 에너지는 그대로 응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74쪽부터 109쪽까지 2부의 2장이 이어지는데, 그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준비된 상태를 위해 

2. 작가처럼 상상하라

3. 진짜 감정을 기다려라

4. 초조해하는 것은 죄다

5. 타자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라

6. 말하기는 '듣기'에서부터 시작한다

7. '문장쪼개기'를 터득하라


목차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지 않는가. 내용이 궁금해서 좀이 쑤시는 기분이 느껴지지 않는가.

일부만이라도(당연한 소릴!) 옮겨적고 싶지만 지금 내가 그럴만큼 한가하지가 않다. 


나는 사실 연극배우이(였)고 이제 곧 다가올 TV드라마의 오디션에 임하고자 한다. 놀랄 것이다.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도 전에 지금 벌써부터 손발이 벌벌 떨릴 것이다. 사기를 쳐도 유분수지, 경악을 넘어선 분노가 치솟을 것이다. 아드레날린(맞나?) 폭발! 하지만 이 모두가 사실이라는 것. 어쩔 수 없는 사실이 여기에 있다는 것. 


나는 이제부터 사기치는 법을 배우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선 준비가 되어야 하고, 작가처럼 상상해야 하고, 진짜 감정을 기다릴 것이며, 초조해하지 않을 것이며, 타자성을 이해하고 또 인정할 것이며, 말하기를 위한 듣기에 충실할 것이며, 문장을 쪼갤 것임을, 선서한다. 아니 선서 이전에 선사다.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사다. 빅뱅 이후의 또 하나의 빅뱅이 기다리고 있다. 이 선언은 예고편에 불과하다. 본편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시작을 안했으니 먼 길이 보장되어 있다. 아주 먼 길이다. 이 사기행각의 본격적인 여정을 알리는 출정식이 이렇게 시작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제 와서(이왕 이렇게 된 마당이니) 고백어린(?) 폭로를 또 하자면, 나에게는 몰랐다는 것 외엔 진실은 그 어디에도 없다.    



223쪽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갑작스런 한가함이 파리처럼 살풋 날아들어서 뭔가를 만회하는(속죄) 마음으로 옮겨 적는다.  


눈에 감정을 담는 기술(223쪽)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한 기술인데, 상대 혹은 대상을 그대로 보는 법이다. 보이는 척하지 않고, 투명하게 정직하게 보는 것이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눈으로 불안감을 표현할 수도 있고, 눈으로 긴장감을 표현할 수도 있다. 실제로 얼굴 대 얼굴을 마주하고 설명하면 쉽게 터득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기술인데 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내 이야기를 참고로 해서 명작영화의 명배우들의 눈 연기를 보고 스스로 배우고 알아내야 한다. 

눈물을 잘 흘리는 것이 좋은 능력이기는 하지만 너무 과해도 안된다. 눈물을 흘려야 하는 장면에서 감정에 몰입한답시고 거짓 상상을 억지로 하면 결국 시선이 내면으로 향한다. 시선이 자기 안으로 들어갈 경우 눈 연기의 생생함을 잃는다. 슬픈 감정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우는 것에만 너무 의존해도 눈 연기의 생생함을 놓친다. 

TV드라마를 보면서 배우들 눈을 집중해서 확인해보라. 연기를 잘하는 배우의 눈은 상대를 향하고 있는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 연기에 자신이 없는, 혹은 노력하지 않고 끼로 해결하려고 하는 배우들의 시선은 자신의 내면으로 향해 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치 필로폰을 맞은 사람의 시선처럼 느껴진다. 정말 큰 문제는 배우 스스로 그것을 연기를 잘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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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3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3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거의 처음이다. 그 대화를 옆방에서 또 아이가 듣고 있었다. 몇 번의 고비가 있었다. 어색함을 간신히 누르고 행여 상처가 될까 가까스로 균형을 잡았던 것 같다. 부끄러웠다.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많아야 하는데 아이가 이미 알고 있었다. 엄마한테 그런 걸 기대해선 안된다는 걸. 모레부터 독서실 다니는 걸로 했다. 기운없는 것도 모자라 두려움을 감추느라 애쓰는 걸 보고 말았다. 내가 강해져야 한다. 힘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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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7-02-1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달수와 고담이가 쌍두마차로 지켜보고 있군요!
포스는 고담양이 갑인데 실세는 고달수가 갑이라지요^^
자 우리 함께 힘냅시다!

컨디션 2017-02-13 10:38   좋아요 0 | URL
네, 힘내야지요. 힘! ㅎㅎ

고담이의 포스와 고달수의 실세를 똭! 알아보시는군요. 역쉬 오랜 집사의 혜안과 눈썰미십니다.^^

2017-03-01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1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처드 브랜슨의 가슴털(이라기 보다는 유방털)을 시작으로 각종 포탈에 올라온 연예계 미남미녀를 둘러보다가 삼년 전에 작파한 카페에 미친 척 댓글도 달았다가 수백통의 미확인 메일 중에 한 개를 열었다가 그만 또 하나의 카페에 가입하느라 자동문자완성(?)이란 것도 오랜만에 하고 나니 어느새 새벽이 되었다. 자야 할 시간이지만 지금 이래 가지고서는 잠들지 못할 것 같다. 아주 대단한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저 먼나라의 은퇴자들이 카이트 서핑을 즐기며 겨털과 유방털을 선보이는 장면을 시작으로 한 이 모든 연쇄의 고리는 결국 오매불망 그리던 내 님을 만나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며칠이 될 지 몇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 이제 난 새로운 날들의 출발선에 선 것이다. 인생이 욕바가지로 얼룩진들 뭐 껄껄 웃을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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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1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1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