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하는 백이면 백 누구나 겪게 되는 공개와 비공개의 망설임. 여기서 진을 빼느라 이도저도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저자는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그는 매일 거르지 말고 아침 5시에는 무조건 일어나 뭐라도 쓰라고 한다. 읽는 것도 좋지만 일단 쓰고 보란다. 아무 쓰잘데기 없는 일상이지만 부끄러워 할 필요없다고. 어차피 누구도 자신 외엔 그닥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일단 이것만 알아도 미션은 수월해지고 거침없이 이불킥 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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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일요일.

 남편의 도서대출 목록에 이 책이 들어있었다.

 난 속으로, 아니 이게 언제적 책인데?

 (그렇다고 나는 읽었더냐 하면, 아니다)

 

 어제 남편이 이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을 그대로 읽어주었다.   

 낭랑하고도 힘차게 낭독을 했는데 밥상 겸 술상 앞에서 난 울컥해야만 했다.

 옳은 말을 이토록 아름다운 언어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김어준.

 

 그리고나서 우린 김어준의 파파이스(1월 15일자)를 손바닥 화면으로 보았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다들 뼈빠지게 고생하는 분들이 많을(?)테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지난하고도 놀라운 기록 영상물을 보여주면서 제대로 나서는

 이 시대의 인물이 있다면 모르긴 몰라도 김지영 감독일 것이다.

                                       세월호 침몰의 진짜 원인에 대해 그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고 있는 두 사람.

                                       (어디 두 사람 뿐이랴마는 !)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눈물의 박수를.

 

 

  그래서 마침내, 김어준의 파파이스가 이룩한 것이 있다면(종국엔 반드시 그래야만 하리라)

  세월호 사건을 파헤친 대단한 공헌자로 남을 것이라는 명예나 그 어떤 추앙으로서가 아닌

  정말 집요하게, 그리고 진짜 정의롭게,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외칠 수 있는 자유.

  그 自由를 생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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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21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손으로 그 많은 걸 다 쓰셨어요. 세 장도 더 될것 같아요.^^;;; 요즘 손글씨가 유행이라지만, 저는 손글씨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아요.^^ 그러나 잘 써야 한다는 게 압박감이 큽니다.^^

컨디션 2016-01-21 13:13   좋아요 2 | URL
남편이 지금까지 책 베껴쓴 노트만 스무권이 넘어요. 얼마전 일부를 처분하고 남은 게 그래요. 남편 글씨체가 나쁘지 않다고 보는 저로서는 그렇게 웅크리고 앉아 책 읽으면서 글씨 쓰는(글 쓰는 남편이 절대 아닙니다^^) 남편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안정되고 막 평화로워지고.. 평생 밥 한술에 김치쪼가리만 먹고 살아도 행복할 수 있겠다...뭐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ㅎㅎ(근데 술을 너무 마셔서 큰일-.-) 글씨체는 자신의 개성이기도 하니까, 못생기게 써지면 써지는대로 그 나름의 멋이 있다고 봐요. 저도 글씨가 좀..안예쁘게 나오는 편인데(아니 일관성이 없달까요) 잘 쓰려고 하면 할수록 오래 못가고 금새 지치게 되더라구요. 요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읽으면서 신영복 선생님의 옥중서간 손글씨에서 느끼는 바가 큽니다. 글씨체가 중요한 게 아니구나. 그 속에 담긴 내용. 그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느냐...는 것을요.

서니데이님 오늘도 날씨일기 기다립니다 ^^

오거서 2016-01-21 21:55   좋아요 1 | URL
남편분도 보기 드문 취미를 가진 것 같은데 남편의 현실적인 면보다 더 중요한 면을 알아주신 컨디션 님은 더더욱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컨디션 2016-01-21 22:25   좋아요 1 | URL
남편이(든 누구든) 세상으로부터 오는 외로움을 달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세상에 이해못할 것도 없다고 봐요.(이렇게 얘기하니까 마치 제가 꽤나 너그러운 인간인 척ㅎ;) 그래도 오거서님한테 이런 과분한 말씀 들으니 기분 좋아요^^

2016-01-21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6-01-21 15:40   좋아요 0 | URL
흐흐~ 제남편님 글씨 예요.

2016-01-21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6-01-21 16:50   좋아요 1 | URL
겉봉에 주소랑 이름, 손글씨로 쓰신 거 아직 갖고 있거든요.^^

2016-01-21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6-01-21 16:52   좋아요 1 | URL
저도 고민이예요. 빠르게 쓰면서 깨끗하게도 쓸 수 있으려면.. 자꾸 써봐야 하나.. 달리 방법이 없겠죠? 그래야겠죠? ㅎㅎ

서니데이 2016-01-21 16:54   좋아요 0 | URL
손의 악력도 좋아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체력이 좋아야한대요. ^^

서니데이 2016-01-21 16:56   좋아요 1 | URL
약간의 요령은 좋은 펜을 쓰는 것도 있어요.
글씨가 평소보다 예쁘게 나오는 펜도 있고, 잘 맞는 걸 고르는 게 중요해요.
지난 여름에 꽤 많이 사서 써 봤는데, 그렇긴해도 기본적으로 손의 힘이 좋아야 장시간 흔들림없이 많이 쓸 수 있어요.

컨디션 2016-01-21 21:43   좋아요 2 | URL
맞아요. 공감합니다. 필기감 그립감 모두 충족시키는 좋은 펜과 체력. 결국은 지구력? 서니데이님과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손글씨 잘 쓰는 법까지 도달했네요. ^^

2016-01-21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6-01-21 16:53   좋아요 1 | URL
남편한테 전해줄게요. 알라딘에 명필가로 알려지게 생겼다고.ㅋㅋ

2016-01-21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1-21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저녁 맛있게 드셨나요.
좋은밤되세요.^^

컨디션 2016-01-21 22:26   좋아요 1 | URL
지금 아까 미처 못올렸던 페이퍼 마저 마무리 하는라 용 쓰고 있어요.ㅎ
서니데이님도 저녁 맛있게 드셨길요. 좋은밤 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