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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마치지 못하면 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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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7-03-08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슨... 실은 날로 먹는 페이퍼ㅎ의 일종일 텐데,

웃음이 푸슬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처음 웃었습니다. 덕분입니다. (_ _)

컨디션 2017-03-09 00:22   좋아요 0 | URL
이거슬 알아채신 한수철님의 통찰에 깊은 원한을ㅎㅎ

아니구요,

웃음이 푸슬. 아.. 이건 마치 푸른구슬처럼 들리는군요 ^^
 

<세상물정의 사회학>의 서문을 읽다가 기분이 확 나빠져서 집어던졌던 적이 있다. 그후로 오랫동안 책장에 버려두고 있다가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아 알겠다) 이 책을 꺼내들었다. 기본적으로 문장은 볼 만한데 내가 중요시하는 그 태도가 가열차지 못하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고는 있지만 읽을만한 책임을 말하기 위해 바쁜 와중에도 이 글을 쓴다. 수긍할만해서 하다가도 아주 사소한 지점에서 반드시 실망하고 마는 나를 만나기에 좋은 책이다. 저자가 나를 실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저자에게 실망하고야 마는 것이다. 하지만 도움이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에 극도로 몰린 요즘에 무척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저는 세상물정을 몰라요,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기 시작했던 때가 세상물정을 모르면 안되는 나이부터 본격적으로 그랬던 걸 보면 그 원인제공자는 아마도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었을 공산이 크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럴만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아, 잘 모르는 사람일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살아오면서 누적된 경험이 방어기제가 되어 나를 이런 식으로 비겁하게 작동시켰던 것이다. 


얼마나 걸릴 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다 읽고 짧은 100자평이라도 올리게 되는 날이면 기념으로 동네사람 불러다 술판이나 벌여볼까. 저 이제 이만큼 알아요. 세상물정 이렇다는 거 이만큼 알아요. 미친 척 하고 현수막도 하나 걸까?ㅎㅎ


" 자축합니다. 제가 세상물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 오셔서 축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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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2-15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세상물정 모르고 산다고 지인들이나,울 신랑이나 늘 입에 달고 있는데 저도 읽어야 하나?망설여지는 책이로군요^^

컨디션 2017-02-16 11:40   좋아요 1 | URL
아래 유레카님 댓글에 비추어 봐도 그렇고, 제가(또는 우리가) 세상물정 모른다고 할 때의 그 세상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는 사실 차이가 있는듯요.^^ 저도 남편이 저한테 그런 소릴 아주아주많이 하는 편인데 주로 어떨때인가 생각해보니....으..차마 입밖에 내기가...ㅎㅎㅎ

어쨌든 이 책, 세상‘물정‘까진 몰라도 지금 여기 세속적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잣대와 지평을 넓혀주는 계기는 될 거 같아요. 기회가 오면 그때는 망설이지 마세요.^^

yureka01 2017-02-16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약삭 빠르게 눈치도 빠른 ..즉 기회주의적일 경우에서 세상물정 안다고 하더군요.....좀 눈감하고 지긋하고 원칙이나 따지는 그런 사람은 융통성 적고 눈치없고,세상물정 모른다고 할 거 같아서요...

컨디션 2017-02-16 11:4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어찌 보면 처세에 능한가 그러잖은가의 문제일 수도 있구요. 이러니 세상물정에 밝으려면 온갖 금융기술과 스펙 재테크 자기계발서 등등에 목숨 걸고 덤벼야 그나마 세상물정 좀 안다는 축에 끼겠지요...

appletreeje 2017-02-16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노라니, 뜬금없이 김소월의 詩로 만든 송골매의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가 생각나네요.
새삼, 배철수의 음악캠프 20주년을 맞아 좋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동영상을 찾아 듣는 밤입니다~
‘고락에 겨운 내 입술로 모든 얘길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컨디션님, 좋은 밤 되세욤~!^^


컨디션 2017-02-16 11:47   좋아요 0 | URL
아, 그게 김소월의 시였군요? 배철수 음악캠프 20주년 동영상 저도 한번 찾아서 들어봐야겠습니다. 저 대목(고락에 겨운 내 입술로~) 보고 있자니 소리내어 노래하고 싶네요. 지금 아무도 없다면 당장 말이죠! ㅎㅎ

트리제님도 좋은 하루~~^^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그리고 심용환의 <단박에 한국사>를 이제 막, 십여 페이지를 읽었다.


우선 빌 브라이슨부터. 그의 말투는 '놀라울 정도로' 얄밉다. 너무 얄미워서 꽉 깨물어주고 싶다. 서문을 간신히 읽엇고 제 1장 우주의 출발을 몇 줄 읽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이러니 이 책을 다 읽을 때쯤이면 난 아마 야수로 변해있을 것이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날카롭게 마모된 이빨에선 피같은 침이 줄줄.. 아무튼 빌 브라이슨의 뻥치는 솜씨는 '놀라울 정도로' 얄밉다. 언제부턴가(아니 처음부터?)SF를 견딜 수 없게 된 나로서는 이 두꺼워빠진 '과학교양서'를 역시 같은 이유로 못견디게 될까봐 두렵다. 존재 그 자체로서의 존중은 내 소관이 아니다. 내가 하든 말든 존재하니까 관심 밖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것은 그 존재방식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책 역시 견딜 수 없게 될 것이다.  


다음, 심용환 이 양반. 처음엔 재미없었다. 대놓고 재미없는 출발이어서 실망을 크게 하고 나니 어떤 앙심이 생겼다. 그 앙심은, 왜 사람을 재미없게 하지? 조금 화가 났고 그 화가, 어디 봅시다 한번,으로 이어졌고 어느새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서 잊었던 앞부분을 다시 들춰보는 일이 생기면서 내가 왜 화를 냈지? 모르면 배우고 볼 일이지 왜 화부터 냈을까, 단순한 반성을 넘어 나란 인간이 궁금해졌다. 그 사소한 동력으로 지루함이 견뎌졌다. 지루함을 견디고 나니 살포시 만져지는 것이 있었다. 스폰지보다도 못한 숭숭 뚫린 근육이었다. 모든 시작이 이렇게 허접하다고 해도 난 어쨌든 시작을 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평정을 잃고 때려치우는 일만 남았다 하더라도, 난 어쨌든 휘슬에 의해 허겁지겁 출발은 한 것이다. 내 목에 호루라기를 매단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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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29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브라이슨 여행기도 재미있어요. 이 사람은 자료조사 진짜 많이 할 것 같더라구요.
컨디션님 좋은하루되세요.^^

컨디션 2017-01-29 22:03   좋아요 1 | URL
발칙한 시리즈 말씀하시는 거군요?^^ 이 책이야말로 자료조사 없이는 단 한줄도 불가능한 책이겠지요.
빌 브라이슨의 전형적인 미국식 유머가 재밌기도 하지만 전 어떨 땐 난더리 날 때가 있더라구요 ㅎㅎ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문학동네 시인선 88
문성해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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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쉬운 것이 아니다. 당연한 말을 당연하게 하고 있지만 지금 내 마음은 흥분으로 들끓는다. 시인 문성해는 대체로 조용하고 비교적 나긋하다. 어조가 그렇다는 것이고, 사실 그 내면의 소용돌이와 감각은 고조와 강약이 너울을 넘듯 자유로와 보인다. 세상과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인의 태도가 그리 낯설지 않음에도 절대 뻔한 시로 읽히지 않는다. 막무가내로 힘겨루기 하듯 하지 않는다. 대체로 글쟁이들임네 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면 한결같이 느껴지는 어떤 태도라는 것이 감지되는데 그게 시비거리가 되는 순간 악감정이 확 생긴다. 그 감정을 한마디로 말하면, **없다인데, 사실 일찌감치 인간이길 포기했거나 어쩌다 한번씩은 포기하지 않겠다거나 하는 그 놈의 변덕 하나로 책을 읽어온 내 주변머리가 언제부터 그런 악감정까지 갖게 되었는가, 라고 묻고 답하기까지 한다면, 못나고 못나서 내 이렇게 되었는 갑소 흐흐 가엾게 비웃어 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태도라 할 수 있겠다. 얘기가 좀 샜는데, 그러니까 내 말인즉, 시인 문성해의 시에서는 그런 감정이 일지 않더라는 것이다. 비록 이 시인이, 그럴리가 없지만, 그러니까 꼭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어쨌든 아무데서나 치기어린 감정의 과잉을 쏟아내고, 안그런 척 하지만 여지없이 지성의 탈을 쓴 현학을 감추지 못하고, 아닌 척 시치미를 떼지만 또 여지없이 순수에 기댄 아집을 내보이고  기타등등을 다 보여준다 해도, 뭐 상관없지 않느냐, 그렇다고 한들 그건 내 오해에 불과하다는 것. 그 확신의 지점에 이르기까지 내가 읽은 페이지는 반의 반도 안되었다. 그러니 이런 내 마음의 신뢰가 있기까지 단 몇 편이면 충분했고 아직 읽어야할 나머지 시가 있으니 난 충분히 흥분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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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1-01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같지도 않던 몇몇 시인들의 행태에 치를 떨던 차에 이 시인의 시가 궁금해지네요.

컨디션 2017-01-01 23:33   좋아요 1 | URL
예, 저도 풍문으로나마(문학과지성인지 문학동네인지 현대문학인지는 헷갈리는데)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시인이라면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우리 내면의 사회적 잣대가 분명히 있고 그 요구수준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구요. 그러니 이 잣대라는 것도 문단권력을 바라보는 독자(문학지망생) 나름의 엄격한 시선이 된다면야 뭐....아 제가 더이상 말을 안보태도..^^ 이 시인은 그런 부류의 치떨리는 행태와는 종족 자체가 다르기도 하거니와 아무리 뜯어봐도 시 행간에 권력지향 같은 걸 숨겨놓지도 않았어요.

2017-01-01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1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2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4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런 작가들 꼭 있다.

1. 자신을 `필자` 라고 한다.

2. 자신의 글 쓰는 행위를 `집필한다` 라고 한다.

3. 자신의 글 쓰는 공간을 `집필실` 이라고 한다.

음.. 그리고 뭐가 또 있을까나. 저서?

자신이 쓴 책을 `저서` 또는 `저작` 이라고 하는 것이 온당한가, 온당치 않은가에 투표하라면
난 어쩐지 온당치 않다에..

대놓고 저런 식의 표현을 하는 작가들을 보게 되면 맛있게 잘 먹던 음식도 갑자기 입맛이 싹 가신달까. 수저를 놓고 생각하게 된다. 왜들 이러실까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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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2-13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들었는데요, 필자는 3 인칭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자신을 필자라 지칭함은 대필했다는 뜻이 되나요 ^^;

컨디션 2016-02-13 18:27   좋아요 2 | URL
오, 그러게요? ^^ 흔히들 쉽게, 필자는 필자는 이러는데(본인은 본인은 하듯) 그게 3인칭이라는 걸 알고도 그렇게 부를리는 없겠죠. 오거서님 말씀대로, 대필작가임을 자초?하게 되는 노릇임을 안다면 아마 온갖 이유를 다 들이대면서, 에.. 필자 라는 말은 말이죠, 어느덧 일인칭으로 자리잡은 관용어이니만큼.. 어쩌고 하면서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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