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실 거 다 마셔가면서 글쓰는 업을 게을리하지 않는 작가들이 있다고 들었다.

놀 거 다 놀면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공부 천재들이 있다는 소리도 늘 들어왔다. 

소식이 소식으로 그치지 않고, 소문이 소문으로 끝나지 않으니 낸들 굳건하게 팩트를 믿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왜 나만 몰랐는고 오호, 해봐야 바보같은 짓이다.


맥이 끊겨버린 이 봄날. 졸기도 많이 졸았다. 놀고 놀고 또 놀았으니 불안한 봄날이 춘분까지 견딜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내가 나를 데리고 놀았으니 내 손에 내가 놀아난 셈인데 나는 왜 가슴 가득 원망을 품게 되었나. 아니다. 원망은 아닌 것 같다. 

괜한 감정 만들어서 기운 빼지 말고 그동안 잘 놀았다고 악수나 청하자. 엉덩이에 왁스를 바르고 안녕을 고하자. 컨디션 안녕? 


그래 안녕! 잘해 보자구.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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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3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녁 햇살이 남아있을 때다. 빨리 걷자. 해가 지기 전에. 어서어서 햇빛 속을 걷자. 거리로 나가면 생의 기쁨이 활짝 웃고 있다.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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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떠니. 자랑, 좋아하니? 그래 좋아! 좋지, 좋아한다 치자. 좋아하지 않는 것보단 보기 좋으니까? 그래, 자랑이! 자랑을! 자랑은! 뭘까? 솔직히 말해, 자랑하는 법 따로 있다? 노골적인 거 좋다는 사람 따로 있고 싫다는 사람 따로 있듯이 비위장단 할 거 없이 그냥 상징이나마 잘 갖춰서 놀면 끝. 끝? 끝!


그래, 늦었다고 말하기 전에 이미, 그래 늦었다. 방법을 모를 리 없잖아? 잘 놀아보라는 폭언도 아까워. 그렇다면 난. 이제 와 보니 너무 늦은 게 분명해. 보고 들은 게 있으니 따라나 해보자고? 이거 참 이러지 마시지. 같잖다는 걸 왜 모르겠나. 그렇게라도 싫다면 의리는 남겨두겠지만, 싫다는데 아무 것도 소용은 없으니 남겨둘 것도 없지. 그러니까 널 응원해. 널 응원해 마지 않아. 정말이야. 이것마저 싫은 게 아니라면 내 응원을 받아. 널 응원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것도 없어.  


심자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가 있었습니다. 정말 그 이름이었습니다. 학창시절은 누구나 자존을 앓을 나이라서 자존을 잃을 일이 허다했고 누구나 그 정도는 알고 있었는지 잘도 참았다는 생각입니다. 책걸상 사이를 누비고 다녔던 우리들의 웃음소리가 얼마나 아득하게 명랑했는지 그 자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알고 있을까요. 아름다운 얼굴에 다리를 절던 소녀였습니다. 아름다운 얼굴이 그녀의 다리를, 아니 그녀의 다리가 아름다운 얼굴을 더 아름답게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렇습니다. 그녀의 얼굴이 다름 아닌 불편한 다리에 있었음을 그땐 알지 못했습니다. 그 친구가, 아니 그녀가 처음부터 아름다운 얼굴이었는지 처음으로 아름다운 얼굴이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 채 졸업을 했습니다. 우린 모두 학교를 떠났고 다들 서로를 잊은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밤, 생각해보니 그녀는 나를 친구로 알기나 했을지조차 모르겠습니다. 기억합니다. 아름다운 얼굴의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 기억이 그렇다면. 지금 그녀는 과연 다른 평범했던 친구들의 이름을 기억할 것인가. 확신합니다. 그렇지 않을 것임을. 강렬한 존재로서 기억되는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타인을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빛에 자신의 눈이 멀고 마는 것이죠. 그것이 스스로 의도했든 아니든 상관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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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마치지 못하면 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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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7-03-08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슨... 실은 날로 먹는 페이퍼ㅎ의 일종일 텐데,

웃음이 푸슬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처음 웃었습니다. 덕분입니다. (_ _)

컨디션 2017-03-09 00:22   좋아요 0 | URL
이거슬 알아채신 한수철님의 통찰에 깊은 원한을ㅎㅎ

아니구요,

웃음이 푸슬. 아.. 이건 마치 푸른구슬처럼 들리는군요 ^^
 

책소개에 무게가 포함되는 이유를 조금 생각하다가 아, 재미없어서 그만 두고는 그것보다 더 무의미한 생각을 하게 된 오늘 아침. 나는 한권의 책을 알라딘 상품이미지에서 검색하다가 몇 분을 탕진해버린 결과 기분좋게 짜증이 난 상태에 놓여 있다. 정확하게 2017년 3월 2일자 인쇄발행일이 찍힌 책이 왜 아직까지 상품검색대에 올라와 있지 않냐 말이다.


오늘이 벌써 3월 7일인 터, 며칠 더 기다리면 뜨긴 뜨겠지만 그 사이 내 얼굴이 이렇게 누렇게 떠서 양장이니 반양장이니 같은 쪽수라도 무거운 게 있고 가벼운 게 있지를 않소 따지고 들 것마냥 덤비다가 내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당장 그 흔한 CEO라든가 OECD라든가 WTO니 FIFA니 하는 것들이 무엇의 약자인지도 모르는 판국에 어찌 ISBN을 논할 수 있단 말이오..

(별 거 아닌 것을 붙들고 환장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어느 60년대 구보씨의 늘어진 긴 한량같은 말투)


이를테면 지금 내가 잡은 책과 매우 흡사한 248쪽 | 215*150mm | 322g(녹색평론 통권152호) 이라는 서지정보를 보면서 이 책의 무게는 아마도 320g 일 거라고 탕탕탕 확신하고 싶다. 그리고 하나 더. 무게만큼이나 별 거 아니면서 그보다는 좀더 쪼잔한 것을 만들려면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무 짝에도 쓸모는 없지만 굉장히 놀라운 일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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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7-03-07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침 제 곁에 누렇게 뜬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가, 더 정겹게 느껴지네요.^^

저도 아침내내, 장바구니를 넣다 뺐다 난리부르스를 췄다죠 끙,
뜨신 차로 숙취나 풀어야겠습니답.

컨디션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컨디션 2017-03-07 20:52   좋아요 0 | URL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바로 그 소설가 구보씨에 관한 또다른 책이군요!
이참에 이것저것 보다 보니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도 버전이 여럿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장바구니가 닳고 닳도록..ㅠㅠ난리부르스ㅋㅋ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고 계시죠? ^^

2017-03-07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7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03-08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무슨 책이예요?? 찾으셨나요??

컨디션 2017-03-08 15:13   좋아요 0 | URL
혹시나 해서 좀전에 검색해보니 올라와있네요. 녹색평론 153호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