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피우다가 어느새 또 왕창 밀려 버린 나의 리뷰.  오늘은 지난 달에 주문한 책이 두 박스가 들어와준 덕분에 더욱 이 게으름과 밀린다는 것에 초조해진 한 나절이 되어버렸다.  이번 달에는 첫 주를 제외하고는 한 주에 2-3권 정도를 읽는 수준이고, 그 밖에는 이런 저런 책을 뒤적거리면서 읽다 멈추기를 반복하고 있다.  글로 남기는 것은, 특히 심도있는 후기를 쓰는건 어렵다.  읽기보다 확실히 어려운 듯.

뭔가 잘 써보려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밀리고 나면 이렇게 급하게 정리하고 잊어버리는 것 같다.  늘 그렇지만, 다음에는 더 잘해봐야지 하고 끝이다.


사회문제, 경제, 새로운 대안, 정치 같은 것들을 생각하고 말하다보면 문득 느껴지는 나의 피로감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게 된 것 같다.  생애 거의 모든 시기를 정치-사회운동을 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해온 노학자가 느끼는 절망감에서 나의 피로감의 이유를 봤다면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화를 내고, 설파하고 욕을 해도 점점 더 악화되는 사회-경제-정치적 부조리를 계속 보면 때로는 냉소적으로, 또 다른 때에는 화를 내면서 그렇게 조금씩 지쳐간다.  그 피로가 쌓이면 만성적인 희망고문에 시달리는데서 오는 절망감이 마음속 깊이 들어앉게 된다.  물론 저자는 절망에서 멈추지 않고, 이것을 이겨내는 독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마치 바닥까지 치고나면 결국에는 다시 올라가는 순환을 시작하게 되는 것처럼, 지성에서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눈이 확 떠지는 명문이 아닌, 가슴속에 깊이 들어와서 자리를 잡게 하는 성찰의 결과를 종종 보여주는데, 선악을 떠나서 편가르기의 위험성을 이야기는 대목이 그 좋은 예가 된다. 


'분류해서 딱지를 붙이는 데에 만족하는 한 그것은 허위의 '지성'이며, 지식의 단편화와 형해화에 가담해 반지성주의에 길을 열어주는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 전 세계에 펴져가는 지적 황폐의 배경에서는 이런 사정이 가로놓여 있다...지성과 교양을 옹호하는 것, 그것이 인간을 옹호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pg. 194


일부러 그렇게 테마를 잡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서경식 교수의 책에서 다음의 책으로 넘어가면서 그렇게 작은 삶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  늘 이야기하지는 장기적으로는 setup만 잘 하면 내가 하는 일은 사무실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살지 않아도, 매일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아도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약간 외곽으로 나가서 작은 farm이나 ranch를 만들어 좀더 slow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이것이 현실성이 있을지, 심리적으로 가능할지는 별개의 문제인데, 어쨌든 머리가 복잡하면 항상 평화로운 곳에서 그렇게 남은 생을 보내는 것이 여행을 다니고 즐기는 삷보다 더 좋다고 생각된다.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 나아가 가족과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가는 것은 나의 오랜 꿈이다.  주방을 함께 쓸 수 있을 정도의 작고 가까운 공동체였으면 하는데, 그렇게 하루의 일과를 마치면 같이 모여서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술을 나누면 좋겠다.  그렇게 내 손으로 만든 것을 내 입에 넣고, 육식을 줄여갈 수 있었으면, off-grid로 태양광을 이용하여 파괴와 오염의 나선계단에서 내려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농사는 장난이 아니고, 시골은 그렇게 만만하게 달려들만큼 평화로운 곳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리고 공동체구성은 정말 큰 일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이런 책을 읽으면서 맘을 달래고, 꿈을 꾸는 정도로 가끔씩 자신을 위로한다.  


크리스티는 계속 정주행하고 있다.  66은 나름 신선한 재미를 주었고, 67은 그냥 반전이 신선했던 정도.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음을 몸으로, 눈으로, 손으로 느끼고 있다.  79까지 다 읽는날은 기념으로 무엇인가 해야할 듯.  66을 보면서 요즘에 유행인 극우/차별/혐오라는 구시대의 쓰레기, 국가와 민족적인 배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눈앞에 나타난 이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덕일 소장의 '매국의 역사학...', 김탁환의 '정도전 2', Martian은 계속 조금씩 읽다가 다른 흥미가 가는 책을 잡으면 멈추고 있기에 진도가 더디다.  여기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고종석의 책, 다나카 요시키의 책을 새로 연 까닭으로 더욱 잡다하게 기웃거리느라 실상 집중해서 다 읽지 못하는 책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


더 열심히 읽어야 이렇게 사들이는 보람이 있겠다.  겨울에는 새로운 마케팅의 일환으로 네이버에 회사블로그를 올리고, 영문홈페이지를 개량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국어 홈페이지도 바꿀 생각이다.  가능하면 12월에 모든 예비처리를 하여 주문하고 1-2월에는 론칭이 되었으면 하는데, 내 게으름과 업무량을 생각하면 아주 어려운 스케줄이다.  맘이라도 편하게 2015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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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1-2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책이 밀릴때의 그 압박은 행복에 겨우면서도 불안스럽고 죄책감이 밀려들어서 자꾸 허둥대어지는것 같아요 ㅋ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끼여있는날엔 부담스러워서 집중하기도 힘들더라고요. 욕심을 버려야하는데도 자꾸 책 욕심은 늘어만 가는거 같아요ㅠㅠ

transient-guest 2015-11-24 09:36   좋아요 1 | URL
욕심과 시간이 문제입니다. 그런데 막상 한가롭게 살면 뭘 해도 재미없는 일상이 될 것 같아요. 바쁘니까 일 말고 다른 것이 다 재미있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ㅎㅎ 근데 너무 사들이기만하고 읽지 못한 최근이었네요.ㅎ 반성...ㅎㅎㅎ
 

가끔씩 왜 그리도 책을 많이 사들이는지, 혹은 꾸준히 읽고 있는지에 대한 우문아닌 우문을 접할 때가 있다.  나 스스로도 궁금해지곤 하는 문제인데, 사실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기억이 없다.   그냥 좋아서, 재미있어서, 간혹 무엇을 배우거나 깨닫기 위해서, 자극을 위해서 등등 수많은 단편적인 답이 떠오르는데, 정작 한 가지를 콕 찍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굳이 한 가지만 꼽을 이유도 필요도 없다.  


요즘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우경화가 일종의 유행인 듯 싶다.  2차대전 이후 지난 70년간 열심한 진보운동과 올바른 교육을 위해 싸워온 끝에 여기까지 겨우 왔건만, 다가올 4반세기는 아무래도 불안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유럽에서, 일본에서 등등 점점 더 경제적인 양극화에 대한 답을 우경화, 그리고 여기서 필연적으로 파생될 소수세력의 타자화, 박해, 그리고 전쟁을 통해 찾으려는 일단의 큰 세력 내지는 움직임을 느낀다.  이런 국제적인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인가 있다는 것이 내 믿음인데, 깊이 들어가려면 sanity와 insanity의 경계에서 많은 자료를 보고, 듣고, 분석해야 한다.  입구에서 헤매이게 되면 필경에는 음모론자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수준의 깊이를 추구할 준비가 되지도 않았거니와, 그런 자료를 접할 기회도 없는 나로써는 그냥 이 정도가 딱이지 싶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를 오늘 묻는다면, 난 주저없이 '멍청한 노인네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고 답하겠다.  적어도 내가 노인이 되었을때 이리 저리 아무것도 모르고 관심도 없이,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선동되어 낯부끄러운 짓을 하지는 않고 싶다.  고엽제 전우회도, 어버이연합도, 서북노년청년단이라는 것도 대다수의 구성원은 딱 그 수준이라고 본다.  지도부에 있는 것들이야 정부에서 다양한 경로로 흘러나오는 개평이라도 뜯어먹고 있겠지만, 대다수의 선량한 그러나 우매한 노인들은 머릿수를 채우고 식권을 받아갈 뿐이다.  나는 그런 추한 몰골로 살아남느니 일찌감치 세상을 떠나는 편이 낫겠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을 좀먹는 기생충같은 것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이 공부가 모자라거나 독서가 부족해서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책을 읽고, 올바른 정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언제나 죽는 그날까지 날이 시퍼렇게 날을 세운 한 자루의 검처럼 꽂꽂하게, 정신줄을 꽉 잡고 살아가련다.   그런 삶의 시작은 책읽기에 있음이다.  그렇게 책을 읽을 또 하나의 이유를 찾아냈다.  


주말에 읽은 몇 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다가 쓸데없이 말이 많아졌다.  읽은 책의 향기가 옅어지기 전에 얼른 쓰도록 하자.  오늘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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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딸 2015-11-19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청한 노인네가 되지 않기 위해서... 공감합니다. ^^

transient-guest 2015-11-20 01:45   좋아요 0 | URL
어쩌면 모든 것은 그리로 귀결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ㅎ 깨인 정신을 위해서.

해피북 2015-11-1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재미있으니 읽고 호기심에 읽고했는데 요즘은 정확하게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관심가지고 찾아읽어야 되는거 같아요.함께 읽어요^~^

transient-guest 2015-11-20 01:46   좋아요 0 | URL
평생의 공부가 되는 독서를 하고 계시네요.ㅎ 열심히 함께 읽고 생각하면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cyrus 2015-11-19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으로 장난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의 책을 엉터리로 번역해놓고는 잘못 아니라는 식으로 변명하는 모 출판사처럼 말이죠. 이런 출판사는 독자를 우습게봅니다. 책이 옳고 나쁨을 판별해주는 독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독자들은 마음 편히 좋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으니까요. ^^

transient-guest 2015-11-20 03:08   좋아요 0 | URL
결론을 정해놓고 아무거나 가져다 들이대는 인간들은 참 한심합니다. 배울수록 더하다는 점이 안타까움을 넘어서 화가 나요. 출판사도, 그 뒷배도 다 싸잡아 사라져야할 무덤속의 뼈다귀들 같아요. 말씀처럼 독자들의 활동도 중요하고, 출판잡지 같은 매체가 그런 부분을 좀더 다루어주었으면 합니다.

몬스터 2015-11-2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멍청하지만 , 멍청함이 수면 위로 올라오거나 , 스스로 느껴지는 날이면 잠을 잘 못자요. ㅎㅎ 매일 조금이라도 나아져야 하는데.... 저도 매일 읽고 ( 배우도록 ) 하겠습니다.

펌킨 스파이스 계피향이 참 좋네요. ㅎㅎ

transient-guest 2015-11-22 20:0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만, 잠은 그럭저럭 자고 있습니다.ㅎㅎ 열심히 살고 행하는 가운데 깨닫게 된다고 옛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ㅎㅎ
 

다 읽지도 못하면서 흥미가 가는 책이 보이면, 그리고 돈이 생기면 자꾸만 책을 주문한 결과 오늘도 또다시 한 패키지를 받았다.  정말 자제해야지 이젠 사무실에 책을 둘 공간이 없다.  개업할때 장만한 넉넉한 IKEA장식장은 3겹으로, 층층이 모두 책을 가득하고 top에도 책으로 가득하다.  여유가 있는 공간은 그렇게 책이나 업무서류로 채워져 있는데, 일하면서 나오는 서류의 양도 꽤 많아서 정리된 케이스는 다로 박스에 모아놓았는데도 자리가 없다.  책 때문에 집을 넓혀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라도 나도 사무실을 좀더 넓은 곳으로 옮겨가게 되면 방 하나 정도는 archive로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 들어온 책은 다음과 같다.


'몸젠의 로마사 3'은 공부할 목적과 사료가치 때문에 구했다.  1권 이후로 이 책을 읽으면 잠이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 2권부터는 사실상 갖고 있으려고 구하게 되었는데, 11개월에 한 권 정도가 나오고 있고, 한국 출판시장의 상태를 고려할 때 언제 완간이 될 지 모르겠다.  시오노 나나미가 자주 reference한 바 있는데, 이야기 형식이 아닌 매우 dry한 문체로써, survey교과서를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래도 끝까지 사 모을 것이다.



'어슐러 르귄'의 책들은 역시 일단 구매하고 보자는 생각에 사 모으고 있다.  예전에 구매한 3부작의 2권까지를 구하고 1권이 절판되어 버린 경험을 하고 나니까, 이 작가의 국역본은 그저 가능하면 사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분들의 서재에서 보고 모아놓았다가 이번에 구한 책들.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는 보관함에서 3-4년은 있었던 것 같고, '리스본의 겨울'은 어디선가 스친 기억이 있다.  '김훈'은 '김훈'이라서 달리 말이 필요하지는 않다.  이런 어른 내지는 글쟁이가 더 많아졌으면 하고, 조갑제 같은 분은 빨리 황천하셨으면 한다.



'해저 2만리'는 영문으로 3-4개의 판본을 갖고 있고, 국역본도 이미 갖고 있지만, '작가정신'에서 나온 디럭스 판은 2007년부터 갖고 싶어 기다려왔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절판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미루지 않고 구매했다.  '마법살인'과 '늑대인간'은 Jim Butcher의 Dresden Files의 초기작품들인데, 국역본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내용을 알고보면 적절한 르와르와 마법을 섞어서 무척 재미있게 한나절을 보낼 수있는데 말이다.  예전에 뱀파이어 헌터 D 시리즈가 잠깐 국역으로 나왔을때 구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계속 보고 있는 시리즈.  재미있다.




책과 도서관에 관한 책을 사서 읽는 것은 좋은 비교학습이 된다.  절차탁마라고 하기에는 내 수준이 너무 낮지만, 어쨌든 이런 책을 자꾸 읽으면, 때론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은 책과 흥미있는 사례를 만날 확률이 더 높다.  '도서관...'은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한다만, 주변에서 책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서경식 교수의 책은 소개가 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무료배송은 $50이상 구매부터 충족시킬 수 있지만, $200이상을 한번에 구매하면 $20 + 포인트가 쌓이는 구조라서 늘 여기에 딱 맞추고, 4주배송으로 10% D/C를 받으면 (사실상 sales tax면제) 가장 이상적인데, $200에 딱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구매액수는 늘 그 이상으로 결제된다.  연초에 한달에 한번만 구매하자고 다짐을 여러 번 했으나, 금년에는 실패.  보고싶은 책도 많고, 갖고싶은 책은 더 많은 것이 현실인데,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버릇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은퇴를 하고나면 노년이 그리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하는데, 그래봐야 이렇게 사들이기 시작하면 은퇴 후 하루에 한 권씩 읽어도 갖고 있는 책을 다 읽고 죽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울해 하기 일쑤다.  

나도 이제 그만 사들여야 하는데...이 중독을 어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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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1-14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쳐나는 책에 대한 걱정과 그러면서도 `모아가겠다`단 굳은 의지가 깊이 느껴지네요 ㅎ 저두 비슷한 상황이라 자제해야겠다 생각하지만 자꾸 눈에 밟히는 책이 많아서 괴롭더라고요ㅋㅇㅋ~~

transient-guest 2015-11-14 08:51   좋아요 0 | URL
김탁환 같은 작가는 `읽어가겠다`라고 하지만, 저는 고작 `모아가겠다`가 전부입니다.ㅎㅎ 이상한 덕후 같은 생각을 하는데, 가능하면 열심히 사서 읽고 모아서 후대에 전해줘야겠다, 책이, 종이책이란 것을 더이상 구할 수 없는 시대가 올것만 같은 불안함이 있어요. 지금 서경식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보관함에 담게 됩니다.ㅎㅎ

해피북 2015-11-14 08:55   좋아요 0 | URL
서경식 교수님의 `내 서재 속 고전`에서 첫 시작을 장서의 괴로움으로 하셨죠 ㅋㅂㅋ 저도 그부분 읽으면서 슬쩍슬쩍 걱정을 하면서도 좋은 책 메모했다가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ㅋ어떤 책에는 책을 구입하는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라고 하던데 그렇게 작게나마 함께 위안을 해보아용^~^

곰곰생각하는발 2015-11-1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마침 이번 주는 이사해서 책장 정리를 하는데 끔찍하네요. 3,4일째 정리하다 보니 빡이 돌았습니다.

transient-guest 2015-11-15 08:31   좋아요 0 | URL
저도 이사를 자주 다녀서 책을 옮기느라 늘 고생합니다.ㅎㅎ 넣을때 고생하고 뺄때 고생하고, 꽂을때 고생하고, 꽂아서 정리할때 즐깁니다.ㅎㅎ

LAYLA 2015-11-1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대따는 사고 싶은 책을 다 살 수 있을만큼 돈을 버는게 꿈이었어요. 지를 수 있으실때 지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화이팅! 껄껄

transient-guest 2015-11-15 08: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지금 십대의 한을 푸느라, 키덜트 짓을 좀 하나봅니다.ㅎㅎ 그래도 이젠 철(?)이 좀 들어서 책을 주로 지르고 있습니다.ㅎㅎ 웃음소리가 호탕하군요..ㅎ

몬스터 2015-11-14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 보여요. 하나에 이렇게 빠져 들 수 있다는 것이....중독된 것은 끊어 내기 어려우니 , 이렇든 저렇든 그저 즐기시는 편이. ㅎㅎ


transient-guest 2015-11-15 08:32   좋아요 0 | URL
그저 은퇴하면 남들보다는 덜 심심하겠지 하고 위로한답니다.ㅎ

북깨비 2015-11-1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읽는 속도가 책사는 속도를 못 따라갑니다 ㅠㅠㅠ 그래도 한주 두주 길면 한달정도 참아 보다가 또 지릅니다.

transient-guest 2015-11-15 08:3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분명히 이건 책읽기와는 또다른 중독일겁니다.ㅎ

붉은돼지 2015-11-1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심한 소생은 몸젠의 로마사가 3권이 끝인 줄 알았습니다.....ㅜㅜ 그래서 아니!! 왜 `카르카고 복속`까지만 썼지? 이상하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그게 아니었군요.... 책소개를 읽어보니 완간될려면 10여년 걸리겠더군요...지금 한 권씩 살까 완간되면 살까 고민이 좀 됩니다.^^

transient-guest 2015-11-19 02:57   좋아요 0 | URL
말씀을 보니 애거서 크리스티가 70권 초입에서 끝나는 줄 알았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어떤 분이 79권까지 나왔음을 알려주셨기에 망정이지 72-3권을 읽고 다 끝났다고 외칠뻔했지요.ㅎㅎ 몸젠이 그리 잘 팔릴 것 같지가 않아서 기다렸다 사기엔 시간도 그렇고 절판될까봐 겁나네요. 은근히 그런 책들이 꽤 있잖아요, 중간 몇 권이 그냥 절판된 채 나머지가 나오는...ㅎ
 

이번 주간은 최근의 그 어느 주간보다도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 한 주가 아닌 듯 싶다.  그간 몸도 아파서 덜 읽고, 이래 저래 바쁜 탓에 못 읽고 하면서 푸념을 늘어놓았지만, 이번 주는 책 한 권을 보는 것이 어렵기 그지없다.  생각해보니 계속 조금씩 읽고는 있는데, 끝내지 못하는 자투리 독서만 이어지는 것이 까닭이다.  화성인은 이제 탈출할 곳으로 떠났고, 이덕일 소장은 여전히 매국사학세력과 일전을 펼지고 있으며, 정도전은 새로운 세상을 열 고민과 이방원의 책동으로 불안해하고 있는데, 질세라 새로이 이 그룹에 들어온 스티븐 킹은 단편모음집에 충실하게 (1) 폐쇄된 휴계소에 멈춰 있는 자동차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유인해서 잡아먹거나 (2) 차를 세워둔 채 잠시 마켓에 들어간 후 심장마비로 죽어버리고 있다.  시간이 없이 뒤적거리고만 냅두는 월스트리트 저널과 TIME, 그리고 Economist도 빼놓을 수 없다.  


조정래 선생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내 나름대로의 문자의 감옥에 갖혀서 갇혀서(틀린 맞춤법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 종일 문서와 씨름하고 상담하고, 일처리를 하다가 집에 들어오면 그저 TV앞에 앉아 있으면 족하다.  갑자기 TV 시리즈로 나온 Limitless에 푹 빠져서 재방송을 정주행 하고, 내친김에 Grind, The Scorpions season 2를 내리 보고나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 것처럼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그리고 자는거다.  여기에 운동을 겨우 끼워넣고 하루를 보내고 나니 벌써 이번 주의 목요일이다.  이번 해도 이제 다 지나가는 거다.  한 살 더 먹는다고 철이 드는 것도 아니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꼬박 꼬박 해가 저물고 생일이 지나면 그만큼 노년에 가까워진다.  모아놓은 게임과 미디어 소프트를 보면 아직 한창인데, 어느덧 덕후 아저씨가 되어버린 듯.  


그래도 충실하게 꾸준히 애거서 크리스트의 전집을 한 권씩 소화해나가고 있다.  어제 그렇게 근육운동을 하고 자전거 20분, 기계위에서 뛰다 걷가 40분을 버티면서 65권을 읽었다.    


이제는 정말 늙은 미스 마플이 친구의 부탁으로 그녀의 여동생이 살고 있는 곳으로 온다.  순전히 친구의 불길한 예감에서 비롯된 방문인데, 오자마자 음모에 휩싸이는걸 보면 미스 마플도 천상 팔자가 김전일인 듯.  언제나처럼 사건은 해결되지만, 이번에는 유달리 결말에서 찝찝한 느낌을 받았다.  사건의 해결이 언제나 신나는 활극의 종장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포와로는 중간에 죽여버렸는데, 다른 인물들도 하나씩 정리되려나 하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 고작 14권만 남은 시리즈다.  내 조바심에도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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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11-13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후아저씨.. 괜찮은데요? 후훗.

transient-guest 2015-11-13 09:13   좋아요 0 | URL
배가 더 나오고 옆으로 퍼지면 변신로봇이 되는 것입니다.-_-:

2015-11-13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3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서기 2015-11-1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65권 째, 우와 대단하십니다.

transient-guest 2015-11-14 03:38   좋아요 0 | URL
2년 넘게 걸리네요. 79권까지 모두 끝내면 최소 한번은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 됩니다.ㅎㅎ
 

한 시절, 자계서를 꽤 많이 읽었던 때가 있다.  당시만해도 한국은 자계서의 출판붐의 초기에 있었고, 그럴듯한 포장과 메시지,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처해 있었던 상황이 나를 자계서로 이끌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꽤 좋은 책도 있었고, 현실에 적용할 만한 이야기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들 중 몇 권은 비록 지금은 내가 자계서를 비판하는 입장과 나이, 그리고 인생의 한 시기에 있지만, 그리 나쁘지만은 않게 기억하고 있다.  역시 지금은 좀더 비판적으로 바라보지만 당시만 해도 꽤 괜찮게 보던 작가들도 있었는데,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지금은 조금 더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땐 그런 안목이 없었던 것 같다.  일단 사람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땐 무엇이든 달려들어 닥치는대로 읽고, 생각하고 도전하게 되는데, 그런 시절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와서 보니 자계서를 읽는 사람이 성공하는 확률은 매우 낮지만, 베스트셀러가 되는 자계서, 아니 어느 정도 독자층을 확보하거나 이름을 알리는 수준만큼만 성공한 자계서의 경우라도 결국 이들을 읽는 사람보다는 쓴 사람이 그나마 좀 잘 풀리는 것 같다.  그러니까 자계서 자체가 어떤 수단이 되어 버리는 일종의 주객이 전도되는 결과인데, 상당수의 자계서 작가들이 이런 저런 이름의 강의를 다니면서 밥벌이를 하는 것을 보면 역시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니까 성공한 사람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계서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많은 자계서들은 그 자계서의 성공을 통해 작가의 커리어를 키워준다는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허탈하고 허망한 소린데, 요즘에는 이런건 누구나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계서가 나오고, 새로운 작가가 등장하며, 강의판에 나타나는걸 보면 red는 red대로, blue는 blue대로 물고기가 잡히긴 잡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일찍 퇴근해서 느긋하게 반나절을 좀 퍼질러 있다가 급한 일 때문에 다시 나와서 이제 wrap-up중이다.  연말연시에 선물로 세일할 때 조금씩 와인을 사모았는데, 오늘 배송된 것들 중 한 병이 내 실수로 깨지고 덕분에 방은 시라즈를 숙성시키는 와인셀러 같은 냄새로 가득하다.  그리고 방에 자리가 없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자각하고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reception과 maintenance 및 manager에게 주려던 와인을 그냥 오늘 돌렸다.  좀더 dramatic하게 주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게 되어 살짝 속상했지만, 그래도 다들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나아졌다.  


아무튼 이래저래 이번 주는 또다시 책읽기를 거의 못하고 있는데, 바쁜 탓도 있고, 몸이 아픈 탓도 있고, 마침 잡은 책이 지지부진하게 진도를 나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 올린 두 개의 글이 모두 부정적인 뉘앙스인데, 박씨의 일은 내 탓이 아니고, 이 글은 조금은 내가 여러 가지로 맘이 차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oh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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