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탄생 - 고대 그리스 로마 문학 문학의 광장 1
시오노 나나미 외 25명 지음, 이목 옮김, 강대진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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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짧은 느낌으로는 창해 ABC나 시공사에서 나오던 작은 책을 크게 만들어 출판한 것 같다.  내용면에서 꽤나 충실하고 시오노 나나미 외 25인의 일본 작가들이 한 주제당 글을 쓴 것 같다.  즉 이런 책인데도 일본의 출판물을 그대로 번역하여 들여왔다는 것인데, 조금은 놀랍다.  요즘처럼 책이 잘 팔리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 보면 survey류에 가까운 이런 책을 들여온 출판사의 자존심 혹은 자본에서 뚝심보다는 시오노 나나미라는 일종의 브랜드를 본다. 

 

시오노 나나미라는 이름이 아니었다면 나의 책 검색에 올라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구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이 책이 도달할 때까지, (1) 시오노 나나미 외 25인의 저작인줄, (2) 이런 survey계통의 책이라는 것, 그리고 (3) 가로 22 X 세로 27의 비교적 큰 책이라는 것을 몰랐다.  즉 사지 않았거나, 애시당초 눈에 띄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책인 것이다. 

 

이런 스타일의 책 답게, 고대 그리스부터 로마까지의 문학의 발전상을 다양한 글쟁이들의 관점에서 서술되어 있는데, background지식을 갖는데에는 큰 도움이 될 것 같고, 고대 작가들의 희곡을 찾아볼 때에는 좋은 reference가 될 것도 같다.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 아리스토파네스, 혹은 베르길리우스의 작품들을 일부 가지고 있는데, 이들을 읽기 전에 해당하는 부분만 찾아서 일독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걸출한 입담을 기대했던 탓인지, 그녀가 쓴 유일한 부분인 율리우스 카에사르에 대한 단 역시 그저그렇게 느껴진다.  브랜드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때에는.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  좀 나쁘게 얘기하면 그렇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여기서 커버된 내용의 지식정도는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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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부동산, 투자, 자기계발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보던 시기가 있었다.  대략 2007년부터 한 2-3년 가까이 그랬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한창 남의 사무실에서 일을 하던 시절, 특히 2007년 한 해는 일을 배우고, 대접은 별로였던 그 힘든 시간만큼이나 책 속에서나마 다른 세상을 꿈꾸었던 것 같다.  정말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읽은 덕에 이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이런 책들 중 그나마 좀 쓸모있는 것을 구별하는 안목이 생겼다 - 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역시나, 참 어려운 것이 책이다.  지난번 사이토 다카시의 책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그의 책들 중 - 수 많은 - 연동된 3권을 추려 주문해서 가지고 있다고 최근에 보기 시작했는데, 영 신통치가 않다.

 

 

 

 

 

 

 

 

 

 

 

 

 

 

참으로 많은 책을 쓴 저자인데, 이력도 훌륭하고, 그래서 그런지, 그 많은 책들이 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다.  그런데, 적어도 나에게는, 이 세 책은 별로라고 생각된다.  중요한 것을 끄집어내는 것은 대단하지만, 책의 내용이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떨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일류의 조건'은 읽었지만, '질문의 힘'과 '공부의 힘'은 몇 페이지 정도 들여다 보고나서 덮었다.  아마도 이들을 다시 읽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고, 어떤 계기가 되지 않으면 책장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게 될 것이다.  저자의 내공이 내공이니만큼, 영 쓸모없는 내용으로 편집된 것은 아닐텐데, 왜 그런건지 지금도 모르겠다. 

 

다만, 이 책들을 보면서, 추천사에 이름을 올린 이가 공병호 박사라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그가 좋아할만한 책들이구나 하는 생각 또한 계속 했다.  한때 유명세를 떨치던 예병일보다도 더 이런 분야에 있어 구본형만큼이나 많은 책을 내고 강연을 다니는 공병호씨는,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전문가는 아니다.  그의 MB지지는 - 워낙 나빠진 정권 말기 무렵에는 제한적이나 비판을 했지만서도 - 만약, 그가 주장했듯이 정치성향이 아닌 현실적인 판단에 기초한 것이라면, 그의 판단력은 나만큼도 못하기 때문이고, 십 여년전 그가 주장했던, 또는 예측했던 미래는 결국 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분간은, 아무리 속에 생각이 많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에 대한 생각이 들더라도, 이런 류의 책을 구매하는 것은 많이 많이 자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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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아 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전집 5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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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거의 다 썼다가 Back Space키를 잘못 누르는 바람에 싸그리 날려버렸다.  일이 그렇게 되려고 했는지, 마침 임시저장도 되어있지 않았기에, 말 그대로 싹 없어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일단, 쓰던 글을 다시 복제해내거나 되살리지 못한다.  그냥, 알라딘 사이트를 닫아버리는 것이다.  오늘도 그랬다. 그렇게 날려버린 글에 살짝 화가나서 이짓 저짓을 하면서 글을 살려보려고 하다가 결국은 임시저장 옵션만 매 일분간격으로 바꾸고 점심운동을 하러 나갔다 들어와서도, 한참 지난 후에야 다시 글을 써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요즘에, 아니 이전부터, 아마도 블로그가 활성화되고부터는 더욱 많이 나도는 그런 시중의 여행기가 아니다.  멋들어진 사진과 개인적인 사연을 보면 책이 아니라 온라인에 훨씬 잘 어울리는 듯한 그런 책들, 혹은 특정 지역이나 그 지역 관광청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그럴듯한 제목의 책도 아니다.  제목부터가 심플하다 못해, 매우 일반적이기까지 한 '모레아 기행'이다.  '모레아'는 위키에 의하면 그리스 남부의 펠로폰네소스 반도 - 고대의 전쟁지역으로도 유명한 - 를 일컫는 말인데, 중세와 20세기 초엽에 이 지역을 부르던 말이라고 한다.  이 지역은 또한 한때 비잔틴제국의 일부이기도 했었다고 하니, 고대 그리스의 유적부터 동로마제국의 유적들까지 볼거리가 참으로 많았을 것이다.  이런 좋은 곳을 카잔차키스라는 대가와 함께 걸어다니면서, 그의 생각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이는 불가능하다, 아니 그와 함께 걸었다고 해도,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람의 생각속으로 실시간 체널을 통해 들어가는 것은, 내가 아는 한, 아직은 가능하지 않으니까.

 

사진이라고는 책 중반부에 실린 초라한 흑백사진들 몇 개가 전부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간 들여다본 많은 여행기들과 블로그들 중 단연 최고의 서술과 깊이를 자랑하는 이 책은, 역시 대가는 괜히 대가라고 불리우는 것이 아니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일례로 '그리스인은 말라리아와 과대망상증이라는 두 가지 열병에 걸려 있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그리스인이 떠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말라리아는 좀 생소한 정보이지만, '과대망상증'이라 표현되는 그리스인들의 천박한 허영(?)은 낯설지 않다 (현대의 이탈리아인들도 좀 그렇지 않을까 싶겠지만, 그리스인들만큼은 아닐 것이다). 

 

맘에 드는 문장이나 묘사가 한 두 개가 아니었지만, 일일이 밑줄을 치면서 읽는 것보다 한 호흡으로 읽어내고 싶어서 자제했다.  그 덕에 쓸만한 문장들을 많이 놓쳐서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이다.  아마도 다음번에 그리스가 떠오를때 하루키의 '먼 북소리'와 함께 읽으면, 그 때에는 꼭 밑줄을 그어가면 읽을 것 같다. 

 

작년에 케이스가 수임될 때마다 조금씩 사들였던 책들 중 카잔차키스의 기행문이 다수 들어있다.  앞으로도 그와 함께 러시아, 영국, 스페인, 그리고 지중해를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별로 맘에 안들었다.  내가 동양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그 당시 조선의 위치에 맘이 상했기 때문일 것이다). 

 

카잔차키스를 알게 된 것은 조희봉씨의 '전작주의자의 꿈'에서 나온 이윤기 작가의 번역경력에서 소개를 받은 것이 시작이고, 작품으로는 지금까지 '그리스인 조르바,' '알렉산드로스 대왕,' 그리고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기행까지 포함하면 '천상의 두 나라'까지를 읽었다.  그 덕분에, 자주 인용되는 '조르바' 이야기, 특히 나꼼수에서 인용될 때, 이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당시 회사의 대표와 회계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인간성을 가진) 내심 우습게 보는 속물적 우월감에 기반한 소시민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기까지 했다. 

 

역시 책이란 끊임없이 읽고 배우며 옮겨다니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서친님들의 책 소개와 이를 통해 알게 된 작가나 책들이 계속 쌓여가고 있는데, 이 행복한 여정을 죽는 날까지 계속 하려면, 열심히 일해서 자금줄을 잇고, 열심히 읽어서 눈과 마음을 채우고, 이렇게 써내려가서 자꾸 남겨야 하는 것이다.  부족한 살림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 책읽기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훈련시켜 주신 부모님께 새삼 감사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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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하 2013-01-1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고 저도 카잔차키스를 전작하고 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우와! 정말 책이 '너무' 많군요. 이렇게까지 다작한 작가인 줄은 몰랐습니다.
카잔차키스는 '그리스인 조르바'로 유명하지만 사실 전 이윤기님의 에세이를 읽고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윤기님의 번역이라면 믿을만할 것 같아서.^^

보니까 여행기도 많은 편이던데, 읽게 되면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transient-guest 2013-01-11 02:07   좋아요 0 | URL
'열린책들'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버전이 사이즈나 디자인, 내용 모두 마음에 들어서 계속 조금씩 구입하고 있습니다. 매우 다작의 작가라서, 시간이 좀 걸리네요. 조르바는 역시 이윤기 선생님을 통해 알려지는 경우가 때때로 있군요. 저도 사실상 이윤기->조희봉의 과정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까요. 꼭 읽으시고 같이 나눠요.ㅎ

아이리시스 2013-01-17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레아' 특이하네요. '그리스 기행'도 따로 있는 것 같던데. 저는<영혼의 자서전> 구입해서 묵히고 또 묵히고 또 묵히고 앞부분은 열 번도 넘게 읽은 것 같아요. 몰입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겹쳐지다 결국 밀리고 밀리는 건데 절대로 밀릴 만한 문장들이 아니거든요. 제가 나빠요ㅠ.ㅠ

전작하고픈 작가에 저도 카뮈에 카잔차키스를 더하는데(단지 읽는 것에 그치는 의미보다 좀 더 큰 의미로) 종교, 여행 너무 폭넓고 많아서 하루는 날잡아서 책소개만 읽은 적도 있어요. 트란님 전작을 응원할게요!

transient-guest 2013-01-18 00:52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은 가끔씩 그의 문체가 dry하다고 느낄때가 있어요. 그러다가 어떤 때, 무엇인가 click이 되면,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문장도 특이하지만, 문장마다 그의 경험, 철학, 성찰 이런게 녹아들어가서 뭐랄까 감칠맛이 나요. 카잔차키스는 여러번 읽어야 비로소 좀 보일 것 같아요. long-term project이지요. 응원에 감사해요.
 

예전에 어디에선가 읽은 일화 하나.  어느 소년이 루이 암스트롱에게 물었다고 한다.  무엇이 재즈냐고.  이게 그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네가 그것을 묻는 한 너는 재즈가 무엇인지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출전이 의심스러운, 어떻게 보면, 매우 뻔한 이야기인데, 놀랍게도, 그리고 내 관점에서는, 이 이야기에는 재즈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 고 생각하는데, 물론 과장이 왜 없겠는가?

 

지인들에게는 자주 하는 이야기인데, 나는 내가 재즈를 듣기 시작한 순간의 매우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1998년 4월, Washington DC에서 버지니아로 넘어가는 metro line의 마지막 DC 정거장인 Foggy Bottom역 근처.  당시 우리 프로그램을 lead하던 정치학 교수의 자취방.  저녁 7-8시 사이로 넘어가던 그 날. 

 

당시 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 학기를 Washington DC에서 살면서 강의와 인턴쉽을 함께 하고 있었더랬다.  DC 중심부에도 볼거리가 많지만, 맛집과 좋은 pub들은 외곽에 더 많이 있는데, 특히 Georgetown 대학교가 있는 곳에 있는 Chadwicks는 꽤나 유명한 곳이다.  (아직도 있는데, http://www.chadwicksrestaurants.com 를 참고하시라)  이곳의 단골이던 당시 교수와 내 친구랑 셋이서 맥주를 마시러 교수의 자취방에 잠시 stop-by하게 되었었다.  음식도 꽤 유명하고, 대학가의 pub 답게 좋은 가격, 그리고 젊은이들로 꽉 찬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맥주를 마시기 위해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동부의 날씨는 서부와 매우 다르고, DC는 특히 한국의 사계절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이때에도 본격적인 우기는 아니었지만, 갑자기 퍼붇는 소나기로 인해, 우리들은 잠시 교수의 자취방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빗소리에 섞여 내 귀에 들려오던 잔잔한 선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그 선율이 재즈라는 것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 만큼, 재즈의 풍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이다, 내가 알 수 있었을 정도로.  하지만, 이때의 재즈는 평소의 내가 그냥 흘려 보내던, 그저 그런 sound와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는데, 이 x factor는 바로 이른 봄의 밤에, 도시에 내리던, 아니 울려퍼지던 빗소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일부러 해보려해도 이때와 똑같이 재연되지는 않는 빗소리와 은은한 재즈의 - 곡명도 뮤지션도, 심지어는 악기도 기억할 수 없지만 - 앙상블. 

 

이 기억이 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가 재즈를 듣게되는 유일한 이유라고 하면 과장일런지?  얼마전에 아파트에 박스째 가져다 놓은 CD들을 뒤져서 재즈 CD를 모두 꺼내어봤는데, 생각보다 적은 양이라서 놀랐다.  오히려 클래식 CD가 더 많을 정도.  역시 재즈의 본격적인 팬이라기보다는 기억속의 재즈를 찾는 초심자에 가까운 것 같다, 나라는 사람. 

 

대략 이런 저런 뮤지션들의 CD 20여개에 예전에 탤런트 이요원이 시집가기 전에 당시 유행에 따라 찍어낸 Blue라는 재즈 모음집 (CD 10개)이 내 초라한 컬렉션의 전부.  하지만, 요즘은 하루키의 안내에 따라 조금씩 내가 모르던 뮤지션들의 음반을 Logos에서 매우 저렴하게 구하곤 한다.  어제 하루키의 재즈 재인열전(?) 두 번째 책을 읽은 기념으로...

 

그런데, 글을 다 쓰고 나니, 문득, 이 얘기는 페이터 어디엔가 쓴 적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나이가 들면서 오는 기억력의 감퇴라는 것은 무시할 수가 없다.  특히 재생이 잘 되는 동년배들과의 대화는 뒷날이 무서울 정도이다.  이제 반생을 향해 가는 지금이 조금은 서글프다.  저녁때, 비는 오지 않겠지만, 잔잔한 재즈에 위스키라도 한 잔 해야 이 기분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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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3-01-09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CD 200장이라고 읽었어요 처음에. --; 이런 음악 얘기도 좋으네요. 저도 재즈 심하게 좋아하는데 잘 아는 것도 아니라서 또 '심하게'라는 표현을 쓰기는 그러네요... 그냥 선율이 좋아서 다른 음악들보다는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보사노바도 좋아하구요. 그런데 트란님, 반생이라 함은? 반생은 오공 아닌가요? 와!

transient-guest 2013-01-10 01:41   좋아요 0 | URL
ㅋㅋ제가 재즈는 좀 늦게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가요 LP사고, CD사고, 그러다가 클래식이랑 재즈하고 팝을 좀 듣게 됐죠.
니어링 부부처럼 건강하게 장수해도 대략 80세를 전후로하면 완전히 노인이 되는거니까, 80을 기준으로 하여 그렇다는 것이죠...-__-: 제가 대학교를 다닌게 벌써 십수년 전이라고 생각하니까, 급 늙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향료전쟁 가일스 밀턴 시리즈 1
가일스 밀턴 지음, 손원재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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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열강의 식민지시대의 전 단계였던 일종의 대항해시대에 육두구, 정향 같은 향신료의 독점무역을 위한 항로찾기탐험과 주요세력들의 다툼을 그렸다.  원산지에서 1페니에 불과한 육두구는 유럽으로 돌아오면 값이 수십/수백배로 뛰어, 육두구 한 주머니면 집 한채를 짓고도 남았다고 하니, 능력있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뛰어들었을만 하다.  지금으로 치면, 위험한 아프리카 내전지역에서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것 이상 위험한 일이었을게다.  정확한 해도도 없고, 지구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 적어도 현대의 기준으로는 - 거의 전무한 상황, 게다가 15-17세기만해도 괴혈병의 발병에 대한 문제 - 비타민 섭취 - 또한 해결되지 않았기에, 그리고 영양실조와 거친 생활에서 오는 다른 전염병이나 풍토병으로부터의 보호가 전무했던 시대에, 미지에의 세계로 향항 장거리 여행이란 목숨을 거는 것이었을게다.  차라리 지구에서 달로 향하는 NASA의 우주선이 이 보다는 덜 위험했을 것이다.

 

그러나, '돈'에 대한, 일확천금에 대한 유혹이 평범하지만 용감한 뱃사람들을 사로잡았고, 이들을 지원하여 상관을 개설하고, 꾸준한 무역기지를 원하던 상인조합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이 시대의 주요열강은 원주민과, 그리고 자기들끼리 끊임없이 - 거의 300년 이상 - 향료무역을 독점하고 식민지를 건설하기 위한 싸움을 이어갔을 것이다.  이 전쟁에는 원주민들과, 특이하게도 일본인들이 용병처럼 부려졌다고 하는데, 아마도 칼 한자루에 목숨을 건 뜨내기 무사들과 이들을 주축으로 하여 활동하던 해적 - 왜구 - 들이 주요 공급원이 되었을 것 같다. 

 

여기까지 쓰면, 무엇인가 교훈이 될 만한 이야기, 혹은 내가 느낀 무엇인가가 나올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런 것은 없다.  책의 내용 자체가 그런 방향과는 거리가 먼, 어쩌면 지나치리만치 사건사실을 중심으로 서술한 것이기에 나 역시 별로 느낀 점은 없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보면 언제나 떠오르는 생각이지만, 왜 조선의 지도층은 그 작은 땅덩어리안에서 공맹의 도를 논하고, 때로는 이에 목숨을 주고 받으면서, 오로지 '소중화'의 위치를 지키는 것에 만족했던 것일까?  정말이지, 왜란과 호란을 전후로 하여, 역성혁명을 거쳐 - 일반적인 왕가 및 지도층 교체방법 - 새로운 나라가 열렸더라면 무엇인가 달랐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꺼운 책이지만, 글자의 크기도 그렇고 내용 구성자체가 매우 쉬운 읽기를 선사한다.  자투리 시간에 틈틈히 읽어도 하루 이틀이면 충분히 다 읽어내려갈만틈 무리가 없다는 소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시대와 사건을 mix하여 연대가 불분명하게 서술되거나, 이와 비슷한 구성상의 난맥이 약간은 짜증날때가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면에서 굳이 점수라는 것을 매겨야 한다면 딱 이 정도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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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1-08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히 읽었는데 무엇인가 남는 것이 없는....그래서 내가 왜 이것을 읽었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죠...^^

transient-guest 2013-01-09 01:47   좋아요 0 | URL
딱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래도 가끔 나오는 이런 계통의 일본 저자들의 책보다는 그나마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2013-01-14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5 0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5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5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