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이 책들을 연속으로 읽었다.  꽤 오래간만에 다시 읽는만큼 신선한 느낌을 받았는데, '해변의 카프카'같은 경우도 그렇고 '상실의 시대'도 그렇고 한국에 첫 출판되어 알려질 당시 꽤나 센세이셔날 했겠구나 싶다.  거침없는 성애의 묘사도 그렇고, '해변의 카프카'에서 보여지는, 나로서는 아직까지도 theme을 파악할 수 없는 기괴한 관계도 그렇고.  그래.  아직까지도 '해변의 카프카'에서 작가가 펼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환상문학이라고 할 만큼 특이한 구성과 모티브는 누가봐도 분명하겠지만...

 

'상실의 시대'는 읽는 내내, F. 스콧 피츠제럴드를 떠올리게 했는데, 잃어버린 세월, 첫사랑, 아쉬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런 theme을 느껴서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도 여러 번 언급된 작가가 F. 스콧 피츠제럴드였다.  그런데, 과연 삼각관계가 이각의 연애를 완성시키는 구조일까에 대해서는 확연히 동의할 수 없다.  수 년간 묵혔다가 다시 읽어보면 또 무엇이 보이려나?  20대에 읽었던 하루키, 30대에 읽은 하루키, 이제 5-6년이면 40대에 읽어보는 하루키가 될 것이다.  책이 쌓여간다는 것은 이렇게 문득, 지나간 세월, 현재, 그리고 앞으로 올 시간들에 대한 묘한 향수와 기대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보다 더 많은 책을 보고 느끼고 흡입하다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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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게임라이프는 대략 PS2에서 멈취있다.  물론 PSP를 조금 가지고 놀곤 하지만, 아직까지도 PS3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영화광이던 내가 극장도 잘 못가고 BD도 없으니 더 할 말이 없다.  많이 벌진 못했지만, 어쨌든 그 동안의 월급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전장의 발큐리아를 보고 있다.  예쁜 파스텔화풍의 그림이 좋아서 관심가던 게임인데.  아차!  그런데 이건 게임 이야기를 쓰려고 한게 아닌데...

 

다름이 아니라, 요즘 여러 가지 이유로 신간구매를 거의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여러 차례 했었다, 푸념과 함께 섞어서.  그런데, 방금 앉아서 이런 저런 browsing을 하면서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다가 문득 깨달음(?)이 온것같다. 

 

지난 5년간의 독서인생은 어릴 때의 재독과 삼독이 아닌 숫자쌓기의 feature가 없지는 않았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평균 220-230권을 읽어왔으니 말이다.  계속 새로운 책을 읽어내는 것에 희열을 느끼면서 그렇게 천여권을 읽어냈다.  하지만, 재독은 거의 없었기에, 처음에 깊은 무엇인가를 찾아내지 못하면, 나중에 또 읽어야지 하면서 미루어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요즘의 생활이 그런대로 또 다른 재미를 준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읽을 책은 많다.  신간이 좀 부족하여 약간 뒤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지만, 지금같은 생활은 매우 찰나지간인, 삶의 극히 짧은 부분일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이럴 때라도 예전에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책들, 또 의미를 찾기 어려웠던 책들, 혹은 스토리가 기억나지 않는 녀석들을 뽑아서 하나씩 읽어가야 하겠다.  

 

오쓰!  독서인생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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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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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역자가 말한 대로 이 책은 살짝 outdated된 감이 없잖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냉전시대의 많은 문제들이 이제는 다극화시대의 문제들, 그리고 이를 다시 양극화 - 자유주의 대 테러진영 - 으로 가져가려는, 아니면 미국/서방 대 중국으로 가져가려는 문제들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 시대에도 칼 세이건이 자신의 시대에, 인류가 우주로 향하려는 노력을 좌절시키는 병폐로 여겼었던 많은 문제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천천히 종이에 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오래 이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그의 문체도 조금 지나자 마치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나를 엮어 우주공간으로, 별들의 바다로 이끄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읽는 내내 어쩌다 꿈에서, 거대한 우주항모 - 은하영웅전설에 나오는 것과 같은 - 의 star-screen을 통해서 볼 수 있었던 별의 대양속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 역작을 겨우 한 번 읽은 주제에 '독후감'을 쓰는 것은 감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밑줄그은 몇 마디로 나의 감동을 남긴다.

 

'우주탐험, 그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가슴은 설렌다...그러므로 안다는 것은 사람에게 기쁨이자 생존의 도구이다...'

 

'인간은 코스모스에 연줄을 대고자 안달을 하면서 산다.  우리도 그 큰 그림의 틀 속에 끼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말' 연줄이 닿아 있었다.'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의 주요성분이 철, 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의 내부에서 합성됐다.  그러므로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다.'

-->우리들은 정말이지 소중한 존재들인것이다.  아무리 하찮은 우리들 중 하나라도 그는 별에서 비롯된 멋진 이가 아니겠는가!  이 문장이 '수억의 정충들 중 가장 빼어난 자'라는 표현보다 훨씬 멋지고 낭만적이다.

 

'토론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논지의 완벽함이지 그 논지가 지니는 권위의 무게가 아니다.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이들의 권위가 배우고 싶어 하는 자들에게 장애의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판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  권위의 무게가 중시되는 사회에서는 주어진 문제의 답을 스승이 내린 판단에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키케로를 인용)

--> 원로교수의 말 한마디에 토론의 결과가 바뀌는, 그에 대해 합리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어도 적대시 될까 두려워 숨도 못쉬고 앉아있을 젊은 학자들은 꼭 한번 키케로를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간질을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병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히포크라테스를 인용하면서)

-->가카요정설에 종지부를 찍는다.

 

언젠가 우리는 우주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지구 내에서의 분쟁을 종식시키고, 우리가 지구인으로서의 identity와 통일성을 찾는 날,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미지의 바다를 건넜듯이 별의 바다를 항해할 것이다.  지금의 내가 볼 수는 없겠지만, 우주의 법칙에 의해 또다른 내가 그 시점에 그곳에 있을 수 있기를...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한번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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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구매하는 책은 당분간은 없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런데, 어짜피 사놓고 못 읽은 책이 많기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영어책의 경우에는 완독률이 약 70% 정도가 되고, 한국어책의 경우 99%라고 할 수 있는데, 좀더 개선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을 보면서, 아직은 그리 바쁘지 않기에 한 권을 읽고, 운동을 하면서 다른 한권, 그리고 오늘 전에 읽었던 이희석 작가의 책을 들고 나왔다.  무엇인가 배울 점을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희석 작가의 글을 보면, 책에 대한 어떤 견해에는 100% 동감할 수는 없지만, 일단 치열하게 자신이 결정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노력해온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나보다 몇 살 아래인 것 같은데, 홀로서기는 훨씬 선배가 되는 사람이다.  그의 블로그도 자주 들어가서 글을 보곤 하는데, 아무튼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1인기업가로서의 자세나, 해야할 일, 마음가짐, 초기의 실패와 재도전 이런 것들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책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이희석 작가가 매년 리드하는 연구모임에 참가해 보고 싶기도 하다.  또 그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일단은 내 자리가 안정이 되면 하나씩 추진해 볼 생각이다.  어쨌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통하는 데가 있지 않을까?

 

그의 블로그는 http://yesmydream.tistory.com 이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

 

꾸준히 다음의 책을 읽고 있는데, 진도가 느리긴 하다만, 어찌하랴, 지금의 나는 열정적으로 파고 들기엔 머리가 너무 복잡한 것을.  그래도 계속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으로 만족한다.

 

 

 

 

 

 

 

 

 

 

 

 

 

 

해변의 카프카는 재독이고, 마의산과 코스모스는 계속 조금씩 읽고 있는 책들이다.  해변의 카프카를 처음 읽은것은 6년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막상 내용은 떠오르지 않았다가 다시 읽어보니 모두 기억이 난다.  신기한 일이다.  역시 독서는 계속 글로 남겨야하는 것 같다.  뭐 잊어버리면 다시 보면 그만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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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진지하거나 좀 머리를 쓰게 되는 책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요즘은 새삼 추리소설 같은 적당히 재미있고, 고풍스러운, 그런 책들을 찾게 된다.  불행히도 가지고 있는 추리소설은 이미 완독, 재독, 아니 삼독까지 마친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쉬운 마음에 이리저리 browsing을 하면서 읽고 싶은 추리소설들을 모아놓았다.  일단 자리가 잡힐 때까지는 약간의 긴축재정을 운용하고 있기에 당장 구매할 수는 없다.  이러다가 절판되는게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그런 걱정은 나의 least priority에 해당한다, 적어도 지금에는.

 

보라!  이 빛나는 박스셋트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못해 찬란하기까지 하다.

 

지금보니 황금가지와 까치글방이 이른바 양대산맥 같은데 나로써는 셜록홈즈 전집과의 인연 때문인지 황금가지판에 더 마음이 간다.  크리스티 여사는 워낙 다작인지라 이 셋트는 첫 50권까지만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는 아직도 발간 중인 듯하다.  이외에도 읽고 싶은 것들은 넘쳐나는데, 모두 내 보관함에 고이 모셔놓았다.

 

 브라운 신부 시리즈인데, 영어판보다는 한국판으로 읽고 싶다.

 

 

 

 

끝으로 일본작가들의 기괴한 머릿속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사회적인 이슈나 사건을 다루는 미야베 미유키 스타일도 좋겠지만, 난 좀더 사건 자체에 집중한, 특히 우리보다 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에 더 마음이 간다.

 

 

 

 

 

 

 

 

 

 

 

 

 

 

 

 에도가와 란포는 익히 알려진 대로 에드거 알란 포우를 좋아한 작가가 포우의 이름을 일본 발음으로 고쳐 만든 필명인데, 포우의 어두컴컴한 정신세계, 밤을 사랑한 탐미주의적인 기질을 잘 이어받은 것 같다.  에도가와 란포 상이라는 추리소설계의 유명한 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 중 몇가지는 예전에 리뷰한 작품들인데, 보다 더 많은 작품이 있겠지만 다 번역되어 들어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신살인사건'은 정말 특이한 작품인데, 이 다카기 아카미스의 작품들은 '문신살인사건' 말고는 구하기 어려운 것 같다.  대략 두 작품정도가 더 들어와 있는데, 헌책방에서 운좋게 구하기 전에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작품들과 작가들 이상 워낙에 많은 일본작가들의 책이 번역되어 들어와 있으니만큼, 한국에서는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대략 1.5-2배로 비싸게 들여오니 워낙에도 맘먹고 한번씩 구해보곤 했었지, 근처의 반즈앤노블을 가는 기분으로 산적은 한번도 없었다.  지금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나도 사회생활 초창기에 독서를 위한 '투자자'를 구했다는 모 작가/강사처럼 나한테 '투자'할 사람을 찾아야 하나?

 

오늘도 사무실에 나와 앉아 있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  닥쳐오는 일은 많은데, 아직까지 뭔가 새로운 전기라고는 이렇게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매일 출근하는 것 뿐이다.  답답하기도 하고, 그래도 실무경력 6년차에 600건 이상의 다양한 케이스들을 진행한 경험이 있으니까 조금씩 알려지면 괜찮겠지 하면서 버티기도 하는, 그야말로 소심남의 표준이 되어가는 것 같은 요즘이다. 

 

이런 속을 누가 알아줄 리도 없고, 혼자서 이렇게 삭이는 것.  추리소설이나 좀 봤으면 좋겠다.

 

뒷뜰이 있는 집을 사면 잘 정리하고 꾸며서 런던의 도시풍으로 데코레이션을 한 뒤, 문패를 하나 붙이고 싶다.  221B Baker Str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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