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모은 포인토로 개인중고를 통해 구입했다.  당연히 해외배송불가에 권 당 배송비가 2500원씩 한 것 같다.  직접 받아볼 수 없어서 한국의 친구집으로 보내도록 했고, 책은 잘 받았으며 상태도 양호하다고 한다.  내년에나 읽게 될 것이지만, 일단 마음이 놓인다.  '에게 해'도 읽고 싶은 책이고, '임사체험'은 상권을 읽는 와중에 하권이 임시품절에서 절판으로 바뀐 말도 안되는 일을 겪게 하여, 지금까지 뒷 이야기가 궁금한 책이다.  


이번 달 들어 큰 마음을 먹고 엄청난 양의 책을 200불 단위로 나눠서 주문하고 있다.  4주 배송으로 하여 10%감액을 받고, 200불 이상 주문하면 쌓이는 20불이 적립되는 것에 맞춰서 진행하여 실제로는 약 170-80불 사이에 200불어치의 책을 주문하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값이 너무 비싸서 미루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전집도 들어 있다.  대충 머리에 생각한 액수만큼 지를 생각이다.  자꾸 절판이 되는 것도 화가 나고, 책이란 것은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다 읽는다는 믿음과 자신이 있기에 일단 제한적인 시간과 금액에 맞춰 많은 책을 구하기로 한 것이다.  액수를 맞추다 보니 심농전집은 아직 넣지 못했는데, 이 기회에 그간 벼르던 무협지 -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 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고려원에서 나온 영웅문 1-2-3부로 갖고 있는데, 책이 낡기도 했고, "정식번역"에 대한 궁금증도 있어서 주문했고, 내가 김용의 작품들 중 갖지 못한 유일한 "금사벽혈검"도 이번에 주문했다.  여기에 최근에 나온 한국무협걸작모음 - 태극문 등 - 과 좌백의 몇 가지 작품도 구할 예정이다.  연초부터 지름신이 톡톡히 내린 모양이다.  


파브르 곤충기, 시이튼 동물기 전집도 구매를 예정하고 있고, 3X3전집은 기다리는 와중에 절판되어 아쉽기 그지없다.  이거 혹시 불안 마케팅인가 싶을 정도로 절판이 잘 되는 이 나라의 출판환경을 탓해야지.. 아무렴 그렇고 말고...모두 다 박근혜당신들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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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6-03-11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에 꽂히면 정말 참을 수가 없지요. ㅎㅎ 꼭 손에 넣어야 잠이 옵니다. 저도 전집을 한번쯤은 질러 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당최 집에 놔둘 곳이 없어서 ㅠㅠ 새로 구입한 만치는 아니라도 들여온 것의 삼분의 일쯤은 다시 내다 팔고 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3-11 17:12   좋아요 0 | URL
다섯 권의 책 후기가 밀려 있고, 책읽기가 밀린 것은 더 말할 수도 없는 단계인데 자꾸 책을 사들이는 건 병이 아닌가 요즘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힘들게 구한 것들을 다시 팔지는 못하겠구요..-_-:

cyrus 2016-03-11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의 절판된 책 중 가장 가격이 높은 것들이네요. 정말 큰 결심을 하셨군요. ^^

transient-guest 2016-03-12 02:25   좋아요 0 | URL
ㅎㅎ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구하랴 싶어 그리했습니다. 다른 중고책 8-9권 가격이네요.

북깨비 2016-03-12 05:54   좋아요 0 | URL
그걸 알아 보시는 cyrus님도 내공이 장난 아니신데요? ㅠㅠ 저도 책 많이 읽어서 수년후엔 이런 대화에 끼고 싶어요. 흑흑.

cyrus 2016-03-12 12:13   좋아요 1 | URL
To. 북깨비님 / 저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독서 내공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내공 형성`에 집중하면 독서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정신적 부담만 늘어날거예요. 남이 읽는 책을 억지로 읽게 되는 거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나 저자의 책에 눈길을 가지게 되면 책 읽는 재미를 느끼고, 새로운 지식도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눌 땐 부담갖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03-12 15:23   좋아요 1 | URL
저도 사이러스님 (혹은 키루스님)의 말씀에 한 표! 그냥 좋아하는 책을 재미있게 읽다 보면 한 권씩 늘어나는데, 사실 권수보다는 깊이가 더 중요합니다. 물론 보통 말하는 기본적인 양서를 읽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또한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어서 `이지성`류의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는 상당히 무리가 있습니다. 부담갖지 마시고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교류하면 그게 젤입니다. 전 많은 분들 덕분에 이 서재를 통해서 예전보다 훨씬 덜 외롭게 독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ㅎㅎ

물고기자리 2016-03-1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학생 때 빌려 읽었던 영웅문 시리즈를 (재미와 추억 때문에) 다시 구매해서 소장하고 있습니다.ㅎ

신조협려를 제일 좋아하지만 사조영웅전의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의천도룡기에서 건곤대나이를 연마하는 장무기 역시 잊을 수가 없더라고요.ㅎ

저는 소오강호도 다시 구매했고, 다른 시리즈들도 하나씩 모으고 있는데 추억의 책들이라 그런지 책 제목만 언급되어도 반가운 맘이 드네요.^^

yamoo 2016-03-12 00:05   좋아요 0 | URL
저, 김용 전집 모조리 읽었었는데요, 소오강호 이전에 <마! 만리성>으로 나온판이 있습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아! 북극성>이란 대하소설도 나왔는데요, 저자가 소슬이에요. 지금까지 중국 무협지 본 중에서 극강의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김용 작품 중에서 <천룡팔부>하고 <소오강호>를 가장 재밌게 봤는데, 소슬의 작품은 이들작품보다 더 흡입력 있었습니다! 근데, 다시 구할수가 없어요..ㅠㅠ

transient-guest 2016-03-12 02:28   좋아요 0 | URL
저도 고려원 영웅문으로 읽었는데, 저작권 없이 출판된 것이라서 이번 책들과 번역이나 구성이 조금 다르다고 하던데, 궁금하네요. 중학생 때 신조협려를 읽으면서 애사 때문에 사연에 잠을 설치고, 설레어하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번 읽던 시절엔 소오강호 - 아! 만리성으로 나온 판인데 - 가 가장 재밌고 영호충이 젤 멋져 보였었습니다. 그야말로 추억의 책, 추억의 사람이네요.ㅎ

와룡생이나 양우생, 고룡의 작품은 이제 출판되지 않는 듯 합니다. 파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을 출력해서 편집할까 했는데, 고룡의 소리비도 같은 것도 600페이지씩 나오기에 포기했습니다.ㅎ yamoo님 말씀처럼 다른 좋은 작가들도 많은데 아쉽네요.

물고기자리 2016-03-12 09:38   좋아요 0 | URL
저도 <아! 만리성>으로 읽었습니다.ㅎ 긴가민가하지만 천룡팔부도 예전 제목은 <대륙의 별>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와룡생, 양우생, 고룡 작품은 꽤 읽었는데 yamoo 님이 말씀하신 소슬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요. 근데 제목이 마냥 낯설지만은 않은 걸 보면 당시에 실물을 봤을 듯도 싶은데 극강의 재미라니 무척 궁금합니다.ㅎ

사실 제가 무협지에 푹 빠져 있을 땐 책 이야기를 나눌만한 동성 친구들이 없었어요. 다들 무협지는 별로라 했거든요.ㅎ 그래서 저희 아버지께 영웅문 1부를 읽어보시라고 드렸는데 1권을 조금 읽으시다가 시큰둥해하시고.. ^^

결국은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남자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 책이란 게 읽는 재미도 있지만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묘미도 있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아! 만리성이니.., 예전 제목들까지 기억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ㅎ

transient-guest 2016-03-12 11:09   좋아요 0 | URL
저도 김용의 작품 외에는 거의 e-file로 (예전에 유행하던) 읽었는데, 지금은 눈이 아파서 잘 못보지만, 당시에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소리비도는 정말 명작인데, 찾아보니 역자가 자기 멋대로 이름과 스토리를 바꾸고 ending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더라구요. 저도 부모님은 무협지를 싫어하셨는데, 아무래도 그 시절의 무협지에 대한 인식 때문이었을 것 같습니다. 천룡팔부는 대륙의 별이라고 나와서 단예이야기와 허죽이야기, 그리고 소봉의 이야기에 따로 제목을 붙여놓았지요. 중원문화사는 지금도 판권이 없이 책을 내고 있다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어요. 저작권법이 생긴 후에는 문제가 되지만, 그 전에 만든 책은 계속 유통이 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yamoo 2016-03-1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랜스 님두 책 사재기 장난 아니군요~ㅎ 친구 집에 보관하는 루트도 뚫으시고!
한국에 오시면 제가 추리소설 중고책으로 10권 보내드리겠습니다. 귀국하시면 댓글 주세요~^^

transient-guest 2016-03-12 02:29   좋아요 0 | URL
ㅋㅋ 꼭 연락드리고, 그 전에 최신 업데이트된 제 도서목록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기왕 신세를 진다면 겹치는 책은 피하고 싶습니다.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03-2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치바나 다카시 좋아합니다^^

transient-guest 2016-03-22 06:36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모든 철학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일생을 건 그의 노력과 추구는 존경합니다. `지`를 추구하는 길과 파쇼이념을 섞은 일부의 일본 지식인 특유의 또라이즘도 없는 듯 하여 그의 책은 내용 그대로 읽어보곤 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3-23 08:1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다치바나 다카시씨 덕분에 지의 정원에 초대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에게> 정말 좋았습니디.

transient-guest 2016-03-23 09:20   좋아요 0 | URL
어렵게 맘먹고 포인트로 구했는데, 아직 제 손에 들어오는 건 멀었지만 말씀하시니 더욱 [에게]가 기대됩니다.ㅎㅎ

붉은돼지 2016-03-2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에게, 영원회귀의 바다>를 중고로 구입할까말까 고민했더랬습니다. 조금 비싸게 나와있었던 것 같구요, 좀 기다리면 개정판이 나올 것도 같고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님의 페이퍼를 보니 다시 생각나는군요...중고를 사야하나 말아야하나...음...

transient-guest 2016-03-2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정판은 커녕 있는 중고도 사라질까 두려워 무리를 했습니다 다치바나 선생이 돌아가시면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캐드펠 수사의 참회 캐드펠 시리즈 2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0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전쟁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황후도 왕도 전쟁을 끝낼 능력도 의지도 없는 듯이 간신히 승기를 잡으면 천성의 게으름이나 근시안적인 발상과 복수 때문에 결정적인 한 방으로 완전한 승리를 만들지 못한 채 그렇게 이 스토리도 이제 끝까지 온 것이다.  


일진일퇴의 공방전, 그리고 이어지는 소강상태에서 황후 측 세력의 중신인물의 아들이 갑자기 스티브 왕의 편으로 돌아선다.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한 용감한 지휘관이 살해 당했고, 그 복수는 너무도 쉽고 간단하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사건은 복병도 배경도 아닌, 더 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장치일 뿐.  덕분에 살인사건의 결말은 아주 잠깐 마지막에 나오는 것이 전부다.  


캐드펠 수사의 아들.  시리아인과 유럽인의 피를 이어 받고, 아버지 나라로 기사가 되어 온 올리비에가 이 전쟁의 와중에 포로가 된다.  아들을 구출하려는 한 가지 목적으로 캐드펠은 자기의 선서를 저버리고 허락된 것보더 더 먼곳으로 간다.  


두 세력의 수장들이 전쟁을 끝낼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양 진영에서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들은 슬슬 그 뒤를 준비하는 방향을 보여주면서 이 스토리는 끝이 난다.  사실 황후를 배반한 것도 따지고 보면 스티븐 왕이 이 전쟁을 끝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인데, 덕분에 엉뚱한 싸움이 벌어졌고, 많은 용감한 사람들이 죽을 수 밖에 없었다.  올리비에도 그 와중에 휩쓸려 가장 친한 친구와 척을 졌고, 이를 다시 풀어냈는데, 모두 캐드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결말은 맺어지지 못했지만, 스토리는 이로써 모두 끝이 났고, 캐드펠은 이제, 기질상, 직분의 특성상 여전히 수도원 바깥을 돌아다니겠지만, 결코 복종의 맹세를 어기면서까지 멀리 갈 일은 없을 것이다.  


글이 나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덕분에 쓰다 만 글이 여러 개 저장된 채 계속 책을 읽고, 시간은 지나고 있다.  이번에도 너무 두서없이 마구잡이로 글을 쓰게 되어 지울까 하다가, 포기하고 이것 마저도 연습이라고 생각하면서 포스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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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11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guest님은 페이퍼를 많이 쓰시는 분이시라 서평은 이번에 처음 읽는 것 같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03-11 03:23   좋아요 0 | URL
아이고..서평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조잡합니다.ㅎㅎ-_-:

yamoo 2016-03-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시리즈가 재밌는 추리소설 시리즈였군요..ㅜㅜ 괜히 처분했네요..ㅜㅜ

transient-guest 2016-03-11 03:2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소설 같아요.
 

굳이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지만, 불쾌한 경험은 책을 읽다가도 얼마든지 하게 된다.  책의 내용에 따라서, 다루는 주제에 따라서, 그냥 구성이나 목적이 뻔해서 등등, 이루 다 거론할 수 없는 많은 이유에 따라 나 또한 책을 읽다가 화가 나기도 한다.  


'~적'이라는 말이 아무리 마구 쓰이는 일본어에서 온 표현이지만, 적어도 책을 짓고 꾸미는 사람이 '~적'이라는 말을 책의 제목에 쓰는 것은 무리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제목에 낚여 사들인 책인데, 이렇게 읽은 책은 그 끝이 좋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  일단 이 책의 P.G. 해머튼이라는 사람이 쓴 'Intellectual Life'가 포함된 몇 권의 책을 '지적 생활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편역한 책이다.  한 권의 책을 충실하게 번역하거나, 평역 또는 편역하는 것과는 다르게 다가오는데 'Intellectual Life'에 '즐거움'이란 말을 더한 이 책은 책이나 지식생활에 대한 내용보다는 무엇인지 모르게 자계서의 느낌을 주고 있다.  나만 그랬을지도 모르겠고, 굳이 다른 이들의 평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무엇을 하라는 말로 가득찬, 원 저자의 느낌보다는 역시 왠지 모르게 편역자의 말과 생각을 저자의 말에 교묘하게 엮어 왜곡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것은 물론 순전히 나 혼자만의 느낌이고, 편견일 가능성도 있는데, 어쨌든, 읽으면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특별한 즐거움을 받지는 못했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불쾌한 책 이야기를 하면서 그 시작에 어울리는 책이라고 하겠다.


이런 f**king piece of shit이라는 말이 읽는 내내 절로 나오게 만들어 준 이 책은 단지 학계, SKY-in Seoul-지방대학교를 넘어 한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제도화된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원 진학은 하나의 학문분야를 좀더 깊이 파고들기 위함인데, 유독 한국에서는 석사과정은 교수의 따까리 과정에 다름아닌 노동착취와 대충 만들어 받는 학위과정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아!  그들, 교수라는 이름, 은사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무위도식도착자들!  그 공감제로의 일화들, 그리고 좋든 싫든 대물림될 같은 종류의 착취까지, 읽는 동안 구역질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는데, 기실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들은 바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구체적이고 적나라하게 보니 정말 그들만의 리그라는 것이 똥더미를 둘러싼 쉬파리떼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학문과는 무관한 정치행각, 발언, 행사, 착취의 대물림.  교수들이 '돈'만 밝힌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연구비 횡령, 아주 낮은 수위의 처벌까지, 이보다 더 썩었을 수 있을까?


그 와중에, 저자를 비판하는 댓글을 단 용기(?)있는 개자식은 아마도 자신은 그렇게 착취를 당하지 않을 만큼 배경이 든든하거나, 운이 좋거나, 아니면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를만큼 교수에 대한 충성과 맹목의 성공지향의 무뇌아가 아니었을까?  공감이 사회의 화두인 세상세서 그렇게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인간이 어느 곳에서인가 박사를 받고, 강사를 거쳐 언젠가 학생들을 가르칠 것을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하다.  


아직까지는 현재진행형이지만, 이 책이 출판된 후 저자의 인생은 더 어려워진 것 같다.  학교에서 내몰렸고, 아마 다시 학계로 돌아가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런 분이 차라리 정치에 뛰어드는 것은 어떨까?  이런 문제는 온몸으로 겪은 사람이라면 좀더 나은 활동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다음의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일처리를 해야 한다.  몇 가지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싶지는 않은 책이 '사십사'라서, 좀더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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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05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머튼의 책이 몇 년 전에도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제목이 `지적 생활`이던가, 아무튼 그렇습니다.

일본이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해머튼의 책도 일본에 소개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일본이 교양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3-05 09:39   좋아요 0 | URL
`지적 생활`은 책 한 권을 그대로 번역한 것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은 짜집기 느낌도 나고, 원 저자의 말이 편역자의 의도에 따라 배치된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확실히 훨씬 빨리 서양의 책을 번역해서 옮긴 건 알고 있습니다만, 교양문화에도 관심이 많았나 보네요.

cyrus 2016-03-05 09:50   좋아요 0 | URL
알라딘 검색창에 `교양`을 검색해보면 일본 저자가 쓴 관련 책 몇 권 나옵니다. 가장 대표적인 저자가 다치바나 다카시입니다. 그가 젊은 시절에 읽은 책들 대부분은 서양고전이나 서양철학 쪽입니다. 그래서 그가 생각하는 교양의 체계를 살펴보면 서양교양의 영향을 받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t-guest님이 지적한 책을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까면 깔수록 내용이 별로인 책들을 디스하는 게 재미있어요. ^^;;

transient-guest 2016-03-05 10:22   좋아요 0 | URL
다치바나 다카시는 제가 좋아하는 지식인입니다. 그의 자연과학에 대한 편애와 편중이 좀 문제랄까 싶지만, 그도 이전엔 어지간한 고전은 다 읽은 것 같고, 나름대로 한 세계를 구축한 점이 좋습니다. `지적 생활의 즐거움`을 보시면 저하고 다른 평가를 하실 수도 있으니 더욱 기대하고 있겠습니다.ㅎㅎ

cyrus 2016-03-0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guest님. 해머튼의 책을 방금 검색해봤는데 《지적 생활》이 아니라 《지적 즐거움》이었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3-05 10:23   좋아요 0 | URL
Intellectual Life를 `지적 즐거움`으로 번역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역자가 많은 것을 보면 역시 평역이나 편역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구요.

yamoo 2016-03-07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대 시간 강사....저 책과 <흡혈귀가 지배하는 대학>을 같이 보면 우리나라 `대학`의 실상이 그대로 들어날 거 같습니다. 뉴스에 보니 일부 사립대가 등록금을 총장과 이사장의 사적 용도로 사용해서 감사원의 제재를 받았다는데.....재수 없어 걸린 것이지, 대부분의 사립대들이 같은 짓거리를 관행적으로 해 오는 듯합니다. 정말 우리나라 대학의 미래는 암울 그 자체..

transient-guest 2016-03-08 03:15   좋아요 0 | URL
언제나 뉴스가 터지면 ˝일부˝라고 합디다. 그런데 ˝일부˝교회, ˝일부˝학교라고 하는데, 그 ˝일부˝에 포함된 것들은 모두 주류거든요. 위에서 아래로 전부 썪어 있어요. 학생회도 예전부터 회장하면 졸업할 때 집이 한 채라는 말이 있었거든요. 70년대에도. 사회상이 바로 서지 못하니까, 대놓고 해먹는거에요. 진보가 정권을 잡는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 적어도 나쁜 짓을 대놓고는 못하거든요. 지금 한국을 보면 정말 망해가는 국가 같습니다.
 

어떻게 하든, inspiration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마침 금요일 오전, 다른 날들에 비해서 조금은 가벼운 스케줄이 예정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출근해서 간단한 업무를 처리한 후 바로 다시 짐을 챙겨 서점으로 나왔다.  9시 10분 정도에 오면서 문득 평일에 이렇게 일찍 서점에 나와본 것이 얼마만의 일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창업 후 첫 2년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이후로는 시간이 없어서, 그렇게 오전의 맑은 정신으로 종이냄새와 커피향을 맡는 것도, 평일 오후 4시 정도, 나른한 오후의 한 때를 즐기기 위해 가끔 서점에 들리겠다는 초기의 바램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무실 근처에 있던 분위기 좋던 서점이 그 해에 폐업했던 것도 큰 이유였는데, 그곳이야말로 2012년 한가함에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 즐겨 찾던 곳이고, 오후 4시의 나른함은 이곳에서 즐겨야겠다고 벼르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으로 이사온 후 지근거리에 있는 BN서점이 네 개에서 두 개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이곳과 다른 한 곳이 남아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반란의 여름]은 그 제목과는 달리 주교인 아버지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멀리 시집보내져야 하는 운명의 여인이 마침 웨일즈왕의 동생이 불의한 일로 인해 빼앗긴 자신의 세력을 복구하기 위해 불러들인 덴마크인들, 그 와중의 살인사건과 약탈 과정에서 생긴 혼란을 멋지게 이용해서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것이 메인이다.  결론적으로 그리 멋진 추리를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최소한 주교도 출세에 지장이 없어지고, 여인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한 반려자와 함께 먼 곳에서, 그러나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고, 잘 살게 될 것이니까, 일종의 행복한 결말인 셈이다.  캐드펠 수사는 아끼던 마크 수사 - 지금은 부제가 되어 있는 - 와 함께 사절단으로서 간만에 수도원 담을 벗어나 모험을 즐겼으니 그 또한 나쁘지 않았을 한 편의 단막극이다.  


[성스러운 도둑]은, 시루즈베리 수도원에 사람을 모으는 큰 힘의 원천으로 여겨지는, 성녀 위네드의 시신을 둘러싼 도둑질,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주도권 다툼과 이를 해결하는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소르테스 비블리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신의 뜻을 알아보는 일종의 신탁이 그리스도교에 받아들여졌음을 볼 수 있는 절차이다.  중요한 일에 있어 성인/성녀 혹은 신의 뜻을 기원하고, 무작위로 성서를 펼쳐서 나오는 구절을 읽고 이를 신성한 의지로 믿고 따르는 일종의 러시안 룰렛이다.  사람의 일이나 영적인 현상을 믿는 나이고, 종종 이런 것이 실제로 어떤 현상을 나타낸다고 믿지만, 이런 것을 자주 행하는 건 매일 작대기를 뽑아 일진을 확인하는 짓 만도 못하다고 본다.  물론 이 시대 사람들도 그걸 알았으니까, 이 '소르테스 비블리카'는 함부로 사용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믿음과 영적인 것, 어둠의 힘, 이런 것들이 사람들의 관념을 지배하던 시대에 이것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절차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소르테스 비블리카'는 현대에 와서 일부 근본주의와 결합한 푸닥꺼리가 되었는데, 무슨 일만 있으면 '주님의 뜻'을 주워섬기는 자들이나 아침마다 성서를 랜덤하게 펼쳐 나오는 구절을 보며 그날의 정책결정을 했다고 전해지는 아들 부시 같은 자들의 행태가 그 예가 된다.  신탁은 러시안 룰렛이 아니다.  점은 도저히 호불호를 가릴 수 없는 두 개의 길을 앞에 두고 있을때, 영감을 바라고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이런 짓을 하는 건 뽕을 맞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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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6-03-07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때 저 두 소설을 갖고 있었지요. 시리즈 물인 거 같은데, 읽지 않아 처분했습니다. 이 글을 보니 좀 후회가 밀려오네요...

transient-guest 2016-03-08 03:16   좋아요 0 | URL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ㅎ 20권째를 거의 다 읽어갑니다.
 

오늘까지 읽은 책들, 그러니까 리뷰가 밀린 책들은 다음과 같다.










이들이 지난 리뷰를 남긴 후 읽은 책들이다.  시간과 정신의 여유가 있었더라면 사실 세 권 정도는 벌써 리뷰를 썼어야 한다.  밀리지 않으려고 꽤 노력을 해왔는데, 결국 이렇게 손도 못대로 계속 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부터 계속 바쁜 맘도 있고, 주말에도 여유가 나지 않았던 것이 이번 주 수요일 오후까지 그렇게 서재에 글을 올리기 힘들게 만든 것이다.  일하다 틈을 봐서 글을 써봐도 영 내키지 않는다.


캐드펠 시리즈는 이제 마지막 권을 남겨두고 있는데, 이걸 다 읽으면 조르주 심농을 사 읽기 전에는 달려들어 읽을 추리소설 시리즈는 없다.  밀린 동서미스테리 북스의 책들도 있고, 삼국지도 어제 도착하였고, 무엇보다 쟁여놓은 책이 워낙 많아서 아마도 다음 일년, 아니 이삼년은 새로 책을 사지 않아도 될 만큼 펼쳐보지 못한 녀석들이 널려있다.  물론 '그것'과 '이것'은 다른 문제라서, 벌써 이번 달에 신규로 몇 개 일처리를 맡게 되면 그들 중 하나의 수익을 온전히 다 털어서 절판이 우려되는 책들을 주문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병도 이런 중증이 없다.  


아무튼, 즐겨찾기로 등록해주는 사람들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금년의 서재는 썰렁하기 짝이 없는데, 졸작이나마 자주 글을 올리지도 못하고, 다른 분들처럼 멋진 리뷰나 서평을 쓸 실력도 없으니 모두 내 탓이다.  사실 서재 방문자 숫자가 뭐라고 이렇게 신경을 쓰는건지 원, 옛날에 싸이월드 하던 생각이 난다.  


조만간 조금 더 생각을 정리해서 위의 책을 정리할 것이다.  그러고보니 스토너 영문판도 열어보지 못하고 있고, 덕분에 리뷰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읽는 욕심보다 사들이는 욕심이 앞선 탓이다.  살다보면 반성할 것들 투성이라는데, 정말 그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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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03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다 읽고, 그 책의 서평을 빨리 기록하지 않으면 자꾸 미루게 됩니다. 이게 심하면 다시 읽어야 합니다. ^^;;

transient-guest 2016-03-04 07:40   좋아요 0 | URL
고민입니다. 한번 밀리면 참 어렵더라구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