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처음으로 20일 20권 project에 도전하였는데, 마지막 5권에 발목을 잡혀 기한을 맞추지 못했었다.  업무를 보면서, 다른 책을 읽으면서, 운동을 하고, 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확실히 느꼈고, 이후 잡은 10권 project는 시작단계에서 다른 일들과 맞물려 흐지부지 되었던 바, 다시 한번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saint님의 서재에서 두 번째 20권 project라는 글을 보고서, 용기를 내어서 다시 도전할 생각을 갖게 되었다.  새로운 책을 구매하여 시작하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지난 번처럼 예전에 읽었던 계발서나 실용서적들 중, 비교적 내용이 충실하다고 생각한 열 권을 모아 보았다.

 

 

 

 

 

 

 

 

 

 

 

 

 

 

 

 

 

순서는 딱히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행복의 정복'만큼은 맨 마지막에 읽을 것이다.  이 책은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책이 아닌, '행복'과 '불행'에 대한 넓고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시하여 줄 것임을 믿기 때문에 특별히 마지막에 읽는 것이 의미를 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지난 번과는 달리 책 한 권을 읽으면 바로 읽은 기록을 남겨볼 생각이다.  열 권을 다 읽고나서 비교하는 것도 좋겠지만, impact있게 다가왔던 내용을 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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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9-1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발목을 잡힐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일단 열심히 읽고는 있는데 10일도 안남았으니 말입니다.

transient-guest 2013-09-12 01:12   좋아요 0 | URL
계속 이어가는 그 꾸준한 행위 자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저에게 다시 시작할 계기를 주셨으니 언젠가는 저도 님께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 (완전판)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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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두 번째 읽은 전집의 책은 역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인데, 비교적 order를 중시하는 나의 성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순서대로 읽어나갈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정리한 순서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인데, 이를 존중하는 의미도 있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앞서의 괴도신사 뤼팽이나 홈즈 시리즈 모두 같은 출판사의 번역을 읽었는데, 그렇게 순서대로 읽었다. 

 

추리소설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이 책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종의 밀실트릭의 확대본 같은 설정인데, 범인에게 조력자가 있었어야 하는 부분은 트릭의 완벽함을 다소 훼손하기는 하지만, 앞서 읽은 단편을 보면, 이렇게 너무도 당연한 설정을 넣었기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추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을 보면, 이 역시 거장의 솜씨가 아닌가 싶다.  역시 등잔 밑이 가장 어두운 법이고, 해결의 실마리는 가장 simple한 데서부터 찾아야 하는 것이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열악한 국내의 출판시장을 볼 때, 이런 책들은 나올 때 무조건 구해야 한다.  나중에 절판되고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장준하 선생의 둘도 없는 친구인 김준엽 선생의 책은 그렇게 일부가 절판되어 나는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이곳에서 구입하기에는 다소 높게 책정된 가격때문에 망설이는 사이에 그렇게 좋은 역사의 primary resource가 절판되어 버렸다.  휴가때 한국을 가게 되면 헌책방을 돌아보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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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저 조잡하게나마 읽은 것을 남기려는 시도 정도의 글이지만, 그것도 글이라도 잘 쓰여지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요즘이 그런 시기인데, 원인은 모르겠다.  아마도 몇 권씩 밀려가면서 자연스럽게 게을러진 것이 아닌가 싶다.  독서강사들을 보면 거의 매일 일상의 소재로 글을 올리고, 책을 읽은 감상과 여행감상이 함께 주기적으로 올라오던데, 취미가 일이 된 것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장점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책으로 먹고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듯 싶다.

 

당.연.히 나는 지금도 꾸준이 매일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살고 있다.  추리소설도 읽고, 얼마전에 한꺼번에 무리해서 구매한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들도 한 권씩 읽어나가고 있다.  다만, 후기를 남기고 있지 못할 뿐인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나중에는 어떤 책을 읽었는지 까마득해진다.  그렇다.  벌써 그런 나이가 된 것이다. 

 

지난 번 사건 초기에도 썼듯이 이석기 사건은 국정원의 공작임은 분명하다.  이석기의 유무죄를 떠나서 사건을 계속 흘리고, 출처가 불분명한 증거자료라는 것들조차도 그 존재감이 너무도 희미해서 그들의 논리라는 것이 도대체 사람이라는 동물이 만들었다고 할 수도 없을 만치 조악하다.  정말이지 우리는 가카장로가 길을 닦고, 그네꼬가 부활시킨 망령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냉전종식 이후부터 세계는 선과 악을 이분법이 아닌 multilateral한 시대로 진입했지만, 한국의 망령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들이 획책한 부활은 정말이지 너무도 완벽하다.  국정원은 다시 중앙정보부가 되었고, 검찰권력의 핵심은 공안통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심지어는 정치깡패들까지도 이런 저런 21세기의 탈을 쓰고 다시 등장했으니 말이다.

 

이석기의 사조직이라는 Revolutionary Organization, 약칭 RO는 말 그대로 혁명조직이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이미 이런 저런 패러디가 존재하는데, 이 naming sense는 '술을 먹고 운전을 했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모 연예인의 발언 이후 최강의 병진력을 자랑한다고 본다.  생각해보라, 신차모델명이 '자동차'라거나, 신제품 TV의 모델명이 '테레비'라고 하는 수준의 작명센스를 말이다.  시대의 후례자식이었던 중앙정보부의 후신답다. 

 

다들 먹고살려고 하는 짓이니까, 또는 너도 처자식이 있어봐라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흔하게 오용되고 남용되는 말이다.  무엇이나 이해할 수도 있는 이유가 있다는 것인데, 그런 논리라면 살인강간도 다 이해할 수 있는 범인만의 사정이 있다.  국정원 댓글작업의 상징으로 나온, '여자'가 아닌 '요원'이고 싶으나, 한 '여성'으로서의 '인권'이 짓밟혔다더는 그 요원 역시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 것이고, 권은희 수사과장의 말을 반박하며 '자랑스런 경찰'이고 싶다면서 울먹이던 12-3명의 경찰 떨거지들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가 얼마나 개xx 같던지간에 말이다.

 

요즘 읽고 있는 다치바나 선생의 책들 중, '멸망하는 국가'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의 영향을 그 누구보다도 많이 받았고, 이를 떨쳐내지 못하고 정재계 및 사회전반에 그 잔재가 깊이 남아있는 탓에, 일본은 우리를 제대로 보게 하는 거울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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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는 동안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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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재를 늘 찾아주시는 서친님 한 분의 예언이 현실이 되어, 민생고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리고,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60여권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상당한 DC를 받기는 했지만, 어짜피 해외배송비용으로 다 날아갔으니까, 원가로 사들인 셈이다.  쌓아놓고 즐기기만 하다가, 지난 주부터 한 권씩 읽어가고 있다. 

 

전집을 시작하는 책은 단편을 모아놓은 책인데, 흔하게 알려져있는, 다소 진지한 추리가 요구되는 유명작은 아니지만,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몇 명의 중심인물을 소개받고, 대장정을 시작하기 위한 몸풀기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당분간 운동을 하면서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집을 한 권씩 읽어나갈 것이다.  물론 다른 책들도 계속 읽겠지만, 운동할 때에는 역시 이렇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좋다. 

 

책 열 권을 동시에 읽으라는 말도 있지만,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역시 다독은 좋은 방편이 된다.  특히 방해받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나이를 훌쩍 넘긴 직장인이라면 이렇게 여러 책을 틈이 나는대로 조금씩 읽다보면 머리도 덜 피로하고 여러 장르의 책을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으며, 어려운 책은 나름대로의 페이스를 잡고 조금씩 읽어, 끝내 다 읽을 수 있게 해준다.  지금도 이런 저런 짬이 나면, 그 때에 맞춰 조금씩 다른 책을 읽고 있는데, 열 권까지는 못해도, 한 네 권 정도를 읽고 있다. 

 

앞으로도 많이 남은 이런 호사는 조금씩 아껴 누려야 오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황금가지'에서 나온 다른 완간본들도 하나씩 구해서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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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대로 내가 만들어 본 미역국, 불고기, 그리고 스파게티 되겠다.  요리를 하는 것은 내가 자주 경험하기 어려운 창조의 기쁨을 준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집중할 수 있는, 바꾸어 말하면 현재의 생각들을 떨쳐내고 오로지 하나의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스파게티는 시판되는 소스를 오래 양파와 버섯을 넣고 큰 냄비에서 끓여낸 덕분에, 상당히 좋은 평을 받았고, 미역국과 불고기도 맛있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모두 처음 해본 나로써는 성공이다.  사진이 좀 작았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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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8-29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창조의 기쁨! 적절한 작명이에요. 제 친구가 해외에서 몇 년 지낼 때 한국에선 한번도 해보지 못한 갖가지 음식을 창조해 내더라구요. 식혜도 만들고 김치도 담그고 잡채도 해먹고요~ 놀라웠어요.^^

transient-guest 2013-08-30 01: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필요하면 다 만들게 되어 있나봐요. 요즘은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을 수 있으니까 더욱 편리하죠. 예전에는 어느 집에나 요리책 몇 권은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ㅎㅎ

2013-08-29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30 0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