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한 이 단어가 처음으로 쓰인 것은 조희봉씨의 "전작주의자의 꿈"이다.  알라딘서재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온라인 동호회에서 활동하던 이 책의 달인의 이야기는 예전에 구본준 기자가 쓴 "한국의 책쟁이들"에 소개되어 있다.  그때부터 막연히 한 작가의 책을 모두 읽는 것은 참 매력적인 독서의 한 방향이다라는 생각을 해왔는데, 어느새 나도 조금씩 전작을 하고 있다.  조희봉씨의 전작대상은 돌아가신 이윤기 작가인데, 모든 판본과 번역본, 심지어는 저자도 갖고 있지 않은 책까지 모두 수집하여 읽었다고 한다.  


덕심이 팬심이 되어 조희봉씨의 결혼식 주례는 이윤기 선생이 맡았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그렇게 사제관계를 유지했다고 하니, 이 또한 책으로 맺어진 멋진 인연의 사례가 아닌가 싶다.  전작을 이야기 하면서 보니, 2012년 무렵에 여럿 사들여 읽던 로맹 가리가 생각난다.  이참에 나온 책을 마저 다 구해서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다.  현대판 르네상스맨이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멋진 이력 - 공군파일럿, 전쟁영웅, 콩쿠르상 수상작가, 주미프랑스대사, 등등 - 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자신의 인생은 무엇이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을 사람.  드라마틱한 삶에 어울리는 마지막 사랑과 끝.  관심이 안 가면 이상할 정도로 전작대상으로서 손색이 없다.  


























2012년 당시, 김영하의 팟캐스트에서 접한 로맹 가리에게 매력을 느끼고 책을 사보았는데, 리스팅을 해보니 그에 관한 책까지 포함해도 반도 못 읽은 것 같다.  내가 다른 쟝르와 작가들과 웃고 떠드는 사이에 그렇게 꾸준히 그의 책들이 출판된 것.  덕분에, 아직 세 건의 주문을 기다리는 처지에, 조르주 심농과 함께 로맹 가리를 다음 차례로 정해놓고 말았다.  열심히 벌어서, 세금을 내고, 먹고 사는 비용을 지불하고, 나머지는 책값으로 쓰는 삶이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이덕무처럼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고민은 계속된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거서 2016-02-18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열심히 벌어야 하지요. 책값을 위해서라도! 현실이 문제네요 ^^;

transient-guest 2016-02-19 03:43   좋아요 0 | URL
점점 다른 취미를 접어가고 있어요.ㅎㅎ 옛날처럼 게임을 할 시간도 없고, 영화도 그렇고, 책으로 통일되어 가고 있습니다.

appletreeje 2016-02-18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페이퍼 덕분에, 얼른 책장에 꽂혀있는 <전작주의자의 꿈을>을 펼쳐봅니다.
2003년 1월 22일 초판 발행인데 슬프게도...책이 깨끗하네요. 사놓기만 하고 열심히
안 본 것 같아요.
오늘은~ 오래된 친구를 만난 기쁨으로 이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2-19 03:44   좋아요 1 | URL
저도 감사합니다.ㅎㅎ 전작주의자의 꿈은 이제 절판된 것으로 아는데, 잠깐 찾아보니 지금도 조희봉씨는 열심히 화천에서 우체국장으로 일하고 계시네요. 가슴이 설레는 책이죠. ㅎㅎ

다락방 2016-02-18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텔레비젼에 나와서 조희봉씨가 인터뷰 했던 게 생각나요. 그때 전작주의며 이윤기선생님의 주례 이야기까지 들었었죠. 사실 조희봉이란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는데, 이 페이퍼 덕에 알게됐네요. 그때 그 인터뷰를 보면서 저는 `음 그렇다면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 전작주의자인가`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은 많이 흘렀고 저는 이제 하루키와 더불어 다른 몇몇 작가들을 추가했어요.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는 이승우가 그렇고요, 올려주신 로맹 가리도 그러할 예정입니다. 줌파 라히리, 존 쿳시도 포함할 거고요. 이렇게 쓰다보니 참 신나네요. 세상에 읽을 책이 많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좋은 글을 써준다는 게 갑자기 감사해져요.

transient-guest 2016-02-19 03:59   좋아요 0 | URL
TV인터뷰도 있었군요. 저는 그저 책으로만 이야기를 접했거든요. 저도 한참 `전작주의자`라는 말을 자주 썼던 기억이 나네요. 다락방님은 전작주의자에 작가까지..ㅎㅎ 이승우 작가의 책은 한 권인가 두 권 정도 봤고, 일단 추리소설말고는 로맹 가리를 모두 구하고,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 읽을 책이 끊이지 않는건 정말 축복이에요. 가끔 전기문명의 플러그가 빠진 세계를 생각할 때, 모아둔 책은 문명을 다시 일으킬 씨앗이 되겠구나 하는 기괴한 망상도 합니다.ㅎㅎ

시이소오 2016-02-18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롤린 봉구랑의 밑줄긋는 남자가 떠올라요. 책속 주인공도 로맹가리 전작을 꿈꾸다 궤도를 살짝 수정하죠. 다 읽게되면..,, ㅋ 직접 책으로 확인해 보시는 게 ^^

transient-guest 2016-02-19 04:00   좋아요 0 | URL
저도 작년에 읽었어요. 후기도 남긴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줄거리가 떠오르지 않네요.ㅎ

몬스터 2016-02-19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transient guest 님.

transient-guest 2016-02-19 04: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서친들의 추천을 받고 검색한 결과 조르주 심농의 전집을 볼 생각이 들었다.   예쁘게 19권으로 나와있으니까 조만간에 구할 생각이다.  물론 자료를 보니 야심차게 전집을 출간할 계획으로 책이 나오다가 19권에서 흐지부지 되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빨리 이를 구할 필요가 있겠다.   혹시 열린책방의 판본말고 다른 몇 권이 더 있던데, 이들의 내용이 겹치는건지, 아니면 함께 구해야하는지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합니다.


그러면서 보니, 르콕 경감이나 찰리챈도 시리즈가 완간되었으면 하는 맘이 든다.  르콕 경감은 비록 셜록 홈즈에게 오귀스트 뒤팽과 함께 싸잡아 전근대적이고 비과학적인 수사의 전형으로 욕을 먹지만, 경찰국가시절 프랑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료적 가치도 있고, 우왕좌왕하고 비탄에 빠지면서도 끈질기에 사건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꽤 감동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나름의 매력이 있다.  찰리챈의 경우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절 미국인들이 막연히 갖고 있던 동양적인 것에 대한 주술적인 두려움, 그리고 이에 못지 않은 차별적인 관점이 잘 표현되었기 때문에 역시 사료적인 가치와 함께 지금으로 보면 우스울 수밖에 없는 장면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둘 다 조금씩 맛보기 수준으로만 나와있는 정도인데, 북스피어나 모비딕, 황금가지, 또는 검은숲에서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요코미조 세이시도, 마쓰모토 세이초도, 다카기 아카미쓰도 모두 꾸준히 나와주었으면 하는데, 다들 지난 1년 시들합니다.  담당자분들 반성하세요!!  ㅎㅎ  에도가와 란포는 이번에 다시 전집이 나와주는 듯 하니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추리소설만 읽는 것 같은데, 문학작품과 고전도 꾸준히 읽을 계획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네..-_-;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2-17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농 전집이 완간되었으면 다 읽는데 기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

transient-guest 2016-02-18 02:36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작품의 숫자가 엄청나더군요. 다 나와서 도전한다면 3년은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ㅎ
 

어떤 사람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그저 욕망과 욕정으로 똘똘 뭉친 혼이 잘못되어 열심히 바라고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하늘이 도와준다고 믿으면서 하루를 살아가면 보톡스를 맞게 된다는 것을 보면서 데뷔 초기보다 훨씬 더 넙적해지고 빵빵해진 얼굴에서 흐르는 독기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 생각하다가....................well you know where I'm going with thi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딱히 덕후기질이 있거나, 매니악한 소질은 없는 것으로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  덕후든, 매니악이든 긴 시간 끊임없이, 그리고 그 시간속에서 꾸준한 짧은 집중이 필요한데, 나에겐 꾸준한 짧은 집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넓은 관점에서의 끈기는 갖췄으되, 말하자면, 앉아서 10시간 동안 게임을 하는 집중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내가, 드디어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전집을 모두 읽었다.  


시작은 대략 2013년, 알라딘이 한국과 미국영업을 통합하던 시점이었고, 끝낸 날짜는 이곳 시간으로 2016년 2월 14일 밤이니까, 2년 하고도 반이 넘는 시간이 걸린 셈이다.   내가 읽는 것은 황금가지에서 나온 판본인데, 번역이 우수하고 추리소설과 SF소설에서 질이 좋은 작품을 많이 출판해주고 있는 고마운 곳이다.  셜록 홈즈 전집도 그랬고, 괴도신사 뤼팽 전집도 이 출판사의 책을 읽었다.  다른 경쟁사가 두 군데 정도 있는데, 한 곳은 그렇다치고, 다른 한 곳은 일인번역이 아닌 "번역가 집단"의 이름으로 작업을 하는 곳이라서, 영 맘에 들지 않았다.  김한조 가짜 작곡가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이렇게 "집단"의 이름 뒤에는 종종 병목과도 같은 돈줄이나 일거리의 경로를 틀어쥔 업자가 적은 비용으로, 특히 업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착취하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이 착취구조에서는 번역의 질도 떨어지고, 다수의 피해자가 양산되는데, "번역가 집단"이 다 그렇다거나 특정 "집단"이 그렇다기 보다는, 그런 의심이 들기 때문에 피하고 싶다.  


터펜스 부부를 마지막으로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몇 개의 미스 마플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포와로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피날레는 모든 인물이 모여 장식할 것이라는 예상에 잠깐 서운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포와로야말로 이 피날레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긴 하다.  긴 시간, 꾸준히도 읽었구나 싶은데, 중간에 대충 읽고 지나간 작품들도 있기 때문에 서재를 제대로 꾸며놓고, 원하는 책을 쉽게 뽑아서 뒤적거릴 여유가 생기면, 맘이 닿는 대로 한 권씩 뽑아서 조금씩 즐길 생각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들 6 권도 천천히 한 권씩 읽어나갈 것이다.  한 작가의 책을 다 읽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그리고 에세이나 자전적인 요소가 강했던 하루키 전작과는 달리 이 전작을 통해 크리스티를 더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이지만, 무엇인가 내 독서인생에서 기념할 일을 해낸 것 같다.  전작의 시작은 김용의 소설이었고, 2012-2013년 사이에는 하루키를 그렇게 읽었었다.  곧 캐드펠도 다 볼 것이고, 이젠 조금 더 문학으로 가서 모아들이고 있었던 카잔차키스를 다 사들이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겐 '그리스인 조르바'로 유명하지만, 그의 기행문도 그렇고 다른 훌륭한 작품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깊이 읽어볼 만한 문학사의 거장이라고 본다.  


신앙생활은 신의 존재유무를 떠나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내 평소의 생각이다.  다만, 진정으로 깨인 머리와 열린 마음을 갖지 못하면 종종 신앙생활은 abusive해지거나, 이를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의 부조리함과 부도덕함을 뻔히 보고도 알지 못하는 눈뜬 장님이 되는 것, 그리고 죄의식에 사로잡히는 것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데, 깊은 뉘우침과는 달리 자신을 학대하는 것을 통한 피학의 열정은 종교에서 추구하는 진리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할루인 수사의 고백'에서는 '죄의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뉘우침과 학대의 경계가 어디에 있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생각으로 평생을 살아온 할루인 수사.  그런데, 사건이 전개됨에 따라 이는 모두 할루인 수사를 사랑했던 다른 한 여인, 할루인 수사가 사랑한 여자의 어머니의 욕심과 집착이 빚어낸 일이었다.  캐드펠 수사가 은연중에 느끼던 사건의 배경의 밑에 가라앉아있던 행간이 드러나는 순간은 그렇게 추악하기 그지 없었다.  갖지 못할 것도 없지만,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얻고자 하는 모습은 시대와 대상을 떠나 그 모습이 별로 아름답지 못하다.  자신이 갖지 못할 나라는 다수의 남들도 살기 힘들게 나라를 망쳐버리고 있는 누구와 너무도 닮았다.   그래도 할루인 수사는 결과적으로 모든 죄의식과 집착을 털어내고 남은 인생을 깊은 구도속에서 보낼 수 있을 것이니까, 역시 항상 그렇지는 않은 이 시리지의 happy ending이 된 셈이다.


이제 무엇을 읽을까.  추리소설은 확실히 캐드펠을 끝내면 일본의 추리소설로 옮겨가겠지만, 정말 금년에는 고전문학을 읽을 필요가 있다.  지금 듣고 있는 팟캐스트에서 버니 샌더스의 자서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관심이 간다.  이것도 읽어야 하나?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거서 2016-02-16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작가의 책들을 다 읽어내시다니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transient-guest 2016-02-16 14:1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cyrus 2016-02-16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guest님.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 완독에 도전해보시면 어떻습니까? 책이 엄청 많아서 저도 도전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2-16 14:15   좋아요 0 | URL
히가시노 게이고는 기회가 될 때마다 구해서 한 권씩 읽고 있습니다. 재미도 있고 다 좋은데, 조금 가볍다고 할까요, 뭐라고 해야할까요, 미야베 미유키는 조금씩 모아들이고 있습니다.ㅎㅎ

하이드 2016-02-1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농! 심농의 메그레 경감을 추천합니다. 전자책으로 99천원 팔고 있는거 제가 계속 침흘리고 있어요. 열책 말고 펭귄에서도 계속 나와줍니다.

transient-guest 2016-02-16 14:17   좋아요 0 | URL
오호!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흥미가 가네요.

transient-guest 2016-02-17 09:12   좋아요 0 | URL
펭귄에서 종이책으로도 나오나요? 지금 검색하면 열책 19권, 동서 1권, 해문 1권이 전부로 나오네요.

하이드 2016-02-17 16:32   좋아요 0 | URL
펭귄은 영어번역본이요. 표지가 아주 예뻐요.

transient-guest 2016-02-19 08:23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한글판 읽고나서 찾아봐야겠습니다.ㅎ

하이드 2016-02-1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잔차키스 전집도 물론 당연히 좋지요. 저의 작년 계획이었던 다자이 오사무 전집도 슬며시 추천해봅니다. 나쓰메 소세키 전집도요!

transient-guest 2016-02-16 14:21   좋아요 0 | URL
다사이 오사무는 다른 일본근대문학의 대가들과 함께 관심의 대상입니다. 한 권씩 사들이고 있지요. 소세키도 그간 이런 저런 판본으로 보다가 이번에 11권까지 나온 전집을 구해서 보관중이죠.ㅎ

Alicia 2016-02-16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루인 수사의 고백 찜입니다. 출간된지 오래된 책인데, 이런 책은 언제 발견하셨대요? :-)

transient-guest 2016-02-16 14:21   좋아요 0 | URL
전에 한번에 캐드펠을 구하면서 사들였습니다. 연도를 보니 꽤 됐네요.ㅎ

붉은돼지 2016-02-1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소라도 한 마리 잡으셔야.....아니면 돼지라도...ㅋㅋㅋㅋ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윗분들 말씀을 들어보니 이게 또 막 추천하는 분위기이군요.ㅎㅎㅎ
저는 세계문학전집을 추천합니다.
소생이 예전에 가당찮게도 범우사 세계문학전집 완주를 목표로 일로매진했었는데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도 포기했습니다만 그래도 그때 읽은 것들이 나름 도움이 되었는 지 안되었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아!! 그리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도 1권부터 차례대로 이미 읽은 거는 또 읽고 하여튼 순서대로 1권부터 끝번까지 함 읽어보겠다고 도전을 했었는데 10번도 못가서
포기했습니다....

어쨋든간에 저는 민음사든 문동이든 창비든 을유든 펭귄이든 돌고래든 뭐든지간에 세계문학전집 완주를 추천해봅니다. ㅎㅎㅎ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2-16 14:29   좋아요 0 | URL
소를 잡는 것으로 하죠..ㅎㅎㅎ
네, 갑자기 서재가 아프리카 TV먹방이 되는 분위기입니다.ㅎㅎㅎ 언제나 물의를 일으켜 너무 즐겁습니다 (이건 마사오님이 잘 쓰는 표현이지만). 세계문학정주행은 인생의 목표입니다. 민음사로 조금씩 모으다가 열린책들도 디자인 때문에 사게 되었고, 문학동네도 조금씩 샀네요. 거기다가 요즘엔 작가의 전집을 예쁘게 만들어 나오니까, 이걸 또 따로 구하게 되구요. 조만간 로또라도 사봐야겠습니다.ㅎㅎ 저도 문학완주는 거의 최종목표입니다.ㅎㅎ

LAYLA 2016-02-1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으로 그 기쁨이 다 전해집니다. 저는 복권에 당첨된 줄 알았어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2-17 02:59   좋아요 0 | URL
복권당첨과 전작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복권 jackpot을 선택하겠지만요, 일단은 close enough...ㅎㅎㅎ 마의 산도 이렇게 좀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의외로 마의 산을 제대로 못 읽는 분들이 많은걸 보면 어려운 책이기도 하고, 워낙 토머스 만의 스타일이 지루하기도 한 것 같아요.

Forgettable. 2016-02-17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심농에 한표.. 엄청 매력적이에요. 열린책들의 E.M 포스터도 저는 엄청 좋았는데 약간 취향탈 것 같은 작가여서.. 암튼 심농은 무조건 좋아하실 겁니당 ㅎㅎ

transient-guest 2016-02-17 04:56   좋아요 0 | URL
ok! 심농은 꼭 보겠습니다. 조르주 심농, 역시 프랑스어의 라임은 영어입자에서 보면 참 특이하네요. ㅎㅎ

yamoo 2016-02-17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하드립니다!^^

transient-guest 2016-02-18 02: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여전히 Short Stories Collection으로 달렸다.  77과 다른 점이라면 에르큘 포와로의 사건만 모아놓았다는 점인데, 복잡하지 않은 가벼운 추리를 즐길 수 있었다.  지금 79권을 읽고 있으니 이 긴 여행이 정말 끝이 나긴 할 것 같다.  70권 정도에 와서 계속 이제 곧 끝날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결국 대작의 결말에 걸맞게 2016년의 2월 중순까지 와서야 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번 주말을 고비로 정말이지 인생 최초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독파하게 될 것이다.  이로써 그간 셜록 홈즈 전집과 괴도신사 뤼팽 전집에 이어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이라는 3대 전집을 모두 읽어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캐드펠까지 읽어내면 4가지의 시리즈가 된다.  그 다음에는 그간 미뤄온 일본과 미국의 20세기 초기작들로 방향을 돌리고, 운동 외 시간에는 문학이나 소설을 읽을 것이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 1-2년, 아니 3년 이상은 앞으로 책 한 권을 사지 않고도 매번 새로운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재고가 쌓여 넘치는 형편이니까, 책이 부족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자꾸 사들이는건 중독, 피할 수 없는 나의 천형, 아니 깨달음으로 가는 나의 수도여정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본명인 박성호보다는 '물뚝심송'이라는 희안한 필명으로 더 많이 알려진 시사평론가 및 작가이다.  최근에는 이런 저런 팟캐스트에서 deep한 아저씨의 중저음으로 날카로운 시사 및 정치만평을 들려주고 있는데, 거의 오리지널 딴지일보의 필진이었던 이력만큼이나 여러 분야의 잡다하고도 깊은 지식을 보여준다.  머리가 큰 이 아저씨의 필명을 따라한 '물뚝심슨', '물뚝삼손', '물똥심쏭' 같은 이상한 아이디를 파생시키기도 했다.  이 책은 '노동, 역사, 정치, 언론,종교, 교육, 국방, 미래'의 8가지 주제로 강의한 것을 엮은 책인데,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아주 그만의 색 그대로 글로 꾸려졌다.  진보적인 그의 색채가 강하지만, 무리해서 자신의 논리를 관철시키기 보다는 세상을 오래 살아온 사람 특유의 담담함과 객관적인 시사평론과 의견, 그러면서도 머리가 막히지 않았음을 볼 수 있는 수준의 열린 생각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이 알기싫다'에서 간간히 게스트로 나왔었는데, 이용기자와 함께 최근에 UMC와 갈라섰는데, 의견차이가 좀 있었나보다.   좀더 안정적으로 이런 사람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venue가 나왔으면 좋겠다.  표창원 전 경찰대학교 교수에게 한반 제대로 맞은 MBN의 앵커도 그렇고 종편과 공영방송을 가리지 않고 날뛰는 보기 싫은 쓰레기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과 퀄리티의 시사대담을 들을 수 있을텐데, 돈이 없고, 힘이 없는 길거리 진보의 현실이 아쉽다.


오늘은 금요일.  주말은 연휴.  힐러리 클린턴 대 버니 샌더스의 경선열기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둘 중 누구라도 공화당의 경선에 남아있는 이상한 인간들보다는 훨씬 좋은 대통령이 되어줄텐데, 현실적으로 힐러리의 노련함과 명석함에 좀더 맘이 끌린다.  인간적으로는 샌더스가 더 좋지만서도,  흑인대통령이 나오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여성대통령인가 하는 아쉬움도 있기 때문에, 좀더 힐러리로 기우는 것 같다.  힐러리가 깃발만 꽂으면 될 것 같았던 민주당 경선이 샌더스라는 복병을 만나서 무척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틈만나면 이 둘의 경선토론이 CNN을 비롯한 유수의 방송국에서 중계가 되는데, 어지간한 토크쇼나 격투기시합보다도 더 흥미진진하다.  어제 CNN에서 방송한 PBS토론을 보면서는 특히 2012년의 대선토론과 2006년 한나라당 경선토론을 떠올렸는데, 정말이지 인간이라고 말하기에도 우스운 함량미달의 crazy person이 부정선거로 빼앗은 대통령 자리에 앉아 멋진 내 조국의 왕노릇을 하는 꼬락서니가 계속 나를 우울하게 한다.  이번 10월 26일에는 잊지말고 술 한잔 하면서 보낼 생각이다.  이게 찌질한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물론 그 전에 전두환씨가 비명횡사할 경우 먼저 파티를 열 수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2-13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티 전집 완독 달성이 머지 않았네요. 조금만 힘내십쇼. ㅎㅎㅎ

transient-guest 2016-02-13 22: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정말 다 왔네요.ㅎㅎ

yamoo 2016-02-13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십니다. 진정한 추리소설의 매니아 시네요~ 존경해마지 않습니다!^^

transient-guest 2016-02-13 22: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물만두님이나 한씨형제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ㅎㅎ 어느새 저도 추리소설을 꽤 읽고 말았습니다만...ㅎ